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게이머들이 기다려 온 <거상 2>가 최근 3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개발사인 조이온은 이번 테스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마지막 클베’임을 강조하며 이전보다 완성도가 한층 나아졌음을(그리고 게임의 오픈 베타가 임박했음을) 알렸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마지막 클베에서 드러난 <거상 2>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요? 지금부터 사실 그대로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하늘이내린기녀
- 초보존부터 드러나는 문제점들 |
캐릭터를 생성하고 게임에 접속해 보니 주변에 초보자들이 사냥할 수 있는 저레벨의 몬스터들이 보였습니다. 전형적인 ‘초보자 사냥터’ 였던 것이죠. <거상 2>의 인기를 반영하듯 이곳에는 수많은 게이머들이 몰려서 다 같이 사이 좋게 사냥을 하고 있었습니다.
몬스터들보다 더 많은 게이머들. <거상 2>를 수 많은 게이머들이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필자도 이에 질세라 그 속으로 뛰어들어 사냥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분명 몬스터는 바로 옆에 있는데 타겟이 잡히지 않거나 ‘대상이 너무 멀리 떨어져있습니다’와 같은 메시지가 계속해서 출력되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주변에는 공중부양(?)을 하는 캐릭터들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바로 옆에 있는데 왜 자꾸 멀리 떨어져 있다는 거야!
헛! 저건 공중부양 스킬인가? ‘대한해적단’님! 저도 공중부양 좀 알려주세요!
신기하고 답답한 마음은 고이 접어두고, 일단은 사냥에 전념하기로 했습니다. 어느 정도 레벨업을 하고 빨갛게 잘 익은 고추가 열린 밭으로 이동한 필자는 몬스터를 발견하고 서둘러 뛰어갔는데요…. 이건 또 무슨 일인지 그만 고추나무에 걸려버리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른바 ‘캐릭터 낌’ 현상이죠.
아직 게임에는 운영자를 호출하는 기능이 없었기에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Kill’ 명령어로 자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리 뛰어보고… 저리 뛰어봐도 고추나무는 저를 놔주지 않더군요. (ㅠ_ㅠ)
이런 기초적인 문제가 ‘마지막 클베’ 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다니… 솔직히 오픈 베타테스트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교역
<거상 2>의 마을에서는 스킬을 배우거나 장비품이나 소모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역품’을 사거나 팔 수도 있습니다. 역시 <거상>이라고 하면 무역을 통해 돈 버는 재미를 빠트릴 수 없겠죠?
게다가 현재 게임에서는 몬스터를 사냥하면 아이템만 나올 뿐, 돈이 나오지 않습니다. 즉 무역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음… 리스본에서는 당근과 레몬, 올리브유, 올리브, 포도주 등을 팔고 있군요.
자금이 넉넉하지 않았던 필자는 일단 리스본 교역소에 들러서 값이 싼 레몬과 당근을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몇 개 구입하고 나니 ‘소지금이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계속해서 뜨더군요. 아니, 분명 자금 한도 내에서 교역품을 샀는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인가요?
난 410원이 있고 당근 20개면 260원 밖에 안 하는데 왜 소지금이 부족하다는 거야! 리스본 교역소 주인은 산수도 못 하는 거야?
알고 보니 이는 캐릭터의 소지금을 정확하게 인식 못하는 게임 시스템 상의 일종의 ‘버그’ 때문이었습니다. 버그 때문에 교역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니… 더 많은 물건을 사고 싶었지만, 결국 포기하고 사냥터로 나가야만 했습니다.
- 지도를 보고 싶으면 패치를 깔아라?
<거상 2>는 시스템적으로 마을을 많이 돌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지도는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지도를 보는 단축키는 바로 ‘M’. 그런데 이 게임에서는 M을 아무리 눌러봐도 지도가 보이지 않더군요. 혹시 상점에서 구입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마침 지나가는 GM 한 분이 보여서 물어봤습니다.
하늘이내린기녀: 지도는 어떻게 해야 볼 수 있는 건가요?
[GM]조철희: 지도는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에 있는 패치를 설치하시면 M키를 눌러 볼 수 있습니다.
패치를 설치해야 지도를 볼 수 있는 거였군요. 패치를 설치해야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하하… 그나마 지도는 일반 필드에서만 열리고, 사냥터 같은 필드에서는 열리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게임… 참 여러 가지로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나중엔 다 고쳐지겠죠? (-_-)
- 박력만점! 거대 몬스터와의 전투
<거상 2>의 특징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어마어마하게 큰 거대 몬스터와의 전투입니다. 가령 ‘정령의 서식지’라는 필드에 들어가면 그 안에서 엄청난 덩치&박력을 자랑하는 ‘야생의 정령’이라는 몬스터를 발견할 수 있다는 식입니다.
이런 몬스터들은 사실상 ‘보스 몬스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두 명의 게이머가 사냥할 수 없습니다. 대규모의 인원을 모아와서 사냥해야 하는데. 상상만해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야생의 정령을 타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필자뿐일까요? (^^)
하지만 혼자서는 무리입니다.걸음아 날 살려라~!
<거상 2>는 전투필드와 일반필드가 나뉘어져 있습니다.(1편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레벨업을 위해서 던전으로 들어가 닥치는 대로 해골들을 잡기 시작한 필자. 그런데 이건 또 뭔 일인가요? 조금 레벨이 높아지자 계속해서 ‘Miss’, ‘Miss’…의 파노라마가 울려 퍼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명중률 보정이 많이 붙은 총을 구입한 후, 다시 사냥에 도전했습니다. 과연~ 총을 이용한 사냥은 이전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수월하더군요. 지금까지 왜 검을 들고 다녔는지 한심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총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 외에도 공격력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즉, 시원시원하게 사냥을 할 수 다는 뜻이죠.
게다가 이런 식으로 지형을 이용하면 공격을 받지 않으면서 몬스터를 사냥할 수도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게이머들 역시 대부분 총이나 활을 이용해 사냥하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앞으로도 모두들 원거리 무기만 들고 다니겠죠? 각 무기들의 개성, 그리고 밸런스를 맞추는 일도 시급한 문제입니다.
- <거상 2>, 설마 이대로는 안 나오겠죠?
<거상 2>는 사냥과 무역, 그리고 용병 시스템 등 매력적인 요소들이 많은 게임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문제 외에도 지금의 게임은 문제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거 지금까지 클베 3번한 거 정말 맞나?’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불안정한 서버는 물론이고, 수 많은 버그들. 그리고 게이머들의 편의를 생각하지 않은 인터페이스에 턱 없이 부족한 컨텐츠 등등….
이런 것들은 굳이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통하지 않더라도, 사내 테스트를 통해서 얼마든지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을까요?
게임은 지형이나 지물에 캐릭터가 가려졌을 때 이를 반투명하게 표현해 주는 기법(이른바 ‘알파 블렌딩’)도 사용하지 않고 있어 정말 불편했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내내 느낀 것은,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게임을 너무 급하게 내놓았다’는 티가 팍팍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게이머들이 많은 기대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거상 2>를 선보이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하지만, 최소한 기본적으로 게임을 즐기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의 완성도로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실시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번 마지막 클베로 <거상 2>의 핵심적인 시스템들이 제대로 테스트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실망감보다 우려가 앞서는 것은 필자만의 느낌일까요?
개발사 측에서 ‘이것이 마지막 클베다!’라고 한 만큼 더 이상 <거상 2>가 클베를 진행할 일은 없겠죠. (아~ 그러고 보니 ‘프리 오픈베타’라는 게 있군요). 부디 다음에는 확 달라진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