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세이야 온라인>이 9월 10일부터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다. 3040세대에겐 동명의 원작에 대한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신작 MMORPG의 등장인데, 정식서비스에 앞서 진행한 사전체험을 통해 참여 유저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정식서비스에 대한 기대감도 높인 게임이다.
국내서비스 이전 아시아 5개국에는 이미 서비스가 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에서의 세인트세이야 온라인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국내 정식서비스에 앞서 CBT가 아닌 사전체험으로 접근한 것 역시 이미 방대한 콘텐츠는 마련되어, 안정적 서비스 환경과 현지화를 점검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국내 역시 세가퍼블리싱코리아가 서비스하는 첫 번째 MMORPG로 소개된 이후 사전체험부터 정식서비스에 돌입한 현재는 2015년 하반기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정식서비스 기념 이벤트 상품인 순금 골드바 때문에 더 뜬 걸지도!).
정식서비스 이벤트 상품인 순금 골드바
필자 역시 9월 10일 정식서비스 시작일을 기점으로 직접 참여해보았는데, 이게 참 할수록 매력적이고 의외로 신선하여 원작을 잘 알던 유저로서 주관적인 감상까지 적어본다. 벗드! 기대감을 살포시 지르밟아 주신 그래픽은 일단 까고 시작하련다.
■ 묵힌 원작을 토대로 만든다고 그래픽마저 묵힌 거냐!
원작과 관련한 만화부터 애니메이션까지 빠짐 없이 챙겨본 필자에게 세인트세이야 온라인의 서비스 소식은 기대감을 주기 충분한 신작의 등장이었다. 물론 드래곤볼과 맞장까지 떴다는 1980~90년 시절의 최고 인기 만화라지만 국내는 잠깐의 인기를 얻었을 뿐이라 페가수스 유성권 등 소년 주인공들의 열혈씬들을 단편적으로 기억하거나 모르는 유저들이 더 많을 테다.
어쨌든 첫인상은 중요하고 게임의 첫인상 하면 그래픽이다. 보는 맛이 있어야 하고 싶은 욕구도 일 테니 당연한 이치이다. 스크린샷으로 처음 만난 세인트세이야 온라인, 그 첫인상은 딱 이렇다.
"이걸 인스톨 해야 하나?"
지금이 무려 2015년이건만, 그래픽으로 지금이 2005년쯤 되었을 것이라 압박할 수위니...
"묵힌 원작을 토대로 만든다고 그래픽마저 묵힌 거냐!"는 말이 절로 튀어 나왔지만, 까짓 복고풍이 유행을 타듯, 그래 올해는 복고가 유행할 거라 주입식 마인드컨트롤로 커버하고 시작해보았다.
그리고 그 선택은 탁월했도다. 시작과 함께 친절한 안내를 따라가며 플레이 하다 보니 그래픽이 주는 이질감은 사라진다. 오히려 그래픽의 세련미는 부족하지만 원작의 열혈 느낌을 잘 살려낸 연출과 화려한 이펙트가 "오호~" 하는 탄성을 유도한다. 어느덧 게임이 그래픽 좀 구리면 어때? 재미만 있으면 그만이지!가 된 시간이 접속 10분만의 일이 된다.
이 같은 빠른 변화는 초반부터 스토리가 주는 몰입성이 일품이던 이유가 크다. 원작의 그 방대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독특한 소재가 녹아있는 세상이라니... 원작을 모르는 MMORPG 유저들에게 더욱 신세계가 세인트세이야 온라인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스치듯 지나간다.
■ 스토리 따라 30분, 푹 빠져든다 이 게임!
세인트세이야 원작은?
1985년 12월부터 집영사의 만화잡지 주간소년점프 연재된 쿠루마다 마사시의 장편만화이다. 주인공 '세이야'를 비롯한 10대 소년들이, 여신 아테나(의 현신)을 지키기 위해 '크로스(성의)라고 불리는 성좌의 이미지를 본 딴 '갑옷'을 입고 싸우는 이야기로, Dr.슬럼프, 북두의 권과 함께 1980년대의 대표적인 만화 중 하나이다. 국내는 '성투사성시'라는 이름으로 출간되기도 했으며, 원작 만화는 완결이 났으나 이후 애니메이션부터 3D 영화로까지 3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3040세대라면 세인트세이야는 익숙하지 않더라도 '페가수스 유성권' 등 주인공의 필살기 이름에 "아하 그 만화" 하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겠다.
원작의 스토리와 소재들은 당시로서도 매우 신선했으며, 지금 현재도 꽤 신선한 소재에 속한다. 주인공들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의 스토리 또한 탄탄하여 다음 편이 기대되던 만화. 초반 플레이부터 게임 역시 원작의 강점이던 스토리에 제대로 집중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메인스토리부터 대량의 이벤트 컷신과 인스턴트 지역을 이용한 연출로 스토리를 전개시키고 있으며 또한 그 과정이 스킵으로 넘기고 싶지 않도록, 뛰어난 연출 효과로 집중시켜주고 있다.
국내의 유명 성우 20여명을 채용한 현지화 더빙 수준도 기대 이상으로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듯 맛을 잘 살려냈다. 원작에는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어 원작을 잘 아는 유저들도 신세계를 맛볼 수 있으니 이거 보는 맛이 있는 게 은근 매력 있다.
필자에게 원작의 힘이 반영된 것일 수 있지만 플레이 도중 이벤트 컷씬으로만 연출되는 카시오스와의 크로스 쟁달전부터 크로스 각성 과정의 3D 영상으로 제작된 연출은 초반의 빅재미 중 하나였다. 원작의 그 방대하고 독특한 소재를 토대로 펼쳐지는 연출들은 원작을 아는 이들에게 추억과 향수를, 모르는 이들에겐 스토리에 빠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초반 성장 자체가 빨라 쫓기듯 레벨업을 치중할 필요성이 덜한 것도 스토리를 음미할 수 있도록 여유를 주고 있다.
종합적으로 한 편의 애니메이션 감상하듯 플레이를 진행해나갈 수 있으며 또한 그것이 잘 만들고 잘 연출되어 재미로 이어지고 있으며, 초반 유저들을 붙잡는 수단이 되어줄 무기로 충분하다는 느낌이다.
■ 온라인게임인데 이상하게 신선하다!
뜬금 없는 말일 수 있지만 이 게임 그래픽 빼면 의외로 신선하다. 원작을 아는 유저라면 "그걸 이렇게 풀어냈네?" 하며 자연히 감상하게 만든다. 원작 자체가 온라인게임의 주 소재로 사용되는 판타지와 현대, 미래적인 SF와도 벗어나 있다. 오히려 원작을 모르는 유저들이 플레이 한다면 그 신선함을 더욱 크게 느낄법하다.
먼저, 원작의 다섯 소년 주인공들의 성좌가 우리가 흔히 하는 온라인게임의 클래스로 구분되어 있다. 다르지만 또한 MMORPG의 틀에 맞춘 그것이다.
근접 공격에 특화된 '페가수스', 방어력이 월등한 '드래곤', 적을 제어하고 상태 이상을 거는 '시그너스', 회복에 특화된 '안드로메다', 원거리 화염으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피닉스'까지, 일반 게임이라면 전사, 마법사, 성직자 등으로 구분할만한 클래스 그것이다. 그러면서도 모든 클래스가 솔로 플레이가 충분히 가능한 전투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혼자 즐기기를 희망하는 게이머들도 무엇을 선택하든 든든하다.
크로스라는 용어도 원작을 모르는 유저라면 생소한 단어다. 세인트세이야 온라인 만의 고유한 아이템인 크로스는 일반 온라인게임의 갑옷에 해당한다. 크로스는 브론즈, 실버, 골드, 갓 크로스로 등급이 나뉘게 되고, 착용 시에는 능력치가 향상 및 외형 변화가 일어난다. 또, 각 크로스는 하나의 고유한 필살기를 가지고 있다는 설정이다.
신선함을 다르게 생각한다면 생소함이 될 수 있겠으나, 그것이 MMORPG란 장르의 틀을 벗어나는 수위는 결코 아니다. MMORPG의 트랜드에 맞춰 원작의 독특한 소재를 설정한 그 경계선은 처음 접한 게이머들에게 생소함보다 신선하단 느낌을 더 강하게 줄 것으로 확신한다.
■ 편의 기능 덕분에 어렵지 않은 온라인 게임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게 이 게임의 이용 등급이다. 왜 18세 이상만이 가능한 성인등급일까? 피가 튀는 것도, 그렇다고 야한 것도 아니고, 미스터리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찾지 못한 이유가 있을 테니 넘어가자. 어쨌든 덕분에 세인트세이야 온라인은 평균 연령층이 높은 게임 되시겠다. 편의적인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직접 플레이 해본 바로는 연령대를 보완해줄 편의 기능이 다양하게 지원되고 있다.
최근 추세인 '네이베이션 기능'은 기본이다. 수행 중인 퀘스트나 가고 싶은 던전 등은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해당 텍스트를 클릭하면 해당 위치로 자동 이동된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도 자동적으로 전송사 NPC에 이동되어 해당 지역까지의 이동을 지원한다(참 편한 세상이다).
필요 없는 장비라면 인벤토리 메뉴를 통해 바로 분해할 수 있으며, 파티를 원한다면 파티 매칭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예로 혼자는 어려운 던전을 가고 싶다면 '파티 가입 신청'이라는 메뉴를 통해 자동 파티가 구성되고 무엇보다 클래스 별로 선택되어 파티의 효과를 위한 밸런스 고민을 해소시켜주고 있다.
전투를 보조해주는 편의 기능도 여럿 있다. '스킬 연속기'와 '자동/고정 사냥'이 대표적이다. 스킬 연속기는 자신이 보유한 스킬을 프로게이머마냥 연타할 필요 없이 최대 10개의 스킬을 1개의 단축키로 사용하게 해준다.
물론 스킬의 저장 순서 등은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고, 스킬쿨타임에 따라 순차적으로 발동된다. '자동사냥'은 자신 주변의 몬스터들을 자동 공격하는 기능이며, '고정사냥'은 특정 범위에서만 노출되는 몬스터를 자동 공격하는 기능으로 노땅들도 쉽고 편하게 플레이 할 수 있는 편의 기능들이 다양한 것, 이는 세인트세이야 온라인의 또 하나의 장점이 아닐 수 없다.
■ 묘하게 신선하며 할수록 끌리는 게임!
스토리가 강점인 게임이라도 무언가 억지스럽게 몰입을 유도했다면 그에 대한 반발은 자연히 스킵이란 행위로 이어진다. 또, 플레이 그 자체, 그것이 사냥이 되었든, 퀘스트가 되었든 그런 하나 하나가 재미 요소를 갖추고 있지 않다면 유저들을 매료시키기 어렵다.
세인트세이야 온라인은 그래서 참 묘하다. 분명 첫인상은 별로였으며, 플레이 도중에도 "이게 뭐야!"하는 어설픈 풍경도 보곤 했다. 그럼에도 묘하게 끌리며 계속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이동은 느리고 너무 많은 스킬에 불편해? 그런 불편함이 최소화된 게임이다. 이미 5개국에서 서비스되어 콘텐츠 부족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기본이 되는 사냥 역시 화려한 스킬쇼와 손맛 나는 타격감, 속도감 넘치는 이동속도 등 기본기도 탄탄하고, 그 방대한 스토리와 독특한 소재들을 제 맛이 나도록 연출이란 양념을 더해 정말 보는 맛까지 더해놓았다.
그렇다면 원점에서 만약 필자가 원작을 모른 채 세인트세이야 온라인을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외유내강이라 표현했을 것이다. 그거나 이거나 외형만 다르지 다 똑같잖아? 라는 편견을 어느 정도 깨줄 수 있는 게임. 의외로 신선하며 또한, 의외로 재미가 계속되어 어느덧 계속하고 싶어지는 게임이다.
그래서 더욱 MMORPG가 다 거기서 거기다. 비슷비슷하다며 피로감을 드러내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묘하게 신선하며, 보는 맛까지 담은 게임이 세인트세이야 온라인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