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프리뷰/리뷰

슈팅으로 진화한 호러게임? 데드 스페이스 3

데드 스페이스 3, PC 버전 리뷰

nodkane 2013-02-27 10:20:00

 

게임계에서 이름난 ‘공구전사’인 ‘아이작 클라크’가 선보이는 사지절단 호러액션게임 <데드 스페이스>(Dead Space) 2년 만에 최신작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2 5 PS3, Xbox360, PC로 출시된 <데드 스페이스 3>입니다.

 

이번 3편은 협동모드’처럼 전작에 없었던 미션이 추가되고, 무기를 자유롭게 개조하는 무기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등의 도입으로 발매 전부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럼 과연 그 실체는 어땠을까요?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nodkane


 

롤러코스터를 탄 듯 빠르게 진행되는 게임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플레이어(=아이작 클라크)가 다양한 무기를 들고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 ‘네크로모프’와 싸운다는 기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데드 스페이스 3> 역시 동일합니다.

 

플레이어는 여전히 끊임없이 쏟아지는 네크로모프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이들은 단순히 머리만 파괴한다고 해서 죽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리나 팔 등 여러 부위를 상황에 따라 효과적으로 절단해야 하며, 때로는 현재 갖고 있는 무기의 특징이나 주변 상황에 따른 ‘전략적인 절단’을 고민해야 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이번 3편에서는 네크로모프 외에 인간형 적들도 다수 나옵니다.

 

3편은 이러한 시리즈의 기본은 그대로 따르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진행이 보다 단순해졌습니다.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무언가 막히거나 복잡한 맵 구조가 거의 보이질 않습니다. 진행상 분기가 있다거나 갈림길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빠르게 빠르게 막힘 없이 게임을 진행해 나갈 수 있습니다.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친절하게 표시해주는 네비게이션 시스템 역시 건재하기 때문에 길을 잃고 헤맬 염려 또한 없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퍼즐이 등장해서 잠시 고민에 빠트리기도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클리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마치 퍼즐의 존재가 ‘잠깐 쉬어 가라’는 의미로 만들어놓은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요?

 

참고로 이번 3편은 맵과 맵 사이의 중간 로딩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중에 게임을 종료하지 않는다면 쾌적하게 끝까지 쭉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가야 할 길을 점지해 주는 고마운 네비게이션 시스템. 각종 기구들의 위치도 알려주는데요, 하지만 너무 의존하면 놓치는 아이템이 있을 수 있으니 이왕이면 구석구석 뒤져 봅시다.

 

 

필요한 것은 만들어서 쓰는 공구전사

 

<데드 스페이스 3>가 전작과 달라진 점을 꼽자면, 가장 먼저 대폭 바뀐 무기 시스템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전 시리즈와 다르게 3편에서는 아이작이 무기를 갖고 다닐 수 있는 슬롯이 2개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 각종 부품을 조합해 마음대로 총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넓은 범위를 공격하는 라인건, 난사가 가능한 기관총, 이런 형태로 특성마다 무기가 나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플레이어가 다양한 종류의 총기를 조합해 2가지 특성을 모두 가진 무기를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진행하다 보면 발견하게 되는 벤치에서 다양한 무기와 파츠 아이템들을 조합하게 됩니다.

 

라인건에 근접공격이 가능한 무기를 붙이거나,

 

기관총을 붙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 수 있죠.

 

무기 조합에 이용되는 파츠의 수는 굉장히 많고, 또 어떤 식으로 조합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무기의 특정 성능을 강화하는 ‘업그레이드’ 시스템도 있어 이것저것 다양한 무기를 만들고 써 보는 재미가 있죠. 이전 시리즈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3편만의 새로운 재미라고 할 수 있는데요, 아이작이 진정한 ‘공구왕’으로 거듭났다는 느낌이랄까요?

 

참고로 무기 재료를 재료를 모으고 조합하는 게 귀찮다고 느끼는 플레이어를 위한 대안도 마련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기 조합에 필요한 재료는 ‘스케빈저 봇’이라는 유닛을 필드에 배치하면 일정 시간 후 회수하는 형태로 다량을 입수할 수 있습니다. 완제품 형태의 무기 설계도 역시 존재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만드는 것이 귀찮다면 그냥 설계도에 의존해도 됩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을 수 있는 스케빈저 봇을 필드에 내려놓으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재료를 구해오기도 합니다.

 

조합이 귀찮은 유저를 위해 ‘완제품’ 설계도가 존재합니다.

 

이렇게 무기 시스템이 바뀐 만큼 ‘탄약’ 체계도 바뀌었습니다. 전작은 무기별로 사용하는 탄약이 모두 달랐다고 한다면, 이번에는 탄약이 ‘아모 클립’(Ammo Clip) 하나로 통일됐는데요, 덕분에 번거로운 인벤토리 및 탄약 관리가 한층 쉬워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느껴지더군요.

 

다만 이렇게 탄약이 통일된 것은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 특유의 ‘탄약 부족에 따른 공포’나 ‘전략’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습니다. 또 다양한 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는 했지만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결국에는 가장 강력하고 효율이 좋은 무기 하나에만 의존하게 된다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이전 시리즈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무기를 바꿔 가면서 싸워야 했고, 그런 상황에서 묘한 긴장감이나 공포를 느낄 수 있었는데, 3편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아예 사라진 겁니다.

 

또한, 결국 가장 효율이 좋은 무기만 찾게 되기 때문에 조합의 의미가 크게 없습니다. 강력한 그레네이드 탄과 연사력이 빠른 총만 구비하면 그 어떤 네크로모프도 두렵지 않죠.

 

아무래도 이런 변화는 기존 시리즈의 마니아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참고로 무기는 제작하지만, 아이작이 입는 ‘슈트’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제작이 불가능하고, 게임 진행에 따라 하나씩 얻게 됩니다.

 

 

이제 더 이상 공포는 없다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는 좁고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는 적들, 사람들이 고깃덩어리가 되는 고어한 이벤트를 통해 특유의 공포감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3편에서는 이러한 ‘공포’ 요소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대신 슈팅만 남았죠.

 

일단 맵의 분위기부터 전체적으로 밝고 탁 트여 있습니다. 게다가 적들은 일단 멀리서 등장한 다음 아이작에게 다가오는 패턴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가끔 적들이 깜짝깜짝 튀어나오기는 하지만, 사실 게임을 하다 보면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심지어 네크로모프가 튀어나오기전 음악이 바뀌기까지 하죠. 그래서 적들이 와도 그렇게 오싹하거나 무섭지는 않고 미리 만들어둔 강력한 무기로 적을 쓸어버리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공포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대신 쏘는 맛을 업그레이드해서 공포게임을 잘 플레이하지 못하는 유저들에게도 다가가려는 시도로 추측됩니다만, 아무래도 기존 시리즈를 좋아하던 입장에서는 과연 시리즈 고유의 맛을 없애면서까지 그래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빨리 죽고 아이템이나 뱉으렴”

 

 

친구와 함께 난관을 헤쳐 보아요

 

멀티플레이를 처음으로 선보였던 전작 <데드 스페이스 2>PvP 대전뿐이었습니다. 하지만 3편은 PvP가 아닌 유저들의 ‘협동 플레이’만을 멀티플레이로 내세웠죠.

 

협동플레이는 시나리오상 만나게 되는 ‘존 카버’라는 군인을 또 다른 플레이어가 조종해서 함께 캠페인을 즐기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시나리오에서 크게 바뀌는 것은 없고, 혼자 플레이할 때는 카버와 무전으로 이야기하는데, 협동모드에서는 바로 옆에 있기에 대화내용이 달라지는 정도로만 수정된다고 보면 됩니다.

 

만일 협동 플레이를 즐기면 혼자서 즐길 때와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유저라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을 겁니다.

 

아이작과 카버. 동료입니다. 적이 아닙니다.

 

게임을 다 깬 유저는 기존에 자신이 들고 있던 무기를 쓰기 때문에 처음 하는 친구를 확실하게 도와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협동 플레이가 그냥 1인용 스테이지를 함께 즐긴다는 느낌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로 협동 플레이를 해 보면 곳곳에서 둘이 ‘협력’해야 하는 부분이 많기에협동 플레이’ 그 자체의 재미는 착실히 제공한다는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협동 플레이에서는 무언가 오브젝트를 들고 이동할 때 다른 플레이어가 이를 엄호해줄 수 있습니다. 네크로모프에게 잡혀 있을 때는 다른 플레이어가 이를 도와줘서 보다 손 쉽게 빠져나올 수도 있으며, 특정 상황에서는 두 명의 플레이어가 서로 필요한 아이템을 교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 게임을 하다 보면 다른 유저가 있어야만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이 몇 군데 존재합니다. 따라서 보다 많은 재료나 숨겨진 요소를 찾기 위해서는 협동 플레이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협동 플레이에서는 설정에 따라 죽어 가는 다른 플레이어를 살릴 수도 있습니다. <기어스 오브 워>와 유사하다고 보면 됩니다.

 

 

사실 협동 플레이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현재 온라인에서 이를 즐기는 유저들의 수 자체가 그닥 많지 않다는 점일 것입니다. 챕터를 아무거나(Any)로 검색하면 그래도 몇 개가 잡히긴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챕터를 바로 즐기는 것은 힘듭니다. (그래서 협동 미션은 온라인을 통한 매칭보다는 주변 친구들과 함께 즐길 때 가치를 발휘합니다.)

 

 

시리즈 고유의 맛이 너무 많이 사라진 건 아닐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데드 스페이스 3>는 굉장히 잘 만든 TPS 게임입니다. 긴장감은 이전보다 덜할지 몰라도 네크로모프와의 전투는 여전히 재미있고, 스테이지 구성이나 밸런스도 딱히 흠잡을 만한 구석은 보이지 않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인 무기 커스터마이징 역시 나쁘지 않았고, 협동 플레이 또한 주변 친구들과 함께 즐기기에 딱 적당한 콘텐츠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데드 스페이스>라는 시리즈 고유의 맛이 너무 많이 사라진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공포스러운 요소와 섬찟한 이벤트들이 많이 없어졌고 전반적으로 게임이 호쾌한 ‘슈팅’에 집중한 티가 역력하기에과연 이 게임이 다른 슈팅게임과 다른 게 무엇인가?’ 같은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든다고 할까요.

 

물론 보다 많은 유저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호러 요소를 최대한 희석시켜야 했다고 주장하는 개발사의 입장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호러’액션게임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의 팬인 필자의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아쉬운 여운이 남았습니다.

 

“와~ 아이작님 팬이에요. 안아 주세요.”

 

“됐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