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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공격은 최선의 방어, PS4 기대작 ‘블러드본’ 해봤더니

‘데몬즈 소울’, ‘다크 소울’에 이은 프롬 소프트웨어의 PS4 신작

정혁진(홀리스79) 2015-03-24 14:00:04


 

지스타 2014 SCEK 부스에서 전달된 희소식 중 하나, 바로 PS4 독점 타이틀 <블러드본>이 전 세계 가장 먼저 출시된다는 것이었다. 일본보다 2일 빠른 3월 24일, 그것도 완벽 한글화된 상태로 말이다.

 

게임은 이미 출시 전부터 유명세를 탔다. 과거 극악의 난이도로 유명한 <데몬즈 소울>, <다크 소울> 등의 개발사 프롬 소프트웨어의 신작 타이틀이기 때문. 물론 ‘소울’이 붙지 않아 <블러드본>의 정체성을 의심하는 유저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간단히 답하자면 어떤 부분에서는 유사하지만 그렇다고 후속작 개념은 아니다. <블러드본>은 <데몬즈 소울>, <다크 소울> 등과 기본 틀은 비슷하면서도 액션이 조금 더 강조된 게임이다. SCE 재팬 스튜디오가 프롬 소프트웨어에게 “새로운 하드웨어를 통해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보자”고 말했고 프롬 소프트웨어도 이에 수긍, <블러드본>이 탄생하게 됐다.

 

<블러드본>은 프롬 소프트웨어의 기존 타이틀과 유사하면서도 전혀 다른 재미를 추구한다

 

시리즈를 거론하면 두고두고 회자되는 바로 그 장면. 사실 이 몬스터는 깰 수 없는 구조로 설계됐다

 


19세기를 야남이라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전체적으로 매우 어두운 콘셉트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공포에 빠진 인물들이 흔히 하는 행동 중 도망은 그리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던 것 같다. 반면 적에게 맞서서 공격하거나, 어떻게든 상황 탈출을 모색하는 이들은 나름 결과물을 얻었다. <블러드본>의 개발사 프롬 소프트웨어도 그런 점을 담은 것 같다.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 속에서 오는 적극적인 전투, 유저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노린 공격이 보상으로 이어지는 점은 어쩌면 인간의 공포감을 잘 활용한 모습이 아닐까 한다.

 

<블러드본>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속담이 적절한 게임이다. 과거 ‘소울’ 시리즈는 근접해 주로 방어를 한 뒤 공격, 후퇴, 다시 방어를 기다리는 패턴을 많이 겪었다. 하지만 <블러드본>은 유저에게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한다. 물론 방패라는 것이 주어지기는 하지만, 게임을 하다 보면 양 손에 공격 무기를 쥐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회피’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적들을 상대로 화려한 손놀림을 구사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적이나 보스의 공략도 공격(반격)-회피 패턴으로 바뀌게 된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 <블러드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다


이제는 시리즈의 상징적인 키워드로 자리잡은 ‘유다희

 

야남의 전염병을 해결하려 온 유저지만, 정작 야남 사람들에게는 배척당하고 있다 

 

 

<블러드본>은 19세기를 배경으로 하며 등장하는 무기들 역시 총, 도끼 등 20종이 있지만, 배경에제한을 두지 않고 창의적인 활용법들을 선보였다. 화려한 공격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무기는 필수다. 톱칼의 경우에는 단거리 빠른 연타가 가능하면서 긴 형태로 변형해 넓은 반경의 여러 적에게 휘두르는 공격을 펼칠 수 있다. 도끼 역시 한손 또는 양손으로 사용하면서 플레이 콤보에 변화를 주거나 조금 더 강한 공격을 가하는 등의 변형을 줄 수 있다. 총도 견제와 더불어, 반격을 날린 후 치명타를 날리는데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적이 무리로 모여 있을 때 견제 사격을 해 유인하거나 하는 응용 플레이도 가능했다.

 

적극적인 플레이를 위한 보상은 ‘리게인 시스템’을 통해서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후반부까지 가다 보면 리게인 시스템 없이는 게임이 힘들 정도로 꽤 많은 의존도를 보이게 된다. 아무래도 적에게 피해를 많이 입게 되다 보니 적을 공격하면서 동시에 체력을 회복하는 형태의 플레이가 요구된다. 그렇다고 남발할 수는 없다. 반격에 주저할수록 회복 가능한 게이지가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빠른 반격은 필수. 물론 무작정 적에게 공격했다가는 오히려 눕기 일쑤다. 유행어 ‘유다희’ 가 괜히 나왔겠는가. 수혈액도 후반부에 갈수록 모자람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남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오히려 수혈액이 체력을 회복한다기 보다는 유저의 사망시간을 조금 늘려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주저하는 시간에 회복되는 양은 줄어든다. 그렇다고 무리한 공격은 죽음을 초래한다

멀리서 바베큐 파티(?)를 하는 모습. 무턱대고 달려들기 보다는 공략이 필요하다

 

 

<블러드본>은 온라인을 통한 플레이도 인상적이다. 마치 ‘넌 혼자가 아니야’라고 알려주는 것처럼 온라인 플레이를 하면 재미있는 점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싱글 플레이를 통해서도 접할 수 있는 ‘수기’는 사자를 매개로 다른 세계에 있는 유저에게 팁이나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영정’의 경우는 다른 유저가 사망한 장소에 있는 무덤을 건드리면 유저가 어떻게 사망했는지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유령’도 같은 시간 대에 플레이하는 타 유저의 모습이 일정 시간 동안 유령으로 표시된다. 잘만 활용하면 보스나 어려운 패턴을 공략하는데 꽤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타 유저가 적이 되는 상황도 발생한다. 바로 유저 자신이 짐승으로 변하게 되는 경우인데, <블러드본>은 이름 그대로 ‘피’가 게임 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적을 처치할수록 우측 상단의 전염병 수치가 올라가며 캐릭터 외관도 점점 피를 뒤집어 쓴다. 전염병 증상이 악화되고 있는 것인데, 이 것이 계속되면 짐승으로 변하게 되며, 이 때 다른 유저가 난입해 유저 간 대결이 벌어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 밖에 협력 플레이, 적대 플레이 등 매칭 시스템이 다양해 시나리오 긴장감을 푸는 하나의 해소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적을 처치하고 피를 뒤집어 쓰는 것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


어려운 몬스터를 타 유저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수 시간 접한 소감을 밝히자면, <블러드본>은 유저가 느끼는 스릴에 대한 재미를 확실하게 주는 게임이다. 공략에 대한 스트레스는 어떤 게임도 존재한다. 물론 프롬 소프트웨어의 위 게임들이 ‘유다희’ 단어 하나로 해석될 만큼 매우 어려웠으며, <블러드본>도 유사하게나마 그 명맥을 잇고 있다.

 

다만, <블러드본>은 단순 어렵게 만들기 위해 개발되지 않았으며, 플레이를 어느 정도 해본다면 마냥 어려운 게임으로만 치부되기엔 아까운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저에게 재미를 이끌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몰입이 필요하고, 그 점을 유저의 능동적인 플레이로 이끌어 낸 것이다.

 

<블러드본>이 출시되기 전 다양한 정보를 접하던 도중 프롬 소프트웨어의 재미있는 발언이 나왔다. 바로 “블러드본은 어렵게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게임의 핵심은 난이도가 아닌 보다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이다. <블러드본>은 충분한 재미를 주는 게임이고 또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