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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해봤더니] 무쌍과 드퀘의 멋진 조합,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

Gimmi 2015-03-20 14:56:05

※ 디스이즈게임의 리뷰 코너 ‘해봤더니’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텍스트 및 이미지로 나오는 리뷰 정보는 아래 영상과 동일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취향에 맞게 리뷰를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안녕하세요, Gimmi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2월 26일 PS4와 PS3로 발매됐던 <드래곤 퀘스트 히어로즈: 암룡과 세계수의 성(ドラゴンクエストヒーローズ 闇竜と世界樹の城)>, 줄여서 <드퀘 히어로즈>의 일본어 PS4판입니다. SQUARE ENIX의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무쌍으로 유명한 KOEI TECMO의 ω-Force 팀이 개발한 외전인데요.

 

 

1. 게임의 소개: 일본의 국민 RPG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1986년 출시된 <드래곤퀘스트 I(왼쪽)>와 2012년 출시된 <드래곤퀘스트 X(오른쪽)> 

 

 

우선 이 드래곤 퀘스트(이하 드퀘) 시리즈에 대해서 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첫 드퀘는 1986년 현재 SQUARE ENIX의 전신, ENIX에서 개발하여 패미콤으로 출시되었던 위저드리 방식의 턴RPG 게임인데, 이후 <파이널 판타지> 등에 영향을 주어 대부분의 일본 RPG의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이후 꾸준히 시리즈가 나오면서 드래곤볼로 유명한 토리야마 아키라씨의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몬스터 디자인, 여기에 톡톡 튀는 대사, 훌륭한 클래식 음악이 아우러져, 일본에서만 2011년 기준 시리즈 누계 5800만장 이상을 판매한 일본의 국민 RPG 시리즈가 되었죠. 

 

가장 최근에 나왔던 정식 넘버링 작품으로는 2012년 Wii, WiiU, PC로 출시된 <드래곤 퀘스트 10>으로, MMORPG이면서도 드퀘 시리즈의 전통에 맞추어 심볼 인카운트에 세미 리얼타임 방식을 채용했다고 하네요.

 

 

2. 게임의 소개: 정식발매에 한국어화되는 드퀘 히어로즈 

 

타이의 대모험(왼쪽)을 제외하면 국내에 거의 소개된 적 없었던 드래곤퀘스트가
소니 컨퍼런스에서 호리이 유지 프로듀서(오른쪽)에 의해 한국어화가 발표되었다

 

 

일본에서는 이렇게 유명한 작품이지만, 국내에서는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으로 나왔던 “타이의 대모험”을 제외하면 게임 자체는 정식발매된 적이 없어서 아무래도 인지도가 좀 떨어집니다. 저도 드퀘 시리즈는 이번 드퀘 히어로즈로 처음 접해보는데요, 그냥 일본 개그만화에 패러디 소재로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마왕과 용사가 나오는 클래식한 일본식 RPG구나 하고 알고 있는 정도입니다. 

 

그런 드퀘 시리즈가, 비록 외전이긴 하지만 10년만에 닌텐도에서 플레이스테이션 기기로 출시되었고, 국내에 정식발매 할 뿐만 아니라 2015년 여름에는 한국어판도 발매한다는 발표가 나온 겁니다. <드퀘 히어로즈>도 일본에서 평가나 판매량도 괜찮은 편이고, 무쌍 시리즈의 팬으로써 ω-Force에서 제작하였다기에 흥미가 생긴데다가, 한국어판 나오기 전에 일본어판 플레이해서 이게 어떤 게임인지 대충 소개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이렇게 리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3. 게임의 시작: 주인공과 조작방법 선택

 



메인 주인공과 이름(위), 조작방법(아래)을 선택하며 게임을 시작

 

 

게임은 주인공을 정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남주인공인 아쿠토나 여주인공 메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한 명을 고른다고 다른 한 명을 조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동료로 남아 있어서 언제든지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전투에 있어서 주인공의 특수성이라면 참전 파티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점과, 가끔 1인 플레이를 해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선택한 주인공으로만 플레이 가능하다는 점 정도입니다. 검과 방패를 낀 기본 타입인 것도 같지만, 선택에 따라 스토리에 약간의 차이가 있고, 두 캐릭터의 성격과 대사가 확연하게 다르고 주 속성이 불과 얼음으로 갈립니다.

 

다음으로 조작을 ‘간단조작’과 ‘전체조작’ 중에 골라야 하는데, 간단조작을 선택하면 네모로는 MP를 소모하지 않는 공격을, 세모로는 MP를 소모하는 특기/주문을 상황에 따라 랜덤하게 사용합니다. 덕분에 선택하지 않은 기술이 막 나가서 MP관리도 되지 않아 게임이 많이 답답해지니 웬만하면 전체조작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처음 간단 조작으로 2시간 정도 했었는데 암 걸렸습니다. 그렇다고 새로 시작하실 필요는 없고 게임 중간에 메뉴의 액션 리스트에서 네모를 누르면 언제든 조작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4. 게임의 배경: 전형적인 일본식 판타지 

 



갑작스러운 마물의 침공(위)과 이를 막기 위한 주인공 및 드퀘 캐릭터들(아래)의 모험담

 

이제 게임의 배경이 나오는데, 인간과 마물이 조화를 이루며 살던 평온한 세상에, 갑자기 마물들이 날뛰며 인간을 습격하게 됩니다. 이 작품의 오리지널 캐릭터인 왕 디르크와 그 호위기사인 두 주인공은 마물들의 습격을 막고 이변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지역을 돌아다닙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드퀘 세계에서 소환된 이들을 만나 동료가 되고, 사건의 배후에 있는 악당의 음모를 막으려 고군분투하는 전형적인 일본식 판타지입니다. 

 

 

5. 게임의 조작: 무쌍을 닮은 Hack & Slash

 



기본 콤보 외에도 R1과 버튼 조합으로 MP를 소모하는 4가지 특수기를 사용하거나(위)
텐션 게이지로 하이텐션 상태가 되어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다(아래)

 

 

게임의 전투에서 조작은 무쌍 시리즈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기본 공격으로 □와 △가 있고, 이를 조합해서 콤보를 사용하는데 일부는 길게 눌러 차지가 가능하고, X로 점프, L1으로 방어와 시점 회복, R2로 회피를 할 수 있습니다. ○로는 콤보에 따라 올라가는 텐션 게이지가 다 찼을 때 하이텐션 상태가 될 수 있는데, 그 시간 동안 무적상태로 기술이 더 강력해집니다. 하이텐션 중 ○를 누르거나 시간이 끝날 때는 무쌍오의처럼 고유 필살기를 쓸 수 있고요.

 

특이한 점이라면 MP를 사용하는 ‘특기/주문’이 있는데, R1을 눌러서 버튼으로 선택하여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버튼에 할당된 특기나 주문은 추가로 얻거나 바꿀 수는 없고, 대신 스킬을 찍어서 그 기술들의 범위나 데미지, 추가타 등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L2버튼으로 최대 4명의 파티 캐릭터 중 조작할 캐릭터를 언제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6. 게임의 진행: 필드에서 전투, 비공정에서 정비의 반복 

 


전투 후에는 마을 역할을 하는 공함에서 재정비를 하고(위)
다시 월드맵 선택을 통해 전투 필드로 진입(아래)

 

 

한정된 맵에서 동료와 함께 적을 물리치며 목표를 달성하면, 마을과 같은 역할을 하는 비공정으로 돌아갑니다. 여기서 전투 중에 얻은 돈과 소재로 아이템을 사거나, 액세서리의 제작 및 합성, 퀘스트 수주, 파티 멤버 교체, NPC와의 대화 등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전투에 나갈 때에는 드퀘 시리즈를 의식한 듯 탑뷰의 월드맵에서 목표지점을 골라 이동하는데, 비공정을 직접 조작하여 이동하는 게 아니라 큰 의미는 없습니다. 이왕이면 2014년 Wii U로 나왔던 <젤다무쌍>처럼 레트로한 화면이라도 넣었으면 어땠나 싶네요.

 

여기까지만 보면 기존의 무쌍 시리즈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제작진이 무쌍이 아닌 액션 RPG라고 말한 만큼, 확실히 기존 무쌍과 차별화된 포인트가 존재합니다. 제가 이 게임 시작 전까지 2월 11일 발매한 <전국무쌍 4-II>를 해봤기에 유달리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겠는데, <전국무쌍 4> 시리즈는 전투 중 발생하는 미션으로 긴박함을 높이는 한편, 신속액션으로 무쌍 본연의 쓸어버리는 맛을 더욱 강조한 작품이다 보니, 되려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 뒤로는 그것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면서 알아보도록 하죠.

 

 

7. 무쌍과의 차별성: 캐릭터간 차이가 확실한 조작과 운영 

 



 <전국무쌍 4-II>의 경우 라크로스로 공격하는 등 액션은 다양하지만(위)

결국 강력한 필살기인 무쌍오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조작의 다양성이 적다(아래) 

 

 

가장 큰 차이점은 조작의 개성이 확실하게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최근 패치로 추가된 피사로처럼 앞으로 캐릭터가 얼마나 더 추가될지 모르겠지만, <드퀘 히어로즈>에서 기본적으로 나오는 12명의 캐릭터는 일반적인 무쌍 시리즈로 치면 다소 적은 숫자입니다. <전국무쌍 4-II>의 경우 56명의 캐릭터가 나오니까요. 전국무쌍에 나오는 캐릭터들도 다 개성이 있고 무기도 독특합니다. 그냥 활이나 칼로 공격하는 캐릭터도 있지만 부채, 천, 레이저, 심지어 라크로스로 공격하는 캐릭터마저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56명의 캐릭터가 다 조작에 있어서 그만의 개성이 있었느냐, 라고 묻는다면 좀 애매합니다. <진삼국무쌍 6>에서는 게임 내에서 조작을 무기 별로 나눈 적이 있고, <전국무쌍 4>에서도 영웅의 특성을 통상공격에 특화된 통상계, 차지공격에 특화된 차지계, 신속공격에 특화된 신속계, 특수기가 다양한 특수계로 크게 구분하고 콤보에 차이를 뒀었는데요.

 

실제로 조작해보면 이런 큰 분류에서조차 조작의 차이가 참 애매합니다. 사실 무쌍시리즈를 클리어하는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주변 적을 기절시키고 강력하고 광범위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무쌍오의를 사용하는 것이니, 결국 조작에 약간의 차이는 있더라도 결국에는 잡졸들은 콤보로 쓸어서 무쌍게이지를 채우고 적무장에는 무쌍오의를 쓴다는 방식으로 작전이 한정되기 때문인데요, 이는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더욱 강요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드퀘 히어로즈>에서는 부메랑 받는 게 중요한 줄리에타(위)와 

봉춤을 통한 범위공격이 주력인 디르크(아래)처럼 캐릭터마다 조작 및 운영이 차별화 되어있다

 

 

그에 반해 <드퀘 히어로즈>의 13명의 캐릭터는 각자의 생긴 모습만큼이나 전투방식이 확실하게 갈리고 4가지 특기/주문의 운용방법에도 꽤 차이가 있습니다. 부메랑을 던지는 오리지널 캐릭터 줄리에타의 경우, 부메랑을 캐치하는 순간에 맞추어 공격버튼을 누를수록 더 강한 공격이 나갑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드레이븐과 흡사한데, 부메랑 날아가는 시간이 꽤 길기에 키를 눌러 부메랑을 빨리 오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드퀘4 캐릭터인 아리나는 범위는 좁지만 콤보 끝나는 타이밍에 버튼을 누르면 분신이 생겨 추가타를 넣을 수 있습니다. 드퀘5 캐릭터인 플로라는 세모로 거품을 만들어 공격하는데 이 거품은 그냥 두면 천천히 움직이지만 메일스트롬으로 빨아들이는 공간을 생성하면 적과 거품이 한곳에 모여 강력한 데미지를 줍니다. 단, 마나 소모가 크기에 다른 캐릭터와 달리 네모 평타로 따로 마나 수급을 할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드퀘8에 나왔던 얀가스는 모든 콤보가 차지공격으로 연결되고 이를 이용해 강력한 콤보를 날릴 수 있습니다. 드퀘4의 마냐는 콤보 100회 이상일 때 공격력이 상승하고 공중체공 시간이 늘어나므로 부채춤 추듯 다양한 연타를 넣는 것이 핵심이고요.

 

물론 조작차이가 있더라도 무쌍시리즈처럼 특기/주문만 날리다가 하이텐션으로 필살기만 써도 되지만, 텐션이 무쌍시리즈만큼 잘 차지는 않습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나 “닌자 가이덴”처럼 다채로운 액션이 주가 되는 게임은 아니지만, 적을 시원시원하게 날려버리면서도 조작의 다양함을 추구하는, 따지자면 “전국 바사라”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8. 무쌍과의 차별성: 상태이상과 약점 공략을 위한 동료 간의 역할 분담 

 



수면으로 아군을 재우는 몬스터도 있고(위) 아군도 공격력을 강화하는 등 버프를 걸 수 있다(아래)

 

 

여기 조작의 다양성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바로 상태이상과 약점입니다. 무기 속성을 통한 상태이상은 무쌍시리즈에도 있었지만, 여기에 보다 RPG답게, 캐릭터마다 고유의 버프나 디버프 기술이 존재하고 몬스터도 각종 디버프를 겁니다. 무쌍시리즈의 잡졸들이 그냥 걸리적거리는 정도의 차이만 있었다면, 드퀘 히어로즈의 몬스터들은 빙결, 환혹, 지진, 고함, 봉인 등의 디버프를 통해 플레이어를 끊임없이 방해합니다.

 

반대로 아군도 비앙카의 수면주문 라리호, 플로라의 공격버프 바이킬트, 마냐의 수비력 디버프 유혹의 춤 등을 잘 이용하면 짜증나게 밀어붙이던 적들도 쉽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중형 이상의 적들은 약점이 존재하여 기계류 몬스터는 불 공격에 내성이 있고 전기가 강력하다는 등,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각 캐릭터가 가진 기술들을 생각해서 캐릭터를 교체하며 싸워야 합니다.

 

 

9. 무쌍과의 차별성: 대형 몬스터와 디펜스 방식 

 



대형 몬스터로 무쌍식 전투에 제동을 걸어주고(위) 

처치한 적을 다시 소환하는 디펜스 및 RPG적인 전략성을 늘였다(아래)

 

 

한편 그냥 적을 해치우는 것만이 아니라, 대형 몬스터와 디펜스를 추가한 것도 게임의 흐름에 다양한 변화를 줍니다. 대형 몬스터는 <건담무쌍>에서 대형 모빌아머나 사이코건담 같은 방식으로 나온 적은 있었는데, 반복되는 전투에 질리지 않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전까지 작은 적을 열심히 쓸어버리다가, 도중에 대형 몬스터가 등장하면 적의 패턴을 파악하고, 적의 특정 약점을 찾아서 노리거나, 기계장치를 이용한 공격 등으로 게임의 흐름이 바뀌게 되고, 특히 기존 무쌍시리즈에 비해 점프공격 콤보가 강화되면서 보다 3차원적인 움직임으로 공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여신상이나 세계수의 가지 등을 지키는 디펜스 방식의 진행이 많아졌는데, 소환문을 깨기 전까지는 적이 계속 쏟아져 나오기에 수비와 동시에 적 본진까지 공격을 해야 합니다. 이런 이중적인 게임 공략을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몬스터 코인’으로, 몬스터를 잡다보면 랜덤하게 등장하여 이를 사용하면 몬스터를 소환하여 해당 지점을 지키거나 다양한 특수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디펜스로 치면 타워의 역할, 그리고 RPG의 아이템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그렇지만 소환된 몬스터도 아군만 되면 멍청해지는 AI 덕분에 디펜스에 적극적이지는 않아서 그대로 맡겨만 둘 수는 없고, 일단 한 지점 공략해서 소환의 문 막고 위험해 보이면 다시 본진으로 돌아와 막고, 좀 숫자 줄고 몬스터 코인 쌓이면 다시 방어로 막아두고 적 기지 공략하고, 이런 식으로 왔다 갔다 신경 쓰면서 공략해야 합니다. 이를 돕기 위해 여기에 통로를 차단하는 기계장치나 특정 지점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루라 기술 등이 있지만, 덕분에 게임이 피곤한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10. 파고들 거리 강화 

 



아이템과 레시피로 교환할 수 있는 업적시스템 메달(위)과 

부가 퀘스트(아래)로 게임을 반복하는 것에 직관적인 목적을 부여하였다

 

 

또 무쌍이 아닌 액션RPG를 표방한 만큼, 퀘스트와 스킬, 아이템 합성을 통한 수집과 성장의 파고들기 요소도 강화되었습니다. 스킬이 액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했고, 여기에 메달이라는 일종의 업적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몬스터를 일정 수 이상 잡거나 특정 도전과제를 깰수록 아이템이나 레시피과 교환 가능한 메달을 받도록 하여, 자연스럽게 반복작업을 하도록 유도한 것이죠.

 

아이템의 합성도 몬스터마다 떨어뜨리는 소재가 정해져 있다 보니, 기존 무쌍 시리즈처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난이도 높은 맵에서 좋은 무기를 떨어뜨리기만을 기대하며 뺑뺑이 도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필드에 어떤 적이 나오니 여기서 소재 노가다 하자는 식으로 확실하게 인지하고, 언제든 그만둘 수 있는 노가다 전용 필드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작업할 수 있습니다. 액세서리를 강화할 때 붙는 능력치는 랜덤이라 세이브 노가다 등은 필요하지만요.

 

그리고 메인 스토리 이외의 부가 퀘스트, 소재 수집이나 적 몇 마리 이상 잡는 퀘스트 등이 주어져서 할 것도 많고, 이들을 깨면 돈이나 아이템 이외에 가방 칸 늘이기나 특수 복장 및 장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부가 퀘스트 다 깨면서 진행하는 관계로 현재까지 플레이 타임 30시간에 챕터 12중 9까지 클리어했는데, 부가 퀘스트를 신경쓰지 않은 경우에는 27시간에 1회차를 다 깨는 정도라고 하네요. 

 

 

11. 깔끔한 그래픽 속에서 느껴지는 드퀘의 향수 

 



드퀘 원작팬이라면 슬며시 웃음지을 패러디 요소가 종종 보인다

 

여기에 현세대기기로 나온 만큼 깔끔한 그래픽도 괜찮은 편이고, 배경음, 몬스터, 캐릭터 곳곳에서 느껴지는 드퀘의 향수도 드퀘 팬이라면 놓칠 수 없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드퀘4의 크리프트의 경우 원작에서 아무 적에게나 마구 즉사기인 자키를 날려서 문제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을 <드퀘 히어로즈>에서는 필살기에 자키를 난타하는 식으로 패러디 해놓았습니다. 또 중간 중간의 대화가 PS4 패드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데, 다소 거친 스피커의 소리가 또 옛날 소형 티비로 게임하던 경험을 상기시켜 줍니다. 

 

 

12. 단점: 멀티플레이의 부재, AI, 무쌍

 



네트워크를 연동하여 주말에 소재 드랍률 업 캠패인 등의 이벤트는 열지만 멀티가 없고(위)

멍청한 아군 AI에 대한 별도 지시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아래)

 

 

기존 무쌍 시리즈와 차별성을 강조하다 보니 너무 찬양일색이 된 것 같은데, 이 게임도 단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우선 멀티플레이 요소가 없습니다. 사실 게임 레벨 디자인을 봤을 때 멀티플레이가 있으면 그냥 학살하는 수준이 될 것 같은데, 그래도 이왕 디펜스 스타일로 만들어낸 거 <던전 디펜더스>처럼 난이도 높은 디펜스 모드로 멀티라도 내줬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특히 무쌍은 생각 없이 같이 하기 좋은 접대용 게임이었으니까요. 주말에 소재 드랍률 업이라든지 온라인 이벤트는 존재하지만 로컬 멀티마저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그리고 멍청한 AI. 주변에 적이 많을 때는 회복도 해주고 기술도 잘 쓰고 괜찮지만 적이 없거나 소수인 경우에는 그냥 멍 때리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펜스로 전략성을 높인 김에 <전국무쌍 4>처럼 동료의 진행방향을 지정할 수 있다거나 테일즈 시리즈처럼 아군 AI의 싸움 방식을 설정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또 앞서 언급했지만 결국 무쌍은 무쌍입니다. 캐릭터 간의 파워에 차이가 있어서 특정 파티조합만으로 계속 하다 보면 반복되는 패턴에 질릴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물 써는듯한 타격감이나 음성이 많지 않고 대부분 텍스트 대화로 이루어진다는 점도 아쉽고요.

 

 

12. 정리: 참신하지는 않지만 무쌍과 드퀘의 적절한 결합 

 

자 이제 정리해보겠습니다. 과거 무쌍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이번 드래곤 퀘스트 히어로즈: 암룡과 세계수의 성은 드퀘 시리즈의 RPG적 특성을 잘 조합하여, 조작방식이나 기술 운용이 확실히 차별화된 캐릭터와, 디펜스 위주의 게임성으로 확실한 차별성을 보였습니다. 좀더 RPG다운 성장요소와 수집요소, 퀘스트를 통해 반복 플레이의 목적성을 확실하게 심어줘서 꽤 오랜 시간을 몰두해서 할 수 있는 게임이고, 제가 아직 끝내보지는 않았지만 회차 요소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사실 이렇게 추가된 요소들은 다른 <디아블로>와 같은 여타 핵 앤 슬래쉬 게임들에 비해 대단하거나 참신한 발상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무쌍과 어울리면서 가벼우면서도 조작하는 맛이 있는 게임이 된 것이죠. 멀티플레이 요소가 없고, 멍청한 AI, 쓸데없이 질질 끄는 연출과 불편한 UI는 아쉽지만, 추가로 곳곳에 묻어나는 드퀘 시리즈의 향수는 드퀘 팬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

 

그럼 여름의 한국어판을 기다리며 <드래곤 퀘스트 히어로즈: 암룡과 세계수의 성> 리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