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IP 인지도는 정말 대단하죠. 영화 전체를 샅샅이 아는 이는 드물지 몰라도 OST, 등장 인물, 시나리오 및 대사 등은 한 번씩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1977년부터 38년째 이어오고 있는 ‘스타워즈’ 시리즈는 SF(공상과학) 영화의 대명사입니다. 오는 12월에는 ‘스타워즈 에피소드7: 깨어난 포스’도 개봉을 앞두고 있죠.
영화 개봉에 한 달 앞서 11월 17일에는 EA에서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를 출시합니다. <배틀필드> 시리즈로 유명한 DICE에서 개발을 맡았습니다. 루카스아츠가 2003년부터 부단히 제작하고자 노력했으나 콘텐츠 부족으로 외면을 받았던 ‘배틀프론트’ 시리즈의 속편이죠. 공개 이후 티저 영상들을 통해 많은 주목을 받는데 성공했습니다.
게임은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출시를 앞두고 오픈 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좋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반면에 실망을 줬다는 유저도 있었습니다. 호불호가 꽤 갈렸죠. 기자도 이번 테스트에 참여해봤습니다. FPS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짧게나마 테스트에 참여해 본 소감을 적었습니다. 총 900만 명이 참여했다는 그 게임을 해봤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루카스아츠의 숙원 ‘배틀프론트’, DICE에서 꽃을 필 수 있을까?
먼저 게임을 알아보기 전, 왜 DICE에서 개발했는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는 위에서 말했던 대로 루카스아츠에서 판데믹 스튜디오, 프리 레디컬 디자인, 심지어 자체 개발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시도하고자 했으나 빛을 발하지 못했던 비운의 시리즈였습니다. 이후 루카스필름은 디스니에게 2006년 40억 달러에 인수하고,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폐쇄했습니다.
DICE가 <스타워즈> 시리즈 개발을 맡은 것은 이로부터 7년 뒤인 2013년, EA와 디즈니의 ‘스타워즈’ IP 계약이 성사되면서부터입니다. EA는 계약을 통해 2023년까지 10년 간 ‘스타워즈’ 게임을 만들 권리를 얻게 됐죠. 2종의 게임이 거론됐습니다. 하나는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를 개발한 비서럴 게임즈가 만들 액션 어드벤쳐 장르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DICE의 <스타워즈: 배틀프론트>입니다. 과연, DICE는 비운의 시리즈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 빠르고 간편한 게임 구성, 접근성 하나는 일품
6일간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를 체험해 본 소감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대가 된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게임의 개발 방향이나, 테스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괜찮아 보였습니다.
게임을 실행한 뒤, 미션 / 멀티플레이를 선택해 장비를 갖추고 전장에 투입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5분도 채 안 걸립니다. 향후 구현될 많은 모드들은 구성이나 선택에 따라 일부 시간이 소요될 수 있겠지만, 현재 테스트에서 제공된 ‘드랍 존’, ‘워커 어썰트’ 모드는 정말 빠릅니다. 유저 매칭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워커 어썰트 모드의 경우 저항군, 연방군 선택이 무작위이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고르기 위해서 입장과 퇴장을 반복하게 되면 조금 더 걸릴 수 있겠네요.
게임이 쾌적하고 빠르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매칭 속도뿐이 아니었습니다.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도 한 몫을 했다고 봅니다. 군더더기가 없었습니다. 멀티플레이, 미션 두 개의 큰 흐름 아래 각 모드 별 다양한 종류의 게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만, 어차피 모드를 선택하고 나면 유저가 선택할 무기 카드, 복장 등을 선택하면 바로 입장이죠. 옵션 중, 색약인 유저에 대해 별도 색 설정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독특했습니다.
현재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베타에는 랭크 5까지 구현된 상태입니다. 무기나 추가 장비인 스타 카드 종류는 7종. 5랭크가 된 이후에는 게임을 통해 모은 게임머니로 잠금해제, 보조 장비를 착용할 수 있습니다. 추가 무기 습득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향후 랭크 상향이나 무기 종류가 늘어날 것은 예상해볼 수 있는 부분이겠죠? 테스트에서는 구현 안됐지만 복장 항목도 있는 것을 보니 꾸밀 거리는 더욱 늘어날 것 같습니다.
■ 스타워즈 전장의 긴박감 잘 살린 멀티플레이, 밸런스는 개선 필수
플레이에 대한 부분도 언급해 보겠습니다. 여러 차례 멀티플레이를 해봤는데 매칭, 인터페이스 등을 통해 느꼈던 빠르고 쾌적한 느낌은 플레이에서도 이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FPS는 참 취약해서… 연승의 쾌감은 느낄 수 없었지만요. 기본 FPS의 룰은 따르면서 잠금 해제로 장착할 수 있는 주무기, 보조무기로 다양한 전투 패턴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일반 FPS에서 사용되는 전력질주(시프트 버튼)도 별도 제약 없이 계속 사용 가능합니다. 사격의 경우 레이저를 발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탄창 소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일정 시간 지속해서 사격하면 총이 과열되기 때문에 총을 식혀준다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사격 시 총의 반동이 없는 것도 이를 반영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다만 테스트 시점에서 약간의 밸런스 조절은 필요해 보였습니다. ‘드랍 존’ 모드의 경우 POD를 캡쳐해 방어하는 형식이어서 반란군과 제국군의 엎치락뒤치락하는 연출이 가능했지만, 20 대 20으로 벌이는 ‘워커 어썰트’ 모드는 일방적인 ‘제국군을 위한’ 게임입니다. 현 시점에서는요.
‘워커 어썰트’ 모드는 반란군과 제국군이 각기 다른 임무를 갖고 싸우게 됩니다. 제국군은 AT-AT를 이송시켜야 하며, 저항군은 UPLINK를 활성화시키면서 AT-AT를 공격, 제국군의 침공을 저지해야 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화력 규모의 차이입니다. 저항군은 맵 곳곳에 위치한 터렛, 게임 도중 이용 가능한 공중 장비가 전부입니다.
반면, 제국군은 공중 장비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AT-AT, AT-ST 등이 추가로 주어집니다. 장비의 화력이 강하기 때문에 저항군이 전략을 잘 세우거나, 제국군 팀워크가 엉망이지 않는 이상 게임은 무조건 제국군의 승리로 가게 됩니다. 물론 영화에서도 양 측의 화력은 어마어마할 정도로 차이가 나지만 PvP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서는 안되잖아요. 정식 출시 때는 반드시 고쳐지기를 바랍니다. 추가로 선보일 다른 모드들도 적절한 밸런스가 유지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추가로 재미있었던 점은 바로 트레일러 영상에 등장했던 루크 스카이워커(저항군)과 다스베이더(연합군)의 사용입니다. 게임에서는 맵에 무작위로 나타나는 아이템을 습득, 숫자 4버튼을 이용해 터렛부터 추가 보조무기, 수류탄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각종 탈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각 진영의 영웅도 맵에 등장하는 아이템을 습득, 사용할 수 있는데요, 각 영웅은 등장할 때 배경 음악과 함께 “포스가 함께하기를”과 같은 대사를 하며 등장합니다. 포스를 사용하는 만큼 성능은 정말 강합니다.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적의 공격을 튕겨내 무효화할 수 있습니다. 3개의 기본 스킬 보유와 함께 이동 및 점프도 매우 강력해 잘만 조종하면 순식간에 적군을 제압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물론 영웅의 사용이 무제한은 아닙니다. 사용 시간이 점점 줄어들며 공격을 받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등장할 때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집중 사격을 견더야 한다는 전제도 붙습니다. 현재는 두 영웅을 만날 수 있었지만 요다, 시스 등 다양한 영웅도 만날 수 있겠죠? R2-D2나 C-3PO, 추바카는 어떻게 등장할 지 궁금합니다.
■ 재밌고 기대된다. 하지만 ‘스타워즈가 뭐예요?’라는 답에 대해서는?
테스트를 하는 내내 영화 등에서 접했던 긴박한 전투 장면들이 게임에서도 구현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톰 트루퍼로 돌진하면서 머리 위에 X윙 파이터, AT-AT가 지나가는 모습, 하늘에 각종 함선이 지나가는 모습 등은 웅장함을 느끼게 합니다.
다만 조금 더 몰입하게 할 부연 설명이나 스토리가 부족하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개발사에서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는 멀티플레이로만 즐기도록 제작된 게임이라고 공지했지만,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유저의 목적성을 부여하는 차원에서 조금 더 스토리적인 요소를 곳곳에 넣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스타워즈 세계관 전부를 한 게임에 담는 것은 분명 힘듭니다. ‘스타워즈의 스킨을 입은 배틀필드’라는 일부 비난도 나올 수 있을 법한 의견입니다. SF의 요소를 도입한 FPS로 치부되기에는 ‘스타워즈’의 IP는 너무나도 강력하니까요.
<콜 오브 듀티>에 비해 <배틀필드>는 멀티플레이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게임입니다. 스토리의 부재는 아쉽기는 하지만 EA와 DICE 입장에서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낫겠습니다. 게임이 빠르고 간편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캐주얼하지는 않습니다. 나름 무게감도 있어요. 부담 없이 FPS를 즐기기에는 참 좋은 게임입니다. 다음 달 출시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