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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치밀하게 짜여진 공중도시 활극’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초반 콘텐츠 체험기, 오는 3월 26일 콘솔·PC로 출시

전승목(아퀼) 2013-02-05 18:19:42

 

 

5일 2K게임즈가 1인칭 슈팅(FPS) 게임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국내 기자 시연회를 열었다. 3시간 동안 시행된 시연회에서는 4막까지의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공개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이전 시리즈와 비교해 달라진 점, 전투 방식, 초반 스토리를 소개한다.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 무대는 밝고 화사한 공중 도시, 그런데 분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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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스토리는 1912년 7월 6일 주인공 ‘부커 드위트’(Booker DeWitt)가 공중 도시 ‘콜럼비아’로 향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원래 사립탐정이었지만 빚 때문에 몰락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그는 채무업자로부터 “콜럼비아에서 소녀(엘리자베스)를 뉴욕까지 데려오면 빚을 청산해 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의 의뢰를 받고 공중 도시로 떠난다.

 

전작을 해본 플레이어에게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낯설어 보일 수 있다. 어두컴컴한 해저 도시 ‘랩처’를 무대로 삼은 1편과 2편에서는 상상도 못할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자연색 그대로 묘사된 풍경을 확인할 수 있다. 

 

화사한 공중 도시 콜럼비아, 밝은 풍경과 달리 게임 속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그러나 게임의 분위기는 풍경과 정반대로 암울하다. 부커가 잠입한 콜럼비아는 미국의 과학이 집약된 첨단 도시지만, 실상은 ‘콤스톡’이라는 독재자에게 철저히 지배당하는 사회다. 콤스톡이 자신을 미국 역사의 영웅으로 묘사하며 콜럼비아 사람들을 세뇌한 탓이다. 콜럼비아 사람들은 자신들이 부당한 지배를 받는 줄 모르고 그를 ‘예언자’(Prophet)라고 부르며 맹신한다.

 

문제는 콤스톡이 콜럼비아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의 광신적인 지지를 받은 콤스톡은 미국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공중 도시를 이동시켜 중국과 전쟁을 일으키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주인공 부커는 엘리자베스를 구할 뿐만 아니라 콤스톡과 콜럼비아에 얽힌 비밀도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는 주인공의 상황은 플레이어에게 뒷이야기에 대한 호기심과 긴장감을 심어 준다.

 

공중 도시 ‘콜럼비아’와 콤스톡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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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과 초능력으로 공중 도시 사이를 넘나들다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조작방식은 일반적인 FPS게임과 같다. 권총, 샷건, 머신건과 같은 총기를 목표물에 조준하고 쏴서 적을 처치하는 방식이다. 필요한 경우에는 초능력도 사용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는 초능력은 불덩이 던지기, 적의 살점을 물어뜯는 까마귀 떼 불러내기, 적을 아군으로 만들기, 반중력으로 적을 허공에 띄우기 등이 있다. 여러 능력을 잘 조합해 보니 어려운 적을 쉽게 제압하는 재미를 얻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포탑과 다수의 경비병이 길을 가로막는 길목에서는 적을 아군으로 만드는 초능력을 쓰는 재미가 있었다. 경비병과 포탑이 서로 싸우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그 틈에 유유히 빠져나가거나 각개격파를 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쉽게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덩이를 던지는 마법을 쓰는 재미도 쏠쏠했다. 플레이어를 향해 기세 좋게 달려들던 적이 바닥에 떨어진 불덩이를 밟고 날아가는 장관도 볼 수 있고, 적이 화상을 입고 비틀거리는 동안 근접공격으로 쉽게 제압할 수도 있었다.

 

초능력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하나씩 얻을 수 있다.

 

총과 초능력 말고도 전투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있다. 바로 허공에 떠있는 철도 ‘스카이라인이다. 스카이라인은 건물과 건물 사이를 고속으로 이동하는 용도로 쓰일 뿐만 아니라 적을 단번에 처치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스카 라인에서 뛰어내려 공격하면 적의 숨통을 단번에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스카이라인의 활용법은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전투에 개성을 불어넣었다. 허공에서 총을 쏘며 싸우는 행동도 가능해졌고, 높은 스카이라인에서 건물 옥상으로 뛰어들면서 적을 기습하는 전술도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뛰어내리면서 적에게 치명타를 날리는 시원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스카이라인에서 뛰어내려서 적을 덮치는 모습.

 

 

■ 히로인 엘리자베스와의 협력이 중요

 

플레이를 시작하고 한두 시간이 지나자 여자 주인공 ‘엘리자베스’를 만날 수 있다. 스토리대로라면 부커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지만 전투에 참여하는 엘리자베스는 든든한 서포터로 활약한다. 엘리자베스가 차원을 열고 물건을 가져오는 능력을 사용하는 덕분이다.

 

엘리자베스가 다른 차원에서 가져오는 물건들은 모두 게임 진행에 도움이 된다. 그녀가 소환하는 고정포대는 많은 적을 상대해야 할 때 유용하다. 회복에 필요한 아이템을 판매하는 자판기도 그녀가 꺼내올 수 있다. 심지어 엘리자베스는 주인공에게 필요한 총을 다른 차원에서 꺼내 던져주기까지 한다.

 

 

차원을 열어 다른 세계의 물건을 가져오는 엘리자베스.

 

이처럼 부커와 엘리자베스는 <바이오쇼크> 1편과 2편에 등장한 빅대디와 리틀시스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긴밀한 협력 관계에 놓여 있다.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난이도는 그녀의 능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확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도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자극한다. 그녀는 거대한 기계 새 ‘송버드’(Songbird)에 의해 17년 동안 갇혀 살아서 책으로만 세상을 접했다. 실제 사람을 본 것은 부커가 처음이다. 한마디로 세상 물정 모르는 ‘공주님’ 캐릭터다.

 

부커의 손에 이끌려 직접 세상을 보게 된 그녀는 점점 변하기 시작한다. 나름대로 판단 기준을 세워서 행동하고, 자신을 보호하는 부커를 적극적으로 돕는 모습도 보인다. 이러한 그녀의 변화 과정을 지켜보는 것 또한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책을 보고 파리를 동경하게 된 엘리자베스.

 

 

■ 치밀한 복선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수수께끼

 

<바이오쇼크> 시리즈는 스팀펑크 분위기를 살린 배경과 탄탄한 시나리오로 많은 호평을 받아 왔다. 최신작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역시 치밀한 복선과 수수께끼가 가득한 시나리오를 내세우고 있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인 부커와 엘리자베스의 만남에서도 수수께끼가 등장한다. 부커는 채무업자로부터 “소녀를 뉴욕으로 데려오라”는 말만 들었지 엘리자베스라는 이름은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엘리자베스를 만나자마자 그녀의 이름을 정확히 부른다. 엘리자베스가 어떻게 자기 이름을 알았냐고 묻자 부커는 이전부터 알았다는 듯이 “Not now”라고 반사적으로 대답한다.

 

 

콤스톡(중간)의 음모, 1912년과 1893년을 오가는 부커의 기억 등 수수께끼가 가득.

 

그렇다면 부커는 어떻게 엘리자베스의 이름을 알아낸 걸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배경인 1912년보다 과거 시점인 1893년의 세계를 엿볼 기회가 있다. 이때 엘리자베스와 부커가 함께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대로 부커와 엘리자베스는 과거에 만난 적이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왜 부커는 엘리자베스의 이름만 기억하고 있을까?

 

게임을 하다 보면 부커의 행동이 누군가의 손바닥 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실제로 부커는 콜럼비아에 오자마자 ‘77을 뽑지 말라’는 편지를 받는다. 잠시 뒤 부커는 77번이 적힌 야구공을 뽑은 탓에 살인을 저지르는 사건에 휘말린다. 자연스레 플레이어는 부커의 행동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누군가’를 의식하게 되고, 밝은 배경 속에서도 긴장된 심정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동상 밑에 새겨진 글귀부터 편지까지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다음 사건을 암시한다.

 

참고로 게임 속에는 77을 뽑지 말라는 편지뿐만 아니라 다음 사건을 암시하는 복선이 널려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사물, 메시지를 대충대충 만들지 않았다는 점은 전작과 같은 셈이다.

 

참고로 2K게임즈는 수많은 복선 중에서 부커의 오른손에 찍힌 ‘AD’라는 낙인을 주목해 달라고 했다. 이 낙인은 부커가 콜럼비아에 들어온 직후에 생긴 것이다. AD의 뜻이 무엇인지, 누가 어떤 목적으로 부커에게 낙인을 찍었는지는 스토리의 절정 부분에서 밝혀질 예정이다.

 

 

■ 한 번 죽으면 끝나는 하드코어 모드도 존재

 

3시간 동안 체험한 콘텐츠는 엘리자베스가 차원을 여는 능력을 본격적으로 쓰려는 순간까지 보여줬다. 이 스토리가 전체 캠페인 분량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2K게임즈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싱글 캠페인은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고,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며 더 많은 스토리가 준비돼 있다는 사실만 암시했다.

 

싱글 캠페인을 클리어하면 하드코어 방식의 ‘1999 모드’를 체험할 수 있다. 일반 캠페인은 캐릭터가 죽어도 다시 싸우면 그만이었지만, 1999 모드에서는 죽으면 바로 게임오버가 된다. 이 모드는 부커의 초능력과 엘리자베스의 물건 소환 능력, 입체적인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성취감을 강조한다.

 

이레이셔널 게임즈가 개발하고 2K게임즈가 전 세계에 배급하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오는 3월 26일 PS3, Xbox360, PC로 출시된다. 한글화는 아직 미정이고, 예약판매 일정은 2K게임즈가 곧 공개할 예정이다.

 

부커와 엘리자베스의 운명, 또 두 사람의 인연은? 출시가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