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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토크&토크] 재미는 확실! 성공은 글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첫인상 토크

AOS게임 좀 해 본 TIG 기자 3인방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체험토크

안정빈(한낮) 2014-10-20 18:51:56
블리자드의 야심작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 지난 15일 한국 알파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알파테스트’라는 이름은 붙어있지만 이미 북미에서 수 차례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아이템 결제에, 묶음 상품까지 판매하는 ‘산전수전 다 겪은’ 테스트입니다. 

덕분에 <리그 오브 레전드>나 <도타2> 등 기존의 AOS게임과도 다른 자신만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첫인상은 어떨까요? 디스이즈게임에서 AOS게임이라면 ‘좀 놀아본 기자들’이 모여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플레이 해봤습니다. /(언제나 마음만은 페이커인)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오늘 토크 참석자. (부제: 히어로즈의 선택을 받은 기자들)

 

 

한낮
토크의 진행자. <LOL>의 알파테스트부터 <도타2>, <카오스 온라인> 등 대부분의 AOS게임을 개발과정부터 취재한 이력이 있음. 근데 실력은… 자타 공인 TIG 내 최하수. 멘탈만 지나치게 강해서 회사 내에서 ‘같이 게임하기 싫은 인물’로 뽑힌다. 이거 써놓고 나니 왜 다른 기자들이 나랑 게임 안 하는 줄 알겠더라(…)

달식
라이엇게임즈 담당기자. 멘탈이 하늘로 승천하고 남을 수준. 게다가 가끔 트롤러로 돌변하기도 한다. 제 정신일 때 실력은 골드지만 아는 사람과 할 때는 브론즈 이하의 실력을 보여준다. <LOL>과 <히어로즈> 이외에도 <코어마스터즈>, <카오스 온라인>, <MXM>, <파이러츠> 등 최근 AOS게임은 모두 플레이를 했다. 게임기획자 출신이기도 해서 세부적인 요소에 유난히 깐깐하다.

공타연
<LOL> 커뮤니티를 운영 중인 기자. e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음. 4발 짐승 수준의 컨트롤을 가진 기자가 수두룩한 TIG에서 거의 유일하게(!) 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기자. 북미서버에서 플래티넘까지 찍은 이력이 있다. <히어로즈>도 제일 빨리 배우더라.


※장르의 특성상 비교가 필요한 부분은 AOS게임 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LOL>을 예로 들었습니다.

 


 

첫인상


한낮: 자. 테스트 시작한 지도 벌써 5일이나 지났는데, 다들 플레이는 충분히 했겠지? 일단 첫 인상부터 말해보자. 어땠어?

공타연: 일단 그래픽 자체가 <스타크래프트2> 엔진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낯익더라고요. 다들 <스타크래프트2>를 열심히 하지는 않아도 보기는 많이 봤잖아요. 덕분에 <히어로즈>도 계속 하던 게임처럼 익숙한 느낌이 들어요.

달식: 익숙함과 깔끔함? <스타크래프트2> 엔진을 이용한 것도 있지만 블리자드 IP라는 것도 익숙함에는 한 몫을 거들죠. 다 아는 영웅이 익숙한 그래픽으로 나와요. 허허. AOS 진입장벽 하나는 처음부터 덜고 시작하는 듯. 익숙함을 빼더라도 일단 깔끔해요. UI 배치는 뭐, 원래 엄청나게 잘하는 개발사니까. 말하고 보니 블리자드 버프 사기네요(…)

한낮: 그래픽 이야기가 나온 김에 가독성은 어땠어? 일단 난 좋더라고. 괜한 정보 안 보여주니까 오히려 게임에 집중이 잘 되기도 하고, 필요한 정보는 딱딱 잘 짚어주고. AOS게임은 해 본 적도 없는 우리 와이프가 봐도 누가 뭘 하고 있는 지를 대충 맞출 정도였으니까.

공타연: <LOL>이랑 비교하자면 <LOL>은 필요한 정보가 화면 곳곳에 분산돼있는 반면에 <히어로즈>는 화면 하단만 봐도 중요한 정보는 다 알 수 있죠.  스킬 이펙트도 확실히 특징을 주다 보니까 구분이 잘 가더라고요. 예를 들어 디아블로의 이펙트는 붉은색 불로 통일돼있고, 자가라는 녹색 이펙트가 가득하니까 난전 중에도 누구의 뭘 맞았는지 대충 예상이 가죠.

달식: 같은 엔진인데 <스타크래프트2>보다도 가독성이 좋아요. 북미테스트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AOS게임들 놓고 비교해봤을 때 ‘그래픽’이랑 ‘가독성’ 하나만큼은 태클 걸 여지가 없을 듯해요.

각종 스킬이 쏟아지는 상황인데도 화면을 알아보기가 어렵지 않다.

익숙한 영웅과 IP가 가진 장점


한낮: 아까 달식이 사기라고 했던 IP빨(…)도 블리자드가 아니면 못 갖는 장점이라 생각하는데. 실제로 지스타 2013에서는 우리도 내부에서 싸움이 났었잖아. 서로 무라딘 하겠다고.

달식: 캐릭터성은 확실히 좋아요. 일단 기존 블리자드 게임을 해봤으면 얘가 뭘 하는 지를 다 알아요. 악마사냥꾼이든 무라딘이든 어떤 역할을 어떤 스킬로 할 지를 예상할 수 있어요. 상대로 나올 때도 대충 보면 뭘 할 지 알 수 있고. 이런 접근성은 최고라고 생각해요.

한낮: 그래서 그게 실제 플레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

달식: 저는 확실히 그래요. 특히 <워크래프트3>가 엄청 도움이 됐는데요. <워크래프트3>의 유즈맵이나 캠페인을 해봤으면 영웅이 뭘 할지는 안 봐도 HD화질로 보이는 느낌.

공타연: 무라딘은 아예 스킬 구성도 같아요. 무슨 역할인지는 뻔한데 뻔한 게 또 캐릭터성의 재미. 다만 육성과 궁극기 선택을 통해서 ‘조금은 다른’ 플레이가 가능하게 만들었죠. 

보자마자 준비가 덜 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일리단.

게임 플레이


한낮: 자연스럽게 플레이 이야기로 넘어가네. 근데 <히어로즈>는 결국 맵마다 준비된 장치들이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치거든. 오히려 개개인 플레이의 전략성이 줄어들고, 게임이 단순해지지는 않을까? 실제로 북미 테스트 때는 미니게임이라는 악명도 들었고 말이야.

공타연: 그게 생각보다는 풍부하더라고요. 블리자드가 매번 내세우는 것처럼 입문은 쉽게 마스터는 어렵게를 딱 실천한 느낌. 2~3판만에 익숙하게 플레이 할 수 있지만 게임을 연구 하면할수록 각 맵의 컨트롤이나 자신만의 전략 등이 늘어나요. 깊이 파 볼 가치는 충분할 것 같아요.

달식: 세세한 전략은 차치하고, 스노우볼링에 대한 답을 찾았다는 게 제일 놀랐어요. 북미테스트 때만해도 일단 스노우볼링이 시작되면 끝이었는데 밸런스 몇 번 고치고 나니까 레벨 4 차이가 나도 뒤엎을 때가 있어요. 한 팀이 모든 맵을 장악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데요. 

맵마다 강력한 장치가 있는 반면, 승리를 위해서는 라인을 밀어야 하고, 용병캠프라는 변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어디 하나는 ‘빈틈’이 생기는 거죠. 예를 들어 상대가 용병캠프를 다 점령하고 다닌다면 그 사이에 광산에서 뼈를 수집해서 골렘을 강화해서 역전을 도모할 수도 있고, 광산 전투에서 이길 자신이 없으면 그 사이에 용병캠프만 털어서 맞불을 놓을 수도 있죠.

뼈 수집에 올인한 상대방과 용병캠프와 광산으로 애매하게 나뉜 아군. 결과는 참패였다.

한낮: 다만 문제는 그 전략이 보이려면 게임을 꽤나 플레이해봐야 한다는 것? 오히려 초보자에서 고수로 넘어가는 심화과정은 <LOL>보다 어렵다고 생각해. <LOL>은 살아라. 많이 죽여라면 일단 끝나는데 <히어로즈>는 이걸 알 수가 없어. 초반에 라인전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후반이라고 한 타 싸움만 벌어지는 것도 아니다 보니까 내가 뭘 해야 할까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아. 경우의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이걸 어디서 배우기도 쉽지 않을 듯하고.

달식: 접근은 쉽지만 숙련자가 되기까지 오히려 장벽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건 공감해요. 전략이 많다는 건 그만큼 알아야 할 것도 많다는 거니까요. 영웅마다 콘셉트도 확실히 튀다 보니 조합에 따라 가져갈 수 있는 전략포인트가 엄청나요.

<LOL>은 클라우드템플러가 그렇게 조합의 콘셉트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전투에 얼마나 유리하냐로 결정되는데, <히어로즈>는 전투가 아닌 전략의 선택지도 있거든요. 용병캠프 전문 조합도 봤고. 그게 서로 물리고 물리는 거죠.

공타연: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영웅을 고르고 시작하잖아요. 픽과 밴 과정이 없으니까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모르는 거죠. 그러니까 깜짝 전략도 성립이 되고.

한낮: 그건 나중에 래더경기가 따로 나올 것 같긴 한데, 일단 파고들 여지는 많다는 거지?

달식: 지금 저희 눈으로 봐도 이 정도인데 프로수준으로 가면 시너지가 엄청날 수도 있을 거에요. 콘셉트조합이나 깜짝조합이 나올 수도 있고. 기적처럼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신선함이 나올 수도 있고요.

아직은 로테이션 위주의 영웅이 자주 보인다.

전략과 e스포츠


한낮: 근데 이것도 결국은 특정 메타가 나오지 않을까?

공타연: 그건 그런데 뉴메타를 만들 여지가 많죠. 특성 투자에 따라 게임 내에서 실시간으로 캐릭터가 확확 바뀌고, 특성 선택지도 아예 초반부터 5개니까요.

달식: 난 좀 다르게 생각하는데 캐릭터만 놓고 보면 어느 정도 트리는 정형화 돼있어요. 특성도 특정스킬에 몰아줄 때 효율이 좋으니까요. 당장만 해도 5인 팀짜서 하는 유저들은 몇 가지 메타 내에서 플레이를 할 정도인데요. 다만 특성이 연구할 구석이 워낙 많아서 조금만 건드려도 새로운 메타가 나오기 쉽다는 거죠.

한낮: 진짜 특성은 어디에 넣어도 좋더라. 초반부터 후반까지 계속 뭘 찍을까 고민하게 되고.

달식: 정말 고민이 많이 돼요. 개발사에서도 고민 엄청 해놓고 만든 티가 나고요. 일단 지금 있는 특성도 조만간 대대적으로 수정할 예정이라 밝혔으니까요. 노바를 예로 들면 노바는 기본적으로 어떤 스킬을 강화할 것인가에 따라 특성이 나뉘어요. Q를 먼저 가면 이건 저격 중심으로 가게 되고, W를 투자하면 서포터 느낌의 딜러가 되죠. 이게 실시간으로 상대편에게도 보이니까 게임을 조금 할 줄 아는 유저면 여기서 전략이 파생돼요.

아이템 트리보다 직관적이라는 것도 장점이에요, <LOL>은 거의 1년이 넘어서야 모든 아이템 트리에 익숙해졌는데, <히어로즈>는 5일만에 주력 캐릭터 특성은 다 외웠으니까요.

게임마다 총 7번에 걸쳐 3~5개의 특성을 선택하게 된다.설명이 직관적이고, 외우기도 쉽다.

한낮: 만약 e스포츠로 나오면 어떨 것 같아? 게임이 어느 정도 흥행했다는 전제로.

공타연: 프로팀이 어떤 전략으로 나올 지 모르니까 경기는 확실히 신선할 거에요. 장재호가 예전에 나올 때 같은 거? 이길 거를 알더라도 무엇으로 이길 거냐가 재미난 거죠. 선택지가 확실히 많으니까.

달식: 직관성 잡았고, 다양성 잡았고. 전략에서는 3,4지 선다가 가능하니까 그 부분은 확실히 재미있을 거에요. 다만 아킬레스 건은 원맨 캐리가 안 된다는 것. <히어로즈>에서는 페이커가 나올 수 없어요. 어떤 스포츠든 뜨려면 슈퍼스타가 있어야 하는 건데. 이건 그 구조가 안돼요.

공타연: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온게임넷만 봐도 <LOL>은 가장 핫한 선수를 내세워서 홍보하잖아요. 그건 애들이 그 영향을 받으니까 그런 거거든요.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따라하기도 하고, 그건 불가능하죠. 다만 <LOL>에서도 팀컬러가 주목 받는 요즘 같은 분위기라면 오히려 적합할 수도 있어요. 

한낮: 사실 ‘스타가 나오기 어렵다’는 <LOL>이 e스포츠 시작할 당시에도 나왔던 이야기야. <스타크래프트2>처럼 1:1 경기에 비해 스타가 나오기 어려울 거라 걱정했거든. 그런 점에서 볼 때 승리를 거듭하는 팀이 있다면 자연히 ‘스타’는 나올 거라 생각해. 정 없으면 오더를 내리는 팀장이라도 스타가 되겠지. 방송사에서도 그렇게 만들거고.

달식: 그렇게 보면 마이크로 컨트롤이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기는 해요. 일단 <스타크래프트2> 엔진이니까 거기 나온 스킬은 다 되거든요. 허리 돌리기 같은 조작이요. 레벨이 비슷하게 유지될 테니 오히려 국소전투에서 이기는 유저는 계속 이길 거고, 머리를 잘 굴려서 남들 몰래 용병캠프 하나 딴 유저가 스타가 될 수도 있겠죠. 다만 어떤 경우가 있더라도 <LOL>처럼 극단적인 스타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여요. 전투만 집중해서 될 게임도 아니고요.


천공기 하나로 팀의 승리를 이끈 타이커스. 이후 선장에게 안전하게 골드를 반납했고, 상대에게는 무지막지한 피해를 입혔다.

접근성


한낮: 좀 늦었지만 접근성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난 일단 무지막지한 IP. 더 무지막지한 개발사 버프도 있지만 쓸데 없는 거 다 없애 버린 인터페이스가 접근성의 핵심이라 보거든, 심지어 상대는 클릭도 안되고, 능력치를 숫자로 볼 수도 없어. 그냥 ‘주어진 정보’만 보고 게임을 하라는 거지. 볼 정도가 적은 만큼 접근하기도 쉽고.

달식: 사실 접근성에서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건 각 맵의 장치였어요. 맵마다 캠프나 장치의 종류, 주요 포인트가 다른데 이걸 내내 외울 수는 없거든요. 근데 블리자드는 갖가지 인터페이스로 이걸 다 해결했어요.

예를 들어 <LOL>을 처음하는 유저는 진입하는 신호와 후퇴하는 신호 구분을 잘 못해요. 적이 사라졌다고 미아콜을 해도 나보고 당장 어쩌라는 건지 모르는 유저도 많죠. 근데 <히어로즈>에서는 신호를 준 위치에 따라 캐릭터가 ‘음성’으로 상황을 설명해요.

용병캠프를 클릭해서 신호를 보내면 아군에게 ‘저 캠프를 점령하자’라고, 아군 타워를 클릭했으면 ‘저 타워를 방어하자’, 맨땅을 찍었으면 ‘나는 저곳으로 이동 중이다’라고 음성으로 알려주죠. 그만큼 내가 뭘 해야 할 지도 쉽게 알 수 있고 신호를 놓치지도 않게 돼요. 단순한 효과음보다 말소리가 더 잘 들리는 법이니까요.

공타연: 장인 정신의 끝판왕을 보는 기분? 실제로 알파테스트를 막 시작했을 때 신호만 잘 줘도 다들 명령에 잘 따라주더라고요. 계속 설명을 말로 해주니까요.


누가 누구를 처치하려는 지, 누구에게 후퇴를 요구하는 지 음성으로 알려준다. 이동 중이라면 '내가 가고 있네' 같은 식이다.


한낮: 보여주는 방식의 차이도 큰 것 같아. 일단 유닛이 크면 강하고. 작으면 약하고. 모든 요소가 직관적이니까.

달식: 반면 일일퀘스트는 애매해요. 퀘스트로 얻는 골드가 크다 보니 일일퀘스트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플레이하게 되는데요. 이것저것 파보는 걸 좋아하는 유저한테는 재미있겠지만 게임에 익숙하지도 않은 유저가 이것저것 억지로 하다 보면 흥미를 잃기 십상이죠. 게임으로 얻는 골드가 너무 짠 것도 문제 같고.

한낮: 그건 나도 공감해. 일일퀘스트가 아니면 영웅 하나를 구입하기 위해 많게는 500판을 해야 하는 셈인데, 좀 지나치다는 느낌? 결국 그냥 지갑을 열었지…

공타연: 그래도 스킨과 캐릭터는 확실히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냥 보러 간 건데 정신차리니까 사고 싶게도 만들더라고요. 자, 이 캐릭터를 해봐라. 어때? 이 스킨도 사고 싶지?

달식: 어. 갑자기 게이브 뉴웰 얼굴이 스쳐 지나갔어. 소름 돋아.

한낮: 지름신의 펌프는 블리자드도 만만치 않으니까. 

잠옷의 무늬도 바꿀 수 있다! 단돈 9,000원! 비싼 건 알겠지만 사고 싶어!

국내 성공 가능성 


한낮: 너무 긍정적인 이야기들만 나온 것 같은데, 국내 성공 가능성은 어떨 것 같아?

달식: 팀게임 이해 못하는 순간 끝이에요. 일단 저만해도 현실은 패배자지만(…) 게임에서는 승리자이고 돋보이고 싶은데 이 게임은 한 명이 돋보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경쟁에 익숙한 유저들에게는 굉장히 어렵죠. 협동심이 기본으로 깔고 가는 거니까. 개인의 무언가를 돋보이고 싶다는 유저는 지금까지 말한 모든 게 성립이 안 될 거에요.

공타연: 비슷한 이유로 나이 좀 탈 것 같아요. 

달식: 경쟁을 게임 내에서도 해야 할까 싶은 유저라면 좋을 텐데, 극한의 경쟁을 즐기는 학생들이라면 글쎄요? 협동심을 아예 깔고 들어가야 하니까 팀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더라고요. 오더에 얼마나 잘 따르느냐가 문제이기도 하고. 지금이야 알파테스트이고 유저 숫자도 적으니 이 정도지, <LOL>처럼 대대적으로 유저가 늘어난다고 생각해봐요. 매너 없는 유저들도 늘고, 그럼 진심 트롤러 천국이 될 거에요.

한낮: 확실히 <LOL>처럼 골드라는 확실한 공동 목표가 없기도 하고. 이 타이밍에 이런 걸 해야 한다는 정해진 무언가도 없지. 모법답안이 필요하고, 그 모법답안 속에서 얼마나 잘 따르냐에 익숙한 유저들에게는 오히려 막막한 게임일 수도 있다는 거네.

철저한 팀워크.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역할 분배가 잘 되느냐가 핵심이다.

달식: 반면 게임 몰입도 자체는 20분을 플레이했는데 마치 50분을 한 것 같은 느낌? 20분 사이에 역전만 3번이 나와요. 그건 확실히 긍정적이에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유저라면 거의 최고죠. <LOL> 이후로 지금 나온 게임 중 성공 가능성은 제일 높을 듯해요. 개발사와 IP만으로도 초기진입장벽이 극복될 수 있는 게임이니까요.

공타연: 특정 계층에는 확실히 폭발적일 거 같아요. <디아블로>도 <스타크래프트>도 해보고, 세계관도 익숙하고. 그런 유저라면 추억도 되살아나고요. 근데 장기적으로 보려면 e스포츠화가 돼야 하는데 정작 청소년들에게는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에요. 우리랑은 보는 관점 자체도 다르니까요.

한낮: 지금까지 그렇게 재미있다고 이야기를 해놓고 성공여부에서 확신없는 대답을 하게 되는 걸 보면 확실히 <LOL>의 장벽이 높기는 높은 것 같네. 어차피 (공식적으로는) 알파테스트니까 우리가 말한 요소들을 앞으로도 얼마나 잘 살릴 수 있을 지는 이후를 두고 봐야겠지. 그럼 오늘의 토크는 여기서 끝. 모두 수고했어.


현재의 일일퀘스트 화면. 골드 보상이 적은 건 아닌데, 하루에 1개씩 깨고 나면 할 게 없어진다는 게 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