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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재미vs버그! 캐리비안의 해적 온라인

'캐리비안의 해적 온라인' 오픈베타 체험기

shiraz 2007-05-09 12:03:07

 

이름있는 소설이나 영화를 게임으로 만들려고 하는 시도는 언제나 있어왔습니다. 물론, 우베볼 감독처럼 그 반대의 경우를 추구하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그런 시도가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성공한 컨텐츠로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큰 부담이 됩니다. 마치, 2탄은 성공할 수 없다’는 소포모(Sophomore) 징크스처럼 말입니다.

 

디즈니 온라인의 <캐리비안의 해적 온라인>을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것도 비슷했습니다. 얼마나 원작에 충실하게 잘 만들어 냈을까? 어설프게 흉내만 내다가 사라져간 게임들의 대열에 합류하지는 않을까? 일단 게임을 차근차근 플레이 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Shiraz


 

투박한 그래픽, 뛰어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캐리비안의 해적 온라인>의 그래픽은 분명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아니, 시대에 뒤떨어져 보인다고 하는 것이 맞겠죠. 캐릭터는 투박하며 배경 그래픽도 흡사 오래 전에 나온 3D 게임들을 연상시킵니다. 게다가 색감도 상당히 어두워서 아름답다거나 예쁘다거나 하는 것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였습니다.

 

입맛에 맞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입맛대로 제 캐릭터를 뽑아낼 수 있었습니다. 각모를 쓰고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멋있는 선장이나 예쁘고 날씬한 여자해적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우락부락한 남자 해적도 만들 수 있죠.

 

기본적인 체형에서부터 머리형태, , , , , 머리카락, 수염, 거기에다가 다양한 의상까지.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두 손을 들고 환영하겠군요.

 

 

원작에 충실한 스토리텔링

 

<캐리비안의 해적 온라인>을 처음 실행시키는 순간부터 게이머는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잭 스패로우’가 등장해서 플레이를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블랙펄에서 대포를 계속 쏘아대고 퀘스트 NPC들은 다급한 목소리로 상황의 심각성을 알립니다. 감옥에서 도망 나온 순간부터 무언가 계속 쫓기는 기분을 느끼게 되더군요.

 

중요한 퀘스트에서 이렇게 영화 신 같은 연출을 보여줍니다.

 

게임의 중심이 커다란 줄거리가 있는 퀘스트에 맞추어져 있었기 때문에 플레이 내내 그것을 따라간다는 기분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게임 속에서 만난 다른 사람들 또한 퀘스트를 중심에 두고 있더군요. 퀘스트의 내용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게임 플레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가능했습니다.

 

실물과 비슷한 바르보사 선장. 어깨 위의 원숭이가 귀엽지 않나요?

 

NPC들 중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캐릭터들의 경우는 실물과 상당히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슬쩍 보기만 해도 누구인지 알 정도였는데요. 이것 또한 스토리 몰입에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윌 터너라든지, 바르보사 선장, 엘리자베스 스완 등 영화 속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놓았더군요.

 

 

캐릭터 육성의 재미

 

대부분의 온라인게임들이 그러하듯 <캐리비안의 해적 온라인> 또한 캐릭터를 키워나가야 하는데 이게 색다른 맛이 있었습니다. <울티마 온라인>처럼 특정 스킬을 자주 사용하면 숙련도가 향상이 되는 방식인데요. 콤보의 개념이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몬스터 사냥의 지루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있었습니다.

 

커틀라스 스킬 창의 모습입니다. 포인트를 모아서 투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적들이 주로 사용하는 대검인 커틀라스의 경우 숙련치가 쌓이면서 단계별로 레벨을 올리게 되는데, 일정 레벨 이상이 되면 새로운 콤보 스킬이 하나씩 더 생기게 됩니다. 이전에는 ‘오른쪽 – 왼쪽’으로 공격을 했다면 이번에는 ‘오른쪽 – 왼쪽 – 가운데’로 베어나가는 식입니다.

 

또한 스킬 숙련도의 레벨을 올릴 때마다 포인트를 하나씩 얻게 되는데 그것을 각각의 콤보 스킬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해당 스킬을 사용할 때 더 많은 대미지를 주게 됩니다. 게다가 직접 실행을 시켜야 발동되는 액티브 스킬도 점점 늘어나게 되는데 상황에 따라 적절한 스킬을 사용하는 묘미가 있습니다.

 

파티사냥의 모습, 부두인형을 들고 저주를 거는 사람 때문에 한참을 웃었습니다.

 

여러 가지 스킬이 있으며 또한 각각 중점을 둘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각각의 입맛에 맞게 육성할 수 있습니다. 파티를 맺고 몬스터를 잡아 봤는데 누군가는 부두인형을 들고서 저주를 걸고, 다른 사람은 대포알을 던지고, 저는 칼을 들고 ‘얍얍~’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해적다운 플레이란 바로 이런 것!

 

게이머들이 움직이는 캐릭터들은 일단 모두 해적입니다. 해적이 어떤 이들인지 궁금하시다면 영국 군인들이 활보하는 곳에 한번 가까이 다가가보세요. 총검에 찔리면서 도망갈 수 밖에 없는 캐릭터를 보게 될 겁니다.

 

해적이라면 카드게임에 빠질 수는 없겠죠?

 

<캐리비안의 해적 온라인>에서 캐릭터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해적이며 또한 이 게임은 원작에 충실하기 때문에 해적답게 플레이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무엇이 해적다울까요? 카리브해를 주름잡던 해적들을 떠올려보세요. , 해골 깃발을 내걸고 상선을 공격하던 바로 그 해적들 말입니다.

 

NPC상인에게서 배를 구입할 수 있는데 스킬 제한이 있습니다.

 

게임 속에서 모든 게이머들은 자신의 배를 가질 수 있습니다. 바로 선장이 되는 것이죠.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배를 구입하게 되는데 가격도 크기도 천차만별입니다. 일단 배를 띄우면 어디로든 갈 수 있습니다. 지도를 보고서 해적들의 소굴인 ‘토투가’나 바르보사 선장이 보물을 숨겨둔 섬 등등으로 자유롭게 항해가 가능하죠.

 

배를 몰고 토투가로 입항하는 모습.

 

하지만 커다란 배를 혼자서 끌고 가다 보면 난관에 부딪히게 됩니다. 바로 영국 해군의 함대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그만 프리깃에서 커다란 전투함에 이르기까지 배의 종류도 다양한데 이들이 게이머들의 배를 공격합니다. 그런데 혼자서 배의 키를 잡고 또, 대포를 조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다른 게이머를 오른쪽 클릭하면 다양한 메뉴가 뜨게 됩니다.

 

이 때문에 선원들이 필요한데요. 다른 게이머들을 파티의 형식으로 배에 승선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선장이 되어서 적함의 옆구리에 배를 대고 선원들은 대포를 쏘아서 돛이나 용골을 박살내는 플레이가 가능한 거죠.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해적무리를 꾸린다면 카리브해를 주름잡을 수도 있겠죠?

 

 

끝 없이 이어지는 버그와의 싸움

 

그러나 <캐리비안의 해적 온라인>에서 캐릭터가 마주해야 할 대상은 같은 해적도, 영국 해군도 아닙니다. 바로 게임 플레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버그(bug)들입니다. 게다가 이 몹쓸 벌레들은 시도 때도 없이 게이머들을 괴롭힙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위에서 말한 해적의 낭만은 거짓입니다. 배에 다른 사람을 태우면 파티는 해체되고 배와 캐릭터는 어디인지 모르는 이상한 세계에 버려지게 됩니다. 한 마디로 혼자서 배를 몰고 대포를 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이 때문에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다가 막혀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버그 때문에 혼자서 배를 몰고 대포도 쏘다가는 진이 빠집니다.

 

게다가 별 달리 사양을 타지 않을 것 같은 투박한 그래픽을 보고서 안심했더니 걸어 다닐 수 없을 만큼이나 느려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파티를 맺고 다니다가 튕겨서 사라지는 사람들을 기다린 적도 많았습니다.

 

베타 테스트 중에도 광고 배너를 여기저기 집어넣었는데 이게 시스템 자원을 많이 잡아먹는 듯 했습니다. 광고가 바뀔 때마다 수초 이상 멈춰대는 게임을 보니 인내심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인지 궁금해지더군요.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지 얼마 후 광고는 사라졌지만 쓸데없이 느려지는 현상은 여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버그와 함께 최적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클라이언트로 게임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기란 역부족이었습니다.

 

 

아직은 베타 테스트(?) 하지만 아쉽다

 

<캐리비안의 해적 온라인>가 가지고 있는 컨텐츠는 분명 괜찮은 수준입니다. 원작의 이야기와 살짝 다르기는 하지만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는 메인 퀘스트와 더불어 익숙한 캐릭터들을 보는 것은 꽤 재미있습니다.

 

게다가 스킬에 기반한 캐릭터 육성이나 선원들과 함께하는 함포전 등등 재있게 즐길만한 요소 또한 이 게임에 대한 기대를 가져오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디즈니다운 만화 같은 연출이 돋보였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버그와 낮은 수준의 최적화 때문에 아직 베타 수준의 완성도라는 것을 실감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게임 중 만난 사람에게 투덜투덜 이야기를 했더니 웃으면서 말하더군요. 그러니까 베타 테스트지. 하지만 그래도 아쉬웠습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온라인>이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문제점들을 떨쳐버릴 수 있다면 꽤 재미있는 게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설프게 흉내만 내다가 사라져가는 게임이 되지 않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