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강호> <영웅> <귀혼>을 통해 무협게임의 계보를 이어온 엠게임에서 2007년 야심작으로
<풍림화산>을 발표했습니다. 엠게임이 기술력을 총 동원해서 만들었다고 하는 <풍림화산>의 메인 시나리오는 <기문둔갑>과 <천사지인>으로 유명한 조진행 작가가 담당하고 있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과연 <풍림화산>은 블록버스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을까요? /디스이즈게임 필진 크발칸
깔끔한 카툰 렌더링 그래픽의 무협 RPG
어떤 게임든 유저를 끌어들이는 최초의 요인중 하나는 ‘그래픽’입니다. 화려한 이펙트와 깔끔하고 멋진 그래픽은 관심이 없던 유저들의 눈을 잡아 끄는 하나의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풍림화산>의 그래픽은 합격선에 근접했다고 생각됩니다. 카툰 렌더링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애니메이션같은 느낌도 잘 살렸고, 기존에 카툰랜더링을 사용하던 게임들에 비하면 거친 느낌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줌 인을 해도 깨지지 않고 깨끗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에 반해 마을이나 필드의 모습은 부족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나마 구조물이 있는 마을은 덜하지만 허허벌판과 같은 필드는 알게 모르게 ‘텅 비었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인터페이스의 경우는 알파테스트 당시에 비하면 꽤나 변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변한 것은 겉모습뿐, 알파테스트에서 지적되었던 대화창의 수정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인터페이스 창들이 고정되어서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했던 엉뚱한 곳에서 불편을 겪게 되었습니다.
레벨업 후 스킬포인트를 써야 되지만 파티목록에 가려 스킬을 찍지 못하는 상황.
안정적인 서버 운영, 드러난 문제점들
이번 1차 클로즈 베타를 진행하면서 놀란 점은 비록 한번 롤백이 있었지만, 서버 운영이 상당히 안정되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게임의 테스트처럼 정해진 시간대만 테스트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 24시간 접속이 가능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늦은 새벽까지도 유저들이 상당히 많은 유저들이 접속해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이지만 사냥터에서 유저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저기서 문제점이 불거져 나왔습니다. 우선 몬스터들이 이름과 레벨만 바뀌고 배치되어 있어 지루한 느낌이 강했고, 아이템이 특정 레벨 대로만 정해져 있어 너무 단순했습니다. 그것 마저도 색의 변화만 있을뿐 외형적인 변화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너무나' 단순한 컨텐츠 구성은 유저의 플레이 의욕을 깎아먹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높은 레벨이 되기 전까지 비슷한 옷만을 입는다면 빨리 질리기 때문이죠. 그리고 인공지능의 문제점도 심각했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이동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보통 온라인게임의 경우 나무 너머를 클릭하면 나무를 피해서 돌아가는 정도의 인공지능은 갖추고 있지만, <풍림화산>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또한, 마을 안의 구조물을 바라보고 반대편을 누르면 허공이 클릭 되는 등의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인공지능과 좌표설정의 문제인지 이런 기초적인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무협 팬들에게 잘 알려진 조진행 작가가 참여했던 만큼 <풍림화산>의 퀘스트는 탄탄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프롤로그를 제외한다면 무협다운 이야기 전개도 없었고, 그나마 있는 퀘스트도 단순한 수집, 배달 심부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내용이든 채워지겠지만, 일주일이라는 긴 테스트 기간에 비해서 컨텐츠가 너무 없었던 상황은 테스터들에게 단순 사냥, 레벨업을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 게임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너무나 단순한 전투, 똑같은 성장의 반복
조금 솔직해져 보겠습니다. <풍림화산>의 전투는 그야말로 단순했습니다. 이펙트도 적절히 화려하고 타격을 입는 몬스터의 반응 동작도 이전 테스트 때보다 훨씬 향상된 모습이었지만, 사실 단조롭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정말 지극히 단순한 ‘핵&슬래쉬’ 방식의 게임이 <풍림화산>입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단조롭게 반복되는 사냥 때문에 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몬스터들의 인공지능 역시 단순했고 단 하나의 스킬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던전의 보스인 ‘마왕’은 스킬이 있었지만 종류도 얼마 없었고, 기초적인 움직임만을 보여줘서 유저들의 ‘초고속 레벨업’을 위한 먹이감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마왕을 잡으러 가는 길에 있는 부하들 역시 선제 공격 형태라는 점을 제외하면 필드 몬스터와 별 다를 게 없었습니다.
이번 클로즈 베타에서 유저들은 테스트를 한다기 보다는 단순히 레벨업을 하고 10레벨이 되면 영수를 타고, 좀더 레벨이 높아지면 보스만 잡는 단조로운 플레이 패턴을 보여줬습니다. 그 이유는 그것 밖에 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비록 클베라지만 60이나 되는 고레벨의 마왕이 20레벨도 안되는 유저들에게 잡히는 모습이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테스터들의 플레이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고 생각되었지만, 무엇가 빠진듯한 게임전개를 보며 아쉬움을 떨쳐버리기 힘들었습니다.
마왕 레이드에 성공한 후 주변에 떨어진 아이템들.
기대감을 이어갈 수 있는 다음 테스트를 기대하며
유저에게 기대감을 주는 게임이 되어야 합니다.
클로즈 베타테스트 내내 <풍림화산> 홈페이지에서 본 문구가 있습니다. '초대형 블록버스터급 게임 풍림화산'. 그러나 이번 1차 베타 테스트에서는 ‘블록버스터’급의 규모나 면모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1차 테스트이기 때문에 기본 전투와 시스템 구현 및 테스트가 주된 목적이었겠지만, 테크니컬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왔기 때문에 정식 테스트가 ‘앞으로 펼쳐나갈 모습의 맛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다음 테스트를 기대할 수 있는 ‘무엇’을 보여주었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이번 테스트를 마쳤겠지만, 지금의 <풍림화산>은 걱정이 기대를 뒤덮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종 평가는 당연히 오픈베타, 상용화 단계에서 내려야 맞겠지만, 1만명의 테스터들에게 조금의 기대감을 심어주기를 기대했다면 지나친 욕심이었을까요?
깔끔한 그래픽과 스킬 이펙트, 군더더기 없는 사냥의 흐름. 1차 테스트에서 보여준 <풍림화산>의 기본기는 안정적이었습니다. 이제 ‘속을 채워서’ 내실 있는 게임성을 보여주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풍림화산>. 속 빈 강정이 될지, 튼실하게 익은 감이 될지는 자신들이 말한 장점을 얼마나 빨리 선보일 수 있는 가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1번은 보여줬으니 이제 2번, 3번, 4번을 보여줘야 할 순서입니다.
1차 테스트에서 거의 유일했던 소일거리인 '무기 업그레이드' 전과 후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