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노력과 게임의 완성도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만은 아닌가 보다. 변신을 강화하는 DNA시스템부터 본격적인 스킬과 아이템의 장착, 새로워진 인터페이스의 도입 등 보다 훌륭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의욕적인 업데이트들을 연이어 진행한 <쿵파>의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였지만 뒷맛이 썩 개운하지만은 않았다. 그 이유가 뭘까?
답은 간단했다. 게임을 지나치게 세세한 부분까지 변화시키다보니 지난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서 호평을 얻은 격투 판정과 전투시스템이 붕괴돼 정작 <쿵파> 최고의 장점으로 손꼽히던 ‘심리전’과 ‘전략성’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이다. 다소 지나쳤던 의욕이 불러온 아쉬운 결과. <쿵파>의 두 번째 클로즈베타테스트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한낮
확 달라진 모습. DNA 캐릭터. 그리고 아이템 전!
아쉬움을 토로하기에 앞서 일단 <쿵파>가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서 달라진 부분들부터 살펴보자.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보다 다듬어진 영웅시스템과 편리해진 인터페이스, 그리고 아이템전의 도입이다.
드디어 뭔가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우선 캐릭터 생성과정에서는 기존의 성별이외에도 힘맨과 오공 중 하나의 DNA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렇게 선택한 DNA에 맞는 영웅으로 변신할 경우 기본적인 변신효과 이외에도 부가적인 능력치와 스킬 등을 얻게 된다.
게다가 이런 부가적인 능력들은 이후 자신의 캐릭터 성장에 따라 더욱 더 커지기 때문에 같은 변신을 하더라도 캐릭터의 능력과 DNA에 따라 전혀 다른 효과를 보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지난 테스트까지 가히 ‘사기’로 취급받았던 영웅들의 필살기도 적당한 수준으로 하향됐기 때문에 ‘변신 한 번으로 나머지 7명을 쓸어버리는’ 기도 안차는 밸런스붕괴 역시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변신시스템만큼은 확실히 자리매김을 했다!
또한 화면을 신문지로 가로막는 것부터 체력회복, 적의 컨트롤 뒤섞기 등 다양한 도구들을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전이 추가됐으며 다소 난잡했던 인터페이스도 깔끔하게 재배치됐다.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만 따져 봐도 지난 테스트와의 확실한 차이점들이 느껴질 정도.
본격적으로 도입된 아이템과 스킬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들 역시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대표적인 것이 보다 다양해진 아이템과 스킬 장착시스템이다.
아이템의 경우 똑같은 장비라도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낙법과 굴어 일어나기 같은 액티브 스킬이 추가되는 등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춘 느낌이다.
슬슬 구색을 맞춰가고 있다.
그리고 그 동안 문제시 됐던 라인을 악용한 무한도주 역시 일정시간 이상 전투가 벌어지지 않으면 소환아이템을 통해 도망 다니는 유저를 강제로 끌어올 수 있도록 만듦으로써 깔끔하게 해결해버렸다.
무너진 심리전! 짠손과 강킥만이 살 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겉모습의 변화와 함께 정작 <쿵파>의 장점이었던 심리전과 전략성마저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일단 모든 공격의 판정이 비슷해지고 펀치와 킥의 범위차이가 지나칠 정도로 커진데다가 상, 하단 가드를 원활히 이어지지 않는 탓에 강킥 연타로 거리를 좁힌 후 앉아서 하단 펀치와 킥만을 연발하는 이른바 짠손 플레이가 주류를 이루게 돼버렸다.
필살기든 콤보든 앉아 짠손과 판정이 똑같다-_-;
그리고 가드 후 공격자의 딜레이가 먼저 풀리는 당황스러운 일도 잦았으며 잡기범위가 비정상적으로 넓었고 (사람 1.5명을 사이에 두고도 잡을 수 있었을 정도) 점프 모션에 대한 동기화가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폴짝폴짝 뛰어만 다니면 아무도 때릴 수 없는’ 웃지 못 할 일도 왕왕 벌어졌다.
또한 오공으로 변신했을 경우 대부분의 공격이 근거리와 장거리 모두에서 히트하지 않는 등 전투에 한해서는 지난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에 비해 ‘말도 안 되게 퇴보한’ 모습만을 보여준 셈이다.
이 중 가드와 점프의 동기화, 오공의 이상 판정 등은 뒤늦게나마 수정 할 수 있었지만 전략이고 심리전이고 죄다 포기한 듯 한 짠손 플레이만큼은 테스트가 끝나는 날까지 이어졌다. 이래서야 콤보와 변신, 잡기기술을 통한 다양한 공격패턴을 만들어 놓은 의미가 없다.
판정을 어떻게 손봤기에 이런 상황이 온 것인가!
의욕만은 만점!
표면적인 모습만을 봤을 때 <쿵파>의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는 대단히 성공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고작 두 번째 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기능을 시작한 아이템샵과 화려한 콤보, 기술, 그리고 소모성 아이템 등 유저들의 눈을 사로잡을 만한 새로운 요소들이 대거 추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게임성만을 놓고 본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심리전과 전략은 죽었고 대신 격투게임을 최고로 재미없게 만든다는 짠손 플레이와 온갖 버그들만이 생겨났다. 지금의 <쿵파>는 오히려 처음 공개됐던 그 당시의 모습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왜 전에는 없던 버그가 이리도 많이 생겨난 것이냐!
물론 아직 속단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전투 이외의 업데이트 부분은 확실한 ‘노력’이 보인데다가 테스트 기간 내내 하루가 멀다 하고 이뤄지는 버그수정과 업데이트 사항 등을 보면 이번 테스트 역시 ‘좋은 점 마저 더 좋게 만들어 보려는’ 개발진의 지나친 의욕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다시 컵에 담는 것을 불가능하지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력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부디 차후에는 이번 실수를 발판으로 삼아 보다 더 나은 <쿵파>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테스트 기간 내내 보여줬던 개발진의 의욕 역시 끝까지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