네오위즈모바일 펜타비전스튜디오에서 개발한 PS Vita용 리듬 액션 게임 <DJMAX 테크니카 튠>(이하 TUNE)은 우리나라 리듬 액션 게임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DJMAX>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특히 이 게임은 아케이드 게임센터(오락실) 용으로 출시된 <DJMAX 테크니카>의 이식작이면서, PS Vita용으로 출시되는 첫 번째 국산 타이틀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끌었다. PS Vita를 가지고 있는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오래 전부터 ‘필수 구매 타이틀’ 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기대감이 높았다.
그렇다면 과연 실제로 이 <TUNE>은 그 기대감 그대로 돈이 아깝지 않은 수작일까?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테크니카 원작과는 다르다
서두에도 적었듯 <TUNE>은 아케이드 게임센터로 나온 <DJMAX 테크니카> 시리즈의 PS Vita 이식작이다. 화면에 표시되는 노트를 리듬에 맞춰 하나하나 ‘터치’ 해서 없앤다는 원작의 게임성을 물려 받았으며, 노트의 종류와 콘텐츠 구성, 인터페이스에 이르기까지모든 게임요소가 원작. 정확하게 말하면 <DJMAX 테크니카 2>와 흡사하다.
하지만 게임은 원작과는 확연하게 ‘다른 작품’ 이기도 하다. 일단 화면 크기부터 원작에 비하면 엄청나게 작아졌기 때문에 플레이 감각이 확연히 차별화된다. 여기에 PS Vita 하드웨어의 ‘후면 터치패드’를 이용한다는 점에서도 원작과는 전혀 다른 게임성을 선보인다. 노트배치(채보)나 점수체계, 판정 등도 좀 더 ‘휴대용 게임기’에 맞게 바뀌었다.
그렇기 때문에 <TUNE>은 원작과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DJMAX 테크니카’라고 이해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
화면에 등장하는 노트를 직접 터치해 없애는 리듬액션 게임이다. 화면 구성이나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는 원작과 동일하다.
사실 PS Vita의 5인치 디스플레이는 휴대용 게임기 중에서는 큰 편에 속한다. 하지만 원작이 10인치가 넘어가는 거대 디스플레이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다는 느낌을 준다.
빠른 반응 속도와 높은 퀄리티의 비주얼
<TUNE> 같이 화면을 직접 터치해서 노트를 없애는 방식의 리듬 액션 게임은, 다른 무엇보다도 ‘반응속도’가 중요하다.
만약 반응 속도가 느려서 화면을 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기가 이를 늦게 인식해 판정이 나쁘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필자라면 아마도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폭력적으로 변해 PS Vita를 집어 던지거나, 리뷰 점수를 10점 만점에 9점 정도는 깎아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다행히도 <TUNE>은 그런 ‘딜레이’ 현상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아니 오히려 원작보다도 훨씬 더 쾌적한 느낌이 들 정도로 반응 속도가 빠르다.
반응 속도가 빠른 대신 무언가 비주얼적인 요소를 희생했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스마트폰용 <DJMAX RAY>와는 다르게 BGA도 고퀄리티로 잘 재생되고, 노트를 클리어할 때 나오는 이펙트나 효과 등도 원작과 비교하자면 부족함이 없다.
단언하건데 현재까지 나온 휴대용 리듬 액션 게임 중에서 <TUNE>의 비주얼을 뛰어넘는 작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말로 플레이어는 <DJMAX 테크니카> 원작을 손 위에서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케이드 게임센터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의 비주얼 퀄리티를 보여준다.
후면터치의 등장과 색다른 게임 플레이
<TUNE>이 게임 시스템적인 면에서 원작과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하면 PS Vita 하드웨어의 ‘후면터치’를 활용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게임은 ‘롱노트’와 ‘연타노트’ 등 일부 노트를 후면 터치를 통해 클리어할 수 있다. 얼핏 들으면 별 것 아닌 변화라고도 할 수 있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굉장히 색다른 플레이 감각을 선사하며, 이 덕분에 원작과의 차별화도 성공한 느낌이다.
후면 터치는 정확한 위치를 누를 필요가 없으며, 그저 타이밍만 맞춰 기기 뒷면을 두들기면 되기에 난이도가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물론 아무리 쉽다고 해도 초보자들에게는 생소한 조작인 것이 사실이고, 무엇보다 게임을 하면서 뒷면을 원활하게 두드리려면 자신만의 기기 파지법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적응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만약 후면터치가 익숙해지지 않는다면, 옵션을 통해서 이를 끄면 된다.
휴대용 게임에 최적화된 노트배치
익숙해지지 않으면 옵션에서 꺼도 된다고 했지만, 사실 필자는 <TUNE>에서 후면터치 옵션을 끄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게임은 후면터치와 전면터치를 동시에 활용하는 것을 기준으로 게임성이 최적화 되어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TUNE>은 ‘한 손으로 기기를 잡고 후면터치를 하고’, ‘다른 손 2개의 손가락으로 전면터치를 하는’ 것을 감안한 상태로 각 곡들의 노트가 배치되어있다.
실제로 <TUNE>은 아무리 어려운 구간이라고 해도 한 손(2개의 손가락)만 있으면 모든 전면터치 노트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원작은 노트가 4라인으로 배치됐지만, <TUNE>은 3라인으로 하나 줄었으며, 동시에 눌러야 하는 전면터치 노트의 숫자도 최대 2개로 제한하고 있다. 만약 게임에서 한꺼번에 3개의 노트가 등장한다면 그건 2개는 전면, 한개는 후면 터치를 활용하는 식으로 배치되어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트 배치 덕분에 플레이어는 아무리 어려운 구간이라고 해도 한 손은 안심하고(?) 기기를 잡는 것과 후면 터치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덕분에 플레이어의 양손만 자유롭다면 지하철 좌석이든, 길거리 벤치든. 그 어떠한 장소에서라도 원활하게 <TUNE>을 즐길 수 있다.
작아진 화면, 작아진 노트
앞에서 <TUNE>의 반응속도가 빠르다고 칭찬했지만, 실제 <TUNE>을 즐겨보면 알게 모르게 노트를 하나하나 클리어하는 게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TUNE>은 10인치가 넘는 거대한 디스플레이 환경에 최적화된 <DJMAX 테크니카> 원작의 화면 배치를 그대로 5인치의 작은(?) PS Vita 화면으로 옮겨놨다. 이 때문에 덩달아 노트의 크기가 ‘너무 작아져’ 버리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실제로 노트가 마치 탄막형 슈팅 게임처럼 쏟아지는 고 난이도 곡에서는 이를 하나하나 정확하게 터치하는 게 굉장히 힘들게 느껴진다. 분명 노트를 누른다고 화면을 터치했는데 살짝 그 옆을 누르는 바람에 인식되지 않는 것은 예사고, 오른쪽 상단의 ‘피버’(Fever) 버튼을 누른다고 했는데 살짝 그 아래쪽을 터치해 발동하지 않는다는 등의 문제도 속출한다. 아마도 손이 큰 유저일수록 이런 문제를 보다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개발사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지, 게임은 어느 정도 ‘보정’을 걸어놓기는 한다. 아주 엉뚱한 곳만 아니라면 적당히 노트 근처를 터치해도 판정이 들어간다. 하지만 그런 보정도 난이도가 매우 높은 곡에서는 거의 느끼기 힘들기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눈이 즐거운 BGA
<DJMAX 테크니카> 시리즈가 다른 게임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으로는 하나는 바로 화려한 BGA(백 그라운드 애니메이션)를 꼽을 수 있다.
물론 “도대체 누가 게임을 하면서 BGA를 감상하나요?” 라고 주장하는 게임유저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스마트폰용으로 나온 <DJMAX RAY>(이 게임은 BGA가 없다)를 해보고 비교해보면 아주 쉽게 결론을 낼 수 있다. “그래도 BGA가 있는 게 훨씬 낫다”
그리고 <TUNE>의 BGA는 대부분 애니메이션을 적극 활용해서 매우 높은 퀄리티. ‘매우 훌륭한 눈요기꺼리’를 제공한다. <DJMAX 온라인> 시절부터 있던 오래된 곡의 BGA는 요즘 감각에 맞춰 리뉴얼했기 때문에 퀄리티 면에서도 딱히 떨어지는 곡이 없다.
원작과는 다르게 옵션에 들어가면 모든 곡의 BGA를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굉장히 라이트한 콘텐츠 구성
<TUNE>은 PSP로 나온 <DJMAX 포터블> 시리즈와 비교하면 정말 ‘천지차이’ 라고 해도 될 정도로 라이트한 콘텐츠 구성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포터블 시리즈에서 악명이 높았던 ‘연속콤보 숫자에 따른 신곡해금’ 시스템이 사라져버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포터블 시리즈에서는 새로운 곡을 해금하기 위해서 쉬운 곡 하나를 골라잡고 수십 번 플레이해 콤보 숫자를 늘려나가는 반복플레이(전문용어로 ‘노가다’)를 필수적으로 해야만 했지만, <TUNE>은 그냥 레벨만 올리면 모든 곡이 해금 된다.
이 밖에도 ‘앨범감상’ 같은 거의 모든 콘텐츠들이 처음부터 모두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어떠한 콘텐츠를 해방하기 위해’ 반복작업을 하는 등의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전혀 없다. 안심하고(?) 자신의 실력을 올려 보다 높은 난이도의 곡을 클리어하는 것에만 집중해도 되는 것이다.
근데 너무 라이트해서 목적의식이…
하지만 게임 콘텐츠 구성이나 난이도가 캐주얼해진 것은 좋지만,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TUNE>은 게임을 장기간 집중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목적의식’이 많이 사라진 느낌을 준다. 그러니까 자신의 실력을 늘리는 것 외에 무언가 게임을 장기간 플레이해야만 하는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TUNE>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리듬 액션 게임이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라고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중간중간 다양한 도전목표가 주어지거나, ‘특정 레벨에 도달하면 무언가 매력적인 보상이 주어진다’ 같은 것이 있었다면 좀 더 몰입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지금도 몇몇 노래는 레벨을 높여야만 해금이 되고, 레벨이 올라가면 새로운 DJ 아이콘 등이 주어지기는 한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너무나도 ‘임팩트’가 약하다는 느낌이 든다.
음악은 좋습니까?
<TUNE>은 모두 67개의 곡을 제공한다. 이는 휴대용 게임기용으로 나온 <DJMAX>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숫자이지만, 사실 신곡 숫자만 따지자면 모두 8개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2% 정도의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신곡만 50곡이 넘었고, 기존 곡까지 합치면 수록곡이 100개가 훌쩍 넘어가버리는 <DJMAX 테크니카 3>와 비교하면 더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각각의 음악들을 보면 ‘DJMAX 시리즈답게’ 게임으로 즐기기 좋은, 그리고 귀가 즐거운 음악들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딱히 불만이라고 할만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DJMAX> 시리즈 오리지널곡 외에 최신 인기가요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취향이 많이 갈릴 수 있겠지만, 그래도 <TUNE>은 인기 걸그룹 KARA의 곡들을 수록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보완하고 있다.
사실 67개나 되는 곡의 숫자가 ‘적다’라고 느껴지는 것은, 그저 <DJMAX> 프랜차이즈 자체가 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여지는 필자 개인의 일종의 ‘착시현상’ 일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
* DJMAX 테크니카 튠을 사야 하는 이유
- PS Vita, 아니 휴대용 게임기 전체를 통틀어, 최상급 퀄리티를 가진 리듬 액션 게임
- 아케이드 원작과 차별화되는 게임성과 재미
- 언제 어디서나, 지하철에서도 <테크니카>를 즐길 수 있다!
- 뭐? 콤보 반복작업 안 해도 신곡이 해금된다고?
- PS Vita 가지고 계세요? 그럼 그냥 묻고 따지지 말고 사셔도 돈 값은 해요.
* DJMAX 테크니카 튠을 사면 안 되는 이유
- 나 손 정말 큰데….
- 지하철에서 즐기면 곡의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주변의 시선이 따가워진다(…)
- 뭐? KARA 말고 인기가요가 없다고? <탭소닉> 보다 음악이 별로네?
- 저 PS Vita 없는데요 (-_-;)
※ 참고로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 <DJMAX 테크니카>는 보통 한 판에 500원 정도 한다. 즉 <TUNE>으로 약 800판만 하면 게임값(약 5만원)과 PS Vita 값(약 35만원)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참 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