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 앰프드> 이후 저연령층 게이머들한테는 확실한 인기 장르로 자리매김한 ‘캐주얼 대전 액션 게임’. 그런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번 지스타 2006에서는 국내 굴지의 온라인 게임회사 두 곳에서, 이 장르의 신작 게임을 동시에 선보여 정면대결을 펼쳤습니다.
바로 엔씨소프트의 <에이트릭스>(Atrix)와 넥슨의 <쿵파>(Koongpa)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물론 한 쪽은 정말 오랜만에 선보이는 캐주얼 게임이고(엔씨소프트), 또 다른 한 쪽은 캐주얼 게임을 내놓는 것이 이제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다는(넥슨)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어찌됐든 이들 두 게임은 이번 지스타에 이어 내년 초, 온라인에서 한번 더 피할 수 없는 정면대결을 펼칠 수 밖에 없는 운명!
이에 디스이즈 게임은 지스타 2006 시연버전을 기준으로 <에이트릭스>와 <쿵파> 두 게임을 비교해봤습니다. /(싸움붙이기 좋아하는) 디스이즈게임 깨쓰통
Round 1. 그래픽 - 서양풍 VS 동양풍 |
<에이트릭스>와 <쿵파>는 모두 만화풍의 깔끔하고 귀여운 3D 그래픽을 선보입니다. 하지만 같은 만화라고 해도 미국 만화와 일본 만화가 다른 것처럼 두 게임의 그래픽은 차이점이 많습니다.
우선 <쿵파>는 공개된 일러스트와 포스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전체적으로 서양의 히어로 물을 일본식으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굳이 분위기 상으로 다른 게임과 비교하자면 캡콤의 PS2용 액션 게임 <뷰티풀 조>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전투만 봐도 리얼한 연출보다는 과장되고 코믹한, 그러면서도 화끈한 연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이 게임에서는 상대방을 타격하면 단순하게 대미지 표시만 화면에 뜨지 않습니다. 추가로 ‘뻑’, ‘퍽퍽’ 같은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글자들이 화면을 가득 메우게 됩니다.
만화와 같은 과장된 연출이 돋보이는 <쿵파>.
반면 <에이트릭스>는 마치 일본의 소년만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의 그래픽을 선보입니다. 등장하는 캐릭터들만 봐도 모두 일본식 미소년·미소녀 캐릭터들이죠.
이 게임은 ‘시네마틱 액션 게임’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영화와 같은 연출을 많이 선보이겠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진행에 따라 자동으로 시점이 조절되는 카메라부터 ‘다이나믹한’ 연출을 많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눈 여겨 볼만한 것은 바로 ‘돌덩이에 카메라(화면)가 깨지고’, ‘물방울이 튀어 화면에 얼룩이 남는다는’ 식의 독특한 1인칭 카메라 연출입니다. 비록 게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플레이하는 게이머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돌덩이에 맞아서 화면에 금이 가버린 <에이트릭스>.
Round 2. 조작 - 한 게임만 뛰면 바로 적응! |
<쿵파>와 <에이트릭스>는 모두 방향키와 함께 기본 조작키로 ‘W, A, S, D’ 4개의 키 정도만을 사용하는 간단한 조작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게임 모두 일단 한 게임만 뛰어보면 쉽게 익숙해질 수 있을 정도로 쉽습니다.
다만 <에이트릭스>의 경우, 너무 많은 기능을 4개의 키에 몰아넣은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점프’와 ‘차지’를 S키 하나에 몰아넣었으며, 일부 고급기술은 키의 조합방식이 정말 난해합니다.(특히 반격기) 앞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Round 3. 타격감 - 맨손 VS 무기
<쿵파>는 앞서 말한 것처럼 과장된 효과의 타격 이펙트를 적절하게 사용해서 훌륭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 같지만, 아쉽게도 한 가지 문제점 때문에 생각만큼 화끈한 손맛을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그 문제란 다름 아닌 ‘동작의 경직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입니다. 즉, 캐릭터가 한 번 공격을 시도한 뒤 그 다음 공격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길어서 박진감을 느끼기 힘들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게임을 하다 보면 이런 문제 때문에 답답함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에이트릭스>는 <쿵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타격감을 선보입니다. 이 게임은 캐릭터들이 모두 ‘검’이나 ‘봉’ 같은 무기를 기본적으로 들고 있는 탓에 ‘상대방을 경쾌하게 때리는 맛’이 아쉽게도 약간 부족한 편입니다.(이펙트가 그리 화려하지 않은 탓도 큽니다)
대신 이 게임에서는 여러 명의 캐릭터들을 한꺼번에 ‘시원하게 베어버리는 맛’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무기들의 공격범위가 넓으니까 가능한 일인데요… 굳이 비교하자면 <쿵파>가 주먹으로 캐릭터들을 때려눕히는 <철권>이라고 한다면, <에이트릭스>는 검으로 시원하게 상대방을 베어버리는 <소울칼리버>와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Round 4. 시스템 - 변신 VS 맵 이벤트
<쿵파>가 내세우는 게임의 주요 시스템으로는 ‘변신 시스템’과 ‘라인 이동 시스템’이 있습니다.
‘변신 시스템’이란 게임도중 일정 수치 이상의 분노 게이지를 모은 상태에서 정해진 키를 누르면, 네 종류의 슈퍼영웅 중 하나로 변신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이들 영웅 캐릭터들은 기본 캐릭터들보다 훨씬 강력하기 때문에 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일발역전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재미 있는 것은 어떤 영웅으로 변신하게 될지 게이머들이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운이 없다면 공격과 방어가 불가능한 ‘거북이’로 변신해서 순식간에 동네북 신세가 되는 황당 시추에이션도 경험할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게이머들은 변신한 동안에도 극도의 긴장감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라인 이동 시스템’이란 현재 전투 중인 라인에서 벗어나 앞이나 뒤의 라인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합니다.
이 게임은 3D 게임이라지만 실상 그 속을 자세히 살펴보면 2D 격투 게임과 같은 2차원 '단일 라인'으로 활동영역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즉 캐릭터들의 동작은 ‘좌·우이동과 점프, 앉기’로 제한되어 있다는 것인데요.(그래서 사이드뷰 입니다)
대신 이런 ‘라인’이 하나의 맵에 4~5개 이상 많이 배치되어 있어 게이머는 이들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만약 현재 맞붙고 있는 상대방이 너무 강하다 싶으면 ‘스페이스 바+화살표 키’를 눌러서 얼마든지 옆의 라인으로 도망갈 수 있다는 식입니다. 이 라인 이동 시스템은 이용하기에 따라선 일반적인 2D나 3D 대전 액션 게임에서 볼 수 없는 전략을 끌어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가령, 라인을 이용해 상대방의 뒤로 돌아가서 공격한다는 식)
잘 보면 2D 격투게임과 같이 하나의 라인 위에 캐릭터들이 모여있습니다. 대신 이런 라인이 하나의 맵에 4~5개 이상 있고, 점프를 통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에이트릭스>가 내세우는 가장 대표적인 시스템은 지금까지 관련 기사를 통해 많이 소개된 ‘맵 이벤트’ 시스템입니다. 이는 맵 위에서 정해진 순서대로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해 대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말합니다.
이 게임에서는 맵이 처음 시작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자동으로 스크롤됩니다. 만약 스크롤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화면 밖으로 밀리면 그것만으로 목숨 하나를 잃게 되는데요.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눈사태가 발생해 길을 막고’, ‘멀쩡했던 길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다’(빠지면 죽습니다)는 식의 이벤트가 수시로 발생합니다.
또한 배경에 있는 NPC들이 눈덩이나 커다란 돌덩이를 던져 게이머를 맞춘다는 식으로 직접 공격해오기도 합니다. 덕분에 게이머들은 단순히 다른 게이머들을 공격하는 것 뿐 아니라 이런 맵 이벤트에도 계속해서 신경을 써야만 합니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나 할까요?
다만 맵 이벤트의 발생빈도가 너무 잦아서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로 게이머들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것은 약간 아쉬웠습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밸런스 조절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멀쩡하게 잘싸우고 있는데 갑자기 천장이 무너져서 움직임을 방해한다면? 살짝 짜증이 납니다.
Round 5. 컨텐츠와 완성도
이번 지스타에서는 앞서 말한 맵 이벤트가 수시로 발생하는 ‘어드벤처 모드’와 게이머들이 맵 이벤트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치고 박고 싸울 수 있는 ‘아레나 모드’ 두 가지 게임모드를 모두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각 캐릭터들의 스킬이나 콤보, 아이템 획득 시스템 등도 대부분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기초적인 것은 모두 다 완성됐고 이제 남은 것은 ‘다듬고 조금 더 추가하는 것’ 만이 남았다는 느낌이었는데요.
반면 <쿵파>는 ‘아직 1차 클베도 안 했다’ 라는 것을 여실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시연대에서 수많은 버그가 발생해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없었다는 건 일단 논외로 친다고 해도, 컨텐츠가 구현되지 않은 게 너무 많아 그저 ‘때리고 변신하고, 또 때리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 두 게임이 앞으로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맞붙을 때가 온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어찌됐든 현재 상황으로써는 분명 <에이트릭스>가 <쿵파>에 비해서 한 발 앞서 나가고 있었습니다.
Round 6. 영상> 백문이 불여일견!
이제 마지막으로 <에이트릭스>와 <쿵파>의 영상을 비교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들 두 게임은 그 스타일이나 장단점이 확실히 구별되는 만큼 딱히 어느 쪽이 뛰어나다고 단정 짓기가 정말 쉽지 않았는데요…. 무책임하긴 하지만 역시나 최종 선택은 게이머가 해야만 할 것입니다. 자~ 과연 여러분은 어느 쪽을 선택하실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