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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KGC] 일루전 미소녀게임까지! 오큘러스 HD 써봤더니

오큘러스 리프트, 1080p 지원 HD 프로토타입 체험기

현남일(깨쓰통) 2013-09-25 14:49:08
오큘러스 VR이 25일 KGC 2013 개막을 맞아 자사의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 HMD) ‘오큘러스 리프트’의 최신 시제품을 공개했습니다. HD 프로토타입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던 이 시제품은 말 그대로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를 1080p(1920X1080)까지 끌어올린 버전인데요, 그 덕분에 사용자들은 굉장히 깔끔한 화면의 ‘3D 가상현실’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오큘러스 리프트의 HD 프로토타입으로 진행하는 게임 플레이는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25일 KGC 2013 현장에서 시제품을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KGC 2013 현장에 마련된 오큘러스 리프트 체험존.


눈앞에서 펼쳐지는 ‘리얼 3D 월드’


오큘러스 리프트는 머리에 쓰는 ‘안경’에 게임 화면이 출력되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제품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눈앞에 게임 화면이 마치 ‘손에 닿을 듯’ 펼쳐지기 때문에, 가상현실 속 세상에 들어가 게임을 즐기는 느낌을 경험하게 됩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다른 HMD 제품들과는 다르게, 사용자의 머리(목) 움직임이 그대로 게임 속 시선에 반영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전후상하좌우 360도 움직임이 모두 그대로 반영됩니다. 화면 뒤쪽을 보고 싶으면 실제로 고개를 뒤로 돌리면 되고, 하늘을 보고 싶으면 고개를 위로 올리면 되죠.


거대한 안경 모양인 오큘러스 리프트 HD 프로토타입. 실제 제품의 디자인은 변경될 수 있다.

이번에 체험한 오큘러스 리프트의 HD 프로토타입은 목의 움직임이 정말 ‘자연스럽게’ 적용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게다가 이번 시제품은 해상도가 높아졌기 때문인지 ‘도트가 보이지 않는’ 정말 깔끔한 게임 화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사실 오큘러스 리프트 제품에 부착된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그리 큰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바로 눈앞에 게임 화면이 펼쳐지는 HMD의 특성상 사용자는 ‘체감상’ 100인치 이상의 대화면을 느낄 수 있는데요, 여기에 사용자의 목 움직임이 지체 없이 제대로 반영되고, 화면 자체도 굉장히 깔끔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석상은 직접 고개를 위로 올려 확인해야 그 거대함이 제대로 느껴진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또 다른 장점이자 가능성은 바로 ‘3D 입체효과’입니다. 일반적으로 3D 입체효과는 사용자의 왼쪽과 오른쪽 눈에 서로 다른 화면을 보여줘서 입체효과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요. 오큘러스 리프트는 별도의 안경이나 다른 보조기구를 이용하지 않아도 기기 자체가 3D 입체효과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형태이기 때문에(기기에 부착된 디스플레이는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서로 다른 화면을 보여주는 방식), 이 부분에서 굉장히 훌륭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번 시제품에서 체험한 3D 입체효과는 제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그 어떤 3D 입체효과보다도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은 실제로 얼굴에 닿을 듯한 느낌을 주고, 가만히 서 있는 캐릭터라도 바로 눈앞에 있는 것 같은 입체감과 질감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앞에서 말한 기기의 여러 가지 특징과 이런 3D효과가 합쳐지니, 과장을 보태지 않고 마치 ‘게임 속 세상에 진짜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 체험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나서는 무언가 소리가 나면 그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서 정체를 확인하고, 눈앞에 있는 석상을 보고 ‘목을 젖혀서’ 그 거대함을 확인하는 식으로 자연스레 몰입하게 되더군요.


이런 화면의 경우 화면에 떠 있는 빛 알갱이나, 내리는 눈 등이 모두 입체로 제대로 느껴진다.


액션, 호러, 그리고 일루전의 미소녀까지?!


오큘러스 VR은 이번 시제품에서 총 세 가지 데모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었는데요, 에픽게임스가 제작한 언리얼 엔진 4 데모, 유니티 엔진으로 만들어진 간단한 호러게임 데모, 그리고 일본의 유명 성인용 에로게임 개발사인 일루전의 미소녀 게임 데모였습니다.(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데모는 성인용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오큘러스 리프트는 이런 ‘액션’, ‘호러’, ‘미소녀’ 게임 장르 등과 굉장히 좋은 궁합을 보여줍니다.

먼저 액션게임의 경우 시점 조절을 실제 플레이어가 머리를 움직여서 하게 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화면에서는 느낄 수 없는 ‘박진감’을 제대로 맛볼 수 있습니다. 거대한 보스와 전투를 펼친다고 하면 진짜로 그 거대함이 제대로 느껴지고(목을 젖혀야만 보스의 머리를 확인할 수 있으니) 적의 세세한 움직임이나 각종 이펙트도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호러게임의 경우에는 마치 귀신의 성 한가운데 실제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현실감이나 긴장감이 최고입니다. 귀신이 눈앞에 ‘깜짝’하고 등장할 때는 일반적인 게임 화면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수준의 놀라움과 무서움이 있더군요.

한편, 체험 전에는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오큘러스 리프트의 가능성은 바로 ‘미소녀 게임’입니다. 바로 내 앞에 미소녀가 ‘진짜로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바로 눈앞에서 치마가 펄럭이는 것도 입체로 느껴집니다. 플레이어가 시선을 돌리는 방향으로 미소녀가 눈을 맞춰주더군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장착한 상태에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

이분은 지금 미소녀 캐릭터 치마 속을 실제 고개를 젖혀서 살펴보고 계십니다.(뻥!)


약간의 물음표들


전체적으로 이번에 체험해본 오큘러스 리프트의 HD 프로토타입은 지금까지는 느껴볼 수 없었던 ‘새로운’ 3D 입체 게이밍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색다르면서도 기대되는 제품이었습니다.

다만 체험하면서 몇 가지 염려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대표적인 게 ‘조작’입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제품 구조상 플레이어의 눈을 완벽하게 막아버리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쥐고 플레이할 수 있는 ‘조이패드’면 모를까, 키보드 같은 경우에는 조작이 굉장히 힘듭니다. 중간에 키보드를 보면서 조작하는 건 아예 불가능하고, 게임 플레이 도중 키보드 배열을 잊어버리기라도 한다면 바로 제품을 벗어서 다시 확인해야 하죠.

또 하나 염려되는 것은 ‘멀미’입니다. 게임 패턴이 느릿느릿한 게임은 몰라도, FPS 같이 화면 전환이 빠른 게임은 유저들에 따라 멀미가 굉장히 심하게 느껴질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저는 게임을 하면서 한 번도 멀미를 느껴본 적이 없지만, 오큘러스 리프트를 사용하면서 계속 고개를 돌리다 보니 아주 약간의 ‘쏠림’이 느껴지더군요.


현재 오큘러스 VR에는 <둠>의 창시자인 존 카멕을 비롯한 ID소프트 주요 개발진들 및 세계적으로 유명한 개발자들의 참여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오큘러스 VR은 이를 통한 콘텐츠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결국 오큘러스 리프트는 조작이나 멀미 등 여러 가지 사항들을 감안해서 이 기기에 최적화된 게임을 만들거나, 또는 이미 만들어진 게임을 이 기기에 맞춰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2014년 겨울 시즌 발매를 계획하고 있으며, 가격 등은 아직 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