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안에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은 과장이 아니었다. 엔비어스의 <프로젝트 노아>가 <에오스>로 이름을 바꾸고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2009년 10월 개발을 시작한 후 딱 3년 만의 공개다. ☞ 관련기사
직접 체험해 본 <에오스>는 무난한 타겟팅 전투방식을 택한 MMORPG다. 다만 힐러를 없애고 상황에 맞춘 연계공격과 조건부 발동스킬, 적의 공격을 끊거나 피하는 액션 등을 통해 지루하지 않은 전투를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아직 1차 CBT도 거치지 않은 게임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다채로운 콘텐츠와 완성도도 인상적이다. 기자간담회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에오스>를 체험해 봤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에오스> 발표기사 목록
① (영상) ‘누구나 할 수 있는 MMORPG’ 에오스 발표 ② (체험영상) 에오스, 연계의 로그와 광역딜의 소서리스 ③ (체험영상) 에오스, 광역의 가디언과 일격의 워리어
■ <에오스>는 어떤 게임? 기본정보
<에오스>에는 워리어, 가디언, 로그, 소서리스 4가지 직업이 등장한다.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 사용될 버전에는 레벨 50까지의 콘텐츠가 담겨 있다. 솔로플레이를 위한 4개 던전과 파티플레이를 위한 2개 던전도 등장하며 게임의 핵심인 소울시스템도 ‘아주 조금’ 맛볼 수 있었다.
<에오스>의 기본 플레이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비슷하다. 게임을 시작하면 쉴 틈 없이 쏟아지는 퀘스트를 만날 수 있고, 던전에서도 각종 퀘스트를 중심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전투 역시 적을 클릭한 후 스킬을 퍼붓는 타겟팅 방식이다.
여기에 논타겟팅 게임에서 주로 사용되는 F키를 이용한 말 걸기, 아이템 줍기, 특정 오브젝트 작동 등도 도입했다. 독특함 대신 친숙함을 택한 셈이다. 덕분에 <에오스>에서는 첫 플레이부터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다.
■ 지루함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전투와 연출
기본 플레이가 평범한 대신 <에오스>는 타겟팅 전투와 퀘스트 중심 게임진행의 단점인 지루함을 극복하기 위해 몇 가지 장치를 활용했다. 대표적으로 상황에 따라 발동되는 연계 스킬과 조건부 스킬, 그리고 액션이다.
<에오스>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연계 스킬이 발동된다. 지정된 순서에 따라 무조건 발동되는 스킬도 있고, 확률적으로 발동되는 스킬, 혹은 특정 조건이 충족돼야 발동되는 스킬도 있다. 연계 스킬은 일반스킬과 별도로 화면 중앙에 단축키로 표시된다.
워리어의 예를 들면 ‘분쇄의 일격’ 후에는 ‘잔혹한 습격’을 무조건 발동할 수 있으며, ‘칼날베기’를 사용한 후에는 50%의 확률로 ‘어깨치기’가 활성화된다. 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스킬로 막은 후에는 반격을 사용할 수 있다.
연계 스킬이 없는 소서리스나 가디언은 각종 조건부 스킬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소서리스의 스킬은 적이 얼었을 때, 이동속도가 느려졌을 때 추가 피해를 입힌다. 스킬과 스킬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만큼 <에오스>에서는 연계 스킬 혹은 조건부 스킬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투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적에게 접근하거나 신속하게 빠지는 등 ‘이동과 관련된 스킬’도 많다. 그만큼 전투에서 전투로 이어지는 시간이 짧다는 것도 <에오스>의 특징이다.
다소 과장된 액션을 빼면 ‘무언가를 때린다’는 손맛은 적당한 편이다. 다만 이동과 공격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아서 (캐릭터의 애니메이션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전투가 끊기는 느낌이 자주 들었다. 타겟팅 게임이지만 각종 스킬을 통한 이동이 잦은 만큼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전략 위주의 전투, 하지만 힐러는 없다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과감히 힐러도 없앴다. <에오스>는 1차 CBT에서 총 6개의 던전을 공개하는데, 각 던전의 보스는 다양한 ‘전략’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보스가 주변의 몬스터로부터 끊임없이 공격력 버프를 받거나, 지정된 위치로 보스를 끌고 다니며 싸워야 하거나, 장치를 움직여 바닥에 깔린 독을 없애야 하는 식이다. 일종의 미니 레이드다.
하지만 <에오스>에는 힐러가 없다. 대신 모든 캐릭터가 아군을 치유해줄 수 있는 치유주문서를 별도로 장착할 수 있다. 치유주문서에는 20초의 재사용 대기시간(쿨타임)이 있기 때문에 파티플레이에서는 자연스럽게 누가 누구를 어떻게 치유할지 정하게 된다. 재미없기 쉬운 힐러를 없애고 대신 그 역할을 각 플레이어에게 나눈 셈이다.
각 보스 몬스터는 바닥에 광역공격을 하거나 전방에 강력한 대미지를 주는 만큼 구르기나 순간이동 등 직업별 회피기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직업마다 보스 몬스터의 특정 스킬을 끊어줄 수 있는 특수스킬도 존재한다.
여기에 자신이 받는 피해를 아군에게 골고루 나눠주거나, 아군의 체력을 모두 같게 만드는 등 다양한 탱킹 방법이 있어 기존 MMORPG에 비해 조금은 ‘이색적인’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참고로 1차 CBT에서는 총 4개의 솔로 던전이 나오고 난이도 선택도 가능해 솔로플레이에도 초점을 맞췄다.
■ 방대한 콘텐츠와 높은 완성도
1차 CBT도 진행하지 않은 게임치고는 방대한 콘텐츠와 높은 완성도도 인상적이다. <에오스>의 1차 CBT는 레벨 50까지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개발사 내부에서는 70시간 이상 플레이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량이다. 게임 속 3개의 대륙은 각각 몇 개의 지역들로 구분돼 있다.
던전은 일반과 영웅 난이도까지 구현됐으며 음식을 먹어서 ‘에너지’를 채우고 최대 생명력과 공격력을 올릴 수도 있다. 음식은 포만도를 채우고 포만도가 가득 차면 더 이상 음식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포만도에 맞춰 음식의 양과 질(?)도 달리해야 한다.
체험버전에서는 <에오스>의 핵심인 소울 시스템도 일부 맛볼 수 있었다. <에오스>에서는 적을 처치하면 정화되지 않은 혼돈의 소울 조각을 얻는다. 소울 조각은 NPC를 통해 희망, 용기, 평안, 순수 4가지 소울 중 하나로 랜덤하게 정화할 수 있으며 각 소울을 사용해 버프 효과를 얻는 것도 가능하다. 소울 시스템은 이후 길드와 레이드 등에 추가로 활용될 예정이다.
■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WoW>를 즐기는 느낌
체험대에서 즐긴 <에오스>의 첫인상은 ‘단순화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기는 느낌’이다. 퀘스트 위주의 진행과 타겟팅 전투를 비롯해 화면 중앙에 뜨는 메시지에 따라 약점을 공략하는 보스전, 레벨 10에서 4개의 분기로 나뉘는 스킬트리, 퀘스트 상황에 따라 같은 지역이라도 다르게 보이는 위상변화 시스템 등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호평을 받았던 요소들이다.
다만 <에오스>는 파티플레이에서 재미없기 십상인 힐러를 없애고, 디펜스 던전이나 연계 스킬을 도입하는 등 ‘기존의 타겟팅 게임들의 단점을 보완할 새로움’을 얹었다. 여기에 빠른 개발력을 보태 ‘준비된 MMORPG’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친숙함에 약간의 새로움을 더하겠다는 <에오스>의 시도가 과연 적중할 수 있을지는 1차 CBT 이후를 지켜보자. 여담이지만 배경과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캐릭터보다는 각종 사물에 많은 공을 들인 그래픽도 인상적이다.
NHN은 11월 21일부터 12월 7일까지 <에오스>(//eos.hangame.com)의 클로즈 베타테스트(CBT) 참가자를 모집하고, 11월 30일부터 12월 13일까지 2주 동안 CBT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