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단계에서부터 해외 진출을 고려했다는 텐센트의 야심작 <투전신>의 최신 버전이 지난 주말에 열린 ‘텐센트 게임 카니발 2012’(이하 텐센트 카니발)에서 공개됐습니다. <서유기>를 소재로 한 <투전신>은 호쾌한 타격감과 ‘디아블로스러운’(?) 겉모습이 특징인데요, 과연 텐센트가 야심차게 준비한 게임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텐센트 카니발에서 체험해 봤습니다. /상하이(중국)=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투전신> 텐센트 카니발 체험버전 플레이 영상
■ <서유기>, <디아블로>와 만나다?
<투전신>은 서유기를 배경으로 한 쿼터뷰 방식의 MMORPG입니다. 키보드의 숫자 키로 스킬을 쓸 수 있고, 이동은 키보드(W·A·S·D) 또는 마우스로 가능합니다. 키보드만으로도 조작이 가능하긴 하지만, 원활한 조작을 위해서는 마우스가 반쯤 필수입니다.
이런 시점과 조작법 때문일까요? <투전신>의 첫 인상은 <디아블로> 시리즈와 무척 유사했습니다. 특히 텐센트 카니발에서 공개된 버전은 빠른 진행을 위해 싱글플레이용 MORPG처럼 만들어져 있어 더욱 그렇게 보였습니다.
하지만 직접 전투가 시작되자 <투전신>만의 특징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게임의 기본공격은 모두 키보드 키를 하나하나 눌러야 발동됩니다. 공격 키를 누를 때마다 나가는 공격과 적들의 피격 모션 덕분인지 액션성이 한층 더 강하게 느껴지더군요.
다만 사실상 MORPG와 동일했던 체험판 특성상, 이러한 조작법이 MMORPG의 긴 플레이타임에는 얼마나 피로감을 줄지 알 수 없었습니다. 액션성과 피로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궁금해지내요.
■ 캐릭터마다 확실히 다른 전투 액션
<투전신>에는 모두 6가지 캐릭터가 존재합니다. 손오공과 닮은 원숭이 종족 ‘영후’, 활을 쏘는 꼬마여우 ‘옥호’, 파워풀한 들소인간 ‘우마’ 등인데요, 이러한 캐릭터들은 저마다 전투 방식이 뚜렷하게 달라서 플레이할 때마다 색다른 맛을 선사했습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격인 캐릭터 영후는 격투게임을 보는 듯한 콤보 플레이가 특징입니다. 3개의 기본공격을 조합해 적에게 강력한 연계기를 선사할 수 있죠. 기본공격과 기본공격, 혹은 같은 기본공격이라도 연계되는 횟수에 따라 액션과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화려한 전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최근에 추가된 캐릭터 용녀는 호리호리한 외형과 달리 끊임없는 전투를 요구하는 광전사와 같은 캐릭터입니다. 전투 시간이 길어지고 전투와 전투의 틈이 줄어들수록 용녀는 더욱 속도가 빨라지고, 극한에 이르면 신적인 존재로 변합니다. 이런 특성과 달리 용녀의 전투 방식은 적과 끊임없이 거리를 유지해야만 높은 공격력을 유지할 수 있어 외줄을 타는 듯한 긴장감을 주더군요.
이외에도 마치 <리그 오브 레전드>의 원거리 공격 캐릭터와 같은 인터페이스(UI)의 옥호, 움직임은 둔하지만 한 방, 한 방의 강력함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우마 등은 캐릭터를 바꿔 즐길 때마다 마치 다른 게임을 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 허수아비는 없다, 꽉 짜인 던전 디자인
캐릭터의 액션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이를 상대해주는 몬스터들이 허약하거나 멍청하면 빛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투전신>의 던전 디자인은 개발진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콘텐츠였습니다.
던전에 들어가자마자 체감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몬스터 등장 방식이었습니다. 던전을 돌아다니는 일반적인 몬스터는 물론, 갑자리 공중에서 뛰어내리거나 땅 속에서 튀어 나오는 몬스터 무리는 플레이하는 내내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해주는 활력소였습니다.
텐센트 카니발 체험버전이 1인용으로 디자인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훌륭한 성과죠. 이런 다양한 조우방식은 캐릭터의 진행상황이나 던전 분위기와도 어울려 만약 그럴싸한 퀘스트가 있다면 훌륭한 연출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모든 몬스터들이 단순히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군데군데 캐릭터의 목숨을 위협하는 함정도 존재하죠. 일례로 체험버전에는 좁은 골목에 약한 몬스터들이 대거 등장하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신나게 몬스터를 학살했다간 몬스터가 죽고 남긴 디버프로 인해 순식간에 목숨을 잃게 되죠.
다만 던전 중간중간의 막다른 샛길과 일부 놓치기 쉬운 몬스터 위치는 잘 구성된 던전 디자인의 흠이었습니다. 특히 <투전신>은 던전 안의 모든 몬스터를 잡아야만 다음 존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