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원작 만화를 소재로 ‘개발자 김학규’라는 이름을 널리 알린 인기 온라인 게임.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린 게임. 커뮤니티의 힘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 게임. MMORPG <라그나로크>의 후속작인 <라그나로크 온라인 2>가 첫 번째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라그나로크2>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체적으로 잘 만든 게임이다. 그리고 깔끔하고 귀여운 전작의 느낌을 200% 이상 풀 3D로 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1차 클로즈베타에서 선보인 <라그나로크2>를 지금부터 만나보자. /디스이즈게임 필진 술트라제
영화와는 달리 지금까지 등장한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 후속작’은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게임이 많다. <미르의전설2>, <리니지2> 등은 전작이 누렸던 인기 이상을 누리고 있으며, 또 기존 게임의 유저층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유저층을 형성하는데 성공한 경우가 많다.
오늘 날의 그라비티가 있기까지 가장 큰 공을 세운 게임인 <라그나로크>의 후속작 <라그나로크2>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필자 기대감에 부푼 마음으로 첫날부터 테스트에 임하려 칼같이 모니터 앞에 앉았다.
첫 날, 이 화면과 칸나요코의 음악을 몇 시간을 들었는지~
◆ 깜찍한 첫 느낌, 하지만 클베의 법칙!
‘클베의 법칙!’ 항상 로그인 서버에 문제가 생기거나, 혹은 서버 렉으로 인해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한 사태를 야기해 ‘클로즈베타 첫 날에는 제대로된 게임을 즐길 수 없다는 법칙’은 여전했다. <라그나로크2>는 예정된 서버 오픈 시간인 5시를 훌쩍넘긴 9시가 넘어서야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가 가능했다.
덕분에 칸나요코의 음악만큼은 지겨울만큼 들을 수 있었다. 애절한 보컬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메인 타이틀 곡은 전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분위기와는 약간 어울리지 않지만, 매우 듣기 좋은 멜로디라는 점만은 확실하다.
<라그나로크2>는 존방식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후 기나긴 기다림 끝에 게임에 접속해 볼 수 있었다. 실제 게임 내 그래픽 퀄리티가 매우 높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귀여운 전작의 느낌은 200% 이상 풀 3D로 재현하는데, ‘성공적이다’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었다.
당연한 말일지 모르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라그라로크>의 후속작 <라그나로크2>는 ‘2D 캐릭터에 3D 배경’이라는 독특한 게임 컨셉을 계승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작의 인기 요인 중 하나였던 귀엽고 깜찍한 그래픽이라는 컨셉트는 그대로 가져 왔다.
캐릭터를 생성 할 때 항목만 놓고 보면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적어 보일 수 있다.
배경이 다소 어두운 풍이며, 낮에도 화사하지만 어딘가 무거운 느낌이다. 하지만 커뮤니티 요소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주는 캐릭터의 모습은 매우 깜찍했다. 그리고 매우 풍부한 표정과 다채로운 모션을 자랑했다.
다양하고 깜찍한 동작들은 여성 유저들을 사로잡을 것 같다.
처음 캐릭터 생성에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부분은 헤어스타일, 헤어색, 눈썹 모양, 눈 모양, 눈동자 색깔 정도다. 색깔을 제외하면 단 세 가지 조합이라 다소 적어 보이기는 하지만 매우 다양하다는 느낌을 들게 해주는데는 손색 없는 구성이었다.
필자의 현실 모습과 흡사한 캐릭터(;;;), 개성 있는 모습을 연출 할 수 있었다.
◆ 인터페이스는 표준, 조작법은 <WOW>
<라그나로크2>의 인터페이스는 다른 게임에서도 익히 볼 수 있던 ‘스탠다드’한 모습이다. 색깔은 검은색과 흰색의 투톤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패널은 반투명처리되어 있어 산뜻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선사했다. NPC와 대화시에는 NPC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보여주고, 대화 상자를 띄워주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다.
창고와 리스타스 위치를 저장할 수 있는 NPC 쉘피.
조작법은 <WOW>, <DaoC>와 거의 동일한 구성이었다. W,A,S,D 키로 전진과 후진, 좌회전과 우회전을 할 수 있다. 거기에 방향 및 위치 기반의 전투 조작을 요구한다. 즉, 몬스터를 타겟팅하고, 공격 명령을 내린 뒤, 유저가 직접 캐릭터를 움직여 공격 범위 안으로 이동해야만 공격이 시작되는 것이다.
독특한 점은, 캐릭터가 달리면서 좌·우회전을 할 때, 실제 달리기를 하며 커브를 틀 듯, 캐릭터의 몸이 해당 방향으로 살짝 기울어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동’ 하나에도 상당한 생동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Q,E 키가 횡이동이 아닌 다른 기능을 한다는 점이며, ‘타겟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S 키를 누르면 캐릭터가 뒷걸음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획 돌아 전진을 한다는 점이다.
게임 내에서 만난 테스터 중 상당수가 전작과 다른 조작법에 난색을 표하고 있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WOW>나 <DaoC> 스타일의 조작 시스템을 좋아하고 있어 매우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다만, 공격 범위 자체가 상당히 좁다는 점은 다소 불편했다. 적어도 캐릭터 전방 130도 이상은 커버해주는 센스가 필요하지는 않을까?
◆ 템포가 빠른 <라그나로크2>만의 전투
방향 및 위치 기반의 전투 시스템의 단점은 ‘공격’이나 ‘스킬’의 화려함이 모션보다는 이펙트로 결정된다는 점이다. 이리저리 이동하면서도 공격이 가능하고, 또 스킬이 발동하기 때문에, 화려하고 다소 긴 모션은 거의 배제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 시스템에서 모션이 긴 스킬이 있다면 매우 이상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멋지게 스킬을 발동했는데 적이 슬쩍 뒤로 물러나면, 쫓아 가면서 때리는 것은 시스템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자리에서 칼춤 추는 모습이 이뻐 보일 리가 만무하다.
<라그나로크2>의 전투 템포는 초반부터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WOW>나 <DaoC>의 경우 초반 전투가 느린 템포로 진행되어 조금 답답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잦았다는 점에서 이를 잘 보완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랙이 심해 비주얼 요소중 하나인 이펙트나 모션의 화려함을 제대로 감상할 수는 없었다.
매우 빠른 템포로 전개되는 전투로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다.
◆ 독특한 무기 성장 시스템
이번 테스트로 느껴본 <라그나로크2>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무기 성장 시스템이다. 무기에 유저 스스로 이름을 붙여서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시스템으로, 무기를 들고 사냥하여 무기를 성장시켜 더욱 강력한 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쏠쏠한 재미와 몰입감을 선사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장장이 NPC 자르코를 통해 무기수리, 타입변경, 성장, 이름변경 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외에는 특별히 차별화된 요소를 찾기란 힘들었다. 맵에 위치한 공지게시판을 통해 받을 수 있는 퀘스트나 NPC를 통해 받을 수 있는 퀘스트를 분리해둬, 스토리 진행 방식의 RPG의 느낌을 전달하고 있지만, 이 부분을 독특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거기다가 NPC에게 받을 수 있는 퀘스트가 단 하나라는 점은 온라인 게임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상당히 불편한 부분이기도 하다. 존 방식에서 너무 왔다갔다 시간낭비가 심했기 때문이다. 다만 게시판을 통해 받는 퀘스트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은 마음에 든다.
기본적으로 방어구와 악세서리는 NPC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이 비싸!
<라그나로크2> 자체가 독특하다! 라는 말도 조금 어폐가 있다. 귀엽고 깜찍한 커스터마이징 캐릭터와 풍부한 바리에이션을 자랑하는 의상들, 이를 통해 조합되는 깜찍한 아바타라는 요소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이를 독특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귀엽고 깜찍한 자기개성 표출 수단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 전체적으로 잘 만든 게임!, 조금만 더 섬세하게...
필자가 테스트 체험상 정통 MMORPG에서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요소를 강화시킨 게임이라는 것이 <라그나로크2>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버전의 느낌이다.
내부적으로 두 번이나 갈아엎었다고는 하지만, 유저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된 1차 베타테스트라는 것을 감안하면, 미칠듯한 게임의 랙이나 서버 끊김 현상은 눈감아줄 수 있다. 그리고 뚜렷하고 독특한 특징은 없지만 전작의 히트요소를 안정감 있게 3D로 계승했다는 느낌이다.
분명 뚜렷하고 독특한 특징은 없지만, 전작의 히트요소들을 3D로 잘 구현했다.
다만 비싼 돈 주고 만든 칸나요코만의 아트한 음악이 어색한 선곡과 연출로 인해 게임과 음악이 따로 노는 느낌이 난다는 점, 평상 시 음악과 괴리감이 심한 전투 테마가 다소 방정맞은 느낌이라는 점이 아쉽다.
<라그나로크2>는 전체적으로 2007년 기대작으로 손꼽는데 손색이 없는 첫 인상이었다. 구현하려는 컨텐츠와 커뮤니티 발생 요소만 잘 짚어준다면 다음 테스트에서는 보다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고레벨이 되면 위 사진의 NPC와 같은 멋진 장비들을 착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