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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캡파 리뷰] 유료화 방식이 관건

에넷 2007-04-06 23:50:29

현재 넷마블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SD건담 캡슐 파이터>(이하 캡슐 파이터)가 오픈베타테스트를 진행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이 게임의 특징을 꼽으라면 우리나라에서도 누구나 알 만한 로봇 캐릭터의 대명사 건담을 소재로 삼았다는 것, 어렸을 때 문방구 앞에서 동전을 넣고 돌리던 뽑기(일본에서는 가차퐁이라고 한다.)를 통한 다양한 기체 수집, 그리고 귀여운 SD로봇들을 내세운 캐주얼게임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현재 캡슐 파이터는 이러한 특징들을 얼마나 잘 살려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디스이즈게임 필진 에넷. 가위 기체로 필자 관리하는 스내처

 

이런 식으로 포인트를 사용해 캡슐을 뽑는다.

 

일단 돈을 모아 캡슐을 뽑아보자.
 

현재 <캡슐 파이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역시 캡슐을 뽑아 기체를 모으는 과정. 게임을 플레이 할 때마다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포인트를 캐시의 개념으로 사용해 캡슐을 뽑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캡슐머신은 현재까지 총 4대가 구현돼 있고, 각 머신마다 한 번 뽑는데 1,200~1,400의 포인트가 필요하다. 물론 게임을 최초로 시작할 때 뽑는 캡슐머신의 비용은 무료이니 처음부터 걱정하지는 말자(, 이때는 훈련용 기체 2대 중 한 대만이 뽑힌다).

 

우선 처음에 뽑았던 훈련용 기체를 이용해 훈련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다가 포인트가 어느 정도 모이면 일반 기체를 뽑을 수 있게 되니 그때까지는 좋든 싫든 훈련용 기체로 놀 수밖에 없다. 전투에서 승리하게 되면 물론 졌을 때보다 더 많은 포인트를 모을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지면서 게임을 하더라도 1,200포인트는 1시간 조금 넘게 게임을 하기만 해도 금방 모을 수 있다.

 

훈련용 기체로 게임의 감각을 어느 정도 익혀나가다가 포인트가 적정량 모이면 이제 캡슐룸으로 이동을 해서 캡슐을 뽑아야 하는데, 우선 캡슐머신이 4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캡슐 파이터>에서는 최종적으로 300대의 다양한 기체를 서비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아직은 오픈 베타라 총 24대의 기체만이 구현돼 있다. 또한 하나의 캡슐머신에서 24대 중 한 대가 랜덤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캡슐머신 한 대당 6대씩의 기체가 들어있고, 자신이 선호하는 기체가 포함된 캡슐머신을 공략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서 기체를 한 대 뽑아보고, 원하는 기체가 나왔다면 그 기체로 느긋이 게임을 즐겨도 되고, 원치 않는 기체가 나왔다면 아쉽더라도 일단 그 기체로 플레이 하며 포인트를 번 후 캡슐머신에 재도전하는 흐름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헌데 이 뽑기라는 것이 처음에는 두근두근하다가도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하고 여러 번 뽑다 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체 문제가 무엇일까?

 

현재 캡슐 머신은 총 4대.

 

두근두근 무슨 기체가 나올까?

 

랜덤 뽑기와 조합이라는 상반된 시스템

 

건담이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고는 하나, <캡슐 파이터>는 어디까지나 캐주얼게임이다. 건담애니메이션을 즐겨 보고, 프라모델을 조립하고, 설정에 박식한 마니아들만을 위한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건담이라는 이름을 대충 들어본 일반 유저들이 알고 있는 기체, 가장 조작해보고 싶은 기체는 무엇일까? 그건 당연히 건담이다. 그런데 캡슐을 아무리 돌리고 돌려봐도 건담은 보이지 않고, 이상한 파이프가 달린 녹색 기체나 건담 비스무리 하기는 한데 뻘겋고 하얀 로봇들만 걸린다.

 

<캡슐 파이터>에는 각 기체마다 성능이 다르다. 기체의 강함을 <캡슐 파이터>에서는 A, B, C급 등으로 나눠놓았다. 스트라이크 건담, 듀얼 건담처럼 강력한 기체는 A, RX-78 건담, 시구, 어스트레이 레드 프레임 같은 기체는 B, 자쿠, , 건캐논 같은 기체는 C급이다.

 

애니메이션의 주연급 기체, 강력한 기체들이 A, B급을 차지하고, 일반인들은 잘 모를 기체들이 C급에 대부분 편성돼 있는데, 캡슐을 돌리면 거의 C급 기체만 뽑힌다. 물론 캡슐 머신 한 대마다 A급 기체 1, B급 기체 1, C급 기체 4대를 배치해놓았지만, A급이나 B급 기체가 캡슐에서 뽑힐 확률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필자와 친구들이 지금까지 캡슐을 총 100회 넘게 돌려봤지만 A급은 커녕 B급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랜덤에서 거의 뽑히지 않는다면 B, C급 기체는 어떻게 사용하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바로 조합이라는 시스템에 있다. B급 기체 이상부터는 그 하위의 기체들을 4대 정도 조합하여 자신이 원하는 기체를 골라서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B급 기체인 육전형 건담을 만들기 위해서는 C급 기체인 즈곡크, , 3대를 조합해야 한다(물론 조합에 사용된 기체들은 사라진다). 이렇게만 말하고 보면 B급 기체를 만드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 같지 않지만, 그냥 캡슐에서 뽑은 즈곡크, , 진을 조합하는 것이 아니라 각 기체들을 모두 에이스 레벨까지 키워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이 게임은 다른 FPS 게임들처럼 게임을 플레이 할수록 계급이 올라가는데, 이 플레이어의 계급이 올라가는 경험치와는 별도로, 각 기체에게도 경험치와 단계가 존재한다(게임을 플레이할 때마다 플레이어의 경험치, 기체의 경험치, 포인트 이렇게 3가지가 오른다).

 

캡슐에서 갓 뽑은 기체는 루키레벨이며, 경험치를 어느 정도 쌓으면 솔져’, 거기서 한 단계 더 오르면 베테랑’, 마지막 단계가 에이스. 물론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 필요한 경험치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쉽게 설명하자면 C급 기체 하나를 루키 레벨에서 에이스 레벨까지 키우기 위해서는 해당 기체로 최소 200판 정도는 플레이해줘야 한다.

 

한 게임에 걸리는 시간이 5분이고, 대기방에서 소비하는 시간 등을 따져보면 넉넉잡아 17시간이다. 게다가 조합에 필요한 기체는 3대이니 조합에 필요한 최종 소요 시간 51시간이 된다. 물론 조합에 필요한 기체 중에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아 플레이 하고 싶지 않은 기체가 있다면 짜증은 몇 배로 늘어난다. 물론 A급 기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C급만이 아니라 B급까지도 조합의 희생물로 써야 하므로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상상을 초월한다.

 

솔져에서 베테랑까지 가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경험치가 필요하다.

 

듀얼 건담을 뽑기 위한 조합식.

 

“그럼 그냥 C급 기체만 써서 컨트롤을 연습하고 게임 자체를 즐기면 되지 않는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캡슐 파이터>는 다른 게임들처럼 어느 정도 대등한 조건에서 컨트롤의 실력으로 승부가 나는 것이 아닌데다 등급에 따른 기체 종류만도 엄청나고, 그 성능도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C급 기체만으로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게임은 뽑고 모으고 노는 것을 표방하고 있는데, 자신이 원하는 B, A급 기체가 뽑기로는 도저히 나오지 않는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게다가 C급 기체를 한 대만 에이스 정도까지 키워도 플레이어의 계급은 병장이 되는데, 병장이 되면 초급서버에는 입장 자체가 불가능하다. A, B급 기체들이 날아다니는 중급 서버에서 노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처럼 A, B급 기체를 거의 조합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면 게임을 어느 정도 재미있게 즐기다가도 서서히 끝이 보이지 않는 반복 플레이에 빠져들며 지루함을 유발시킬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캡슐머신에서 A, B급 기체가 나올 확률을 지금보다 대폭 높이거나, 조합에 사용되는 기체의 레벨 제한을 적당하게 낮춰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필자 개인적으로는 뽑기라는 요소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이 게임에서 조합이라는 시스템은 오히려 해가 될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조합기체 레벨을 조금만 내려주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병장이라 초급서버 입장 불가.

 

가위, 바위, 보의 상성 관계

 

앞서 게임의 구조적인 부분에 대해 말해보았으니 이번에는 게임 플레이 내용적인 측면을 살펴보도록 하자. <캡슐 파이터> 3인칭 쿼터뷰 시점을 채택하고 있으며 조작 자체는 <W> <A> <S> <D>로 이동, 스페이스 키로 점프, 마우스 좌클릭으로 공격이라는 전형적이고 간단한 조작체계를 취하고 있다.

 

조작감도 나쁜 편은 아니다. 기체들이 많음에도 불구하도 아직까지는 각 기체별로 특징도 잘 살아있는데, 기본적인 조작도 상당히 직관적이다. 또 기체별로 이동속도, 부스터의 지속시간, 공격력, 방어력, HP 등이 다른데, 이것을 오각형의 그래프 형식으로 유닛정보란에서 표시해주어 대강의 스펙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캡슐 파이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밸런스를 조정하는 가위, 바위, 보 등 상성 시스템이다. <캡슐 파이터>에 등장하는 각 기체는 가위, 바위, 보 등 크게 3가지 형태로 설정이 돼 있다.

 

대체적으로는 원거리 특화 기체가 보, 근접 특화 기체가 바위, 밸런스형이 가위인데, 바위 기체가 가위 기체에게 공격을 가하면 대미지가 더 증가하고 맞을 때는 감소, 보 기체에게 공격을 가하면 대미지가 감소하고 맞을 때는 증가하는 식이다.

 

때문에 팀 플레이 시에는 되도록 자신에게 약한 상성의 기체를 공격하는 게 좋은데, 문제는 현재 이 가위바위보 간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C급 기체인 105대거의 능력치.

 

B급 기체인 시구의 능력치.

 

이 게임은 캐주얼게임을 표방하고 있어서인지,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가까이에 있는 적을 자동으로 '록온' 해주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이것 덕분에 원거리 기체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물론 끊임없이 움직이며 가끔 퀵대시도 써준다면 록 온이 이동속도를 따라오지 못하지만, 부스터의 지속시간에도 한계가 있고, 보 기체는 사정거리도 길어서 보통 자신이 상대방에게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도 저격이 가능하다.

 

또한 몇 몇 기체는 시프트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 화면이 줌인 돼 목표물을 보다 정확하게 조준할 수 있는 스나이핑 모드를 가지고 있다. 물론 한 번 쓰고 나면 어느 정도 쿨타임이 있는 등 패널티는 있지만 다운효과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지형에 따라서는 상대방이 접근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바위 기체도 일단 적에게 접근만 한다면 강력한 대미지를 입힐 수 있는데, 컨트롤이 따라준다면 보 기체와의 일대일에서도 어느 정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게다가 구프는 보 기체도 일격에 죽일 수 있는 한 방 콤보가 존재하며, 105 대거는 근접공격을 통한 무한콤보까지 존재한다.

 

가장 애매한 기체는 가위 기체다. 밸런스형이라고는 하나 어느 쪽도 어중간한 게 사실이라, 근접전에서는 천적인 바위 기체에게 순식간에 당하고(공격력 업 스킬을 획득한 105대거로 스트라이크 대거의 후면을 쳐서 크리티컬을 터뜨리면 근접공격 한 턴으로 격파가 된다), 원거리에서는 스나이핑 모드에 넉백 효과까지 있는 보 기체들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당하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대전 시에도 가위 기체는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보 기체와 바위 기체가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라 가위 기체에 대한 밸런스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바위 기체는 가위 기체를 쉽게 잡지만 가위 기체가 보 기체를 쉽게 잡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나 할까.

 

이러한 밸런스 문제를 제외한다면 <캡슐 파이터>는 적의 후면을 공격할 경우 크리티컬이 터져서 대미지가 더욱 상승한다든지, 기체들의 특징이 잘 살아있어서 고유의 전투방식을 익히며 맵의 지형을 익힌다든지 하는 점을 통해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뒤에서 때려주면 크리티컬 히트!!

 

저격 모드 돌입!!

 

약간의 아쉬움과 앞으로의 방향

 

캡슐을 이용한 건담 액션게임이라는 것은 나름대로 참신한 소재다. 이러한 요소를 온라인 게임이라는 특성에 잘 접목시켜 과거 <카트라이더><프리스타일> 때와 같은 캐주얼 열풍을 일으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그러기에는 아직 손대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위에서 말한 밸런스 문제는 팀의 구성과 작전, 컨트롤 등으로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다고 해도, 검색포탈에서 ‘SD건담 핵으로 검색만 해도 주루룩 나오는 각종 핵들, 가끔씩 발생하는 렉, 어딘지 산만해 보이는 인터페이스, 반복 플레이에 질려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속칭 작업방의 존재, 대기방에서 불가능한 대화, 초대하기 화면에서 모든 유저의 계급이 훈련병으로 나오는 등등 문제는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최근 23일 패치, 30일 패치를 통해 작업방 방지와 기체 간 밸런스를 맞추려는 노력, 자잘한 기능들의 구현을 추가하고 있으니 아직 오픈베타테스트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개선의 여지는 남아 있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상용화 이후의 과금 방식이다. 게임의 특성상 정액제보다는 부분 유료화 방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클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을 유료화 할까?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기체의 색 변경, 기체에 사진 붙이기 이외에 캡슐 머신과 유료화를 어떻게 접목시킬지 궁금하다.

 

단순히 지금의 캡슐머신 방식에 캐시를 쓸 경우 A급이나 B급 머신이 100% 나오게 한다든지 하는 방법은 너무 극단적이다. 지금의 방식에 약간의 수정을 가하여 접목시키면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각 캡슐 머신에서 자신이 원하는 기체를 한 대씩 총 6대를 가져와서 뽑을 수 있는 에디트 머신 이용권이라든지, A, B급 기체가 나올 확률을 대폭 늘려주는 이용권이라든지 잘 생각해보기만 하면 유료화를 통하여 현재 캡슐머신의 문제점을 좋은 방향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아직 구현되지 않은 커스텀 레벨이 되면 강화 파츠를 사서 장착할 수 있을 것도 밸런스 문제를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오픈베타테스트이니만큼 유저들의 건의사항이나 쓴 소리에도 귀 기울여 <캡슐 파이터>가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