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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4story, 매력적인 전쟁 뒤에 남는 아쉬움

4story 오픈 베타테스트 버전 리뷰

권영웅(술트라제) 2007-05-23 11:05:46

 

결론부터 말하자면, <4story>는 조금 아쉬운 게임이다. 오픈 베타테스트에 돌입하기에 앞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모방작이라는 꼬리표가 달렸기 때문이다.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4story>는 게임 자체만을 놓고 볼 때 한국에서 만든 MMORPG치고는 (단순 반복식 게임을 탈피해) 상당히 잘 만든 게임이다.

 

물론 문제도 있다. 특히 밸런스와 어설픈 느낌을 주는 전체적이 디자인 등 개발팀에게 몇 개월의 시간이 더 주어졌다면 분명 좋은 게임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디스이즈게임 필진 술트라제


 

<4story>, 버즈마케팅을 선택한 이유는?

 

<4story>가 처음 공개했던 스크린샷을 보면, 그야말로 <WoW>의 '판박이'다. 이는 분명 개발자들이나 회사 관계자들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샷을 공개한 것은 버즈마케팅 효과를 보려고 의도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어쨌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웹진이나 팬사이트를 즐겨 찾는 온라인게임 유저들 대부분이 <4story>라는 게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너무나 부정적인 인식이라는 것. 그리고 그 부정적인 인식을 한 방에 날려버릴 만큼 멋진 모습이 '아직' 아니었다는 점이다.

 

일단 <4story>에 달린 '<WoW>를 닮았다'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게임만 살펴보도록 하자. <4story>는 탄탄한 기본 시스템과 3개 국가의 대결구도를 그리는 전쟁이라는 흥미로운 게임 컨셉트를 갖고 있다.

 

다소 투박한 느낌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퀄리티가 괜찮은 그래픽이며캐릭터의 모션도 꽤나 자연스럽게 묘사되어 있다. 또한 각 직업 간의 개성이 뚜렷하고, 성장에 따른 캐릭터의 능력 상승 역시 유저들의 보상 심리를 적절히 자극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상당한 스케일을 갖고 있으며, 그 구성이 괜찮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분명 <4story>는 괜찮은 게임에 속한다. 하지만 버즈마케팅의 부작용이 너무 심했다.

 

 

게임 구성, 불편한 부분을 없애야 한다
 

<4story>의 단점부터 지적하자면 우선 너무나도 불편한 인터페이스부터 시작해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기본적인 게임 인터페이스의 구성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기존의 MMORPG가 보여줬던 무난한 모습이기 때문에 흠 잡을 데 없는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4story>이기에 자세히 살펴보면 불편한 점이 너무나 많다.

 

크기 조절이 되지 않는 대화창은 단지 항목별로 구분만이 가능할 뿐이며, 스킬창의 슬롯 또한 너무나 적다. <4story)는 상당히 많은 스킬을 제공하기 때문에 12개의 단축 슬롯으로는 이를 소화하기엔 너무 적다. 물론 12개씩 10, 120개의 단축 슬롯을 제공하긴 하지만 이를 게임 중 적절하게 교체해 가면서 사용하기란 딱 잘라 말해서 '불편'하다.

 

인터페이스의 구성 요소는 충실하다. 그러나 불편한 점이 너무 많다. 

 

퀘스트 시스템의 인터페이스 역시 매우 불편하다. 퀘스트 목록은 우측 상단, 퀘스트 스토리는 화면 아래에 노출된다. , 게임 플레이를 하는 내내 유저의 시선은 이리저리 분산될 수 밖에 없다. 퀘스트를 수락하는 과정 역시 매우 번거롭다.

 

NPC와 대화를 하고, 대화를 한 뒤 우측 상단의 퀘스트 목록을 클릭 하고, 하단의 대화 내용을 읽은 뒤, 다시 우측 상단의 선택 커맨드를 클릭해야 한다. 대화 내용을 무시하고 단순히 명령만 따른다면 번거롭진 않겠지만 몰입도가 떨어지는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초반 튜토리얼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수 밖에 없게끔 구성해 놓았다. 사실 퀘스트가 무작정 많다는 것은 결코 큰 장점이 아니다. 오히려 초반부터 쏟아지는 퀘스트는 유저들로 하여금 시작부터 게임에 질리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다행히 <4story>의 초반 퀘스트는 그리 많지 않지만 퀘스트의 구성은 한숨이 나오는 수준이다. 유저들이 원하는 것, 그리고 중요한 것은 퀘스트를 통한 연출이지, 퀘스트를 통한 유저들 뺑뺑이 돌리기는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다.

 

 퀘스트 시스템은 구조, 연출 및 구성 등 모든 것이 너무 번거롭다는 문제를 지녔다.

 

 

어중간한 전투 시스템, 선택과 집중이 절실하다
 

<4story>의 전투 시스템을 평가하자면 '애매모호'라는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 <4story>의 전투 시스템은 편리한 것도 아니고, 조작의 재미를 전달하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다.

 

이 게임의 전투시스템은 조금 더 테스트를 해서 편리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조작의 편의성을 추구하든지, 아니면 정교한 컨트롤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서 조작의 재미를 전달하든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정체성 확립이 시급하다.

 

전투 시스템의 단점은 PvP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쉬운 예로 현란한 무빙과 쿨타임을 고려한 스킬 콤보를 통한 재미나는 전투를 즐기길 원한다고 가정해 보자. 하지만 <4story>에서는 이러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전투 시스템이 디자인되어 있지 않다.

 

적을 자동으로 추적해서 적절한 스킬을 사용해주는 <4story>의 전투 시스템은 유저들에게 조작의 재미를 전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4story>는 캐릭터의 다양한 스킬과 그에 따른 현란한 컨트롤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쉽게, 그리고 다양하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결과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4story>의 전투는 조작이 편하지도 않고, 섬세한 컨트롤을 지원하지도 않는다.

 

 

<4story>, 매력적인 전쟁 시스템을 강조하라!

 

<4story>의 전쟁 시스템은 매력적이다. 실제로 적의 영토를 점령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변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전쟁 자체의 재미는 상당히 뛰어나다. MMORPG에서 목적성과 당위성 있는 전쟁의 재미란 지금까지 많은 게임에서 검증되어 왔다. 잘 만들어진 전쟁 시스템 하나로 꾸준히 롱런하고 있는 MMORPG도 상당 수 존재하고 있다.

 

<4story>는 이 부분을 특화시켜야 한다. 물론, 지금도 상당히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매일 8시에 진행되는 점령전의 경우 뚜렷한 성과가 눈에 보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만 제공된다면 유저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전쟁 시스템을 위한 기본 구성은 잘 되어 있다. 

 

또한, 실시간 전략지휘체계 시스템(RSCS)을 활용한 전략 지휘 시스템은 단순한 미니맵의 포인트 표시 시스템을 벗어나 상당히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시스템이다. 쉬운 이야기로 채팅창에 손가락 아프도록 타자를 치면서 지휘하는 것과 클릭 한 번으로 정확한 공격지점과 포인트를 표시할 수 있는 것을 비교할 때, 후자가 훨씬 더 훌륭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4story>는 RSCS 자체가 지휘자의 역량에 주목하게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는 유저들은 레벨과 아이템을 떠나 게임상에서 지휘관이라는 지위를 얻음으로써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이런 훌륭한 시스템을 선보인 <4story>도 서버가 불안하다는 점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많은 유저가 모이면 여지없이 느려지거나 심지어 다운되는 모습을 보여주어 아쉬움을 남겼다.

 

<4story>는 전쟁 시스템을 확실히 부각시키고 발전시켜야만 한다.

 

 

<WoW>에서 반드시 참고해야 할 부분!
 

애초에 필자는 이번 리뷰를 작성하며 <WoW>를 언급하지 않고 하나의 게임으로 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파티플레이와 솔로잉의 조화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WoW>를 빼놓고 이야기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번 단락에서만 인용해보겠다.

 

일단 <4story> 1분 쿨타임의 HP·MP 회복제가 존재해서 초반 솔로잉은 큰 무리 없이 진행이 가능하다파티플레이를 위한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지만 지금은 탱커와 대미지 딜러, 힐러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파티플레이를 원활하게 즐기기엔 무리가 있는 구조다.

 

이들의 짜임새 있는 파티플레이를 기대하기에는 회복 아이템의 가격이 너무 높다. 전사와 사제가 같이 파티플레이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전사는 적의 공격을 막아내고 공격하며, 사제는 힐을 통해 전사의 지속적인 전투를 유지한다. 하지만 문제는 사제의 MP(마나)는 전사가 원활한 전투를 하도록 힐을 넣어줄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파티플레이 자체의 효율이 전사들에게는 그리 높지 않다. 전사 역시 MP를 사용해 스킬을 쓰기 때문이다. 아이템 분배도 문제다. 결국 현재 <4story>는 보스 몬스터 사냥을 제외하면 파티플레이는 거의 꿈꾸기 어려운 상태다.

 

인스턴스 던전의 클리어를 위해 파티를 구성할 수 있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4story>의 인스턴스 던전은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역시 사장되어 버린 컨텐츠다.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파티 사냥 자체의 메리트가 낮고, 파티플레이의 유기적인 흐름을 도와주는 MP에 대한 지원책이 상점에서 판매되는 회복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해결책은 <WoW>에서 찾아 볼 수 밖에 없다. <WoW>에는 회복 촉진제’라고 불리는, 자연 회복 시간을 대폭 줄여주는 아이템을 유저가 직접 만들 수 있다. 파티플레이의 필요성도 뚜렷하게 부각되어 있다. <4story>가 진정으로 필요한 벤치마킹은 인터페이스나 시스템의 겉모습이 아닌, 내부적인 흐름에 대한 노하우다.

 

 

중요한 건 <WoW>의 겉모습이 아니다. 내부적인 흐름과 노하우가 중요하다.

 

 

왜 더 기다리지 못했나개발 시간에 대한 아쉬움

 

좀더 긴 기간 동안 충성도 높은 유저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에 따른 피드백이 제대로 반영되었다면 <4story>의 완성도는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하지 못한 이유 역시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어쩔 수 없는 내부 사정이기에,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그래도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롱런할 수 있는 제대로 된 MMORPG 하나가 나올 수도 있었다는 미련을 쉽게 버릴 수 없다.

 

<4story>가 유저들에게 더욱 다가서기 위해서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쟁시스템의 부각, 그리고 유저들의 반응을 제대로 수렴해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작업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4story>는 최근 선보인 국산 MMORPG 중 괜찮은 편에 속하는 게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