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게임의 2007년 라인업 중 가장 먼저 선보인 MMORPG <홀릭>이 지난 5월 3일, 오픈 베타 테스트에 돌입했습니다. 파스텔톤의 화사하고 깔끔한 그래픽이 돋보이는 이 게임은 기존의 MMORPG에서 볼 수 없었던 ‘UCQ’(User Created Quest), ‘UCD’(User Created Dungeon) 등의 참신한 시스템을 선보여서 현재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홀릭>이라는 게임은 어떤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타이론J
■ 입이 ‘떡’ 벌어지는 그래픽!
<홀릭>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연 그래픽입니다. 물론 <WoW>나 <리니지2> 등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함’은 덜하지만, 게임은 파스텔톤의 화사하고 따뜻한 그래픽. 즉 누구에게나 부담을 주지 않는 ‘예쁜’ 그래픽을 선보입니다. 이는 ‘동화와 같은 게임’ 이라는 <홀릭>의 컨셉과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모든 연령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됩니다.
아기자기한 건물들, 거대한 풍차, 맑은 호숫가와 개성 있는 NPC들이 만들어낸 <홀릭>의 그래픽.
캐릭터들의 ‘감정표현 동작’ 역시 최근에 나온 MMORPG 중에서도 섬세하고 완성도가 뛰어난 편입니다. 포즈를 취하면 단순히 몸만 움직일 뿐 아니라, 얼굴의 표정까지 바뀔 정도입니다.
전투시의 화려한 연출효과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인데요. 각각의 무기 사용에 따른 공격 동작, 기본 스킬들의 화끈한 연출로 단조롭고 지루한 플레이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캐릭터가 착용한 장비(악세서리류 제외)는 모두 그래픽으로 표현되고 각각의 장비 디자인도 특징에 맞게 잘 꾸며져 있습니다. 덕분에 캐릭터 꾸미는 재미는 확실히 보장됩니다.
화려한 연출은 사냥을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다양한 장비와 무기로 나만의 캐릭터를 꾸미는 것도 가능.
■ 퀘스트 중심의 캐릭터 성장
<홀릭>에서 캐릭터의 성장은 단순한 몬스터 사냥보다는 퀘스트 수행의 비중이 높습니다. 게임은 흔히 볼 수 있는 수집, 토벌 퀘스트부터 연계 퀘스트까지 다양한 종류의 퀘스트를 제공합니다. 레벨에 맞는 다양한 퀘스트가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레벨 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머리 위에 물음표가 있는 NPC를 찾아가면 퀘스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하면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죠. <WoW>와 정반대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헷갈렸습니다. (-_-;)
퀘스트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마을의 크고 작은 사건을 해결하는 일반적인 퀘스트로 언제 어디서나 수행이 가능합니다. 나머지 하나는 메인 시나리오와 관련된 퀘스트로 게임 속 캐릭터가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떠나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홀릭>은 게임의 메인 시나리오를 크고 작은 퀘스트로 풀어가면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모험을 떠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지역이나 몬스터, 인연을 만나 게이머는 점점 게임 속 캐릭터에 동화되게 되죠.
잘 짜여진 각본, 주인공은 바로 당신!
퀘스트는 대부분 솔로잉으로 충분히 수행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초반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레벨이 오를수록 파티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데 때로는 무조건 파티 플레이를 강요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사실 적당히 파티 플레이를 유도하는 것은 좋지만 강압적인 파티강요 시스템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습니다. 좀 더 게이머의 취향과 선택에 맞추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더군요.
파티 강요 시스템? 그리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 참신한 시스템, UCQ와 UCD
<홀릭>을 대표하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역시나 UCQ와 UCD입니다. 각각 ‘유저가 만든 퀘스트’(User Created Quest), ‘유저가 만든 던전’(User Created Dungeon)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에서 혼자 즐기는 콘솔이나 PC 패키지 게임이라면 몰라도 MMORPG 장르에서 개인이 퀘스트와 던전을 직접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퀘스트나 제약 없이 누구나 퀘스트와 던전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색다른 재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같은 종류의 퀘스트와 던전이라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두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게임에 적용되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아직까지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 UCQ와 UCD가 잘 구현이 된다면 향후 <홀릭>이라는 게임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손쉬운, 혹은 단조로운?’ 캐릭터 육성
<홀릭>에서 캐릭터 육성은 정말 쉬운(단순한) 편입니다. 스탯을 따로 찍을 필요가 없으며, 심지어 스킬 마저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자동으로 배우게 됩니다. 게이머가 할 일은 그저 ‘레벨 업’만 하는 것이죠. 캐릭터의 스탯이나 스킬은 알아서 따라오니 다른 건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크게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 ‘손쉬운 캐릭터 육성’은 현재 많은 게이머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혹자는 이런 캐릭터 육성 덕분에 <홀릭>이 인기를 끌게 됐다고 이야기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MMORPG의 경력이 오래된 게이머들. 그리고 <홀릭>을 오래 즐긴 고레벨 게이머들한테는 ‘단조로운 캐릭터 육성’ 이라고 해서 많은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고레벨이 될수록 개성이 없는 ‘클론 캐릭터’가 난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지금의 손쉬운 시스템에서 '조금만 복잡해져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아무래도 아바타로만 구분되는 캐릭터보다는 자신이 손수 연구하고 개발한 캐릭터가 더 애착이 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게이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레벨업’ 뿐.
이밖에도 <홀릭>에는 변신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는 육성중인 캐릭터의 직업을 자유자재로 변환하는 시스템을 말하는데요. 덕분에 게이머들은 다양한 직업을 캐릭터 하나로 모두 플레이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신을 한다고 해서 캐릭터가 별도의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특별한 보상이 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동일한 캐릭터 명으로 다른 직업 캐릭터 하나 더 키우는 것뿐. 다양한 경험을 맛보게 해주려는 개발사의 의도는 좋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이 변신 시스템은 그냥 단순한 ‘노가다’ 거리가 생긴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게다가 두 직업을 오가며 균등하게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보다 한 캐릭터를 빨리 고레벨로 만드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기 때문에 굳이 변신 시스템을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 힘듭니다.
위에서 언급한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캐릭터 육성법과 알맹이 없는 변신 시스템이 맞물려 <홀릭>은 자칫 ‘단순 노가다’ 게임이 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각각의 시스템들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냥 캐릭터 하나를 더 키우는 것과 뭐가 다르지?
■ 무한한 가능성, 개발사에 달렸다
<홀릭>을 즐기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바로 시도 때도 없이 진행되는 점검이었습니다. 게다가 점검이 끝나면 수행중이던 퀘스트가 전부 초기화되거나 경험치가 깎여 있는 경우가 많았죠. 이런 점검은 특별한 공지가 없이 진행되는 것이어서 원활한 플레이가 불가능했습니다. 오픈 ‘베타’ 이기 때문에 이해를 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많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덕분에 홈페이지 게시판은 항상 항의글이 넘쳐났습니다.
결론적으로 <홀릭>은 뛰어난 그래픽과 참신한 시스템을 갖춘, 기본에 충실한 잘 만들어진 MMORPG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보다는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더욱 많이 있는 게임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은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오픈 베타 테스트’ 중인 게임인데오 불구하고 여러 가지 면에서 준비가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조금더 가다듬어서 정식 서비스에서는 더욱 멋진 모습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