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디스이즈게임 필진 끼석사마
Chapter 1. UI> 배치를 바꿔서 의혹을 피하다
<4Story>가 지난 1차 CBT 때 보여줬던 UI는 사실 다른 부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WOW>와 모든 면에 비슷했습니다. 물론 <WOW>의 대성공 이후 다수의 국산 MMORPG들이 이와 비슷한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선보이긴 했지만, <4Story>는 좀 노골적이었다고 할까요? (메뉴 순서까지 똑같았는데, 뭐 할 말 없죠)
그랬던 UI 디자인이 이번 웰컴 테스트에서는 전면 수정되었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디자인 몇 개는 아예 삭제해버렸고, 나머지는 배치를 바꾼 것입니다. 다음 사진들을 보시죠.
<WOW>의 '기본' UI 디자인
<4Story>의 1차 CBT 버전. 척 보면 알 수 있지만 <WOW>랑 거의 똑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번 웰컴 테스트에 들어서며 바뀐 UI입니다
보면 알 수 있지만, 경험치바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고 캐릭터 상태창은 중앙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퀵슬롯도 왼쪽 하단에 있던 것이 오른쪽으로 옮겨졌고 가방과 메뉴 호출바는 오른쪽 상단 구석으로 옮겼습니다. 또 <WOW>랑 비슷하다고 말이 많았던 퀘스트창의 양피지 스크롤 모양 배경은 삭제되었고, 이 밖에도 여러 가지 부분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왼쪽부터 <WOW>, <4Story> 1차 CBT, 그리고 <4Story> 웰컴 테스트 버전의 퀘스트창입니다. 표절 논란이 많았던 양피지 배경모양이 삭제되었습니다.
UI 부분만 보자면 이제 <4Story>는 <WOW>의 표절논란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저 배치를 바꾸고, 몇 가지 부분을 수정하기만 했을 뿐. 정말로 게임에서 필요했던 ‘UI의 불편함 개선’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많이 남기고 있습니다. 가령 ‘흰색 글씨에 크기까지 작아서 알아보기 힘든 [퀵 슬롯의 쿨타임 표시]’나 ‘가독성이 떨어지는 데다 디자인도 깔끔하지 않은 [스킬 트리 창]’ 등은 다음 테스트에서는 꼭 수정되기를 기대해봅니다.
Chapter 2. 그래픽> 100%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충분히 의심을 받을 수준 |
지난 1차 클베 때 '강화인간' 이라는 분이 제작한 <4Story>와 <WOW>의 비교 이미지입니다.
자, 그러면 이제 게임의 그래픽 부분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게이머들에게 ‘표절이다’ 라고 가장 지적을 많은 부분이 바로 이 그래픽입니다. 지난 1차 CBT때 <4Story>는 겉에서 풍기는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WOW>가 연상되는데요. 이는 이번 웰컴 테스트에서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WOW>의 그래픽. 탑의 벽돌 텍스쳐에 주목!
<4Story>의 그래픽. 한 줄은 두꺼운 벽돌, 그리고 또 한 줄은 두께가 얇은 벽돌로 한 것이 위 스샷과 다를 바 없습니다.(탑 내부 구조도 잘 보면 비슷합니다) 단지 이쪽의 탑은 모양이 사각이라는 게 다릅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특히 <4Story>에 등장하는 각종 몬스터들을 보면 <WOW>의 몬스터들과 비슷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다음 스크린샷들을 보시죠.
멧돼지
하피
코볼트
고블린
물론 겉모습만 보면 두 게임의 몬스터가 100% 똑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몬스터의 기본을 구성하는 뼈대와 외형, 그리고 스크린샷으로 보여줄 수 없는 모션에 이르기까지 게임의 몬스터들은 <WOW>와 굉장히 흡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개발사 입장에서는 “같은 고블린이고, 코볼트고, 멧돼지인만큼 모습은 비슷할 수도 있다”라고 주장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등장한 MMORPG 중 고블린, 코볼트, 멧돼지의 모습이 이렇게 까지 <WOW>와 흡사한 게임은, 적어도 저는 지금까지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즉 <4Story>는 그래픽에 있어서 만큼은 “<WOW>를 표절, 내지는 너무 과하게 참조한 게임” 이라는 혐의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똑 같은 나무조각 두 개에 색깔만 다르게 칠한 것 같은 느낌. 이것을 과연 우연으로, 모티브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Chapter 3. 사운드> <워크래프트 3> 사운드를 표절? |
필자는 <워크래프트 3>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4Story>를 하던 도중 너무나도 익숙한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워크래프트 3>에서 많이 들었던 사냥 사운드를 이 게임에서도 듣게 된 것입니다.
아니, 설마 사운드마저? 하는 생각에 서둘러 녹음을 해서 비교해봤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의혹은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feature/4st01.wma#]]
<워크래프트 3> 코볼트 사냥 사운드(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재생됩니다)
[[#feature/4st02.wma#]]
확인하셨습니까? 소리를 내는 몬스터가 코볼트이냐, 멧돼지이냐가 다를 뿐, ‘완벽하게’ 같은 소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것 말고도 다른 게임에서 들어본 듯한 사운드를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4Story>는 필자 개인적으로 기대를 참 많이 한 게임이었습니다.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대작'이 간만에 국내에서도 나오는구나' 하고 기대를 가진 것이죠. 비록 서버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문제가 많고(이 부분은 지난 체험기를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표절 때문에 이리저리 씨끄럽지만 시간이 지나면 차차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의 '프리 오베'였던 이번 웰컴 테스트(아니라고 주장할지도 모르지만, 누구나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었다면 이미 그 것은 충분히 오픈 베타입니다)에서 게임은 지난 1차 CBT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여전히 '가능성'만 보여줬습니다.
게다가 표절의혹을 받았던 부분은 그저 UI 디자인을 바꾸는 데만 그쳤고, 개발사에서는 공공연하게 '그저 분위기가 비슷할 뿐, 표절이 아니다'라는 주장만을 되풀이하더군요.
설마, 점령전 하나로 끝까지 버틸 생각인 것인가요?
아무리 억울하다고 주장해도, 또 아니라고 주장해도 <4Story>가 <WOW>의 많은 부분을 보고 참고했다는 것은(조금 더 강하게 말하자면 '베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상식이 있는 게이머라면 누구라도 손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체, "우리 게임은 베끼지 않았다!"고 하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요? 혹시 정식 서비스를 할 때 쯤에는 완전히 바뀐 모습을 선보이기로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이 되어 있는 것인가요? 아니면 설마 정말로 '원본을 바닥에 깔고 대놓고 따라 그리지 않은 이상, 문제 될일은 없다'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뭐, 어느 쪽이든 좋습니다. 한 명의 게이머로써, 마지막으로 <4Story>가 향후 오픈 베타나 정식 서비스를 할 때는 지금의 표절 의혹을 완전히 벗고 '한국형 대작 MMORPG'의 면모를 갖추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