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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거듭되는 진화, 최강의 군단 LBT 체험기

빠른 대응과 액션은 합격, 여전한 단점들이 아쉬워

안정빈(한낮) 2014-01-17 16:43:19
확실히 달라졌고 충분히 재미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단점이 보인다. 약 한 달 가까이 진행된 <최강의 군단>의 라이브 베타테스트(LBT)를 체험한 소감이다. 

<최강의 군단>이 지난 10일을 끝으로 LBT를 마치고 OBT 준비에 나섰다. <최강의 군단>은 지난 6월 1차 CBT를 마친 이후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 지루함을 줄이기 위해 미션 방식을 폐지한 대신 스토리 던전과 돌발미션 등을 도입했다. 전투에 깊이를 더하는 특성 시스템과 새로운 아이템 구조도 선보였다.

반응은 확실했다. 지루하다는 의견이 눈에 띄게 줄었고, 전투를 거치며 아이템을 얻고, 레벨을 올려 더 강해지는 MMORPG의 기본 구조도 확실하게 재미를 인정받았다. 다만 지나친 반복과 부족한 커뮤니티, 다양한 전투방식에서 오는 붕괴수준의 밸런스 문제는 결국 해결하지 못했다. 

개발사인 에이스톰이 OBT까지 다시 한 번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하겠다 밝힌 이유다. 한 편으로는 확실한 재미와 가능성을, 다른 한 편으로는 지나친 도전에 대한 걱정를 보여준 <최강의 군단> LBT를 디스이즈게임에서 샅샅이 파헤쳐봤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션에 필요한 건 역시 보스전! 스토리 던전이 가져온 변화


<최강의 군단> LBT의 가장 큰 변화는 ‘스토리’와 ‘스토리 던전’의 도입이다. <최강의 군단>은 첫 공개부터 ‘직관적인 플레이’를 특징으로 내세웠다. 기존의 맵 방식에서 벗어나서 모든 스테이지를 ‘숫자’로 구성했고, 10여 개의 스테이지를 하나의 지역으로 묶었다.

스테이지는 시작과 끝이 없고, 마치 MMORPG의 필드처럼 몬스터가 무한히 재생성된다. 모든 미션은 스테이지 안에서 자동으로 받을 수 있고, 미션을 모두 완수하면 자연스럽게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게 된다. 끝없이 이어지는 스테이지의 반복. ‘양보다 질’을 택한 지난 1차 CBT의 모습이다.

LBT에서도 기본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각 지역에는 1에서 15까지 총 15개의 일반 스테이지가 등장하고 레벨에 따라 진입할 수 있는 스테이지가 정해져 있다. 대신 미션 구조를 없애고 모든 스테이지에 스토리를 추가했으며 5개의 스테이지마다 하나씩 스토리 던전을 배치했다. 지루한 반복을 피하기 위한 조치다.

스토리 던전은 일반 스테이지와 다르게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다. 파티 혹은 혼자서 던전을 시작하면 20분의 제한시간이 주어지고 그 사이에 적을 물리치고 장애물을 넘어서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는 구조다. 일반적인 MMORPG의 던전을 짧게 줄였다고 보면 된다.

일반 스테이지에서는 계속 등장하는 적을 물리치기만 하면 된다. 

각 스토리 던전에서는 보스 몬스터가 등장하며, 일반 몬스터와는 전혀 다른 패턴으로 플레이어를 괴롭힌다. 다른 액션게임처럼 정해진 순서나 상황에 따라 패턴화된 공격을 선보이는 만큼 보스의 공격패턴을 익히고, 파해법을 찾는 재미를 <최강의 군단>에서도 느낄 수 있다.

플레이어의 스킬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화면 전체를 시한폭탄으로 뒤덮고, 강력한 브레스를 내뿜어 휘말려 들어간 캐릭터들을 즉사시키는 등 보스마다 공격 패턴도 다양하다. 후반에는 화면 배경을 오가는 거대한 몬스터나 지금까지 싸워온 중간 보스들을 한 번에 불러내는 보스 등도 등장한다.

스토리 던전에서는 일반 스테이지와 달리 특수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고, 클리어 시간에 따라서 보상도 늘어나기 때문에 꾸준히 도전하는 재미도 있다. 대부분의 보스가 빠른 상황판단을 요구하고, 캐릭터에 따라 공략법도 달라서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액션게임을 하는 기분’이다. 

던전 공략에 걸리는 시간도 5~15분 정도로 짧아서 부담도 덜하다. 반면 보스마다 꼭 1 ~ 2개의 극악한 패턴을 갖고 있다 보니 긴장감도 높다. 일반 스테이지에서 느긋하게 게임을 즐기며 레벨을 올리다가, 스토리 던전에서는 집중해서 보스를 처치하고 아이템을 얻는다. 

일반적인 MMORPG의 구조를 짧은 시간에 반복해서 즐긴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래는 LBT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스토리 던전인 ‘제왕의 무덤’의 플레이 영상이다.

※영상 후반에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거대보스전의 등장! 확실한 재미가 있다. OBT에서는 다른 보스들의 외형도 더욱 커질 예정이다.


디어 추가된 스토리. 연출과 내용은 좋지만 전달력은 ‘글쎄?’


스토리 던전과 더불어 ‘스토리’도 추가됐다. 각 지역을 시작하고 끝낼 때마다 스토리를 알려주는 짧은 오프닝 영상과 엔딩 영상이 등장하고 일반 스테이지에서는 일정 조건을 충족시킬 때마다 NPC들이 등장해 스토리와 관계된 이야기를 나눈다.

던전에서도 ‘스토리’ 던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각 지역의 중요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참고로 <최강의 군단> 스토리는 굉장히 방대하다. <최강의 군단>을 이루는 ‘선수’들의 선발과 강력한 힘을 제공하는 파편, 이를 손에 넣은 악당과 각 지역의 전통적인(?) 대립과 갈등, 선수 사이의 애정(?)노선, 각 선수의 과거 등이 쉴 새 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보는 재미도 뛰어난 편. 반전도 많다.

특히 지역별 오프닝과 엔딩은 짧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을 줄 정도로 신선하다. 레벨 100 전후를 오가다 보면 대충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게 되고, 이후에는 이야기를 더 보기 위해 플레이를 하는 일도 생길 정도다. 스토리를 통해 확실한 목적성과 동기부여를 한 셈이다.

※위치타운의 지역 도입부 영상. 신규지역이 열리는 순간 자동으로 흘러나온다.


던전 구성과 스토리의 연계도 좋다. LBT 초반부에는 한 초등학교에서 납치범과 대립하게 되는데, 플레이어들의 접근을 깨달은 납치범들은 어둠 속에 숨은 채 저격을 시도한다. 이때 던전 역시 어둡게 바뀌고, 플레이어는 숨어있는 저격병의 조준을 피해가며 적을 소탕해야 한다. 스토리와 던전 장치를 일치시켜 몰입감을 높인다.

다만 워낙 레벨 업이 빠른 게임에서 지역을 옮길 때마다 이야기가 달라지다 보니 정작 초반에는 ‘막장 드라마 뺨치는 급속한 이야기 전개’를 보게 된다는 점과 전투만으로도 바빠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화면 여기저기를 가리는 대화창이 사망률을 급격히 높여준다는 점 등은 스토리가 추가되며 생겨난 단점들이다.

에이스톰에서는 유저 간담회를 통해 주요 스토리 음성 더빙과 인터페이스 축소 등의 계획을 공개했지만 초 단위로 생사가 오가는 액션게임에서 더빙 음성이 얼마나 들리고 작은 인터페이스 창을 얼마나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좋은 스토리와 멋진 연출, 거기에 맛깔나는 대화까지 가진 건 좋지만, 빠른 액션게임에서 이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 지는 <최강의 군단>이 가진 과제다. 다행히 지나간 대화도 ‘데우스 리포트’를 통해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몰아서 읽을 때는 당연히 재미가 덜할 수밖에 없다.

어둠 속에서 저격 중인 스나이퍼를 찾아야 한다. 스토리를 읽는다면 한층 몰입이 된다.


싸우라는 건지 죽으라는 건지...

택의 길이 열렸다. 성장과 선택의 재미를 준 액션


액션 하나는 여전하다. 1차 CBT부터 호평을 받았던 <최강의 군단>의 액션은 LBT에서 더욱 원숙해졌다. 액션 게임 하나는 잘 만드니까 그 길만 파겠다던 김윤종 대표의 개발 초기 이야기가 과장은 아니었던 듯하다. 

LBT에서는 1차 CBT부터 호평을 받았던 때리고 빠지는 재미는 물론이고, 스킬이 개편되고 특성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성장의 재미도 생겼다. 캐릭터마다 전투 메커니즘이 다른 데다가 보스전까지 추가되다 보니 캐릭터에 따라 플레이 경험이 완전히 달라질 정도다.

예를 들어 같은 보스를 상대하더라도 근접전 위주의 데릭은 보스를 순간 기절시켜서 까다로운 공격을 끊어주거나, 2회 이상 연속으로 공격받으면 상대를 강제 기절시키는 사자후를 이용해서 연속공격을 맞아주고 빈틈을 만들어내는 식으로 보스전에서도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

반면 생존력이 매우 약하고 순간적인 화력이 강한 화란은 보스의 큰 공격을 유도하고 멈춰있는 틈을 타서 각종 기술을 쏟아 넣어야 한다. 아래에서 추가로 설명하겠지만 스킬의 개수가 늘어나고 패시브 스킬을 통해 다양한 응용도 가능해지면서 액션 자체의 폭도 크게 넓어졌다. 연속기도 한층 다양해졌다.

불지옥을 만드는 화란. 소위 말하는 말뚝 딜의 강자다.

단조로운 스킬 구조도 바뀌었다. 스킬 자체가 레벨 100을 넘어서까지 배울 수 있도록 배치돼있고, 스킬을 모두 배운 이후에도 스킬에 부가적인 효과를 부여해주는 패시브 스킬을 계속해서 익힐 수 있다.

톰의 예를 들면 레벨 83에서 사이드 와인더를 익히고 나면 레벨 101에서 사인드 와인더가 더 멀리 날아가는 롱 와인더를, 레벨 113에서 사이드 와인더에 맞은 적을 느리게 만드는 독물기를, 레벨 128에서 사이드 와인더에 불을 붙이는 샐러맨더를 패시브로 배우는 식이다.

패시브 스킬에 따라 같은 기술이라도 효과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활용법도 늘어나기 때문에 레벨이 오를수록 전투의 폭이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풍부해진다.

특성에 따른 전투의 특징도 확실해서 주력 스킬에 따라 확실히 다른 액션을 즐길 수 있다. 일단 특성 포인트를 이용해서 모든 스킬을 강화할 수 있고, 강화에 따른 효과도 확실하다. 기본적으로 한 단계 강화만으로도 해당 기술의 공격력 20%를 올려주는 수준이다. 

반면 포인트의 양은 스킬에 비해 턱없이 적어서 어떤 스킬을 어디까지 강화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패턴까지 달라진다. 1차 CBT에서 레벨 30이면 대부분의 스킬을 배울 수 있던 것과 비교해 보면 눈에 띄는 변화다. 

한층 다양해진 스킬트리. 고레벨까지 배울 것들이 널려 있다.

 

 

전직을 통한 약간의 변화도 준비돼있다.

지만 강하다. 일대다의 전투부터 돌발미션까지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적들의 숫자를 늘린 것도 액션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1차 CBT에서는 일반 스테이지에서 평소에는 1~2마리, 몬스터들이 대거 등장하는 진격타임에 4~5마리 정도의 몬스터가 등장했던 것에 비해 LBT에서는 평소에 5마리 이상, 진격타임에는 수십여 마리의 몬스터가 몰려서 등장한다.


지역마다 몬스터를 끌어모을 수 있는 아이템들을 사용하면 한 화면에 40~50마리의 몬스터가 몰려있는 상황도 왕왕 벌어진다. 기본적으로 <최강의 군단>의 모든 공격은 범위공격방식이기 때문에 한 번에 다수의 적을 몰아서 처치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조금만 노력하면 몬스터가 이 정도 몰리는 건 일도 아니다. 

1차 CBT의 히든캠프 대신 추가된 돌발미션도 색다른 액션을 느끼도록 만들어준다. 돌발미션은 일반 스테이지에서 4분에 한 번씩 자동으로 발동되며, 수 많은 가짜 몬스터 중에 진짜를 찾아 처치하거나, 솟아오르는 물줄기로 곰을 상대하고, 시간을 멋대로 조절하는 시계를 피해 적을 처치하는 등 지역에 따라 갖가지 임무들이 부여된다.

보스전보다 더 어려운 전투부터 전투를 아예 배제한 물고기 줍기나 폭탄 던지기, 지역 특색에 맞춘 미사일 발사 저지와 마녀의 오토바이 막아내기(…), 배고픈 마녀에게 케이크 배달하기(…) 등 다채로운 임무들이 주어지는 만큼 일반 스테이지의 단조로운 전투에서 ‘약간은’ 벗어날 수 있다.

쿼터뷰 시점에서 수십 마리의 몬스터, 혹은 화면을 가득 메우는 거대 보스의 각종 공격을 이리저리 피하고, 각종 미션들을 처리하고, 마우스의 몇 가지 조작을 이용해서 다양한 연속기를 만들어 내다보면 마치 잘 만든 콘솔 액션게임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그렇게 작은 캐릭터로 제대로 된 액션이 되겠어?라는 의문을 가진 유저라면 이후 OBT에서 꼭 플레이해보기를 권한다. 액션 하나만큼은 확실히 추천한다.

범죄자들을 지정지역까지 끌고 가는 돌발미션


어지간한 보스보다 훨씬 더 어려운 돌발미션. 그리즐베어를 처치해야 한다.

은 부분을 바꿨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반복과 부족한 목적성


문제는 여전한 지루함과 부실한 커뮤니티다. <최강의 군단>은 LBT에서 반복과 지루함을 줄이기 위한 많은 시도를 했다. 5개 스테이지당 하나씩 스토리 던전을 추가하고, 자기 레벨보다 어려운 스테이지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월반’ 개념도 넣었다. 스테이지에서는 몬스터의 숫자를 대량으로 늘리고, 4분마다 돌발미션을 집어넣어 다양한 액션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했다. 지역마다 스토리도 추가했다.

그 결과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반복 플레이’의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스토리 던전을 제외한 일반 스테이지에서는 여전히 ‘그 스테이지가 그 스테이지 같은’ 플레이를 반복하게 되고, 게임의 스토리도 워낙 많은 이야기를 빠르게 진행하다 보니 잠깐만 흐름을 놓쳐도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따라가기 어렵다. 자연히 스토리를 통한 동기부여도 불가능해진다.


선수들의 공통된 적인 그림자. 하지만 이야기를 읽지 않으면 단순히 랜덤하게 나타나는 적에 불과하다.

성장 과정에서의 ‘선택지가 없다’는 점도 반복에 지루함을 더한다. 레벨마다 갈 수 있는 장소가 딱딱 정해져 있다 보니 동선을 바꾸거나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즐기기도 어렵다. 유저간담회에 참가한 김윤종 대표조차 ‘기억에 남는 스테이지가 없다’고 밝혔을 정도다.

커뮤니티도 심하게 부족하다. MMORPG의 장점 중 하나는 사람 사이의 인터랙션이다. <최강의 군단>의 인스턴트 방식 플레이에서는 게임 내의 커뮤니티가 형성되기 어렵다. 스테이지에서는 전투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스토리 던전에서는 대화를 나눌 틈이 없다. 

그나마 잠깐만 전투가 느려지면 곧바로 다른 맵으로 이동해 버리니 일수다. 지나친 편의성 덕분에 유저 간의 대화가 이뤄질 틈이 없는 셈이다. 실제로 LBT 기간 중 100시간이 넘는 플레이를 했지만 다른 유저와 대화했던 건 ‘혹시 TIG 기자이신가요?’를 제외하면 단 3건에 불과했다.

다음에 가야할 곳이 정해져있다. 기껏해야 한, 두 스테이지를 제외하고 넘어가는 게 고작이다.

려되는 밸런스. 한 방 위주의 플레이


지나치게 다양한 액션을 추구하다 보니 생긴 문제점도 있다. 대표적인 문제가 다른 직업 혹은 몬스터와의 밸런스다. <최강의 군단>은 캐릭터마다 액션을 차별화했다. 단순히 사용하는 무기나 공격력, 사정거리, 스킬 콘셉트 정도가 다른 수준이 아니라 캐릭터의 전투 메커니즘이 다르다.

예를 들어 같은 근접 캐릭터라도 데릭은 적을 경직시키거나 기절시키는 기술들을 이용해서 적의 공격을 꾸준히 무력화시키는 방식으로 싸우게 되며, 마리는 다양한 잡기 공격을 위주로 적을 ‘붙든 채 싸우는’ 역할을 맡는다. 원거리 캐릭터 역시 화란은 회피기가 적은 대신 적을 밀쳐내거나 쓰러트리는 방식으로, 톰은 강력한 회피기를 이용해서 치고 빠지는 방식으로 싸우게 된다.

이처럼 캐릭터마다 메커니즘이 다르다 보니 몬스터의 패턴이나 상황에 따라 밸런스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십상이다. 마리는 붙잡을 수 있는 적에 한해서는 강력하지만 반대로 붙잡히지 않는 적을 만나면 능력의 절반도 발휘하기 어렵고, 화란은 사정거리가 짧고 이동속도가 느린 적에게는 무적에 가까운 능력을 발휘하지만 빠른 속도로 장거리 공격을 일삼는 적에게는 대항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캐릭터 상성을 떠올리면 된다. 자기 캐릭터의 주력 메커니즘을 무력화할 수 있는 보스라면 그야말로 ‘천적’이다.

난이도를 조절하는 방식도 문제다. <최강의 군단>의 기본은 ‘안 맞는 플레이’다. 플레이어는 몬스터보다 빠르고, 사정거리도 길다. 그 상황에서 지루함을 줄이고 긴장감을 주기 위해 난이도를 높이려다 보니 결국 몬스터의 대미지만 엄청나게 높아졌다. 

특히 파티플레이에서 적의 공격력 상승 폭은 엄청난 수준. 후반에는 대부분의 캐릭터가 적의 공격 2~3번이면 회색화면을 볼 정도다. 여기에 스테이지마다 몬스터가 많게는 수십 마리까지 쏟아지고, 피격 시의 무적판정도 없다 보니 앞서 말한 ‘적의 패턴에 따른 밸런스 붕괴’가 극단적으로 심해진다. 

실제로 LBT에서는 보스의 갑작스러운 공격이 많은 탓에 공격을 물리적으로 피할 시간이 적은 근거리 캐릭터가 상대적으로 많이 불리했다. 캐릭터마다 갖고있는 메커니즘이 다른 만큼 단순한 능력치 조정으로 밸런스를 맞추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개발사의 ‘묘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저 간담회에서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렇게 일일이 조절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것. 밸런스를 적당히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구조다.


벨 시스템을 통해 보여준 의지. 확실한 변화가 기대되는 OBT


장점도 단점도 확실한 <최강의 군단>이지만 LBT만 놓고 본다면 OBT 이후를 기대하기엔 충분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의 기본이 되는 액션을 잘 갖췄고, CBT부터 LBT까지 유저의 요구에 맞춘 빠른 변화가 가능함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더 간단히 줄이자면 ‘가능성을 봤다’ 정도가 되겠다.

대표적인 것이 LBT에서 보여준 커다란 변화와 바벨시스템이다. 1차 CBT 이후 약 6개월 동안 에이스톰은 <최강의 군단>에서 수십 개의 스토리 던전과 그 두 배가 넘는 보스 몬스터를 추가했고, 역시 수십 개의 돌발미션과 신규 스킬을 개발했다. 인터페이스와 스테이지 시스템이 바뀌었고, 스토리와 영상, 전직도 추가됐다. 굉장히 빠른 판단과 기획, 그리고 개발속도다.

여기에 LBT부터는 바벨시스템이라는 유저 의견 건의 시스템을 도입해서 기획자와 유저가 직접 토론하며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환경도 구축했다. OBT에서 변경하겠다고 밝힌 내용만 수십 가지다. 그만큼 빠른 변화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LBT에서 처음 선 보인 바벨시스템. 실제로 채택된 의견도 많고, 기획자가 직접 유저 의견을 듣기도 했다.

비슷한 게임이 거의 없는 만큼 ‘고유의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쿼터뷰에 편의성을 추구했고 캐릭터에 따라 달라지는 독특한 전투방식까지 강조한, 빠른 전투가 핵심인 MMORPG를 찾기란 쉽지 않다.

캐릭터 콘셉트도 확실하고. 이야기도 ‘너무 줄여서 막장드라마 같은 점들’만 빼면 좋다.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는 셈이다. 실제로 에이스톰에서는 예정보다 빠르게 LBT를 마쳤고, 예정보다 더 큰 규모의 개편을 택했다. LBT의 반응으로 미뤄봤을 때 조금만 더 다듬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CBT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단점도 많다. 솔직히 말해서 ‘바꾸는 게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 만큼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하지만 개발사에서 매번 빠른 대응과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OBT까지는 ‘모처럼 마음 편하게 기다릴 수 있는 게임’이 될 듯하다.

미션 도중 나오는 탱크에 탑승! 이렇게 자잘한 재미요소도 많다.

 


파란색 원에서는 시간이 빠르게, 붉은색 원에서는 느리게 흘러간다. 단순한 전투에 변화를 주는 요소다.





몬스터를 동화책으로 돌려보내거나 감옥을 파괴해서 범죄자가 탈옥하는 걸 막는 등 돌발미션의 종류도 다양하다.

 


첫 인상과 다르게 기본기는 확실하다. 실제로 게임을 체험한 기자들도 플레이를 많이 할수록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