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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반가운 정통 어드벤처, 어비스: 에덴의 유령

어비스: 에덴의 유령, 안드로이드 OS 버전 리뷰

김승현(다미롱) 2013-03-13 11:50:27

 

‘네버엔딩 스토리’가 대세인 시대입니다. PC는 이미 엔딩 없는 온라인게임이 대세가 된지 오래고, 이제는 모바일게임에서 조차 소셜(SNG) 요소가 없는 것을 찾기 힘들죠. 친구와의 협동, 경쟁도 좋지만 가끔은 깔끔하게 결말을 음미할 수 있는 스탠드얼론 게임이 그립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구글 플레이 스토어 추천 애플리케이션으로 선정된 <어비스(Abyss): 에덴의 유령>(이하 어비스)은 정말 오랜만에 즐겁게 즐긴 ‘엔딩이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어드벤처라는 장르 덕분인지 게임의 완결성은 충분했고이런 류의 게임이 가질 수 있는 위험(?)인 유료 DLC도 없습니다게임의 높은 몰입감은 플레이 내내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후반부의 급한 내용전개만 아니었다면 만점이 아깝지 않을 게임이었죠.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게임명: <어비스: 에덴의 유령>(Abyss: The Wraiths of Eden)

 

☞ 개발사: G5 Games

 

☞ 제품구매: 애플 앱스토어 / 구글 플레이 스토어

 

☞ 가격: 2.99 달러(iOS 일반) / 4.99 달러(iOS HD) / 5,428 원(구글 플레이, 3월 6일 기준)

※ 무료 체험버전 플레이 후 구매 가능

 

☞ 요약

- 모바일로 즐기는 정통 어드벤처.

- 빼어난 몰입감과 한글화된 스토리가 매력.

- 후반부 들어 다소 늘어지는 긴장감이 단점.


 

■ 모바일로 즐기는 정통 어드벤처

 

 

유명한 탐험가이자 잠수부로버트 마르소’가 바닷속에서 실종됐습니다. 험한 날씨 탓에 해양경찰마저도 로버트의 탐색을 포기했지만, 그의 약혼녀만큼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폭풍우가 치는 어느 날, 약혼녀는 로버트를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로 뛰어듭니다. 해저에서 그녀를 반긴 것은 침몰한 로버트의 배와 정체를 알 수 없는 해저도시. 과연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G5 게임’에서 개발한 <어비스>는 요즘 보기 힘든 정통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최근 어드벤처 게임의 대세(?)인 액션성은 찾아볼 수 없죠. 자이로 센서나 버추얼 패드 같은 것의 활용 없이 오로지 터치로만 게임이 진행되죠.

 

 

플레이어는 자신의 눈과 추리력을 동원해 화면 곳곳에 숨겨진 단서를 찾아야 합니다. <어비스>에서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미니게임인숨은 그림 찾기’는 이러한 게임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종일 피곤한 눈을 비비며 숨은 그림만 찾아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드벤처 게임답게(?) 게임 곳곳에는 다양한 형태의 퍼즐이 플레이어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이런 류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를 배려해 난이도 조절 기능과 힌트 시스템을 추가한 것도 눈에 띄더군요. 덕분에 어드벤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저도 큰 어려움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 누르고 돌리고 섞어라, 터치가 주는 몰입감

 

 

사실 <어비스>는 그래픽이나 디자인이 뛰어난 게임이라고 말하긴 힘듭니다. 유화풍의 그래픽은 한국에선 보기 힘든 독특한 느낌은 주지만 입이 벌어질 만큼 빼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고, 게임의 기본적인 디자인 또한 어떤 의미에선 고전게임과 다를 바 없죠.

 

하지만 막상 게임을 시작하면 이런 것을 알아차리긴 힘듭니다. 빼어난 몰입감 덕분이죠. 동영상과 게임화면을 자유로이 오가는 구성과 시의적절한 캐릭터 보이스, 그리고 게임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배경음악은 <어비스>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를 잘 살리더군요. 개인적으로 게임 중반부, 일체의 배경음악을 배제한 채 캐릭터의 발자국 소리만으로 긴장감을 극대화한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더군요. 만약 <어비스>를 플레이한다면 반드시 소리를 잘 들으며 진행할 것을 권합니다.

 

터치로 직접 다이얼을 돌리면 다이얼 특유의 효과음이 나옵니다.

 

모바일 기기 특유의 터치 인터페이스를 적극 활용한 것도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였습니다. 사실 금고의 다이얼을 직접 돌리거나, 찢겨진 지도를 복원하는 등의 행위는 터치나 마우스나 기본적인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손으로 그러한 것을 직접 조작한다는 느낌은 터치만이 가진 강점이죠.

 

디지털 카메라의 전원을 켜 저장된 사진을 살피거나, 커튼을 걷어 그 너머에 숨겨진 물건을 찾는 등의 다양한 장치도 ‘내가 만질 수 있는 현실’처럼 느끼게 하는 요소였습니다. 다만 이러한 장치가 게임이 진행될수록 적어져 점점 평범한(?) 어드벤처 게임으로 돌아간 것은 조금 아쉽더군요.

 

 

■ 한글화된 스토리가 매력, 급한 전개가 아쉽다

 

캐릭터 보이스를 제외한 모든 것이 한글로 나옵니다. 

 

그렇다면 어드벤처 게임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할 수 있는 스토리는 어떨까요? 일단 한글화를 통해 누구나 쉽게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어지간히 영어를 잘하지 않는 한, 외국 게임을 그대로 즐긴다는 것은 솔직히 부담스럽죠. 그런 의미에서 게임의 메뉴와 텍스트는 물론, 전단지나 포스터 같은 오브젝트까지 꼼꼼하게 한글화한 개발사의 노력이 고맙더군요.

 

게임의 스토리도 매력적입니다. 잃어버린 약혼자를 찾아 나선 플레이어 앞에 나타난 미지의 해저도시, 그 속에서 캐릭터의 주변을 맴도는 정체불명의 검은 그림자, 그리고 신문이나 전단지 등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암울한 해저도시의 상황 등 <어비스>의 이야기 구성은 특유의 몰입감과 더불어 플레이어의 긴장감을 한껏 고조시킵니다.

 

모르는 사람이 불쑥 나타났다면 의문을 갖는 것이 정상적인 반응 아닐까요…?

 

다만 후반부 급한 내용전개와 늘어지는 긴장감은 스토리에 만점을 줄 수 없게 만듭니다. 생면부지의 주인공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해저도시의 주민들, 해저도시의 정체 등 다른 것에 대한 의문 없이 오로지 약혼자의 안위에만 관심이 있는 주인공 등은 빠른 엔딩을 위해 중요치 않은 과정을 다소 과하게 들어낸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후반부에 늘어지는 긴장감도 옥의 티였습니다. 군데군데 플레이어를 놀라게 하는 부분은 여전하지만, 전반부처럼 미지의 공간을 홀로 탐험한다는 긴장감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플레이어를 몰입하게 하는 장치들이 후반부에 줄어든 것도 이유 중 하나일지 모르겠습니다. 공교롭게도 체험버전 이후(=유료버전)부터 이러한 단점이 드러나니 미묘한 감정이 들더군요.

 

하지만 이러한 흠에도 플레이가 즐거웠던 까닭은 게임 특유의 분위기와 몰입감, 그리고 엔딩 있는 게임만이 가지는 완결성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어드벤처에 관심 있는 유저라면 체험판이라도 한번 쯤 즐겨 보는 것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