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이슈는 단연 ‘FPS 신작 전쟁’이겠지만, ‘2편 경쟁’도 주목해 볼만 합니다. 먼저 지난 5월에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라그나로크2>와 클로즈 베타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는 <거상2>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2차 클로즈 베타를 진행한 <프리스톤테일2>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 2편입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크발칸
단조롭고 어색한 ‘반복 사냥’
개인적으로 1편인 <프리스톤테일>을 많이 즐겨 보지는 못했습니다. 기억으로는 오픈 베타 당시 상당히 인기 있는 게임이었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서비스가 되고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프리스톤테일2>(이하 프테2)는 이름을 이어 받은 전작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전작과 같은 종족이지만 게임은 다릅니다.
게임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이 ‘재미’라고는 말하지만, 가장 처음 유저가 보게 되는 것은 ‘그래픽’입니다. <프테2>는 배경은 뛰어나지만 캐릭터는 거칠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캐릭터와 배경이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한편, 게임의 인터페이스는 깔끔했고 눈에 쏙쏙 들어오게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배경은 뛰어나지만 캐릭터는 배경에 비해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본격적인 전투로 들어가보죠. 아직은 전투가 심각하게 단조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고 레벨로 가게 되면 어찌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저 레벨 입장에서 바라본 전투는 맥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편의를 위해서 게임 진행이 단순화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프테2>는 그 정도가 너무 심했습니다. 이번 2차 클베에서는 1차 전직을 하면 액션성을 강조된 ‘모탈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전직을 위한 20레벨까지의 사냥은 단순히 펑션키 ‘F1’(공격)과 ‘F2’(줍기)를 기계처럼 누르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초보 유저들은 단순 반복 사냥에 지쳐 지겨움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있는 공격 스킬도 그렇게 큰 대미지를 주지는 못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타격감’이었습니다. 타격감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사운드와 애니메이션은 사냥을 하면 할수록 어색하다는 느낌이 심하게 들었습니다. 특히 공격하고 있는 몬스터를 보지 않고 고정된 딴 곳을 응시하는 캐릭터의 얼굴이나 스킬 시전시 캐릭터 애니메이션이 이상하단 생각이 들 정도로 엉거주춤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몬스터는 밑에 있는데 캐릭터는 정면만을 응시하는 모습.
이런 사소한 점들이 계속 이어질 경우 플레이 하면서 느끼는 일체감이 떨어져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퀘스트는 기존 RPG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심부름 형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퀘스트를 하기 보다는 사냥을 하는 것이 더 큰 이득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퀘스트를 진행하는 유저를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결고 쉽지 않은, 복잡한 게임 시스템 |
<프테2>에는 다른 게임과 같은 ‘강화’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또 그것을 세분화시켜 ‘에이징’과 ‘특화’라는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에이징은 기존처럼 무기를 강화하는 것이고 특화는 쉽게 표현하자면 아이템에 옵션을 붙이는 것입니다.
전작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이 강화방식은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아이템에 대한 선택의 폭은 많아졌지만, 하나 하나의 강화방식에 따라 아이템들이 너무 세분화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참고로 강화를 하기 위해서는 레벨에 맞는 ‘쉘텀’과 ‘룬’ 등의 요구 조건이 충족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특화 한번에 들어가는 아이템은 두 개, 에이징시 들어가는 아이템도 다수입니다.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강화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게임 속 경제를 돌아가게 하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계속해서 더 좋은 옵션과 강화를 위해서 필요한 아이템들을 모아야 되고 혹은 거래를 통해 구입한 다음 소비를 하게 됩니다.
이런 지속적인 소비가 필요한 아이템들이 게임에 필수 요소가 된다면 게임 속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존 <프테1>과 비교하면 방식이 줄어들었고 게임 내 경제를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다라고 해도 역시 복잡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사냥에 필수라고 할 수 있는 포스 오브 역시 소비성입니다.
<프테2>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번 2차 클로즈 베타에서 공개된 것들은 대부분이 기존 <프테1>에서 가져온 것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모탈 시스템이 추가되었지만 그 외에는 기존의 것들을 개량 했을 뿐 색다른 특징이나 뚜렷한 발전점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아처 클래스가 검을 드는 것이 활보다 더 대미지가 나오는 건 도대체?
<프테2>는 클로즈 베타 직전에 각 웹진에 배포한 제공용 기사에는 이런저런 특징을 들면서 유저들에게 홍보를 했지만 그것도 모탈 시스템을 제외한다면 정해진 틀 이외에 개발사가 넣은 것이 무엇인지 읽어봐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현재 유저들이 갖는 <프테2>에 대한 생각은 이렇습니다. ‘다른 게임과 다를 바 없는 게임이다.’라는 것이죠. 기존의 <프테1>의 유저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돌아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차 클베에 대한 솔직한 소감 |
개인적으로 어떤 게임을 다른 게임과 비교하는 것은 싫어합니다. 하지만 <프테2>를 보고 있자면 이상하게 <리니지2>가 생각이 납니다. 아니 아직은 오히려 더 못하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물론 이제 2차 클베입니다만, 본격적으로 게임의 핵심 시스템과 퀘스트가 붙은 상태에서도 ‘이거다!’라는, 끌리는 감흥을 주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마지막 날 있었던 몬스터 이벤트. 꽤 많은 유저가 끝까지 게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지금 <프테2>는 기존의 시스템과 세계관에 너무 얽매여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세계관만 가지고 오고 나머지 시스템들은 새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아직 1~2 번의 테스트를 더 거친 뒤 하반기에 오픈 베타를 하기까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영지전, 클랜전 등 다양한 PvP 컨텐츠도 준비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이어질 클로즈 베타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유저들의 아쉬움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지 기다려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