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연령층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 케로로중사의 온라인게임 제작 발표와 전 엠게임 대표이사의 취임, 그리고 패키지게임의 명가 손노리의 합류까지. 출발부터 범상치 않았던 구름 인터랙티브가 드디어 첫 번째 게임 <브리스톨 탐험대>의 1차 테스트를 실시했다.
모름지기 첫 작품이란 회사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브리스톨 탐험대>의 경우는 어땠을까? 일단 결과는 절반의 성공. 모험 RPG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데는 성공했지만, 1차 클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쉬움도 남았다.
<브리스톨 탐험대>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지난 3월 29일부터 5일간 진행된 첫 번째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통해 살펴봤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한낮
■ 모험에 최적화된 게임 구성
<브리스톨 탐험대>에서 가장 크게 내세우고 있는 것이 바로 ‘모험’과 ‘액션’이다. 먼저 모험에 관한 부분부터 살펴보자.
게임의 기본 진행은 캐릭터를 만들고 전체 지도를 펼친 후 원하는 지역을 클릭, 이후 선택한 장소를 본격적으로 탐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버전에서는 마을의 역할을 하는 브리스톨 항구와 고래섬, 손가락섬, 거북섬 등 총 4개의 필드를 선택할 수 있으며, 브리스톨 항구를 제외한 모든 필드에는 ‘당연히’ 각종 몬스터와 인스턴스 던전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항해지도에서 원하는 곳을 선택해 보자!
여기까지는 기존의 MMORPG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브리스톨 탐험대>를 다른 게임과 차별시켜주는 한 가지 특별한 제한이 있다. 바로 모험 레벨이다.
앞서 말한 인스턴스 던전들을 클리어하다 보면 경험치와 아이템 외에 유물이라는 것을 얻게 되는데 이를 사용해 모험 레벨을 올려야만 비로소 보다 높은 레벨의 던전이나 필드로 이동할 수 있게 되는 방식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유물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던전 클리어의 보상(그것도 랜덤)밖에 없는데다 모험 레벨도 던전과 필드의 입장조건 외에는 마땅한 쓰임새가 없다. 때문에 현재 모험 레벨은 단순히 낮은 레벨의 던전을 억지로 반복해야 상위 레벨의 던전으로 갈 수 있는 ‘반복 플레이의 척도’ 정도로만 활용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희귀한 확률로 등장하는 ‘신들의 보물’ 같은 경우 사용 시 보스를 공격하는 이벤트 연출 장면을 볼 수 있고, 모험가 자격증이 따로 존재하는 것을 볼 때 향후 모험 레벨의 다양한 활용방안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벤트! 보물을 9개만 더 찾으면 되는 것인가?!
■ 손쉬운 조작과 화려한 이펙트
모험과 더불어 <브리스톨 탐험대>의 또 하나의 특징인 ‘액션’도 색다른 재미를 안겨줬다.
인터페이스 창을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조작은 키보드 화살표 키와 <Z>, <X> 버튼을 통한 ‘액션 게임’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키보드만 사용하는 조작방식은 캐릭터가 직접 싸우지 않고 ‘노마리오’라는 메카닉을 조작해서 모든 행동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느낌도 받게 된다.
'진짜 이걸 움직이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
게다가 모든 키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것은 물론 가까운 적을 자동으로 노려주는 오토 타겟팅 기능도 제공하기 때문에 액션게임에 취약한 유저라도 걱정 없이 쉽게 적응이 가능하다.
타격시 이펙트도 화려해서 간단한 조작만으로 뛰어난 타격감도 느낄 수 있으며, 몇몇 던전에서는 사라진 바닥을 뛰어넘거나 쇠사슬을 타고 올라가는 등 다양한 액션들도 마련돼 있다.
무너지는 계단과 쇠사슬!
MMORPG에 액션을 섞는 이유가 ‘지루함을 없애고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임을 감안할 때 <브리스톨 탐험대>의 조작방식은 이와 같은 소기의 목적을 상당 부분 달성한 셈이다.
■ 보다 캐주얼한 게임 설계!
캐주얼게임 유저들을 겨냥한 ‘짧은 시간 단위로 끊어서 즐길 수 있는 플레이’ 역시 <브리스톨 탐험대>의 특징 중 하나다.
일단 <브리스톨 탐험대>의 모든 던전은 짧게는 5분, 길어도 10분 이내에는 클리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체력이 완전히 고갈된 상태에서도 1분 정도만 휴식을 취하면 모든 HP를 채울 수 있을 만큼 회복 속도가 빠르고, 몬스터와의 전투 역시 시원시원한 크리티컬을 바탕으로 속전속결로 진행된다.
테스트 종료 2분전에 던전에 들어가서 클리어하고 나온 기억도 있다.
게다가 앞서 설명했듯이 대부분의 맵 이동이 항해 지도를 클릭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플레이 시간이 길이 않은 유저라도 부담 없이 원하는 컨텐츠를 마음껏 ‘골라서’ 즐길 수 있다.
아이템의 드랍률 자체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 던전의 보상만 몇 번 모아도 대부분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등 캐주얼 RPG가 빠지기 쉬운 ‘귀여운 얼굴로 노가다를 강요하는’ 함정도 적절히 피해간 느낌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즐긴다. 그야말로 캐주얼한 게임성이다.
■ 불편한 시점과 캐릭터 개성의 부족
어디 첫 술에 배 부른 게임이 있겠는가. <브리스톨 탐험대>도 첫 번째 테스트였기 때문에 앞으로 개선해야할 숙제를 남겼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불편한 시점 조작과 일괄적인 캐릭터의 성장방식이다.
‘액션을 선택한 MMORPG’ 대부분이 마우스와 키보드를 동시에 활용하는 조작방식을 사용하는데 반해 <브리스톨 탐험대>는 오직 키보드(혹은 조이패드)만을 지원한다. 때문에 캐릭터의 횡이동과 시점변경이 하나의 버튼에 지정되어 있는데, 이는 곧 ‘원하지 않아도 전투나 이동 중 시점이 조금씩 자동으로 움직이는’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화면이 알아서 빙글빙글 돈다. 근데 중요할때는 또 안돈다. -_-;
게다가 아직 스킬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고 레벨업에 따라 오르는 능력치 역시 일괄적으로 정해져있는 까닭에 개성 있는 캐릭터의 성장이 불가능한 것도 아쉬웠다. 물론 다음 테스트에서 개선되겠지만 게임 초반에 정해놓은 캐릭터 설정이 잘 살아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한다.
초기 능력치 차이가 좀 나긴하지만 레벨이 오르면 결국 비슷해진다.
■ 모험을 통해 보여준 충분한 가능성
단 한 차례의 베타테스트를 거쳤을 뿐인데도 <브리스톨 탐험대>는 기존의 숱한 캐주얼 RPG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그것도 이제 갓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끝낸 게임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완성도로 말이다.
맵이 조금 적고 잔 버그가 많은 것을 빼면 크게 흠잡을 만한 구석이 없다.
결국 구름 인터랙티브는 <브리스톨 탐험대>를 통해 유저들의 기대가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님을 보여준 셈이다.
<브리스톨 탐험대>의 첫 항해는 순조롭게 끝났다. 이제부터는 계속 해서 순항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할 때다. 테스트가 거듭될수록 나아지는 <브리스톨 탐험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