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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체험기] '스컬', '산나비'를 이을 국산 인디게임의 희망 '쉐이프 오브 드림즈'

2025년 진짜배기 기대작

김승주(사랑해요4) 2025-01-16 09:33:03
<쉐이프 오브 드림즈> 이거 정말로 물건입니다.

지난 13일, 네오위즈는 국내 인디게임 팀 '리자드 스무디'에서 개발되고 있는 인디 게임 <쉐이프 오브 드림즈>와의 퍼블리싱 계약을 발표했다. <쉐이프 오브 드림즈>는 액션 로그라이트에 MOBA 스타일이 가미된 게임으로, 꿈의 세계에서 원하는 영웅을 선택해 랜덤하게 주어지는 상황 속에서 캐릭터와 사용하는 스킬을 강화하며 역경을 돌파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쉐이프 오브 드림즈>에 대한 긍정적인 소문은 이전부터 꾸준히 들려 오고 있었다. 지난 11월 <쉐이프 오브 드림즈>는 스팀에 '프롤로그'라는 이름으로 체험판을 선보인 바 있는데, 2,742개의 유저 평가를 통해 '압도적으로 긍정적' 등급을 획득했다. 게임이 재미있기에 순수한 입소문으로 정식 출시 게임에 준하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인디 게임이 이 정도의 평가를 받은 것은 절대로 적지 않다.

지금까지는 "정식 출시되면 해 볼까?"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지만, 퍼블리싱 소식을 듣고 내친 김에 <쉐이프 오브 드림즈>의 체험판을 플레이한 결과 상당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게임임을 알 수 있었다. 익숙함을 모아 새로움을 빚어낸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국산 웰메이드 인디 게임이다. 무엇보다도 2인 개발이란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액션에 대한 감각이 좋았다.





# 게임의 기본적인 진행 방식

<쉐이프 오브 드림즈>는 로그라이트 액션 게임이다. 기본적인 조작 방법은, 최근 출시된 타이틀로 비유하면 <패스 오브 엑자일 2>를 떠올리면 쉽다. WASD키로 캐릭터를 조작하고, 지정된 단축키로 스킬을 사용하며, 마우스로 일반 공격을 사용하거나 무기를 조준할 수 있다. 원한다면 마우스 기반의 조작 방식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진행 구조는 랜덤하게 만들어지는 맵을 돌아다니며, 적을 격파하고 캐릭터의 기본 스텟 및 스킬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최종적으로 출구에 위치한 보스에 도전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쉐이프 오브 드림즈>는 <슬레이 더 스파이어> 처럼 수직적으로 이어진 구역 속에서 이동할 길을 오르는 것이 아닌, 수평적인 구조에서 가고자 하는 구역을 선택해 이동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길을 선택하면 그 길 혹은 갈림길만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닌, 진행했던 구역에 돌아오거나 하는 식으로 자신의 방향 설정에 따라 보다 꼼꼼하게 탐사가 가능하다.


WASD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스페이스바로 회피한다. 마우스 우클릭으로 공격하고, 
좌클릭과 Q, E, R 버튼을 통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익히 사용되는 조작 방식이기에, 
게임에 문외한이 아니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쉐이브 오브 드림즈>의 맵 이동 방식


다만, 이럴 경우에는 무조건 맵을 최대한 돌아다니면서 모든 파밍 포인트를 꼼꼼히 방문하는 방식이 우월 전략이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쉐이프 오브 드림즈>는 추적자라는 시스템을 설정해 놓았다. 게임이 시작하면 맵의 정해진 위치에서 추적자가 주인공을 추적하기 시작하며, 이동하는 동선을 따라온다. 추적자가 위치한 지역은 두 개의 맵을 클리어하는 시간 동안 완전히 점령된다.

플레이어가 추적자가 점령하는 맵에 진입하면 무지막지한 포격이 떨어지는 등의 패널티를 받고, 연속적으로 진입할 경우 패널티는 강화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최대한 추적자가를 피해 맵을 답파할 필요가 있고, 자연스레 모든 맵을 하나하나 파밍하며 움직인다는 선택지는 불가능해진다. 주어진 동선 속에서 최대한 자신의 상황에 맞춘 경로를 택할 필요가 있다. 추적자가 다음 턴에 '상인'이 위치한 구역과 '회복 포인트'가 있는 구역을 각각 점령할 것으로 보이면,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식이다.

유명 인디게임 <FTL>이 생각나는 시스템이지만, 여기서 영감을 얻어 자신들의 게임에 적합하게 녹여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만하다.


추적자는 플레이어를 따라 맵을 점령하며 계속해서 쫓아온다. (맵에 빨간색으로 표기된 지역)
덕분에 때로는 결정의 순간이 온다. 가령 회복 포인트를 추적자가 점령하기 전에 사용할 것인지, 상인부터 사용할 것인지



# 무엇보다도 재밌는 것은 액션


전투와 랜덤 스킬 성장 요소가 익숙함 위에 배치되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쉐이프 오브 드림즈>에 등장하는 스킬들은 기나긴 텍스트로 설명할 정도로 어렵지 않다. 오히려 <LoL>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 같은 MOBA 게임에서 흔히 보던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령 근접 전사인 '미스트'는 <LoL>의 '피오라'가 떠오르는 스킬셋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위 게임과 비슷하기만 하다는 것은 아니다. <쉐이프 오브 드림즈>에 등장하는 스킬은 게임을 진행하며 랜덤하게 얻을 수 있으며, 두 가지 갈래로 강화가 가능하다. 


다른 스킬을 분해하거나, 맵 상의 오브젝트를 파괴해 얻는 가루로 스킬의 레벨을 올리는 것과 랜덤하게 얻을 수 있는 '정수'를 장착하는 것이다. 스킬의 레벨은 단순히 대미지나 효과가 강화되는 식으로 단순하지만, 정수는 여러 액션 로그라이트 게임에서 보였던 '조합과 시너지에 따른 재미'라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스킬과 정수 조합


정수를 통해 플레이어는 스킬에 여러 부가 효과를 장착할 수 있다. 스킬에 원소(불, 어둠 등) 속성을 장착하거나, 쿨타임을 감소시키거나, 사용했을 때마다 여러 갈래의 공격이 나가도록 하는 등의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특정한 스킬에 정수를 몰아 줘도 되고, 여러 스킬에 골고루 정수를 배분해도 좋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플레이어는 캐릭터마다 확연히 다른 여러 액션을 체감할 수 있다. 총기를 사용하는 '라세르타'는 여러 번 공격할 때마다 폭발 탄환을 발사하는데, 스킬 사용 시 공격 속도 강화 정수를 여러 개 장착해 이를 극대화하는 식이다. 

스킬과 정수는 Ctrl 버튼을 눌러 마우스 드래그로 손쉽게 편집할 수 있기도 하다.
이외로 이런 편의성 UI를 잘 챙기지 못한 게임이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긍정적인 부분


근거리 공격가인 '미스트'는 적을 최초로 공격할 시, 최대 세 번 추가 대미지와 쉴드 그리고 돌진해 공격하는 기본 스킬의 쿨타임 감소를 받을 수 있다. 당연히 여러 번의 공격 타수를 가진 스킬을 장착하고 정수로 이를 극대화하면 쿨타임 효과를 누리면서 맵을 화려하게 이동하며 공격할 수 있다. 

랜덤하게 얻을 수 있는 스킬 중에도 직선으로 불길을 만들며 공격하고, 적 처치 시 쿨타임 초기화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있다. 이와 조합하면 더욱 빠르고 화려하게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런 조합을 통해 나오는 액션의 재미가 상당하다. 2인 개발 인디 게임임에도 <쉐이프 오브 드림즈>는 상당히 괜찮은 조작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게임은 조작감이 무거우면 게임의 재미에 있어 치명적인 영향이 생길 수 있기에 중요한 부분이다. 종종 슬로우 모션이 나오거나, 화려한 이펙트를 보여주는 등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연출도 잘 배치해 놓았다. 종종 과도한 이펙트로 적의 공격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단점이긴 하지만 말이다.




때로는 화려한 이펙트를 동반한 연출이 등장하기도


조합 방식의 성장을 택한 게임에서 나올 수 있는 '사기 빌드'에 대한 나름의 방지책도 엿보인다. 가령 특정한 적들의 공격은 '망상증'이라는 디버프 효과를 유발하는데, 이 상태에서는 체력을 회복할 수 없다. 체력 회복과 관련한 스킬 및 정수로 캐릭터를 강화한 후, 무한히 회복하며 보스나 고난이도 적을 돌파하는 방식에 제약을 두기 위함으로 보인다. 물론, 그럼에도 회복과 관련한 정수는 고난이도 레벨 공략을 위해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편이다.

체험판에서 게임을 여러 번 즐길 수 있는 상당한 분량을 제공한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현재 <쉐이프 오브 드림즈>의 체험판은 세 개 정도의 스테이지 분량만을 제공하지만, 거기서 끝내지 않고 원한다면 3스테이지 클리어 후 보다 강화된 적들이 등장하는 방식으로 1스테이지로 돌아가 게임을 이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런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다 고난이도의 적과 싸우며 자신이 만든 빌드가 제대로 작동하는 지 가능성을 찾는 것을 좋아함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개발진의 게임에 대한 이해도와 자신감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게임 플레이나 일일 퀘스트 완료를 통해 캐릭터를 영구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재화를 제공하고, 최대 4인이 참여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를 준비해 놓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몇 번 플레이하고 그만두기 보단, 보다 긴 시간동안 꾸준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보스전의 난이도는 적당한 편. 다만, 패턴을 잘못 맞으면 비명횡사를 당할 수 있다.
패턴을 숙지하지 않으면 피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는 편

재화를 모아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다.


# 체험판이 상당한 호평을 받은 이유는 "순수 재미"

정리하자면 <쉐이프 오브 드림즈>는 장르적 완성도를 잘 챙기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줄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체험판이기에 보다 많은 스킬과 정수가 나오는 정식 버전에서는 달라질 수 있으나, 약간의 콘텐츠만이 담겨 있는 체험판부터 상당히 재미있었다.

게이머가 게임을 하는 이유는 결국 재미있느냐에 달려 있다. 개발진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코딩을 얼마나 잘 했는지는 소비자가 관심을 가지는 부분이 아니다. <쉐이프 오브 드림즈>는 이 장르의 게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무엇을 재미있어 하는지 그리고 그 재미를 어떻게 살려야 할 지 잘 알고 있었다. 체험판만을 공개한 게임이 스팀에서 2,000개 이상의 긍정적 평가를 받은 이유다.

좋은 점은 하나 더 있다. <쉐이프 오브 드림즈>는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 개발진에 따르면 2025년 5월 스팀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연기가 되지 않을 경우에 따른 것이지만, 인디 게임계에서는 '출시일을 명확히 잡고 있는 것'도 상당한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게임이 멋진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여러 문제로 인해 차일피일 연기되고 끝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는 일은 흔하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체험판을 해 보고 <쉐이프 오브 드림즈>가 마음에 들었다면 스팀의 '찜하기'(위시리스트 등록) 기능을 사용해 주길 바란다. 인디 게임으로 성공한 수많은 개발자와 퍼블리셔는 항상 '많은 위시리스트'가 게임의 흥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고 있다.


여담으로 개발진은 인터뷰에서 <FTL>와 <리스크 오브 레인> 시리즈를 좋아한다고 밝혔는데, 
이런 언급이 게임에 잘 녹아들어가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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