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 소프트의 오픈월드 MMO 레이싱 게임 <더 크루>가 출시됐다. 10월 <포르자 호라이즌2>와 <드라이브 클럽> 등 리얼 레이싱 게임들이 출시된 이후 유저들 사이에서 한 창 레이싱 게임에 흥이 올랐을 때다.
혹자는 <더 크루>를
그래픽, 게임구성 등 실제감이 차세대 레이싱 게임으로는 부족하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그렇다고 너무 가볍거나 캐주얼 하지도 않다. 오히려 미국 전 지역을
무대로 하고 있기에 왠만한 레이싱 게임을 넘은 방대함을 자랑한다.
<더 크루>를
체험하고 난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 괜찮은 게임’이다. 꼭 이 게임을 어떤 전문적인 기술로 잣대를 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는 꿈도 못꿀 미국 전 지역을 몇 시간 동안 미션을 수행할 수도 있고 우연히 마주친 친구(크루)와 함께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큰 스트레스 없이 레이싱 게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나름 괜찮은 것 같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더 크루’ 자유롭게, 가볍게 즐겨라
<더 크루>는 오픈월드 MMO라는, 레이싱 게임보다는 다소 RPG에 붙을 법한 장르를 달고 있다. 게임은 장르 뜻 그대로 매우 넓고 자유도 넘치는 맵 안에서 많은 유저들과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서두에서 밝혔듯이, <더 크루>는 미국 전역을 배경으로 삼았기에 많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미국의 동, 서, 남, 북부 지역의 특징을 잘 잡았으며 낮, 밤의 기후도 바뀐다. 거리를 주행하다 보면 길거리에 돌아다니거나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까지 일상적인 분위기도 잘 표현됐다.
물론 이러한 무대와 배경 묘사에 그래픽까지 리얼함을 더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지만 <더 크루>는 실제적인 표현보다는
‘꽤 괜찮은 그래픽 구현’을 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리얼한 레이싱과는 콘셉이 다르다(하지만 1인칭 모드에서 차량 내부 백미러 효과를 처리하지 않은 것은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다).
가끔 난폭하게 운전을 하다 보면 뭔가 광란의 질주를 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 수도 있겠지만 게임은 그 정도까지 자유를 허가하지 않았다. 단지 경찰이 주위에 있을 경우에는 약간의 벌금을 낸다는 정도? 물론 최초 시작하는 디트로이트에서 서부까지 차로 갈 수는 있다. 하지만 실제로도 시차가 나는 곳을 굳이 그렇게 이동할 필요는 없다. 주변 경치를 보면서 여유 있게 가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다행히 각 지역마다 위치한 공항에 가면 원하는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한 번 지나갔던 곳은 맵을 통해 빠르게 해당 지역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단 해당 지역 이동은 미션 등 이벤트 발생 지역으로만 가능하다.
살짝 아쉬운 스토리 후반부, 반복되는 플레이 패턴이 아쉽다
게임은 주인공 알렉스가 ‘510’이라는 자동차 갱 집단에서 형을 잃게
되고, 복수하기 위해 FBI와 함께 갱단에 잠복수사를 하면서
갱의 일들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스토리만 놓고 보면 아주 진부하거나 아주 독특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큰 틀의 스토리 라인을 미국 전역이라는 무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더군다나 자동차를 활용한 오픈월드 소재의 레이싱 게임이기에 <그랜드
셉트 오토> 등과 같은 인물 위주의 게임에 비해서는 다소 제약이 따르기에 다양한 콘텐츠는 필수다.
게임의 시나리오 구성은 대략 ‘용두사미’와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초반에는 밭과 해안을 돌아다니면서 달아나는
차량을 충돌해 파괴시키거나, 위험에 빠진 친구를 구하기 위해 경찰들을 따돌려 멀리 탈출하기도 한다. 일부 시나리오는 난이도가 상당해 어느 정도 차량 스펙을 올린 뒤에 시도해야 해결할 수 있다. 콘텐츠들이 대체적으로 다양하면서 빠른 속도감을 경험할 수 있다.
반면, 후반부 시나리오는 앞부분의 그 것과 크게 다른 패턴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게임은 점점 진행되어도 플레이 패턴은 크게 다양화하지 않아서 오히려 익숙한
패턴 탓에 종반에 다다를수록 완숙한 스토리를 진행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다행히 주인공은 자신이
선택한 차만 타고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마다 다양하게 준비된 차량을 탑승하기에 차량에서 오는 지루함은 없다.
온라인 플레이, 커스터마이징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말 것
<더 크루>의
또 다른 재미는 ‘커뮤니티’다. MMO 레이싱인 만큼 대규모 유저들이 함께 레이싱 대결을 벌이거나 ‘크루’를 결성하는 것 등이 가능하다. 모르는 사람이어도 근처에 있다면 함께
미션을 하는 식의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물론 꼭 누군가와 함께하지 않아도 모든 미션 및 스토리 모드는
싱글 플레이가 가능하다. 기록 경쟁은 현재 1등인 유저의
차량이 고스트 플레이 형식으로 유저의 차량과 경쟁을 벌이도록 구현됐다.
다만 세션에 사람이 너무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싱글 플레이
위주로 게임을 진행하다가 타 유저를 마주치게 되면 그 때 협동 플레이를 하는 식이 아니면 매번 협동 플레이를 하기엔 무리가 있다. 크루 활동도 어느 정도 지장이 있겠다. 한 번 마주친 유저는 친구로
등록해 누구든 미션을 수행할 때 해당 유저에게 불러서 함께 플레이 할 수도 있겠지만 수락이 그리 쉽게 되지 않는다.
차량 커스터마이징은 꽤 캐주얼한 편이다. 차고에 가서 부품을 얻어가며 커스터마이징할 때 효과는 꽤 감탄사를 불러 일으키지만, 가속, 최고속도, 그립, 브레이킹 등만 신경 쓰면 나머지 수치는 실제 게임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지 확실히 체감하기 힘들다. 그냥 상승하면 좋고 하락하면 교체하지 않는 정도로만 체감하며 마음 편히 게임을 즐기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