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올엠이 개발하고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액션 MORPG <크리티카>의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가 진행됐습니다. 이 게임의 콘셉트는 ‘초(超)액션’으로, 남다른 액션성을 주력 콘텐츠로 내세우겠다는 게 개발 목표입니다. 그 수단으로 ‘필살기’와 수십, 수백 체인의 화려한 콤보를 극단적으로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크리티카>가 내세우는 필살기와 콤보는 정말 액션의 재미를 선사해줬을까요? 그 재미는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고 오래 즐길 만한 걸까요? 2차 CBT를 직접 체험하며 확인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 전형적인 MORPG의 기반에 콤보를 강조
<크리티카>는 전형적인 MORPG입니다. 인스턴스 던전을 클리어하며 레벨을 올리고 새로운 스킬을 배워서 더 강한 몬스터들과 싸우는 과정을 반복하는 식이죠. 캐릭터는 대검을 사용하는 검사, 단검으로 빠르게 공격하는 도적, 총과 마법을 동시에 쓰는 마법사가 준비돼 있고, 1차 전직을 하면 더 세분된 직업군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던전앤파이터> 스타일의 액션 RPG를 해본 유저들에게는 굉장히 익숙한 시스템이죠.
던전을 클리어하고, 레벨업하며 배운 스킬로 액션을 즐기는 전형적인 MORPG.
특이한 점이 있다면, ‘콤보를 사용해 몬스터를 쓸어 버리는’ 조작감을 극단적으로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몬스터를 올려치는 스킬로 공중콤보를 이어 나가고, 스킬 단축키를 난타해 연속기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특정 스킬을 사용하면 흩어진 몬스터들을 캐릭터 앞으로 몰아올 수 있는데, 이 스킬과 공중콤보, 연속기를 사용하면 3~4마리는 기본이고 7~9마리의 몬스터를 단번에 쓸어 버릴 수 있습니다. 콤보를 쓰려면 어느 정도 계산이 필요한 게임과 달리,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공중콤보와 지상콤보를 난사하는 게임이 <크리티카>입니다.
100체인 이상의 콤보로 몬스터를 쓸어버리는 일이 일상다반사로 일어난다.
■ 손쉽게 콤보를 사용하는 재미는 ‘확실’
<크리티카>에서 콤보액션으로 몰아치는 재미는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습니다. 몬스터를 몰아오는 스킬을 쓴 뒤 올려치는 스킬과 연속기를 차례대로 사용하는 조작만으로도 수십, 수백 체인의 콤보가 이어집니다. 나중에는 캐릭터가 콤보를 쓰고 나면 맵에 넘쳐나는 몬스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아이템만 수북하게 떨어지는 일도 일어납니다.
다양한 콤보를 시도하기도 좋습니다. 사용 후 딜레이가 너무 긴 스킬, 몬스터를 땅바닥에 찍어버리는 스킬을 제외하면 어떤 스킬로 공격을 시작하든 콤보로 이어 나갈 수 있으니까요.
덕분에 ‘콤보를 시작하려면 첫 스킬은 무조건 이걸 써야 한다. 그 다음 스킬은 무조건 이걸 써야 한다’ 같은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액션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 장점은 1차 CBT에서도 느낄 수 있었는데, 2차 CBT에서도 여전하더군요.
몬스터를 몰아와서 연속기와 띄우기 스킬을 사용하면 누구나 콤보를 쓸 수 있다.
■ 필살기로 쾌감과 만족감을 더하다
쉽고 자유롭게 콤보를 사용하는 특성의 정점을 찍는 시스템이 바로 ‘콤보로 모은 게이지’를 소모해 사용하는 ‘필살기’죠.
2차 CBT에서는 필살기가 추가되면서 조작하는 재미가 더 늘었습니다. 필살기에는 보스 몬스터의 슈퍼 아머를 무시하고 사용하는 동안 캐릭터가 무적 상태가 되는 효과가 있는데, 이를 잘 이용하면 위기의 순간을 필살기로 역전하는 쾌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필살기로 콤보를 마무리하면, 일반 스킬로 사용하는 콤보보다 더 화려해보이고 타격감이 강해 보이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필살기를 자주 쓰려고 어떻게든 콤보를 시도해 보고, 그만큼 게임에 몰입하게 됩니다.
콤보를 화려하게 마무리하는 재미, 위기 상황을 벗어나는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필살기.
■ 콤보에 희생된 액션의 무게감과 공방전
<크리티카>는 콤보를 극단적으로 강조한 나머지 다른 재미가 다소 희생되는 느낌도 듭니다. 빠른 시간 안에 연타하는 스킬들을 주로 추가하다 보니, 묵직한 타격감을 느끼기 전에 공격 동작이 지나가는 경향이 있거든요. 슈퍼 아머를 깨는 스킬, 대미지 증가율이 2,000% 이상인 스킬인데도 역경직 효과가 거의 없어서 무게감을 못 느끼는 일도 있고요.
콤보로 보스 몬스터를 공략하다 보니 보스전이 시시해 보일 수 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보스 몬스터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콤보를 연구하면, 플레이어가 보스 몬스터를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기만 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몬스터와 싸운다기보다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보스전이 반복된다.
물론 상위 레벨의 보스 몬스터는 플레이어가 일방적으로 때릴 수 없습니다. 특히 몸집이 큰 보스 몬스터는 공중으로 뜨지 않기 때문에, 콤보를 쓰는 도중에 반격당할 수 있다는 긴장감을 안고 싸우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대형 보스 몬스터와 싸울 때는 콤보를 쓰는 재미를 맛보기 힘듭니다. 무슨 콤보를 시도하든 대형 보스가 반격해 오고, 심지어 콤보를 쓰는 동안 보스가 이동하면 공격이 헛돌게 되거든요. 그만큼 플레이어는 스트레스도 받게 되고요.
대형 보스 몬스터들은 콤보가 통하지 않는다. 긴장감은 생기지만,
<크리티카>가 강조하는 ‘초액션’은 사라진다.
■ 30레벨 이후 줄어드는 콤보의 재미
콤보액션에 올인한 게임이니 무게감이나 팽팽한 공방이 희생되는 것은 감수해야 하지 않냐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희생을 치르고도 콤보액션의 재미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2차 CBT에서 콤보액션의 재미는 30레벨 이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금방 새 스킬을 배우고 새로운 콤보를 연구하느라 바쁜데, 30레벨부터는 새 스킬을 5레벨 단위로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기존 콤보를 반복해서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그만큼 지루해집니다.
물론 30레벨 이후에 배우는 스킬들은 대체로 위력이 강하고, 콤보의 마지막을 장식할 만큼 화려한 액션을 갖췄습니다. 그러나 콤보 시작용으로도 마무리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필살기와 달리, 사용 후 딜레이가 너무 커서 마무리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스킬들이 대부분입니다.
30레벨 전까지는 스킬들을 응용해 새로운 콤보를 배우는 재미를 정신없이 느낄 수 있었는데, 갑자기 그런 재미가 줄어드니 허전하더군요.
30레벨 이후부터는 배울 수 있는 스킬 수도 줄어들고, 콤보에 응용할 여지도 줄어든다.
■ 콤보를 강화해주는 아이템의 제작과 조합
다행인 것은, 고레벨대에서는 아이템을 제작하고 조합하는 재미가 생겨난다는 점입니다. <크리티카>의 제작 아이템은 단순히 성능을 높이는 효과만 있는 게 아니라, 일반 무기로 사용할 수 없는 콤보를 가능하게 해주는 효과도 갖습니다.
대표적으로 공중콤보에서 추가 타격이 나간다든지, 대쉬 공격으로 등을 찌르면 몬스터가 1초 동안 기절한다든지, 10체인 이상 콤보를 달성하면 공격속도가 빨라진다든지, 특정 스킬의 대미지를 강화해주는 등의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아이템을 잘 조합하면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콤보를 주력 콤보로 활용하게 되거나,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콤보를 더 강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제작 아이템이 유용하게 쓰이는 고레벨 전투나 PvP 콘텐츠가 추가된다면 아이템을 모으는 재미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고레벨 제작 아이템은 새로운 콤보 연구에 도움이 되는 효과를 갖고 있다.
■ 약속한 콘텐츠를 충실히 보여준 2차 CBT
<크리티카>는 2차 CBT를 통해 콤보액션으로 몬스터를 쓸어 버리는 재미, 필살기를 활용하는 재미를 확실히 보여줬습니다. 실제로 콤보는 우글거리는 몬스터를 단번에 정리하는 후련함을, 필살기는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짜릿함을 안겨 줬습니다.
상대적으로 콤보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묵직한 타격감을 느끼기 힘들고, 종류가 다른 보스 몬스터라도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천편일률적인 공략이 통한다는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2차 CBT에서 <크리티카>는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전직 필살기도, PvP 콘텐츠도 없었으니까요. 앞으로 진행될 테스트에서 추가되는 콘텐츠까지 지켜봐야 <크리티카>가 추구하는 초액션의 진면목을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