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 달 남짓 지난 게임에 불과하지만 <나나이모>에 대한 소감 및 리뷰 글이 없어서 올려 봅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이후 몇몇 게임들이 빛을 보지 못하자 <나나이모>에서는 조심스런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지스타부터 본격적으로 마케팅활동에 들어가는 것 같더군요. 아마도 좀 더 괘도에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짬이 날 때마다 해서 그런지 현재 제 캐릭터 레벨은 19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게임을 해오면서 느꼈던 <나나이모>에 대한 희망적인 글을 적어봅니다. / 리뷰 쓰고 나니 업데이트 돼서 좌절중인 사이
■ 캐릭터
Good
<나나이모>의 캐릭터는 딱 보는 순간 '초딩'이라는 두 글자를 떠올리게 합니다. 2등신에 왕대두. <메이플스토리>와 비교하면 머리만 보일 정도지요. 캐시 아이템은 아직 등장하지도 않았고, 레벨이 낮을 때는 아무리 꾸며도 타원형 머리에 몇 가지 씌운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캐릭터가 깜찍하게 구현돼 있어 향후 다양한 코스튬 아이템이 나오면 구미를 당길 것으로 보입니다.
머리에 뭘 씌워야 이쁘지?
Bad
캐릭터의 몸통은 약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꾸미면 티야 나겠지만 그만한 메리트를 보여줄지는 의문이더군요. 머리에 비해 임팩트가 약하다고 할까요? 머리만큼은 아니지만 능력치가 있는 만큼 역시 대량의 캐시아이템 소비가 예상됩니다.
<메이플스토리>라는 거물과 비교하면 캐릭터는 어느 정도 가능성이 보입니다. 문제는 게임 장르겠지요. 일반 마을 맵에서는 다양한 표정연출로 코믹한 모습을 자아내 감정 이입이 가능한 반면, 슈팅 게임이라는 장르의 특성이 이를 제대로 살리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몸통이 작아서 뭘 입혀도 눈에 안띄는군.
■ 스테이지
Good
마을별로 5레벨 마다 스테이지가 존재합니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1-1(레벨 5), 2-3(레벨 10), 4-3(레벨 15) 이런 식으로 불리고 있지요. 스테이지는 총 3개이고 초급, 중급, 상급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며 딱지와 게임머니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유저는 <나나이모>라는 게임에 중독(?) 되게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스테이지 클리어와 레벨업만 존재했다면, 금방 질렸을 테지만 딱지 모으기는 그런 지루함을 상당수 덜어줍니다.
스테이지가 3개 밖에 안되서 아쉽구려.
5레벨 마다 스테이지가 설정돼 있기 때문에, 컨트롤이 능숙한 유저들은 적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스테이지의 난이도는 꽤 적절한 편입니다. 기본 레벨업 속도가 일반적인 MMORPG에 필적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스테이지의 단점을 커버해 주고 있지요.
똑같은 스테이지를 무한 반복해야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MMORPG에서 똑같은 몬스터를 수백, 수천마리 사냥하는 것과 특별히 다른 것도 없다고 봅니다. <나나이모>는 [MMO 슈팅게임] 이랍니다.(^^;)
Bad
하지만 스테이지의 밸런스는 좀 더 조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재 대부분의 유저들은 초급과 중급에서는 거의 플레이 하지 않습니다. 클리어 경험치 및 한스(<나나이모> 게임머니), 딱지 출현율 등 상급과 너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죠.
오픈 베타 중 초급은 더 쉽게, 상급은 더 어렵게 조정했지만 그다지 영향을 미치고 못하고 있네요. 그렇다고 초급 및 중급에 특정 몬스터 및 딱지가 드롭 한다든지 하는 메리트도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조금만 컨트롤 실력을 갖춘 유저라면 바로 상급을 도전하는 것이 관례가 됐습니다.
물론 모든 유저가 능숙한 컨트롤을 지니지 않았으니, 누구나 손쉽게 클리어 할 수 있는 난이도가 필요하겠지만 아쉬움이 남네요.
초급과 중급에서 놀필요가 없다.
솔로잉을 하면 독식할 수 있다.
또 하나는 파티플레이를 위한 극악의 난이도를 가진 스테이지가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스테이지와 몬스터들을 접할 때는 신선하지만 한때 일뿐, 어느 정도 숙련이 되면 솔로잉 노가다의 시작입니다.
그렇다고 파티 플레이를 한다고 경험치를 더 받거나 하는 것도 아니지요.(중간 패치 이전에는 파티플레이에서 경험치를 너무 많이 줘서 문제였습니다)
현재로선 풀 파티 플레이를 할 경우 한명이 독식하면 스테이지 랭킹에 오를 수 있다는 것 외에는 없네요. 아직 공개되지 않은 히든 맵이 파티플레이 전용 용 맵이 아닐까 예상되기도 하는데요. 차후 업데이트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딱지 시스템
Good
<나나이모>에 딱지 시스템이 없었다면? 아마도 캐릭터가 귀엽고 슈팅 게임의 맛이 나는 그저 그런 게임으로 치부됐을지도 모릅니다. 몬스터가 드롭(?)하는 딱지를 모아 소모 아이템으로 바꾸거나, 펫을 만들거나, 소켓 아이템을 만드는 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시스템이지요.
아직 미적용된 딱지의 기능들도 있고요. 게다가 유저간의 거래를 딱지와 한스(게임머니)만 가능하도록 설정해 놓아서 딱지의 중요성은 펫 이상의 가치를 가집니다.
피자 한판 만들기의 100배는 어렵다.
딱지 한판을 모으면 유니크 펫을 만들 수 있다?
<나나이모>에서의 딱지는 단순히 수집 욕만을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그에 따른 대가 또한 높습니다. 가장 좋은 예가 유니크 딱지지요. 조합으로는 만들 수 없는 유니크 펫 딱지는 한판, 즉 한 페이지의 딱지 20개를 모두 모아야 합니다. 물론 쉽게 만들면 유니크가 아니겠죠?
개발사는 몇몇 딱지에 엄청나게 낮은 드롭율을 걸어놓고 유저들을 독려합니다. 필자 또한 몇몇 딱지를 얻기 위해 엄청난 노가다를 하고 있습니다.
Bad
확실히 딱지를 통한 아이템 및 펫 제작 시스템은 <나나이모>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한 가지 걸리는 것이라면 현재 게임 시스템을 어느 정도 이해한 유저들은 대부분 유니크 딱지와 몇몇 능력치 상승 딱지 그리고 펫 성장에 필요한 파워스톤 딱지에만 열을 올릴 뿐, 나머지 딱지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능력이 구현 되지 않은 딱지들이 변화를 주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딱지 성향이 너무 강해서, 유저들의 원성을 최소화 하고 업데이트를 단행하는가가 관건인 듯합니다.
나머지 딱지들의 효용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 펫
Good & Bad
<나나이모>는 펫이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캐릭터를 예쁘게 장식하고 꾸며도 좋은 펫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 입니다. 레벨업을 했을 때 유저의 캐릭터가 얻는 보상은 체력상승 뿐입니다.
현재의 레벨 시스템은 펫의 교체와 능력치가 높은 의상을 구입하는데 사용될 뿐이죠. 유저는 새로운 펫의 구입 또는 만들기 및 성장에 모든 것을 투자해야 합니다.
좋은 펫 한 마리면 만사 OK다.
■ 펫의 능력
Good
캐릭터의 레벨업이 펫의 교체와 5 레벨마다 옮길 수 있는 스테이지에 한정되다보니 좋은 펫을 가져야 원활한 게임진행을 할 수 있습니다.
<나나이모>에서 좋은 펫의 의미는 성장을 얼마나 할 수 있고, 능력치 상승 소켓을 몇 개까지 박을 수 있는가 입니다. 이 시스템이 유저들을 열광하게 만들고 있지요.
성장의 차이와 어떤 소켓을 박아 넣는가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180도 변합니다. 똑같은 스테이지를 플레이 하더라도 어떤 펫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요.
구하기 쉬운 상점표는 무조건 멀리하라.
Bad
펫의 성장 개념은 위의 딱지와 연동이 되는데요. 게임 시스템을 이해한 대부분의 유저들은 유니크 펫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조합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펫과 유니크 페의 차이는 현격하기 때문이죠. 물론 상점 표는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초반에만 유저 자신의 컨트롤만으로 펫의 미흡함을 보완할 수 있지요. 하지만 높은 레벨의 던전은 조합해서 만들어낸 펫으로 도전하기에는 많이 벅찬 편입니다.
레벨업은 물론 원활한 플레이조차 불가능한 난이도를 보여주지요. 이것이 <나나이모> 개발진이 지향하는 부분이라면 유니크 펫은 정말 유니크한 녀석으로 설정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몇몇 딱지가 극악의 드롭율을 보여주고 있지만, 열심히 하면 못 얻을 정도까지는 아니기 때문이죠.
(참고로 오픈베타 테스트 시작부터 지금까지 플레이 하면서 느낀 점은 몇몇 딱지들의 드롭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랍니다. 단점이라고 적었는데 그렇지도 않네요. ^^;)
유니크가 유니크 다워야 유니크지~
■ 아레나 모드
Good
레벨에 관계없이 컨트롤 실력만 뛰어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결 모드입니다. 이 모드의 최대 장점은 펫 성장에 필수인 파워스톤이란 아이템을 무료로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승리하면 2개, 지면 1개. 재미있게도 경험치도 줍니다.
몇몇 유저들의 경우 여기서 레벨업을 하기도 하더군요. 던전 클리어보다는 현저하게 느리지만, 인기 딱지 품목인 파워스톤 딱지를 무한정 얻을 수 있는 메리트 때문입니다. 새벽에 들어가면 귀차니스트 유저들의 '져줍니다' 라는 방이 생길 정도지요.
파워스톤도 얻고 경험치도 얻고...
Bad
장점이 단점이 됩니다. 파워스톤 딱지를 쉽게 구하고, 소량이지만 경험치를 준다는 것은 흔히 말하는 작업장을 연상케 합니다. 컴퓨터 3대를 돌려놓고 파워스톤 딱지 노가다를 하는 유저들이 심심치 않게 늘어나고 있으니까요(참고로 필자도 해봤다는 ^^;).
이는 MMORPG의 필요악(?)이라고 불리는 오토 마우스로 연결되기도 하구요. 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벌써 슬프게도 몇몇 유저가 아이디 제재를 당했더군요. 그리고 아레나 모드의 랭킹 시스템이 어뷰즈로 결정되고 있는 것도 업데이트 대상입니다.
작업을 할 수 있다는거~
■ 커뮤니티
<나나이모>의 커뮤니티 시스템은 거의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가능한 것은 파티 대화와 귓속말, 유저거래가 전부지요.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에서 흔히 갖추고 있는 친구등록, 길드 생성 등은 아직 적용되지 않았습니다.(지스타를 기점으로 업데이트가 되면서 생겼습니다)
플레이 중 대화를 위해 화면을 멈추는 기능도 아직은 없고요. 여기서는 현재 가능한 커뮤니티의 장단점만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Good
슈팅 게임은 컨트롤이 생명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장착하고 있어도 막무가내 컨트롤로는 <나나이모>를 재미를 찾을 수 없습니다.
<나나이모>는 이점을 잘 꿰뚫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컨트롤이 미숙한 유저들을 위한 파티플레이는 스테이지 클리어 및 레벨 업에 활력소를 심어줍니다. 또한 일찌감치 형성된 딱지의 거래도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파티를 원하는 서민들 ^^;
Bad
문제는 이 파티 플레이라는 것이 레벨업 및 딱지 수집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파티플레이를 했을 경우의 득이란 점은 스테이지를 안전하게 클리어 할 수 있다는 것 외에 없습니다. 경험치도 덜 받고, 어렵게 얻은 딱지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많이 죽인 유저가 경험치를 가져가기에, MMORPG에서 흔히 말하는 '쩔'의 의미는 부자들에게나 해당하는 것이지요. 아직 제대로 된 커뮤니티가 갖춰지지 않아 단점이라고 지적하긴 했는데 의미부여가 되지는 못하네요^^.
혼자 해야 많이 벌고 많이 얻는다.
■ <나나이모>가 나아가야 할 방향
<나나이모>의 유저수는 랭킹으로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현재 꼴찌가 13만등 정도하는데요. 오픈베타를 치른 유저수로 보기엔 너무도 적은 수입니다.
대신 피크타임(평일 오후 6시~7시, 주말)에 들어가면 낮은 레벨의 유저도 상당수 볼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 유저 수는 많은 편이라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중고레벨 유저수를 보면 참담합니다.
랭킹 1위의 레벨이 38인데 비해 레벨 15이상의 유저는 전체의 5%도 채 되지 않습니다. 참고로 본 필자의 경우 130에서 140위를 마크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 자랑이 아니라 그만큼 유저들이 플레이를 지속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하루에 많이 해봐야 2~3시간 밖에 못하는데 말이죠.
이유는 좋은 펫(만들기 어려운 유니크)을 가지지 않고서는 어렵고 지루하기 때문입니다. 유니크 펫으로 무장한 제 경우도 레벨 20으로 업하는데 들어갈 수 있는 최고 난이도의 스테이지를 40판이상 플레이해야 합니다. 딱지 모으기만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플레이 횟수입니다.
슈팅게임에 익숙치 않다면 대략 안습.
이 지루한 플레이 패턴을 해소시킬 방법은 레벨 업 밸런스 조정 및 딱지 드롭율 그리고 새로운 놀거리의 추가입니다.
오픈베타까지 들어온 마당에 레벨업과 딱지 드롭율 조정은 시세및 다방면에 문제를 일으킬 여지가 있기 때문에 어렵다고 봅니다만, 놀거리의 추가는 가능한 빨리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현재 오픈되지 않은 오락실, 하우스, 히든맵 등이네요. 물론 이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파티플레이 전용 맵 이라든지, 다양한 모드의 출현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것들이 시급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나나이모>는 단지 참신한 소재의 게임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안나오는 한 개의 딱지.
■ 총평
오픈베타에 들어간지 한 달 남짓이 지났지만, 여전히 자잘한 버그들이 눈에 보이는군요. 이번 리뷰에서 문제 삼을 수도 있었지만, 패치 때마다 고쳐지고 있기에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나나이모>는 횡스크롤 슈팅게임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고 봅니다.
여기서 다루진 않았지만 그래픽도 아기자기하고, 중독성 강한 배경음악도 잘 어울린다고 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명 슈팅게임들에 필적하는 타격감을 제대로 구현했다는 것입니다.
몬스터의 종류 및 크기에 따라 터지는 모습과 사운드는 적절하게 적용됐지요. 배경음악이 항상 동일한 점은 약간 아쉽네요.(이 부분도 지스타 전후로 패치되고 있습니다)
어떤 게임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 아닐까 합니다. <나나이모>는 기본이 무엇인지 알고 오픈베타테스트를 단행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조목조목 따지고 들면 부족하고 단점 투성이지만, 게임을 즐기는데 전혀 지장이 없고 기초 시스템의 완성도도 높았다고 봅니다.
게임을 즐겨오면서 <나나이모> 성패의 판가름은 커뮤니티 형성이라고 생각됐습니다. 겉모습은 한판 한판 쉽게 즐기는 캐주얼 게임이지만 그 속은 MMO입니다.
마지막으로 레벨에 따른 유저간의 차이가 딱지 거래로 밖에 좁혀지지 않는 <나나이모>는 어쩌면 가장 힘든 숙제를 떠안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왠지 <나나이모> 신봉자 같은 멘트가 돼 버렸네요. 개인적으로 최근 이 게임에 미쳐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