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5일부터 닷새간 시온소프트가 개발하고 프리챌이 서비스하는 온라인 FPS게임 <투워>(2WAR)의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가 진행됐습니다. 한국형 <콜 오브 듀티>를 표방한다는 개발사의 자신 있는 발언과 오랜만에 제 2차 세계대전으로 배경으로 한 온라인게임이 선보인다는 점 때문에 <투워>는 등장 전부터 화제만발이었죠.
이는 같은 게임업계에서 동고동락하고 있는 게임 개발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같은 FPS 장르를 제작중인 개발자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1차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개발자'의 시각에서 <투워>의 2차 버전을 바라봤습니다. 비록 글은 잘 못쓰지만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봤다는 점에 주목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마쉬이인
“후우…”
또 다시 <투워>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가려내는 임무를 부여 받았습니다.
같은 처지에서 보자니 참 가슴이 쓰립니다. 척박한 국내 개발환경에서 눈가에 다크써클이 생기고 몸무게는 늘어가며(가끔 체중이 줄어드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거참 누군지 궁금하네요?), 점차 나이 들어가는 신체의 변화를 일방적으로 확인해야만 하는 것이 게임 개발자의 현실이니까요.
얼마 전 소개된 <와우> 소재의 사우스파크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거기서 '악명높은 PK 플레이어'로 나왔던 게이머의 찌든 모습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 땅의 개발자들이 바로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사회적 삶이 없는 생명체=게임개발자)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체험기를 쓰게 된 시점에서 잠시 배반자가 돼야겠군요. 후훗! 용서를 빌지는 않겠습니다. 뭐, 게임개발이란 것이 다 그런 거죠. 다 거쳐야 하는 길. 하! 하! 하!
일단 이 체험기는 지난 25일부터 닷새 간 진행된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자체, 그리고 지난 테스트 버전과의 차이점, 신규맵에 대한 개인적 평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 먼저, 게임 플레이에 관련된 체크사항들
(1)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타격감은 어떠했나요?
피탄 시의 느낌은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사양 컴퓨터를 보유한 유저들에게 초점이 맞춰진 만큼 굳이 물리엔진 적용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피탄 시의 타격감은 아직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2) 1차 테스트에서 아쉬움이 남았던 수류탄의 느낌은?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도 투척 각도는 여전히 낯선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투워>를 개발한 ‘시온’에서 원하는 방향이었다면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라고 전망합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방망이 수류탄은 회전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나 생각됩니다. 다른 동종 게임과의 차이점 때문에 유저들이 혼동을 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3) 네트워크 문제, 많이 해소됐나?
1차 테스트에서 큰 아쉬움으로 남았던 네트워크 문제는 많이 해소된 것을 확인됐습니다. 무선 인터넷으로 플레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 없이 게임을 즐겼습니다.
중간중간 나타났던 끊김 현상도 많이 줄어들었고 공유기를 통해 플레이하는 상황에서도 많은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됩니다. 자세한 것은 네트워크 전문가들이 더 잘 알겠지만 무난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 유저입장에서는 문제될 부분이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상 주말에 집중적으로 플레이를 하게 돼 이미 긴급패치로 많은 것이 고쳐진 상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4) 특수효과의 삭제, 일단 부하는 줄였다?
부하를 줄이려고 비, 눈 등 특수효과를 삭제한 거 같더군요. 게임플레이에는 지장이 없는 효과들이지만 타회사 게임들과 차별적인 전장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던 시도였던 만큼 오픈 베타테스트 때는 유저들에게 선택을 할 수 있게 옵션의 형태로 제공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 지난 1차 테스트 체험기를 통해 문제를 제기 했던 것들에 대해서는 변화 점이 없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해당 사항들은 개발사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특성을 강조하는 것 같다고 생각되므로 제가 태클을 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저 인터페이스에 관련된 사항들의 경우는 개발사가 강조하고 싶은 스타일이라고 생각되네요.
◆ 레벨 디자인에 관련된 변화점들
레벨 디자인면에서 큰 변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시 프레임 저하나 랙을 줄여 주기 위해 각 맵에서 특수효과들을 줄인 것, 그리고 전체적으로 맵 색감의 명도가 높아진 것 정도가 비주얼측면에서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몇 몇 맵들은 형태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중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있을만한 것들만 골라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오마하, 벌지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오마하
레벨 디자인 측면에서 변화가 많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맵들이 볼트 액션 식 소총을 이용한 저격 전 위주로 진행되더군요. 오마하의 경우는 돌격하기엔 너무나 불리한 조건이었습니다. 이유는 볼트 액션 식의 스코프가 없는 소총의 독무대였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스코프가 달려있는 소총은 시야가 제한적이라 언제 어디서 사격을 받을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서 싸워야 했습니다. 반면에 단발식의 볼트 액션류는 언제든지 재장전이 가능하고 스코프가 달린 소총보다 시야가 넓기때문에 일격 필살의 파괴력을 보여주며 전장을 주도하더군요.
일단 <투워>의 테스트에 참가했던 유저라면 그 재미를 기억 하실 겁니다. 만약 <투워>가 이러한 유저들의 플레이 방식을 의도한 것이라면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마하 해변에서 전투 공병이 요새 앞 철조망을 파괴한 후 함포사격으로 무너진 절벽의 틈새를 통해 톰슨과 카빈 소총으로 무장 친위대의 MG들을 무력화 시키던 모습. 그리고 요새의 뒤를 공격할 때 느낄 수 있었던 접근전의 스릴은 사라지고 없어졌습니다.
개발자가 향후 고정 MG 42와 88mm가 추가된다고 설명했기 때문에 맵 밸런스에 상당히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일방적인 무장 친위대(독일)의 학살맵이 될 것으로 생각되네요.
벌지
중앙의 건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건물을 이용한 전술이 나올 수 있기에 좀 더 긴박한 전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양쪽에서 스나이퍼들이 견제하며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는 형태. 개인적인 취향 일수도 있지만 현재 이 벌지 맵은 가장 다이내믹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밸런스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현재 <투워>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맵이라고 생각됩니다.
나머지 맵들 에서는 그 다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2차 테스트에서는 오마하 해변과 벌지 이외의 맵은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아마 개발사에서 이대로 고정시키는 형태로 작업을 진행하는 듯 보이지만 자세한 사정은 제가 알 수 없겠지요. 그리고 이번 테스트에는 2가지의 신규 맵이 추가됐습니다.
◆ 신규 맵 아우슈비츠와 BOS 둘러보기
(1) 아우슈비츠
‘음…’
죄송하지만 제 입장에서 봤을 때 그래픽적으로 눈에 띄는 것이 없었습니다.
통로가 많다고 생각되며 복층 구조다 보니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지역에 따라 벽면의 텍스처 색깔이나 <하프라이프>의 ‘블랙메사’처럼 지역마다 각자 다른 색깔의 띠를 둘러준다면 위치파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팀전에서는 보이스 채팅이나 일반 채팅으로 정확한 지역의 상황 정보를 주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랜드마크(그지역에 존재하는 특징적 건물)의 존재가 중요하죠.
(2) BOS
상당히 넓은 느낌이었습니다. 몇 번의 게임플레이로 그 구조를 판단하기는 힘들겠지만 적은 인원이 게임을 한다면 진행 자체가 상당히 늘어질 것 같은 맵입니다. 독일군은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유리해보였습니다. 팀 데스매치가 진행될 때는 아마도 밸런스가 독일군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 솔직하게 애기하자면 좀 산만한 느낌을 주는 신규 맵 이였습니다.
이것은 제 의견이지만, 연합군의 시작점에서 오른쪽은 우회로의 역할과 더불어 독일의 저격병들과 맞서기 위해 기획된 지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곳을 좀더 왼쪽으로 당기고 플랫폼 쪽을 엄폐물이나 격벽 등을 이용해 연합군 쪽의 우회로로 사용하게 했다면 게임이 더 긴박감 있게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 발전하고 있는 <투워>, 다음을 기약하며
몇 번의 게임플레이로 '좋다', '나쁘다' 평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 유저들은 그런 것을 생각지 않죠. 아니 생각해야 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클로즈 베타테스트는 일반 유저들을 목표로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위해 테스트를 하는 것이지만, 여기에 참여하는 테스터들은 가까운 미래에 <투워>를 지지해줄 강력한 동반자 또는 악몽의 '안티 유저'로 발전할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입니다.
이번에도 많은 것을 개선하면서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투워>. 테스터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개발자들이 자기 아집에 빠지지 않고 계속 개발에 매진한다면 또 다른 온라인 FPS게임의 신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테스트 때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