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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해봤더니] 한낮과 꼼신의 ‘트리 오브 세이비어’ 체험기 – 첫인상

안정빈(한낮) 2015-01-16 12:41:53

화제의 게임 <트리 오브 세이비어>가 15일 1일차 테스트를 종료했습니다. 1일차부터 3D와 2D를 뒤섞은 그래픽부터 키보드를 이용한 조작. 10차례에 걸친 전직 등 독특한 게임성을 보여줬는데요. MMORPG라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신물이 나게 경험한 한낮 기자와 MMORPG 초심자에 가까운 꼼신 기자가 각자의 시점에서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1차 CBT 이모저모를 살펴봤습니다. 

 

자신의 체험을 기반으로 작성한 만큼 같은 상황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1일차 주제는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첫 인상입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송예원 기자


①한낮과 꼼신의 ‘트리 오브 세이비어’ 체험기 – 첫인상

②한낮과 꼼신의 ‘트리 오브 세이비어’ 체험기 – 게임플레이

③한낮과 꼼신의 ‘트리 오브 세이비어’ 토크리뷰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았다. 때깔은 ‘일단 합격’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악튜러스>에서 보여 준 김학규 대표 특유의 아기자기함은 <트리 오브 세이비어>에도 그대로 묻어나 있습니다. 파스텔톤의 색채와 선이 분명한 2D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 동안 수 차례 트레일러에서 보여 준 모습 ‘그대로’입니다.

 

움직임에 맞춰 치마가 펄럭이거나, 표정이 미묘하게 움직이고, 전투가 끝나면 쌕쌕거리며 크게 숨을 돌리는 모습까지. 디테일한 묘사에서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아기자기함을 엿 볼 수 있습니다. 어디 캐릭터뿐인가요. 꼬리의 잎을 흔들며 달려드는 ‘잎방개’나 토끼 귀와 같은 양 귀를 쫑긋거리는 ‘하나밍’ 등 일반 몬스터들의 움직임에도 여심을 사로잡을 귀여움이 잔뜩 묻어나 있습니다.

 

반면 인터페이스는 오히려 시원시원합니다. 채팅창은 모바일 메신저와 같은 말풍선을 사용해 가독성이 높습니다. 인벤토리나 설정 등의 메뉴창도 큼지막하고 아이콘을 넣어 직관적인 모습인데요. 특히 많은 데이터가 모여 있는 ‘모험일지’의 경우 그 동안 만났던 몬스터나 아이템도 아이콘과 함께 한 번에 볼 수 있는 친절함이 돋보입니다. 

 

디테일이 돋보이는 아처 전투플레이 영상 새창에서 보기

 

 

아기자기한 세상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즐거움

<트리 오브 세이비어>가 내세우는 첫 번째 특징은 ‘높은 자유도’입니다. 탐험부터 퀘스트 수행까지 유저의 선택으로 진행되는데요. 어디로 가야 할 지, 무엇을 해야 할지 강요하지 않은 채 백지를 하나씩 채워 나가는 방식이죠.

 

플레이어의 지도는 어느 지역에 도착하든 안개로 덮여 있습니다. 캐릭터가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안개는 걷히고 점차 지도가 완성돼 갑니다. 따라서 처음 방문한 지역에서는 어떤 퀘스트가 주어질지, 누구를 찾아 어느 곳으로 가야 할 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몬스터나 NPC 등의 위치도 찾아 볼 수 없고요. 

 

다만 작은 힌트는 주어지는데, 퀘스트의 위치를 나타내는 깃발입니다. 전 지역을 구석구석 놓치지 않고 탐험하는 것을 유도하기라도 한 듯, 아무 길도 없는 지도에는 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 곳에 깃발이 놓여 있습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는 메인 퀘스트는 붉은색, 서브 퀘스트는 푸른색으로 구분 지어 놨습니다.

 

다른 MMORPG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스토리는 메인 퀘스트 위주로 진행되지만, 퀘스트를 수행하지 않아도 길만 찾으면 다음 지역으로의 이동도 가능합니다. 물론 퀘스트를 미리 받을 수는 없지만요. 

 

지도를 보며 나아가는 플레이 새 창에서 보기


이번 CBT는 첫 테스트인 만큼 메인 퀘스트와 서브퀘스트를 모두 수행하더라도 요구하는 레벨을 달성할 수 없었는데요. 높은 몬스터 레벨의 몬스터를 사냥할 수록 높은 캐릭터∙클래스 경험치를 얻을 수 있어 저레벨 유저가 고레벨 지역에서 반복 사냥을 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서브 퀘스트를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메인 퀘스트 달성만으로는 성장에 어려움도 있지만,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모험일지’를 완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험일지는 유저의 행동을 ‘모험지수’, ‘성장’, ‘아이템’, ‘NPC’, ‘퀘스트’ 등으로 기록한 일종의 통계 자료입니다. 지도의 확장이라든지 NPC와의 대화, 퀘스트 수행 여부, 아이템 수집과 제작 등 모든 유저의 행동이 수치로 기록돼 있죠.

 


 

각 항목은 달성도에 따라 레벨도 존재하며, 일정 레벨을 달성할 시에는 특별한 보상도 제공됩니다. 또한 수치화된 모든 행동은 평균값을 내어 점수로 환산하는데요. 이 점수로 1등부터 꼴찌까지 랭킹을 매겨 다른 유저와 경쟁할 수 있습니다. 3,000명이 유저가 참여한 이번 1차 CBT에서는 서버나 채널과 상관없이 랭킹이 매겨졌습니다. 

 

이 밖에도 퀘스트와 상관없이 일반 몬스터와의 전투에서도 무기나 장신구, 물약 등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 할 수 있도록 해 자연스러운 파밍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세계를 ‘적당한 지도’만 들고 때로는 느긋하게, 때로는 긴박하게 돌아다니며 꼼꼼히 훑어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편의성은 일단 만족. 시간을 허투루 쓰는 일은 없더라 

다만 광활한 지역을 무작정 ‘탐험’해야 하는 <트리 오브 세이비어>에서는 깃발 외에도 유저들이 퀘스트 수행을 편리하도록 고려된 시스템들이 눈에 띕니다. 대표적인 예가 ‘순간이동’과 보스급 몬스터와의 전투입니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몬스터는 특정 구역에 몰려 있지 않고 지역 전체에 분산돼 있습니다. 리스폰 위치도 랜덤하죠. 따라서 퀘스트를 지시한 NPC와 떨어진 곳에서 전투가 종료되는 경우가 많은데, 백스페이스(←) 버튼을 누르면 NPC에게 순간이동을 합니다. 순간 이동은 별도의 스태미나 또는 SP 소모 없이 자유롭게 가능하고요.

 

퀘스트가 끝나고 이동하는 아처 새 창에서 보기

 

보스급 몬스터는 일반 몬스터와 달리 별도의 시공간에서 등장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해당 퀘스트를 수락하면 해당 필드에 원래 존재했던 일반 몬스터는 물론, 파티원을 제외한 모든 다른 플레이어가 모두 사라집니다. 오직 플레이어와 보스급 몬스터만 남습니다.

 

필드를 다른 유저와 공유하는 MMORPG는 동일한 퀘스트를 받았을 경우 같은 몬스터를 잡기 위해 신경전이 벌어지는데요. 자동으로 파티 플레이가 맺어지는 게임도 있지만, 대부분은 먼저 공격한 플레이어가 보상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죠.

 

문제는 보스급 몬스터의 경우 리스폰 시간이 길어 선제공격을 빼앗긴 플레이어는 같은 자리에서 시간 낭비를 해야 한다는 점일 텐데요.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보스급 몬스터와의 전투에만 인스턴트 던전 방식을 도입해 다른 유저와의 분쟁을 막은 것이죠. 이로 인해 플레이어는 퀘스트를 수행함에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스턴트 던전과 같은 보스급 몬스터 '부베투사'. 위자드 전투 새창에서 보기

 

 


 

 

액션 인듯 액션 아닌, 액션 같은 너

<트리 오브 세이비어>에서 가장 먼저 드러나는 특징은 조작방식입니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플레이는 ‘키보드로만’ 진행됩니다. 마우스로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는 건 로비인 숙소에 한정되며, 이후에는 거의 모든 액션을 키보드에 의존하죠. 캐릭터는 십자키로 이동할 수 있고, Z버튼으로 공격, X버튼으로 점프가 가능합니다.

 

전투 역시 캐릭터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의 적을 자동으로 공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몬스터의 일반공격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공격이 논타겟팅이기 때문에 캐릭터를 이리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격을 피할 수 있다는 것도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특징이죠. 콘솔게임에 익숙한 유저라면 ‘패드를 꽂고 싶다’는 열망을 강력하게 느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트리 오브 세이비어>가 ‘액션게임’이라는 건 아닙니다. 글로는 설명을 하기 애매한 요소인데요. 일단 모션이 MMORPG처럼 행동마다 뚝뚝 끊어지고, 일반공격과 스킬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지도 않습니다. 캐릭터와 몬스터의 공격판정도 까다롭지 않아서 버튼을 누르고 나면 아주 약간의 틈을 준 뒤에 사정거리와 방향 등을 판단하고, 공격판정을 체크합니다. MMORPG의 ‘선판정’ 개념에 가까운데요. 아래 스크린샷을 보시죠.

 

 

 

일단 타격판정이 시작되고 나면(1) 거리를 벌리더라도(2) 타격이 이뤄집니다(3). 피할 시간을 주기 위해 타격판정이 모션보다 조금 늦게 발동됩니다만, 액션게임처럼 아예 ‘후판정’​은 아닙니다. 특히 공격 모션이 느린 몬스터일수록 이 차이가 크죠.

 

보스몬스터의 공격은 완전 논타겟팅으로 이뤄지는 만큼 조금 더 액션게임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딱 거기까지입니다. 조금만 플레이하더라도 보고 피할 수 없는 공격이 생각보다 많고, 컨트롤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적다는 걸 알게 되죠. 액션게임보다는 ‘키보드 조작이 가능하고 점프와 회피 등 약간의 액션요소를 넣은 MMORPG’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듯합니다.

 

참고로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일반공격에 비해 스킬들의 효과가 워낙 약하고, SP소모도 크고, 쿨타임도 길어서 전투가 지나치게 일반공격 위주로 흐르는 느낌도 있습니다. 실제로 1일차 플레이에서도 거의 90%의 전투를 일반공격만으로 끝냈고요.

 


 

 

착착 감기는 타격감. 쫄깃쫄깃한  타격의 미학

반면 <라크나로크>에서도 보여줬던 ‘착착 감기는 타격감’은 여전합니다. 정확히는 한층 더 발전한 느낌인데요. 큼직한 대미지 숫자부터 경쾌한 사운드, 공격모션과 피격모션의 타이밍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소드맨의 경우 일반공격부터가 범위공격이다 보니 일반공격만으로도 정말 신명나는 전투를 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약 2분간의 ‘노가다’를 녹화한 영상인데요. 뇌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반복플레이임에도 불구하고 착착 감기는 손맛에 시간을 잊고 몬스터를 처치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로 ‘때리는 게 즐거운 게임’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새로운 취향(?)에 눈을 뜰까 걱정될 정도입니다.

 

[새 창에서 소드맨 전투 영상보기]

 

 

옛날 방식이 녹아있는 올드한 시스템. 그래픽과 BGM은 대만족

게임 진행은 무난합니다. MMORPG를 잘 모르는 꼼신 기자는 크게 헤매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도가 가려져있다는 점을 빼면 퀘스트 장소를 그때그때 표시해주고, 완료 시에는 백스페이스를 눌러 NPC에게 귀환할 수도 있어서 이동이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퀘스트가 중간에 약간 끊기고 의도한 듯이 몬스터가 쏟아지는 구간이 등장하는데요. 필요 경험치나 몬스터의 레벨 등을 감안해 보면 퀘스트에 딱딱 맞춰서 레벨이 오르는 방식은 아닌 듯합니다. 게임 곳곳에서는 이처럼 ‘약간은 옛날 방식’의 구성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일차에 만나게 되는 전직구간이나 던전은 파티플레이를 ‘사실상’ 강요하고, 스킬을 봐도 초반부터 파티플레이와 몰이사냥에 특화된 구성이 여럿 보입니다. 펑션(F1, F2 등)키를 이용해 각종 창을 열거나 상점무기가 예상보다 강력하기 때문에 돈을 아껴서 상점에서 장비를 구입하는 추억(?)도 맛볼 수 있었죠.

 


 

그래픽과 음악은 그냥 최고입니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첫 공개 당시부터 3D로 작업한 그래픽을 6단계에 걸쳐 2D로 만드는 독특한 기술을 선보였는데요. 실제 그래픽을 보면 왜 그런 자랑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세세하게 움직이는 이파리부터, 큼직한 인터페이스까지. 보여주는 방식만큼은 이미 상용화게임 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장비를 바꿀 때는 해당 장착칸이 작은 커튼으로 가려졌다가 열리며 새로운 장비가 깜짝 등장하는 깨알 같은 연출도 준비돼있습니다. BGM은 게임 플레이 도중 한 유저에게 들었던 이 한 마디로 끝내겠습니다. ‘싸우다 말고 춤추러가고 싶어지는 음악이네요’

 

 

오늘(16일)의 체험기 주제는 아마도 전직이 될 듯합니다. 2일차 체험기도 기대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