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국내에서 보기 드문 게임의 테스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온라인 탱크게임 <블리츠 2>입니다. <블리츠 1941> <월드 오브 탱크> 등 한 손만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었던 탱크슈팅 장르에 귀한 신작이 나온 셈입니다.
그렇다면 테스트에서 체험해본 <블리츠 2>는 어땠을까요? 최초공개 취재 과정에서 미리 게임을 접해 보고 전작 <블리츠 1941>을 알고 있는 기자, 전작은 모르지만 탱크게임을 많이 해본 기자, 난생 처음으로 탱크게임을 접한 기자의 대화를 정리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김승현, 전승목 기자, 송예원 인턴기자
■ 첫인상? 게임답고 쉬워 보인다. 그래픽이 아쉬울 뿐
한낮: (최초공개 기사 작성, <월드 오브 탱크> 경험) 본격적인 토크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감상부터 들어 보자. 다들 첫인상은 어땠어?
꼼신: (편집국 신입 여기자, 난생 처음 탱크게임 플레이) 전략게임 같았어요. 처음 시작하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듯한 시점으로 벌판이 펼쳐져 있고, 그 위를 돌아다니는 탱크들이 먼저 눈에 띄잖아요? 그리고 여러 대의 탱크들이 밀고 당기는 상황이 반복되고요. 탁 트인 벌판에서 유닛들이 싸우는 게 <스타크래프트> 같은 전략게임과 닮았어요.
다미롱: (최초공개 기사 작성, <블리츠 1941> <월드 오브 탱크> 경험) 쿼터뷰 시점으로 진행하는 전략게임과 같아 보인다는 말이네.
꼼신: 네, 그리고 어려워 보이지도 않았어요. 위에서 내려다보니까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하기도 쉬웠고요. 방향키만으로 뜻대로 탱크를 움직이기도 좋았고, 숫자키로 스킬을 쓰는 방식도 친숙했으니까요.
쿼터뷰 시점의 게임 화면. 시야 안의 모든 유닛이 잘 보인다.
키보드로 움직이고 마우스로 쏜다. 굉장히 직관적인 조작.
아퀼리페르: (탱크게임은 <월드 오브 탱크>로 입문, 밀리터리 게임 선호) 확실히 사실성을 강조한 게임보다는 조작하기 쉽더라. (사실성을 강조한) 그런 게임들은 약점을 노려서 포를 쏴야 하잖아?
가령 가장 장갑이 두꺼운 포탑을 쏘거나 충격이 분산되는 경사진 장갑을 쏘면 포탄이 튕겨나가니까. 그러니 뚫기 쉬운 옆면과 뒷면을 주로 공격하게 되고. 현실적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신경 쓰기 까다롭다는 문제도 있지. 이 게임은 단순한 맛을 살리는 방향을 선택한 것 같아.
다미롱: 그렇지. 포탄이 튕겨나가는 현상은 어디까지나 확률이잖아? 옆면이나 뒷면을 공격하면 덜 튕겨나가는 정도로 구현하고. 더군다나 약점을 공략당하지 않으려고 차체를 이리저리 뒤틀고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피해를 받고 싶지 않으면 포탄 튕기기나 연막 같은 스킬을 쓰면 그만이고.
또, 같은 편을 살리고 싶다면 복잡하게 내 탱크를 전진시켜 공격을 막아줄 필요도 없고. 그냥 수리 아이템을 써서 체력을 회복시켜주면 끝나잖아.
장갑 두께, 경사, 탄종에 따라 포탄이 관통할지 튕겨나갈지 결정되는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 2>는 그냥 포탄 튕기기 스킬만 걸어주면 된다.
아퀼리페르: 맞아. 현실성을 중시하는 게임에서는 쓸 수 없는 방식으로 팀플레이를 하는데 꽤 색다르게 보였어. 굳이 이것저것 따질 필요없이 언제 어떤 스킬을 센스 있게 쓰는가에 따라 팀의 승패가 결정되잖아. 게임다운 상상력을 넣어서 쉽게 만든 것 같아.
다미롱: 다만 그래픽은 좀 아쉬웠지. 처음 보니까 게임 화면이 너무 어둡고 칙칙해 보이는 거야. 시가전이나 야간전이라면 몰라도, 숲이나 사막처럼 어두울 필요가 없는 맵에서도 색감을 칙칙하게 표현해야 했나 싶어.
한낮: 시야가 쓸데없이 넓고 탱크가 작게 나온다는 점도 아쉽고. 한창 포탄이 날아다닐 때는 탱크가 보이지 않아.
아퀼리페르: 전 탱크 색감이 아쉬웠어요. 탱크를 보면 묵직한 철로 만들어졌다기보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것 같아 보였거든요, 플라스틱으로 만든 듯한 탱크도 좀 보였고.
기본 시점으로 보면 탱크가 굉장히 작게 보인다.
■ 우직하게 전선을 밀어붙어 승부를 낸다
다미롱: 좀 더 플레이해 보니 <블리츠 2>만의 묘미가 보이더라. 다른 게임들은 상대편을 처치해서 킬 포인트를 최대한 올려야 승리하는데 이 게임은 좀 다르잖아.
꼼신: 전선을 넓혀서 영토를 100% 차지한 뒤 1분을 버티면 이기는 방식이잖아요. 눈앞에 있는 적 탱크를 처치해야 전선을 넓힐 수 있으니 킬을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 전차만 부순다고 해서 승리할 수는 없는 게임이죠. 그게 특이해 보였어요.
다미롱: 그리고 전략적인 재미도 있었고. 한 번은 전선이 코앞까지 밀려서 질 뻔한 적이 있었어. 그런데 본진에서 방어하는 동안 소수의 특공대가 저 앞까지 달려나가 거점을 점령하기 시작하더라고. 이윽고 본진에 있는 적들이 전멸하니, 한순간에 우리 전선이 저 앞까지 확 넓어지더라. 그때 스릴감이 보통이 아니었어.
점선으로 그려진 전선을 적 본진까지 밀고 나가면 승리한다.
아퀼리페르: 난 그 승리조건이 탱크게임다운 묘미를 살렸다고 생각해. 본래 탱크의 역할은 전선을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거잖아? 탱크다운 특징이 게임에 녹아들어 있어서 몰입하기 좋았어. 재미도 있었고.
다미롱: 탱크라는 콘셉트를 잘 살렸다는 이야기네. 그러고 보니 전선을 밀어붙여 이기는 방식은 이해하기 쉬웠어? 난 개발사에서 설명을 듣고 게임을 미리 해봐서 알고 있었는데, 사전지식 없이 그냥 해본 사람은 어땠는지 궁금하더라.
꼼신: 전 그리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어요.
전선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전투, 거점 점령 등 다양한 선택을 해야 한다.
아퀼리페르: 난 좀 어려웠던 것 같아. 전선을 밀어야 이긴다는 건 튜토리얼에서 배우긴 했어. 하지만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방법은 잘 안 가르쳐주더라.
나만 그런가 생각했는데 테스트에 참여한 유저들도 대부분 비슷했던 것 같더라고. 가끔 보면 전선을 밀 수 없는 상황인데도 앞으로 몰려가서 허무하게 죽는 유저들도 많이 보였거든. 어떻게 해야 전선을 효율적으로 밀 수 있는지 팁을 가르쳐 줬으면 좋겠어.
다미롱: 구체적인 방법을 튜토리얼에서 충분히 알려주지 않아서 불친절하다는 말이네. 그런데 그건 게임을 하다 보면 익숙해지지 않을까? 전략은 상황과 유저 성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잖아. 그리고 효율적으로 전선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해. 굳이 그것까지 튜토리얼에서 챙겨줄 필요도 없고.
■ 성장의 재미를 챙긴 ‘슈퍼 탱크 대전’
다미롱: 전선을 밀어붙이는 것 말고 다른 것도 흥미롭던데. 난 성장하는 재미가 마음에 들었어. 계급을 올릴수록 사용할 수 있는 전차 승무원 수가 늘어나잖아. 그래서 더 좋은 탱크를 타거나, 탱크 분대를 만들어서 2대씩 3대씩 굴릴 수 있게 되고. 계급을 올릴수록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니 즐겁더라.
그래서 계급을 올리려고 열심히 몰입해서 했어. 당장은 기본적으로 다룰 수 있는 룩스(Luchs)만 2대 끌고 다니지만, 나중에 더 강한 탱크를 여러 대 끌고 다니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기대됐거든.
플레이하다 보면 차고에 탱크들이 차곡차곡 모인다. 뿌듯하다.
꼼신: 스킬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잖아요. 처음에는 포탄 튕기기 스킬을 쓰면 2초 동안 60%의 확률로 막아내는데 나중에는 100% 공격을 차단할 수 있게 되고요. 여러 명을 공격하는 스킬은 업그레이드할수록 범위가 넓어지더군요. 자기가 타는 탱크는 물론 스킬도 점점 좋아지니 오래 할수록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대규모 전투를 벌일 수 있다는 점도 인상 깊었어요. 나중에는 거점을 점령하려면 양쪽 팀의 전차들이 10대 이상 몰려서 싸우잖아요. 대규모 전투가 일어나니 정말 전쟁하는 느낌을 받았었요.
시설물을 연구해 스킬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한낮: 그리고 독특한 특징이 하나 더 있잖아. 개발자가 ‘판타지 탱크 게임’으로 만들겠다고 해서 역사 속의 전차들을 두루 등장시켰잖아. 2차 세계대전 당시 활약했던 독일군의 티거가 우리나라 최신식 탱크 흑표하고 싸우는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거지. 이건 어땠어?
아퀼리페르: 전 좋아 보이던데요? 현실성을 강조한 탱크게임은 비슷한 시기의 탱크들끼리 싸우도록 하지, 여러 시대의 탱크를 집합시키지는 않아요. 그래서 <블리츠 2>가 특별해 보이더군요. 이 게임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탱크를 제한없이 마음껏 모아서 드림팀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수집욕구가 강한 밀리터리 마니아의 관심도 끌 수 있을 것 같고요.
한국 탱크 흑표. 현대 전차까지 총출동하는 전차게임은 드물다.
다미롱: ‘슈퍼 탱크 대전’이라고 불러도 좋겠네. 그런데 전차를 수집하고 드림팀을 꾸리는 재미는 살렸지만 충실한 고증이 주는 몰입감은 바랄 수 없게 됐잖아. 밀리터리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아퀼리페르: 글쎄, 난 밀리터리 게임을 좋아하긴 하지만 고증대로 게임을 만든다고 해서 재미가 보장된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 아니, 게임성을 생각하지 않고 현실 그대로 만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역사 속에서 맹활약한 전차나 최신 미군 전차를 갖춘 사람이 이길 확률이 높을 테니까.
하사 계급부터 탈 수 있는 티거(Tiger)만 해도 그래. 2차 세계대전 때 동부전선 티거와 소련군 T-34의 격파 교환율은 1:10을 넘었어. 만약에 역사에 충실하게 만들어서 서버가 열리자마자 티거 1대가 하위 기종을 10대씩 막는 장면이 나왔다면 홈페이지 게시판에 항의글이 올라왔겠지.
다미롱: 하긴, 이 게임은 최하급 탱크가 상급 탱크에게 대미지를 전혀 못 주는 일은 없으니까. 덕분에 하위 탱크를 타고 다닐 때도 활약할 수 있어서 속이 편하긴 했어.
고증대로 티거가 나온다면 초반부터 밸런스 논란이 터져 나왔을지도.
■ 그런데… 게임이 끝나지를 않아!
꼼신: 그런데 이 게임, 조작이 쉽고 탱크의 특징을 잘 살렸고 다 좋은데… 우리편과 상대편이 치열하게 싸우는 와중에 저만 느릿느릿 달려갈 때는 좀 답답했어요. 느린 이동속도 때문에 전선을 밀고 당길 때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인상도 받았고요.
다미롱: 난 시간 제한이 없었다는 게 정말 아쉬웠어. 이 게임은 어느 한쪽 팀이 100% 영토를 점령할 때까지 끝나지 않잖아. 10분 만에 끝날 수도 있지만 수십 분, 또는 1시간 이상 걸릴 수도 있지. 심지어 1시간 반 동안 승부를 못 낸 적도 있었어.
아퀼리페르: 그나마 게임이 팽팽하게 흘러가면 재미있기라도 하지. 1시간 동안 전투를 치른 적이 있었는데 우리팀 영토가 0%에서 10% 내외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거야. 역전할 수 있는 상황인데 게임이 도무지 끝나지를 않아. 나중에는 제발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니까?
한낮: 희망고문이지. 나도 한 번은 잠깐 할 생각으로 게임을 시작했더니 40분 동안 승부가 안 나더라. 나중에는 지겹다며 나가버리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왔고. 덕분에 난 3등을 했어. 별로 활약한 건 없는데 순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버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말이지.
패배 조건에서 간신히 벗어나는 상황이 반복되면 지칠 수밖에 없다.
아퀼리페르: 개인적으로는 판정승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번 상대 영토를 0%로 만든 팀은 포인트 1점을 받고, 그 포인트를 5점까지 채우면 무조건 게임이 끝난다든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게임을 몇 판 하니 나중에는 ‘시작하기’ 버튼 누르기가 겁나더군요.
꼼신: 아니면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팀이 빨리 밀어붙일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리스폰 지점을 좀 더 적 본진 방향에 가깝게 옮겨준다든지.
한낮: 공격팀에게 힘을 실어줄 만한 스킬이나 아이템을 줬으면 좋겠어. 이 게임은 방어팀이 훨씬 더 유리하잖아. 일단 보급기지 안에 서 있으면 체력이 자동으로 회복되니까. 대미지를 차단하는 포탄 튕기기, 적이 포를 못 쏘게 시야를 가리는 연막이나 위장, 전차가 전방으로 순간이동하는 텔레포트 같은 방어용 스킬도 쓸 수 있고.
하지만 직접적으로 적을 공격하는 스킬은 별것 없지 않아? 대전차 수류탄을 던지거나 산탄포를 쏘는 게 전부지. 물론 방사능 폭탄이나 독가스 폭탄처럼 공격용 아이템은 있긴 했지만 소모성 아이템을 사려면 게임머니를 써야 하잖아. 돈 벌기가 힘든 게임이다 보니 마음껏 쓸 수가 없었어. 큰 마음 먹고 써도 효능이 아주 좋았다는 생각은 안 들었고.
전진기지에 있는 탱크는 자동으로 수리되기 때문에 방어하는 데 유리하다.
포탄 튕기기, 위장, 연막 등 방어용 스킬이 많아 공격하는 입장에서 부담된다.
■ 지나치게 긴 수리시간, 부족한 게임 설명
한낮: 무엇보다 수리시간이 너무 길지 않았어? 기껏 초보일 때 돈 모아서 뽑은 탱크가 한 번 부서지면 수십 분 동안 사용할 수 없게 되잖아.
아퀼리페르: 그렇죠. 캐시 아이템으로 나올 예정인 수리 아이템을 사용하면 바로 쓸 수 있게 되기는 하지만 주력으로 쓸 만한 탱크들은 한 번 부서지면 그 전투에서 못 쓸 정도로 리스폰 시간이 길죠.
게임이 끝나도 수리 시간 때문에 고통받는다.
한낮: 심지어 그 전투가 끝나고 나서도 수리 시간이 초기화되지 않아서 웃지 못할 일도 일어나더라. 왜 하사로 진급할 때 상급 탱크를 얻잖아. 난 새 탱크 뽑았다고 기분 좋게 전투에 참여했어. 그런데 하필이면 팀이 밀리는 상황이었고, 내가 리스폰하는 위치에 적 탱크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거야.
덕분에 게임을 시작한 지 30초 만에 새 탱크가 박살났어. 그 탱크가 수리될 때까지 수십 분 동안 지긋지긋한 기본 전차를 돌려야 하는 거야. 짜증나서 다른 전투에 참여해버렸지. 그런데도 여전히 수리가 안 끝난 거야. 참다 못해서 아예 게임을 꺼버렸어. 왜 이전 전투에서 받은 페널티를 다음 전투에서까지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되더라.
꼼신: 굳이 그렇게 페널티를 줘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꼭 제한을 건다면 사용 횟수에 제한을 걸지, 왜 탱크가 다시 출전할 때까지 지루하게 기다리도록 했을까요?
다미롱: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야. 좋은 탱크를 탈수록 수리시간을 길게 주는 건 고레벨 전차와 저레벨 전차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야. 의도는 좋았지.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의도대로 된 것 같지 않아. 좋은 탱크를 많이 살 수 있는 고레벨 유저는 다른 상급 탱크를 타면 그만이야. 하지만 좋은 탱크를 충분히 갖추지 않은 초보 유저는 탱크가 부족하니 기본 탱크를 꺼낼 수밖에 없어.
기껏 힘들게 뽑은 탱크가 터질 때는 가슴이 아플 정도.
■ 전차 지휘관 ‘롬멜’이 되고 싶은 유저에게 추천!
한낮: 직설적인 이야기도 해보자. <월드 오브 탱크>와 비교하면 어때? 워낙 국내시장에 탱크게임이 흔치 않으니까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될 거 같은데.
아퀼리페르: 공개 서비스를 할 때 얼마나 개선될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블리츠 2>와 <월드 오브 탱크>는 굳이 어느 게임이 나은지 가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월드 오브 탱크>는 2차 세계대전에 등장한 탱크들의 사실적인 전투를 강조한 게임이지만, <블리츠 2>는 초기 전차부터 현대 전차까지 수집하면서 가볍게 플레이하는 게임이잖아요?
2차 세계대전의 티거와 현대 미군 주력전차 M1A1 전차가 싸우는 이미지.
다미롱: 탱크게임이기는 하지만 장르가 다르다는 생각도 들고요. <월드 오브 탱크>가 쏘는 맛을 강조한 3인칭 슈팅게임이라면, <블리츠 2>는 전황을 두루 살펴보고 영토를 점령하는 전략게임이라는 인상이 강해요. 게임을 즐기는 방식도 다르고, 느낄 수 있는 재미도 완전히 다르죠.
아퀼리페르: ‘오토 카리우스’가 되고 싶다면 <월드 오브 탱크>를, ‘롬멜’이 되고 싶다면 <블리츠 2>를! 전차장을 위한 게임과 지휘관을 위한 게임 중 뭐가 낫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
왼쪽부터 비공인 격파기록으로 200대를 격파한 탱크 에이스 오토 카리우스와 대표적인 기갑사단장 롬멜. 롬멜처럼 싸워 보고 싶다면 <블리츠 2>를 추천한다.
한낮: <블리츠 2>에 아쉬운 점이 하나 있는데, 전투 중인 플레이어에게 성취감을 주지 않아. 1등부터 3등까지 가장 포인트가 높은 사람만 표시해줄 뿐이잖아? 가장 거점을 많이 점령한 사람은 누구인지, 가장 전선을 많이 넓힌 사람이 누구인지 알기 힘들어.
그런데 요즘 게임은 안 그렇거든. 어떤 게임은 플레이어가 조금이라도 더 잘하면 칭찬해 줘. 예를 들어 내가 처음 싸울 때는 2초 만에 죽었는데, 그 다음 싸움에서는 5초 만에 죽어. 그래도 게임에서는 전투에서 버틴 시간 기록이 경신됐다고 칭찬해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고.
아퀼리페르: <월드 오브 탱크>는 유저의 행동을 잘 치켜세워주죠. 플레이어가 1킬도 기록하지 못해도 적 전차를 많이 찾아주면 ‘정찰병’ 훈장을 주고, 혼자서 적 거점을 점령하면 ‘침략자’ 훈장을 주죠. <블리츠 2>도 사소한 행동을 칭찬하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월드 오브 탱크>처럼 특정 행동을 칭찬하는 시스템이 없어 아쉬웠다.
다미롱: 첫 테스트라서 그런지 아쉬운 점은 많이 지적되네. 그래도 전반적인 게임성이나 콘셉트는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네?
꼼신: 대중성은 확실히 있어 보였어요. 탱크게임하면 마니아게임이고 조작하기 어렵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블리츠 2>는 생각보다 배우기가 편했으니까요.
아퀼리페르: 나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해. 충분히 탱크의 특성도 잘 살렸고 구형 전차부터 최신식 전차까지 모두 등장한다는 것도 마음에 들어. 3인칭 슈팅게임이 아닌 쿼터뷰 시점의 전략게임으로 개발해 차별성을 보인다는 점도 좋았고요.
다미롱: 하염없이 늘어질 수 있는 플레이 시간하고 지나치게 긴 수리 시간이 아쉽긴 하지만, 테스트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오픈베타를 준비하겠다고 했으니까, 그 때까지 아쉬운 점들이 개선됐으면 좋겠어. 그럼 오늘의 토크는 여기서 끝내고 오픈 때 다시 전장에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