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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일본에서 온 아직은 파릇한 ‘숙주나물인’ 체험기

이 맛은... 방사능의 맛이구나!

빛의세공사 2015-03-11 16:14:39

디스이즈게임에서는 유저를 통해 제보 받은 리뷰 및 체험기를 게재합니다. 기존 기자들이 쓰던 리뷰나 체험기 스타일과는 다르게, 조금 더 가볍고 말랑하게 게임을 다룬 리뷰 및 체험기를 소개하고자 실험적으로 제공합니다. 이 글의 내용은 디스이즈게임의 공식 입장과 관계 없습니다. /편집자 주

 

<숙주나물인>은 한국에 1월 16일에 런칭된 ‘일본산’ 게임이다. 게임 설명에서 인기가 시들해진 개복치 드립을 치고 있길래 한 물간 게임인줄 알았는데,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 무료게임 19위에 버티고 있다.

 

그런데, 이 <숙주나물인>이라는 게임. 아이콘에서부터 범상치 않다. 나물에 얼굴도 달려있고, 쓸데 없이 진지한 표정까지 일품이다. 이런 게임이 한국에서 인기순위에 들었다니, 방사능의 기운이 동해를 건너 반도까지 전해졌나 보다.

 

이제 퇴물인 개복치 드립이 있길래 고전게임인줄…. 그런데 2개월짜리 신생아.

 

 

겉보기랑 똑같은 게임​


<숙주나물인>의 게임 플레이는 간단하다. 방사능 가득한 물을 분무기에 담아 뿌리고, 가만히 놔두면 만드라고라... 아니, 얼굴이 달린 숙주가 자란다.

 

자라난 숙주를 뽑으면 일본 게임답게 엔화를 준다. 최근 엔화가 떨어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숙주 한가닥에 1엔씩만 받아도 아르바이트보다는 많이 번다. 역시 알바는 외국이다.

 

아무튼 이렇게 엔화를 벌어서 신종 숙주를 얻기 위해 투자할 수 있다. 숙주를 업그레이드 시켜서 돈을 더 많이 받거나, 방사능이 듬뿍 담긴 것만 같은 화분을 업그레이드 시켜서 새로운 숙주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업그레이드를 해서 더 괴상한 숙주를 많이 뽑아서 도감을 채우면 된다.

 

물만 뿌렸는데 안경도 달린다. 머리털이 달린걸 보니 탈모에 좋을 듯.

 

 


열심히 뽑다 보면 방사능 축ㅈ.. 가 아니고 숙주축제 이벤트가 뜨면서 얼굴이 자라난다. 스크린샷을 보니까 방사능 수조 같다.

 

 

신종 숙주를 찾아 도감을 채우는 게임


뭐, <숙주나물인>이 단순한 게임이라 재미없다고 느낄 수 있다. 접속하면 광고한 번, 도감 보면 광고 한번 더, 메인 화면에 광고는 매너인 무료게임 주제에 결론적으론 물만 뿌리고 숙주를 뽑는 게 전부니까. 

 

사실 쑥쑥 자라나는 숙주를 뽑다 보면 점점 더 귀찮아진다. 숙주를 수확하는 게임이라기 보단 방사능 돌연변이 잡초를 제거하는 게임 같은 느낌이 든다.

 

사실 알고 보면 이 게임은 방사능 돌연변이 숙주를 찾아 헤매는 식물학자가 되는 게임이다. 숙주 배양시설을 빵빵하게 업그레이드 해 만든 비싼 땅에서는 물만 뿌려도 방사능이 원소변화도 시키는지 온몸에 Fe원소가 달린 숙주가 자라나기도 하고, 우주의 기운을 받은 숙주가 자라기도 한다.

 

물만 뿌렸는데 AAA 전지가 공짜. 현대의 마법재료 방사능.

 

 

각설하고, 이 게임은 의미 없이 숙주를 뽑아대는 게임이 아니라 몰래 숨어 자라는 모든 숙주를 찾아 ‘도감’을 완성하는 게 목적이다. 그냥 쑥쑥 자라나는 숙주는 업그레이드만 하면 언젠가 도감에 등록되지만, 특정한 시간이나 조건을 만족해야만 나오는 숙주를 찾아 도감을 채우는 게임이다.

 

얻기도 힘드니 먹지도 않겠지만, 딱 봐도 그냥 먹으면 임플란트 최저가 검색.

 

 

도감을 채우는 게임이 으레 그렇듯, 도감을 채웠을 때 생기는 뿌듯함과 만족감이 <숙주나물인>의 재미다. 거기다 도감을 채울 수 밖에 없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독특하다.

 

도감을 보면, 아직 발견하지 못한 숙주들이 나오고, 힌트도 나온다. 그런데 특별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얻을 수 있는 숙주는 꼭 쉽게 얻을 수 있는 숙주들 사이에 배치되어 있어서 왠지 꼭 얻어서 완성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심지어 모자이크까지 되어 있어서 심하게 거슬린다! 이 거슬림은 참을 수 없다.

 

어떤 동기로든 도감을 수집하기 시작하면 도감을 채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정 시간에 수확해야만 나오는 숙주도 있고, 특정 숙주를 모으고 나면 나오는 숙주들도 있어서 하나하나 도감을 완성해 나가는 재미를 준다. 또 특정 숙주를 얻어야만 새로운 숙주가 나오기 때문에 파고들기 시작하면 계속 플레이하면서 숙주를 뽑아야 한다.

 

저렇게 도감 양 옆은 채워져 있는데, 가운데 하나씩 숨겨진 숙주가 있다. 성질나게….

 

 

결론. ‘빡세게’ 하려면 열심히, 대충하려면 느긋하게 할 수 있는 캐주얼게임​


결론적으로 <숙주나물인>은 열심히 파고들려면 파고들 수 있는 ‘숨은 숙주 찾기’ 게임이다. 그냥 일본의 약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공략을 찾으면 되고, 게임의 참 맛을 느끼고 싶다면 힌트를 보고 숨은 숙주들의 조건을 만족시켜가며 도감을 채우면 된다.

 

게임 아이콘을 보고 방사능의 기운을 기대하며 플레이하기 보다는, 도감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플레이할 유저들에게 좀 더 잘 맞는 게임이다. 아무리 웃기고 특이해도 몇 번 보다 보면 금새 질리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숨겨진 숙주를 찾아 헤매며 진정한 식물학자가 될 유저들이라면 숨겨진 변종을 찾는 재미에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뿌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