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라인콩에서 만든 액션 MORPG <여명지광>이 <라프>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지난 7월 22일부터 28일까지 첫 사전 테스트를 진행했죠.
직접 해본 결과,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논타겟팅 MORPG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스킬 범위가 넓어서 쉽게 몬스터를 몰아붙일 수 있으니까요. 실력에 따라서는 회피 스킬과 일어서서 반격하는 스킬을 이용해 보스 몬스터를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도 있고요. 다만 긴장감을 주지 못하는 몬스터, 체력 높은 몬스터들을 내세우는 난이도 조절 방식은 아쉬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 속 편한 액션 게임, 콤보 끊길 걱정도 없다
<라프>는 속 편히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일단 자동이동 시스템이 잘 마련돼 있습니다. 퀘스트 창만 클릭해도 목표지점으로 이동해 NPC와 대화하고, 사냥터로 이동합니다.
전투도 속 편한 편입니다. 캐릭터들의 공격 동작이 큼직큼직한 편인지라, 정교하게 조작하지 않아도 쉽게 몬스터를 맞출 수 있거든요. 연속기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데요, 서 있는 적을 평타로 쓰러트려도 공격 범위가 넓은 스킬로 쓰러진 적을 공격하면 물 흐르듯이 콤보가 이어집니다.
어떤 스킬을 사용한 뒤 특정 스킬을 이어서 써야만 콤보가 이어진다는 제약도 적은 편입니다. 어지간한 스킬들은 특정한 순서에 따라 쓰지 않아도 잘 연결되는 편이니까요. 콤보를 고안하는 재미는 희생한 대신, 누구나 적을 몰아붙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물론 조작 실력이 아주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무적 판정이 있는 회피 스킬로 적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쉴 새 없이 공격하고, 적에게 공격을 당해 쓰러졌을 때 구르기로 후속 공격을 피하고 반격할 때 도움이 되니까요. 최대한 쉽게 게임을 만들되, 조작실력에 따라 전투 결과가 달라지는 액션 게임의 특성을 간략히 살렸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 보스를 난타해 그로기로 몰아가라
<라프>의 주요 콘텐츠는 인스턴스 던전 공략입니다. 특히 컷신과 함께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를 공략하는 단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죠. 보스 몬스터들은 상대하기 쉬운 편입니다. 대다수의 보스는 예비 동작을 먼저 취하고 공격하거든요. 몇몇 보스는 광범위 공격으로 유저를 위협하기는 하지만, 공격 범위가 바닥에 표시되기 때문에 쉽게 피할 수 있습니다.
덤으로 콤보로 몰아붙여 보스를 무방비 상태로 만들 수 있고요. 어느 정도 공격을 받은 보스는 ‘그로기’ 상태에 빠져서 자리에 주저앉는데요, 이때는 반격당할 걱정 없이 마음껏 공격하면 그만입니다.
덕분에 액션 게임을 어려워하는 유저들도 쉽게 인스턴스 던전을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액션 게임도 능숙히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는 심심해 보일 수 있지만요. 영상으로 직접 보시죠.
■ 아쉬움이 남는 던전 난이도 조절 방식
문제는 던전 난이도를 높였을 때 나타납니다. 던전 난이도를 높이면 졸개들 사이에 엘리트급 몬스터들이 나타나는데, 엘리트급 몬스터 중 일부는 특정 보스와 흡사한 외모, 유사한 공격 패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미 공격 패턴을 다 파악한 적이 졸개 몬스터 등장 구간마다 몇 번이고 나타나다 보니 금세 지루해지더군요. 덤으로 엘리트급 몬스터들의 맷집이 꽤나 좋은 편입니다. 파티원끼리 협동 공격해서 빨리 ‘녹이지’ 않을 경우, 엘리트급 몬스터와의 교전 시간이 제법 길어집니다. 그만큼 지루함은 배로 늘어나고요.
한마디로 던전 난이도를 ‘맷집 좋은 몬스터’의 머릿수로 조절하는 경향이 큽니다. 물론 몬스터들의 공격력이 더 올라가는 등의 변화도 있지만, 맷집만큼 큰 폭으로 변화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몬스터들에게 맞으면 끝장이다’는 긴장감보다는 ‘이 맷집 좋은 놈을 언제 죽이냐’는 지루함이 앞서더군요.
다른 액션 게임에서도 숱하게 지적되는 문제가 <라프>에서 그대로 나타난 셈입니다. 요즘에는 ‘맷집이 강한 적일수록 더욱 화려한 콤보를 맞추는 재미가 있다’, ‘어려운 단계일수록 몬스터들의 공격력이 강해지고 공격 패턴도 다양해져서 긴장감이 크다’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액션 게임이 등장하는 추세라 아쉬움이 더 크더군요.
■ 상용화 후의 미니게임 활성화를 기대하며
정리해서 말하자면, <라프>는 액션 게임을 가볍게 즐기길 원하는 유저들에게 맞는 게임입니다. 대체로 던전 공략이 쉬운 편이고, 간단한 조작으로 콤보를 구사해 적을 몰아붙일 수 있으니까요. 겸사겸사 저사양 PC에서도 쾌적히 플레이할 수도 있고요.
다만 도전의식을 충족하기 위해 고난도 던전을 공략하기에는, 맷집만 좋고 특정 보스 몬스터와 닮은 몬스터들이 너무 많이 나옵니다. 스릴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만끽하기는 조금 부족합니다. 좋은 보상을 얻기 위해, 혹은 파티원과 함께 플레이하기 위해 고난도 던전을 공략한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것입니다.
한편, 유저들이 던전 공략에 집중하느라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미니 게임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축구게임인 ‘데굴데굴 로야 리그’, 총을 들고 서바이벌을 즐기는 ‘파워 사격’ 등이 대표적인 예죠. 추후 테스트에는 미니 게임도 주목받아 더 많은 콘텐츠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