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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체험기] 홀릭과 함께한 5일간의 기록

홀릭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끼석사마 2006-11-14 17:27:45

엠게임이 야심 차게 내놓은 '대작 MMORPG' <홀릭>. 클로즈 베타테스터 모집기간 동안 홈페이지에 공개된 '뮤지컬을 보는 듯한' 동영상으로 인해 많은 화제가 되었던 이 게임이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클로즈 베타테스트 기간이 지스타 2006 행사와 절묘하게(?) 겹치는 바람에 실제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크게 이슈화되지는 못했는데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런 기대작을 놓칠 수는 없는 법! 게임의 1차 테스트에 참가해봤습니다. ~ 과연 흥겨웠던 뮤지컬 동영상만큼 게임도 재미있었을까요/(뮤지컬 동영상에 낚여 <홀릭>원고를 덥석 물어버린) 디스이즈게임 필진 끼석사마


 

눈물이 앞을 가렸던 첫째 날> 제발 게임 좀 하게 해주세요!

 

필자가 수많은 온라인 게임들의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체험하면서 깨달은 한 가지 진리(?)‘클베 기간엔 게임을 즐기겠다는 생각을 가지지 말라!라는 것입니다. 미완성인 게임을 선보이는 것인만큼, 당연하게도 랙은 기본이요 버그는 옵션으로 따라다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홀릭> 역시 이런 '클베의 정석'(?)을 충실하게 따랐습니다. 공지했던 오픈 시간을 한참 넘겨서 겨우 서버가 열리나 싶더니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려 게임은 포스가 아닌 랙으로 충만해지고, 그나마도 10분쯤 후에 재점검을 한다고 다시 문을 닫아버리더군요. 다행히 점검은 빨리 끝났지만, 10분 단위로 튕겨버리지를 않나, 열심히 사냥해서 모은 돈과 아이템이 ‘롤백’이 되질 않나….

 

이런 상황에서는 도저히 게임을 해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첫 날은 아쉽지만 간단한 맛보기 수준에서 끝을 맺어야만 했습니다. 흑흑~ (ㅠㅠ)

 

여러분들께서는 지금 충만한 포스… 아니 랙의 축복을 받은 몬스터가 유저들을 가지고 놀고 있는 장면을 보고 계십니다. (-_-)

 

스크린샷으로는 잘 모르겠죠? 지금 랙으로 인해 이 포즈로 3분째 대기중입니다.

 

그래픽은 합격점!

 

가판대의 과일 하나하나마저도 꼼꼼하게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보통 이런 부분은 흐릿한 그래픽으로 때우는데 말이죠.

<홀릭>의 세계에 처음 접속했을 때 필자가 가장 놀란 부분은 바로 수준 높은 그래픽이었습니다. 비록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제공받진 못했지만, 그런 불만이 쏙 들어갈 정도로 게임의 그래픽이 뛰어났던 것입니다.

 

특히 배경이 되는 마을의 디자인이 참 잘되어 있더군요. 작은 울타리, 길가의 잡목 한 그루, 집 근처에 세워놓은 작은 항아리 같은 것처럼 보통 신경 쓰지 않고 대충 넘어가는 것들도 자세하게 디자인 해놓아 그래픽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었습니다

 

배경뿐만 아니라 캐릭터 디자인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세밀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묘사한 체형과 의상 디자인은 물론이요, 캐릭터의 움직임에도 어색함이 없더군요. 다양하게 마련된 코스춤으로 개성적인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도 멋졌습니다.(비록 모자만 상점에서 돈 주고 구입할 수 있고, 나머지는 사냥을 통해서 얻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지만요

 

왼쪽부터 순서대로 인간(<홀릭>에서는 ‘세네카’라는 종족으로 부릅니다) 여자, 인간 남자, 그리고 이 종족 캐릭터인 코사레 남자. 코사레는 아쉽게도 여성 아바타가 없습니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다양하게 준비된 액션 포즈들! 요즘 나오는 MMORPG들은 이른바 ‘감정 표현’ 이라 불리는 다양한 액션포즈를 넣는 것, 다들 알고 계시죠?

 

그런데 이런 포즈들은 아쉽게도 대부분 ‘몸의 움직임’뿐인지라, 즐겁다고 박수 치고 있는데 눈과 입은 전혀 웃고 있지 않다던가, 누워서 잠을 자는데 눈을 부릅뜨고 잔다던가 하는 상황이 가끔 일어나곤 합니다.

 

그런데 <홀릭>의 액션포즈는 다릅니다, 달라요! ‘몸’만이 아니라 ‘얼굴표정’도 움직인다는 사실! 웃을 땐 입과 눈이 절로 미소를 짓고, 잘 땐 눈이 자동으로 감기고, 구걸할 땐 정말 불쌍한 표정을() 짓습니다. 물론 자세히 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이런 자잘한 사항까지 신경을 썼다는 것에서 필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다양한 액션포즈들! 얼굴에 주목하세요~.

 

 

답답함을 느꼈던 둘째 날과 셋째 날> 버그가 너무 많아요… OTL

 

두 번째 날, 게임에 접속해보니 첫째 날보다는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단 랙 현상이 눈에 뜨일 만큼 줄었고, 빽섭에 따른 참사를 막기 위해 캐릭터 상태를 저장할 수 있는 명령어가 새로 생겼더군요. 덕분에 더 이상 랙과 빽섭의 공포에 떨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은 버그, 그리고 미묘하게 남아있는 랙 때문에 사실 둘째 날도 그리 쾌적하게 게임을 즐기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사냥을 계속하기 힘들게 만드는 치명적인 버그들이 많아  더욱 힘들었죠.

 

특정 기술을 사용하면 캐릭터의 움직임이 ‘딱’하고 굳어버리는 것은 기본, 심지어 물약을 마셨는데 체력회복이 되질 않는 버그까지 등장할 정도였으니….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꿋꿋하게 레벨업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저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훼력’의 소유자들이십니다. ㅠㅠ). 

 

도적의 아이템 훔치기를 사용하니 캐릭터가 딱 굳어서 움직이질 못하게 된 상황. 여기서 우리는 ‘소매치기 하다 걸리면 집단구타가 뒤따른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대포’를 타는 건 엄청나게 재미있었습니다.(인간대포는 <홀릭>의 사냥터간 이동 수단입니다. 필드가 많이 넓어서 대포를 통해 날아서 이동해요)

 

대포로 사람을 쏘아 올린다는 발상이 참 신선하다고 해야 할지, 무식하다고 해야 할지…. (-_-); 아무튼 이 감동을 다른 게임에 비유하자면 <WOW>에서 처음 그리폰을 탔을 때의 그 느낌이랄까요? 20초도 안 되는 짧은 비행이지만 마치 슈퍼맨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에 남았던 부분입니다

 

인간대포의 모습. 동시에 인간 20여 명은 쏘아 보내도 될 만큼 크고 아름답습니다(?). 저런 걸로 쏘아대는데 탄알 역할의 사람이 무사하다니~ 역시 마법이란 편리합니다

 

인간대포알이 되었습니다. 포즈가 마치 슈퍼맨 같군요. 착지는 맨 몸으로 땅바닥에 몸통박치기! …지만, 역시 마법의 힘으로 무사할 수 있다는 설정입니다.

 

보완이 필요한 밸런스

 

그래도 이틀째는 전날보다 서버 상태가 나아져서 그런지, 유저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너무 많아서 싫을 정도였지요.(-_-)

 

사냥은 하고 싶은데 유저들이 다들 한 자리씩 잡고 사냥을 하다 보니, 필드에 몬스터 숫자가 많이 모자랐습니다. 특히 초보존은 인구밀도가 유독 높아서 전날 캐릭터를 만들어두기만 했던 필자는 1레벨의 캐릭터들을 이끌고 곧바로 6~8레벨 몬스터를 잡는 무모한 도전까지 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사냥해보니 초보존에 사람이 많은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초보존의 주 몬스터인 새끼 재규어(레벨 2~5)가 초반 몬스터 중에서 제일 돈을 많이 주는 것이었습니다.(실제로 사냥을 해본 결과 새끼 재규어는 6~13레벨의 몬스터들에 비해 최대 5배 이상 많은 돈을 드롭했습니다

 

이와 같이 <홀릭>은 밸런스 부분에서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캐릭터 밸런스 부분은 조금 어이가 없을 정도였는데요. 각 클래스간의 밸런스가 전혀 잡혀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간단한 예로 사제나 마법사 같은 원거리 형 캐릭터들이 전사보다 더 높은 근접전투 능력을 보여줬을 정도였으니… 할 말 다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설정대로라면 근접 대미지 면에선 따를 자 없는 클래스인 ‘도적’. 하지만 옆에서 지팡이로 몬스터를 후려 잡는 마법사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사냥을 한다면? 

 

 

점점 나아져가는 넷째 날> 이제 자리를 좀 잡아가는 느낌

 

테스트 종료를 하루 앞둔 넷째 날. 위에서 언급했던 굵직한 버그들은 여전했지만, 그밖에 자잘한 문제점들은 하나하나 수정되어가고 있었습니다. 특히 앞서 말한 캐릭터 밸런스 부분도 대대적인 패치를 통해 어느 정도 나아졌기에 시작했기에 게임은 서서히 안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해도 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패치에 따른 캐릭터 밸런스 조정은, 그 나름대로 많은 파문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왜냐하면 유저들은 이미 게임 초반의 그 괴상한 밸런스에 적응해서 각자 나름의 방식대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중이었거든요. 특히 근접전투 위주의 마법사나 사제가 유행이었는데(-_-;;), 이게 정상적인 마법사와 사제로 돌아왔으니… 다들 크게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테스트에 참가하고 싶으면 레벨 30을 무조건 달성해라?

 

하지만 유저들의 심정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것이, 그들의 입장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레벨을 30까지 올려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테스트 시작일에 올라온 아래의 공지 때문이었습니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테스트 첫 날의 공지사항. 오해할 만한 글이네요.

 

공지의 뉘앙스가 ‘레벨 30이상의 캐릭터가 있어야만 다음 2차 테스트에 뽑힐 수 있다’는 식이니 다들 레벨업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강하다는 마법사나 사제를 골라 플레이하고 있는데, 이제 조금만 더 하면 30레벨을 바라볼 수 있는데 난데없는 패치로 자신의 캐릭터가 약화되었으니 화가 안 날 수 있나요?

 

물론 밸런스 패치는 테스트중인 게임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애초부터 유저들이 테스트가 아닌 레벨업에 목을 메도록 만들어놓았으니… 솔직히 말해 이 부분은 엠게임 측의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결론적으로 이공지는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마지막 날> 모두들 2차 테스트에서 만나요~

 

마지막 날은 이제 끝난다는 분위기 때문인지, 사냥하는 유저들보단 마을 안에서 잡담이나 수다를 떨던 유저들이 많았습니다. 클베 참여 기념으로 예쁜 스크린샷을 찍어두기 위해 이곳 저곳에서 ‘치즈~’ 소리가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몸을 꾸밀 수 있는 코스츔 아이템이 고가에 거래되는 광경도 목격할 수 있었고요.(필자도 가지고 있던 걸 몇 개 팔아서 상당한 금액을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다음 테스트까지 남아있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네요)

 

종료 한 시간 전에는 GM이 직접 공지로 유저들을 불러모아 단체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종료 30분 전에는 마을 안에서 동시다발적인 PK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필자는 멋모르고 PK모드를 설정해뒀다가 누워버린 채 테스트의 마지막을 맞이해야만 했습니다

 

안경에 모자, 등에는 날개, 각종 의복으로 소위 ‘뽀대 나는’ 차림새를 한 유저들이 마을 곳곳에서 스크린샷 촬영을 위해 포즈를 잡고 있네요. 

 

이렇게 필자의 체험은 끝을 맺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홀릭> 1 클베는 아직 많은 부분에서 부족하고 답답한 점이 많이 보였기에 솔직히 “재미있었다” 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따랐습니다.(잠깐, 앞서서 ‘클베는 즐기는 게 아니다!’라고 한 사람은 누구지?) 

 

하지만 꾸준히 테스트에 참여하다 보니 개발진의 노력이 엿보이는 것이, 다음 테스트는 좀더 기대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모든 문제를 이번 테스트로 해결하지 못했고 아직도 산적한 문제들이 많지만, 유저들의 건의를 피드백해서 최대한 빠르게 반영하는 모습에서 <홀릭>의 밝은 미래를 살짝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토대가 될 그래픽의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차후 개발방향에 따라 얼마든지 더 높은 수준의 게임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엠게임 여러분, 기대해봐도 되겠지요?

 

다음 테스트에선 보다 나아진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해봅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