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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승부는 짧고 굵게! 남자의 FPS 메트로 컨플릭트

메트로 컨플릭트,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전승목(아퀼) 2012-12-26 10:22:32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메트로 컨플릭트>의 두 번째 클로즈 베타테스트(CBT)가 진행됐습니다. 1차 CBT 이후 1년 만에 돌아온 <메트로 컨플릭트>는 대중성을 높이기 위해 무기 2개를 한꺼번에 다루는 시스템을 특수 스킬로 바꾸고, 필살기에 상응하는 ‘스톰 스킬’의 사용조건을 수정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신규 모드 ‘전멸전’을 도입하고, 실제 총소리를 녹음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시도를 했습니다. 스톰 스킬의 사용조건 변화로 유저들이 어떤 득을 보게 됐는지, 신규 모드의 특성은 어떠한지, 직접 녹음했다는 총소리는 과연 어떤 느낌을 주는지 체험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 ‘필살기’가 있는 1인칭 슈팅(FPS)

 

<메트로 컨플릭트>는 근미래전 배경의 FPS게임입니다. 근력을 강화해 주는 외골격 슈츠(Powered ExoSkeleton)와 첨단장비로 무장한 군인들이 총격전으로 승부를 가리게 되죠.

 

기본적으로는 현대전에 등장하는 총기를 사용하지만, 전투 중에 모을 수 있는 ‘스톰 포인트’을 써서 ‘스톰 스킬’을 사용하면 첨단 장비들도 다룰 수 있습니다. 첨단 장비를 다루는 동안은 전투력이 크게 올라가니, 일종의 ‘필살기’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벽 뒤에 숨어 있는 적을 붉은색으로 표시하는 스톰 스킬 ‘스캐너’.

 

예를 들어 라이플을 다루는 ‘스트라이커’는 외골격 슈츠의 출력을 더 높여서 오른손과 왼손에 라이플을 하나씩 들고 난사합니다. 돌격병인 ‘자칼’은 벽 너머 적의 위치까지 파악하는 ‘스캐너’를 활용해 쉽게 적을 찾아내고 사살합니다.

 

저격병 ‘호크아이’의 ‘지원폭격’, 중화기병 ‘빅대디’의 ‘다탄두 미사일’처럼 범위 공격을 할 수 있는 스톰 스킬도 등장합니다. 폭격 위치만 잘 잡으면 한 방에 두세 명씩 처치하는 ‘대박’을 노릴 수 있는 스킬들이죠.

 

 

위치만 잘 잡으면 다탄두 미사일로 적을 일망타진하는 대박을 노릴 수 있다.

 

덕분에 총으로만 싸울 때보다 더 크게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스톰 스킬을 발동하면 평소보다 더 많은 적을 제압할 수 있고, 운이 따라주면 기대 이상으로 더 많은 적을 처치하고 팀의 승리를 이끄는 영웅이 될 수 있으니까요. 특히 적 후방에 침투한 뒤 스캐너를 발동시켜 적을 하나씩 차례로 정리하거나, 다탄두 미사일을 적군 기지에 떨어뜨려 여러 명의 적을 일망타진했을 때의 뿌듯함은 이만저만이 큰 게 아닙니다.

 

 

■ 스톰 스킬의 형평성을 맞춘 2차 CBT

 

2차 CBT부터는 스톰 포인트를 모으는 방법이 다양해졌습니다. 헤드샷, 점핑샷, 멀티킬처럼 달성하기 약간 까다로운 킬을 기록해도 되지만, 실력과 무관하게 운이 따라 줘도 포인트를 얻을 수 있게 됐으니까요. 자신을 죽였던 적을 죽이는 ‘복수’, 상대 에이스를 죽이는 ‘에이스 킬’, 연속 킬을 기록하는 적을 죽이는 ‘학살 저지’와 같은 행동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잘하는 유저를 위해 스톰 포인트를 주는 시스템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여기에다 성적이 낮은 사람에게 공짜로 스톰 포인트를 주는 시스템까지 도입됐습니다. 한 팀이 100킬, 120킬처럼 일정 이상의 킬 수를 기록할 때까지 무한히 부활하며 싸우는 섬멸전에서는 경기 중반부터 일정한 시간마다 스톰 포인트를 공짜로 주고요. 폭파 미션에서는 한 라운드가 끝나는 동안 1킬도 기록 못한 유저에게 ‘전술 분석관’이라는 업적을 인정해 주고 스톰 포인트를 공짜로 줍니다.

 

덕분에 잘하는 유저가 못하는 유저보다는 스톰 스킬을 더 여러 번 쓸 수는 있어도, 못하는 유저가 스톰 스킬을 아예 못 쓰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1번 죽는 동안 1번 죽이는 것도 버거워하는 유저도 스톰 스킬로 크게 활약할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죠.

 

 

스톰 스킬은 리스폰할 때만 장착할 수 있고, 장착한 스킬은 단 한 번만 쓸 수 있다.

 

한편으로는 잘하는 유저가 스톰 스킬을 연거푸 사용해 상대를 학살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시도도 있었습니다. 스톰 포인트가 모였다고 바로 스톰 스킬을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리스폰할 때만 스톰 포인트를 소모해 스톰 스킬을 장착하도록 한 것이죠.

 

이러한 시스템 변화 덕분에 유저는 살아 있는 동안 딱 한 번만 스톰 스킬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덕분에 실력이 출중한 유저가 한 번도 죽지 않으면서 스톰 스킬을 남발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고, 어느 한 사람만 활약을 독차지할 여지도 줄었습니다. 특정 유저가 죽지 않고 다탄두 미사일을 여러 차례 뿌릴 수 있었던 1차 CBT보다는 형평성이 좋아진 셈이죠.

 

 

■ 듀얼 웨폰 시스템 변경과 전력질주 삭제

 

변한 것은 스톰 포인트 획득 조건과 스톰 스킬 장착 방식만이 아닙니다. 무기 시스템과 조작법도 단순한 방향으로 수정됐죠.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듀얼 웨폰 시스템’이 스톰 스킬로 변했다는 점입니다. 1차 CBT 때만 해도 라이플을 다루는 스트라이커와 서브머신건을 다루는 자칼은 무기를 두 개씩 들고 다니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총 하나를 양손에 들고 조준사격을 하려면 왼손에 든 무기를 버려야만 했죠.

 

 

참신하지만 조준과 반동 컨트롤이 쉽지 않았던 1차 CBT의 듀얼 웨폰 시스템.

 

이 시도는 참신하긴 했지만 불편했습니다. 아무래도 무기를 하나씩 들고 다니는 FPS게임이 더 일반적인 만큼 <메트로 컨플릭트>의 듀얼 웨폰 시스템은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거든요.

 

실제로 두 개의 총을 동시에 쓰는 것이 기본이었던 1차 CBT 때는 반동 컨트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헷갈리기도 하고, 조준사격을 할 수 없어서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메트로 컨플릭트> e스포츠 대회에서는 아예 왼손 무기를 버리고 싸우는 사람이 훨씬 더 잘 싸우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요. 자세한 것은 다음 기사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원문보기]

 

 

듀얼웨폰 시스템은 스톰 스킬로 변경됐다.

 

그런데 2차 CBT부터는 정반대가 됐습니다. 스톰 스킬을 사용할 때만 총을 두 개씩 들고, 평소에는 다른 FPS게임처럼 총 하나를 들고 싸우게 됐죠. 익숙하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은 좋았지만, <메트로 컨플릭트>가 초반에 내세운 개성이 다소 죽은 것 같아 아쉽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전력질주가 삭제되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주무기를 든 상태로는 정해진 속도로만 뛰어다닐 수 있고, 더 빨리 뛰고 싶다면 권총이나 나이프를 들고 뛰는 수밖에 없게 됐죠. 맵이 좁기 때문에 전력질주 없이도 전투가 빨리 빨리 일어나는 편이긴 하지만, 다른 게임에는 있는 전력질주가 <메트로 컨플릭트>에는 없어 다소 불편했습니다.

 

 

■ 모드는 넷, 어떤 모드든 승부는 짧고 굵게!

 

게임 모드는 총 4가지가 준비돼 있습니다. 정해진 킬 수를 먼저 달성하는 팀이 승리하는 섬멸전, 폭탄을 설치하는 팀과 폭탄 설치를 저지하는 팀이 싸우는 폭파 미션, 맵 중앙에 놓인 EMP 장치를 들고 적 본진에 터치다운을 해야 하는 돌격전, 그리고 리스폰 없이 좁은 맵에서 총격전으로 승부를 보는 전멸전이죠.

 

특이한 점이 있다면 어느 모드든 승패가 명쾌하고 빠르게 난다는 것입니다. 화력이 좋고 스톰 스킬이 있기 때문에 게임 흐름이 빨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유저들이 승부를 질질 끌지 못하도록 게임 룰을 설계한 영향도 큽니다.

 

 

EMP를 적 본진에 터치다운해야 하는 돌격전. 

 

가령 돌격전은 제한시간 1분 30초 동안은 팽팽한 싸움이 일어납니다. 양팀 모두 EMP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밀고 당기고, 죽으면 리스폰해서 다시 EMP를 향해 달려듭니다. 하지만 1분 30초가 지나고 연장전으로 돌입하면, 폭파 미션처럼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리스폰이 안 되도록 게임 룰이 바뀝니다. 다른 팀의 수를 충분히 줄인 뒤 EMP를 적진에 터치다운하거나, 아예 다른 팀을 전멸시켜서 확실하게 승패를 정할 수 있게 되죠.

 

전멸전은 더합니다. 양 팀 중 어느 한 팀의 유저가 한 명만 남게 되면 ‘결전 모드’에 돌입하게 됩니다. 이 때부터는 유저들의 위치가 정기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안전한 곳에 숨어서 시간을 질질 끄는 플레이는 꿈도 꿀 수 없습니다.

 

 

 전멸전에서는 캠핑이 불가능하다. 양 팀의 위치가 일정 시간마다 스캔되기 때문.

 

폭파 미션과 섬멸전도 마찬가지입니다. 폭파 미션은 공격하는 팀의 모든 유저가 폭탄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설치된 폭탄을 두고 양팀이 전면전을 벌이는 상황이 자주 일어나거든요. 섬멸전은 중반부터 스톰 스킬로 화력전을 펼치기 때문에 게임 흐름이 점점 빨라지는 성향을 보이고요. 게임 룰 자체는 다른 게임과 비슷한데, 다른 게임에 비해 보다 치열하고 빨리 끝난다는 점이 유별나 보였습니다.

 

덕분에 어느 모드를 선택하든 승패를 가리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유저들이 소극적인 태도로 나서서 게임 흐름이 지리멸렬해지는 상황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든 짧고 굵게 승패를 가르고, 유저들이 숨거나 도망가지 않도록 독려하는 시스템 덕분에 게임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 직접 녹음한 총소리는 평범, 그래도 타격감은 훌륭

 

미국 라스베이거스 사막에서 실제로 녹음해 왔다는 총소리는 기대보다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폭발음을 강조했다는 개성은 있긴 하지만, 총의 이미지를 잘 살린 소리라는 생각은 안 들었거든요.

 

<메트로 컨플릭트> 총소리 비교 영상

 

 

 

다른 FPS게임은 파워는 약하지만 연사가 빠른 총은 고음을 강조하고, 파워가 강한 총은 묵직한 소리가 나도록 저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력이 아주 좋은 스나이퍼 라이플은 쏠 때 쩌렁쩌렁 울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메아리 효과를 강조한 소리가 나고요.

 

반면 <메트로 컨플릭트>는 파워형 총이든 연사형 총이든 소리가 비슷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어느 총을 쏘든 비슷비슷한 소리가 난다는 점이 현실적일 수는 있지만(?), 총의 성능과 이미지에 따라 천차만별의 소리가 나는 다른 게임에 비해서는 쏘는 맛이 부족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총소리와 타격음이 섞이면 타격감이 느껴지는 소리가 나온다. 

 

타격감은 훌륭합니다. 부위에 따라 천차만별인 타격음이 일품이거든요. 몸통에 총알이 박힐 때는 칼이 꽂히듯 푹푹 소리가 나고, 헤드샷을 하면 헬멧과 두개골을 뚫고 들어가는 듯한 음산한 소리가 울리죠. 상대가 죽을 때는 외골격 슈츠에서 스파크가 튀는 소리까지 들립니다.

 

총소리만 들어서는 빈약하지만, 타격음과 어우러지면 확실하게 적을 맞추고 죽였다는 타격감을 실감할 수 있는 셈이죠.

 

 

■ 스톰 스킬의 묘미와 속전속결 승부를 살린 FPS게임

 

이번 2차 CBT에서는 승패를 뒤집을 정도의 위력을 자랑하는 스톰 스킬을 사용하는 재미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회가 골고루 주면서도, 특정 유저만 스톰 스킬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막아 형평성을 높였다는 점은 높이 살 만했습니다.

 

스톰 스킬을 쓰는 재미에 이어 짧고 굵게 화끈한 승부를 즐기는 재미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맵의 크기만 줄이기보다 유저들이 치열하게 싸울 수 있는 룰을 적용한 게임 모드들도 등장했으니까요. 굵고 짧게 승부를 내는 재미를 <메트로 컨플릭트>의 새로운 개성이라 봐도 좋을 정도로 게임 모드들이 일관된 특성을 보였다는 점도 흥미로웠고요.

 

다음 테스트 또는 서비스에서는 <메트로 컨플릭트> 고유의 개성을 더 살리면서도 보다 만족스러운 감각과 경험을 선사하는 게임으로 돌아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