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다 보면 당연히 취향이 갈리기 마련입니다. 어떤 게임이든 마찬가지죠. 하지만 이렇게까지 호/불호가 나뉘는 게임은 드뭅니다. 뭐냐고요? 퍼니파우에서 개발하고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소울킹>입니다.
디스이즈게임에서 대규모 업데이트를 맞아 <소울킹>을 체험했습니다. 첫 의도는 디스이즈게임을 통해 최초로 공개됐던 게임의 실제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었는데요.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한 4명의 기자가 각양각색의 의견을 내놓았죠. 괜찮다는 의견과 어렵다는 의견, 전략이 재미있다는 의견과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의견이 한데 뒤섞였습니다.
대체 <소울킹>이 어떤 게임이기에 이런 걸까요? 디스이즈게임에서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를 마친 '취향 확실하게 타는 게임' <소울킹>을 살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뱃살까지 흔들리는 2D 캐릭터! 오히려 신선한 2D의 첫인상
한낮: 일단, 다들 플레이는 충분하고 남을 만큼 해봤을 텐데, 첫 인상은 어땠어?
꼼신: 음… 요즘 들어서 부쩍 카툰 기반 게임이 다시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스라블: 요즘 실사풍의 캐릭터를 전면으로 내세운 게임이 워낙 많이 등장하긴 했죠. 뭔가 2D 캐릭터를 쓰면 다른 의도의 게임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꼼신: 맞아요. 그런 식의 그래픽이 워낙 많다 보니 게임간의 분별도 잘 안되고 피로도 심했는데 <소울킹>을 보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느낌? 그렇다고 촌스럽다는 느낌은 아니고, 오히려 신선하고 반가웠다고나 할까요? 인상 자체는 나쁘지 않았어요. 2~3년 정도만 전에 나왔으면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텐데 지금 시기에 보니까 이게 오히려 반가울 때가 있네요.
스라블: 2D 그래픽을 쓴 것도 쓴 건데, 캐릭터 움직임을 되게 잘 살렸어요. 카툰풍의 캐릭터다 보니 과장된 움직임이 많았는데 그걸 감안하고 봐도 자연스러우면서 부드러웠고, 전투도 역동적이고요. 예를 들어 배 나온 캐릭터가 있는데, 캐릭터의 흔들림에 맞춰 배가 출렁거리는(...) 미묘한 움직임도 쓸데없이 잘 구현 돼 있어요. 이런 쓸데없어 보이는 부분까지 구현돼 있다 보니 좀 더 정이 가는 느낌이었죠.
한낮: 넌 그게 정이 가냐?
스라블: 일단 특이하잖아요. 그리고 사실 예쁘고 귀엽기만 한 2D 캐릭터는 이도 저도 아니에요. 만들려면 확실하게 만들어야지.
꼼신: 그건 그래요. 다른 걸 다 떠나서 모션 자체는 확실히 인상적이었어요. 연출 부분만 봐도 칼을 들고 있다고 다 똑같은 칼을 휘두르는 게 아니라 캐릭터마다 조금씩 모션이 달랐잖아요? 그런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스라블: 그리고 이펙트도 확실히 화려하고 시원해서 시선을 끌어주고요.
꼼신: 대신 이펙트고 연출이고 지나치게 화려하다 보니 전투가 잘 안 보이고 오히려 화면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건 단점은 문제에요. 액션에 호쾌함을 주려는 건 알겠는데, 그게 섬세한 연출이랑 잘 어울리는지는 모르겠네요.
한낮: 확실히 서양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 그건 어때?
꼼신: 선배. 그 질문은 70년대 바나나를 처음 보고 '어머나! 세상에 이런 과일이 있어?'라는 사람한테나 물어야 할 것 같은 질문인데요. 이미 글로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런저런 게임이 많이 들어오고 나가는 상황이잖아요.
일본풍, 서양풍은 그냥 표현 방식을 말하는 거지 그거 자체가 이질적이고 거부감이 느껴지는 시대는 아닌 것 같아요. 그게 게임이랑 어색하지도 않고요.
스라블: 캐릭터도 너무 집중했고, 배경도 너무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정신이 산만해지는 부분도 있긴 한데, 그것만 빼면 뭐...
테스커: 저도 공감이에요. 확실히 멋있고 예쁜 캐릭터보다는 우스꽝스럽거나 특징을 노골적으로 살린 캐릭터가 더 많은데, 그게 캐릭터의 매력을 더 잘 보여주는 그런 느낌?
# 보기와 달리 하드코어한 전투
꼼신: 그런데 전투는 왜 이렇게 하드코어할까요? 뭔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데 이게 실제로 해보면 꽤나 어렵단 말이죠.
스라블: 겉보기랑 달리 하드코어한 요소가 굉장히 많이 녹아 있으니까요. 일단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력’과 ‘마력’이라는 자원이 필요한데, 이 자원은 캐릭터별로 쌓이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가 자원을 공유해요. 팀 내에서 자원을 어떻게 쓸 지를 분배해야 하는 거죠.
‘기력’과 '마력'도 팀 내에서 해당 자원을 가진 캐릭터의 숫자에 따라 차는 속도가 달라요. 이러다 보니 유저가 고민할 요소가 많고 유저들이 게임을 어렵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거죠.
테스커: 그 자원 덕분에 파티 조합도 영향을 많이 받아요. 한 번 짜둔 파티에서 파티원 하나를 바꾸면 자원소모 비율이 맞지 않아서 나머지도 바꿔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니까요.
꼼신: 그것도 그런데, 일단 보여주는 게 문제 같아요. 흔히 게임 초반부터 자원이나 캐릭터조합 같은 모든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면서 게임을 하진 안잖아요. 근데 이게 막힐 때쯤 되면 자원 수급 방법 같은 건 기억나지도 않는 시기거든요. 사실 초반에 잘 가르쳐 주지도 않고요.
스라블: 친절하지 않다는 점에 동의해요. 예를 들어 스킬 쿨타임만 해도 스킬을 한 번 쓰면 스킬 창에 빨간 선이 점점 내려오고, 스킬 사용에 필요한 자원 수가 하나 늘어나거든요. 전 처음엔 이걸 '스킬을 연속으로 쓰면 강해지는 대신 자원을 더 소모하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아니라 타임 내에 스킬을 다시 쓸 수 있는 대신에 자원을 더 소모한다는 걸 알았죠.
테스커: 저도 동의. 그나마 스킬 쿨타임은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기라도 하잖아요. 그런데 몇몇 스킬은 시전 중 무적이 되거나 받는 대미지가 감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게 별도로 표시되지 않아서 적에게 ‘무적’ 표시가 뜨는 걸 보고 나서야 스킬을 날렸다고 깨닫게 되는 경우도 있었어요. 모든 몬스터의 스킬을 외워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게다가 무작위 대상에게 화살을 발사하는 난사형 스킬들은 도무지 누굴 타게팅 했는지,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도 표시되지 않아요. 결국 눈으로 날아오는 걸 보고 타이밍을 재서 맞기 직전에 보호막을 써줘야 하죠. 이쯤 가면 거의 액션이에요.
꼼신: 그렇게 게임이 어려운데도 알려주는 건 거의 없잖아요.
스라블: 게다가 전투마다 2~3개 라운드가 있으니, 마지막 라운드가 아니라면 다음 라운드에서 쓸 자원과 스킬 쿨타임도 생각해서 싸워야 하죠. 그러다 보니 자동전투로는 해결되지 않고, 수동전투가 손에 익고 나서야 비로소 <소울킹>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꼼신: 근데 하나하나 세세하게 전략을 짜고 고민을 하는 게 재미있어요?
한낮: 자기가 짠 전략이 딱딱 맞아 떨어지면 재미있어. 예를 들자면 나는 기력 캐릭터을 3명으로 파티를 구성하고, 마력은 버프나 디버프 등 보조 스킬이 있는 캐릭터에 양보했어.
그리고 1~2 라운드에서는 마력 캐릭터의 스킬을 사용해서 체력을 보존하며 기력을 모으고, 마지막 스테이지에서 기력 캐릭터의 스킬을 퍼붓는 거야. 이 계획이 맞아떨어지면 '이 파티가 내 생각대로 굴러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재미를 느낄 수 있지.
꼼신: 그게 항상 100% 통하지는 않을 거잖아요?
한낮: 그렇지, 하지만 어떤 전략이 통하지 않았을 때 다른 전략을 짤 수 있을 재료가 갖춰져 있으면 괜찮아. 다른 시도를 곧바로 해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전략이 통하지 않았는데도, 쓸 수 있는 재료마저 없다면 그때는 스트레스로 다가오겠지.
꼼신: 저는 <소울킹>에서 무언가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어요. 일반적으로 다른 모바일 게임에서는 단순히 공격력 방어력 정도가 다잖아요. 그런데 <소울킹>은 봐야 할 게 너무 많아요. 캐릭터 속성부터 기력과 마력, 공격 속도, 치명타 등 주어지는 정보가 너무 많다고 느꼈어요. '내가 이걸 몰라서, 못해서 클리어하지 못 하는 건가?'라고 고민하는 순간 피로도가 확 오더라고요.
한낮: 그런 피로도를 감안하고도 내가 <소울킹>을 즐겼던 이유는 이 정도로 전략을 짤 수 있는 RPG가 모바일에서는 굉장히 유니크하거든. 굳이 꼽자면 몇 개 있긴 하지만, 그런 것들은 오히려 너무 과하게 복잡하단 말이지. 내가 생각하기에 일반적인 유저가 전략을 짤 수 있으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은 이 정도가 딱 한계야.
스라블: 아슬아슬하죠. 굳이 따지자면 좀 부족한 듯 하지만요.
# 예상을 넘은 타이밍 액션! 대신 죽어버린 자동전투
한낮: 그리고 의외로 잘 만들어진 것 중 다른 하나가 액션이야. 전략과 별개로 <소울킹>에는 소위 말하는 CC스킬(스턴, 넉백, 슬립 등)이 많아서 스킬 사용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해. 근데 이게 스킬마다 공격과 피격판정이 다 다르거든.
예를 들어서 방패를 던져 스턴을 먹이는 캐릭터라면 방패가 적의 몸에 닿아야 스턴이 발동되는 거지. 그래서 방패가 날아가는 타이밍까지 고려해야 하고, 반대로 방패가 닿기 전에 피해서 스턴을 무효화할 수도 있어.
게다가 스킬을 사용한 캐릭터의 위치에도 영향을 받으니까 그것까지 감안하고 플레이 해야 해. 만약 상대가 전체공격을 하는 몬스터라면 이 타이밍에는 이 스킬로 막아내야겠다고 미리 고민해둬야지. 모바일 RPG에는 턴 방식이 대부분이라 이런 타이밍 액션이 적은 편이기도 하고.
스라블: 스테이지별 난이도도 꽤 어려운 편이라, 후반으로 갈수록 타이밍 액션이 많이 필요하죠.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에서는 전략조차 생각 안하고 자동 전투나 돌리면 되는데 이게임은 스테이지가 어려운 편이라 전략을 생각하지 않고선 어려웠어요.
한낮: 특히 변신 같은 스킬은 무조건 끊어줘야 되더라고.
스라블: 대신 그만큼 반작용이 됐다고 생각하는 게 자동전투가 완전 독이에요. 심하게 말하면 자동전투를 버린 느낌이랄까요?
한낮: 응. 끔찍하지. 최근에 인공지능을 올렸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사람처럼 생각할 수가 없으니까.
꼼신: 연출만 보면 나름대로 보는 맛은 있어서 자동전투를 신경 안 썼다고 하긴 어려웠어요. 그런데 확실히 인공지능이 멍청하고 답답하긴 해요.
스라블: 보는 맛과 별개로 보고 있으면 답답해서 재미없다고 느껴져서.
한낮: 보고 있으면 안 돼. 보고 있으면 깰 수 있는 스테이지인데도 답답해서 자동전투를 끄게 돼. 그걸 계속 보는 건, 내가 봤을 땐 심신의 수련이야.
어차피 이 정도의 전략을 구현했으면 자동전투를 해결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차라리 자동전투가 스킬을 사용하는 우선순위 정도만 정렬해 주거나, 설정할 수 있게 해주면 좋을 거라고 생각해. 아군의 체력이 낮으면 힐을 우선으로 쓰는 정도 말이야.
# 어렵지는 않은데 역시나 불친절한 성장
꼼신: 어쨌든 <소울킹>이 전략의 재미를 극대화했고, 그래서 수동전투로 게임을 하면 되는 것도 OK. 근데 문제는 육성이잖아요. 자동전투도 어려운데, 소탕권 연속5회 사용 조차도 VIP 일정 단계를 달성해야 하고요.
스라블: 일단 캐릭터의 레벨은 요리로, 캐릭터의 등급은 등급업 전용 몬스터로 극복 가능해요. 등급업 전용 몬스터인 ‘쿠’의 합성을 반복해가며 등급을 높이고, 등급을 높인 ‘쿠’를 성장시키고 싶은 캐릭터의 재료로 쓰면 돼요.
기본적인 방법은 모험에서 골드를 파밍해서 골드 10연 뽑기를 하고, 거기서 나온 캐릭터를 쿠의 재료로 먹이는 것을 반복하면서 육성하는 거죠. 이 피라미드식 구조만 알고 있으면 성장은 쉬워져요.
꼼신: 성장이 막힌 건 아니라는 걸 알겠는데, 굉장히 복잡하네요.
스라블: 네 맞아요. 제가 게임 파악에 느린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곧바로 깨달은 건 아니었으니까요.
테스커: 저도 이런류의 게임을 즐겨하는 편이다 보니 성장 구조는 오래 걸리더라도 자연스레 이해되더라고요.
한낮: 나도 위에서 말한 것처럼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히긴 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게임에 매우 익숙한 사람들의 이야기고. 일반적인 유저들이 이런 성장을 얼마나 쉽게 배울 수 있을 지는 조금 의문이 들지.
근데 성장 구조가 조금 복잡한 것을 제외하면 괜찮은 게, 한 캐릭터의 모든 성장이 보름에서 길어야 한 달 정도면 끝나거든. 성장에 필요한 모든 걸 게임 내에서 쉽게 얻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견적이 깔끔하게 나오지. 그만큼 목적의식도 확실해지고.
스라블: 맞아요. 게임을 하면서 플레이어가 견적을 낼 수 있는 구조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살짝 불친절함은 있지만 자연스레 구조를 알 수 있고, 신경을 안 쓰는 타입이라면 올려둔 자료들을 찾아보면 되니까요.
꼼신: 그런데 게임을 떠나서 휴대폰이든 뭐든 그걸 알아가는 방법에는 하나씩 눌러서 경험해보는 방법과 설명서를 보는 방법이 있잖아요. 그리고 모바일게임은 일반적으로 직접 눌러보면서 경험을 통해 알아가죠. 그런데 <소울킹>은 설명서가 없으면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복잡해요.
한낮: 그건 동의해. 당장 나도 카페에서 찾은 정도가 수두룩해.
꼼신: 그런데 더 문제인 건, 그 상황에서 카페에 정보마저도 적었어요. 결국 게임 안에서만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잖아요. 그럼 튜토리얼이나 인터페이스를 더 직관적이고 잘 알 수 있도록 잘 구성했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에요. 그냥 하다 보면 알게 될 거라는 생각으로 만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좋은 시스템 만들어두면 뭐해요. 저 같은 사람은 그런걸 알 수가 없는데요.
# 전략은 다양하지만 흥미가 아쉬운 캐릭터 수집
꼼신: 전략성도 있고, 육성도 다양하게 생각해야 하고 그러니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몇 개만 키워선 답이 안 나왔어요. 도전의 탑, 영웅 탐사, 요일 던전, 전직 던전 등 다양한 상황을 생각하고 다양하게 키워야 했죠. 순환 콘텐츠로는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한낮: 그래서인지 캐릭터들은 모으기 어려운 편이 아니야. 오히려 쉬운 편이지.
꼼신: 근데 게임 중반에 달하는 지금도 굳이 다른 캐릭터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어요. 극단적인 예로 <세븐나이츠>는 신규 캐릭터가 나오면 없으면 안 되는 캐릭터가 되잖아요? 그런데 <소울킹>은 순환 콘텐츠에는 머리를 많이 쓴 거 같은데, 왜 수집욕은 안 생길까요?
스라블: 일단 엄청 집중적으로 파고 들 생각이 아니라면 초반 캐릭터로도 어느 정도 다 커버가 되니까요.
테스커: 저는 소울킹 시스템도 한몫을 한다고 봐요. <소울킹>에는 리더 스킬을 가지고 있는 '소울킹' 캐릭터가 있잖아요. 그럼 일단 소울킹은 무조건 들어가야 하니까 남은 파티 자리는 3개가 되죠. 일반적으로 파티원 4명을 전부 새로 구해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있는걸 기반으로 뭐가 추가되면 더 좋을까를 생각하잖아요.
그러다 보면 보유한 소울킹을 기준으로 파티 구성을 생각하게 되고, 내 소울킹이 가진 리더 스킬에 어울리는 캐릭터는 어떤 영웅일까를 생각하죠. 거기서 파티의 기력/마나 비율, 탱딜힐의 역할 분배, 속성, 스킬업 가능성까지 고려하다 보면 폭이 대폭 줄어들어요. 결국 얻고 싶은 캐릭터 폭이 매우 좁게 구성됐다고 생각해요.
내가 쓰고 싶은 캐릭터가 탱커인데, 소울킹도 탱커인 경우도 있고, 소울킹이 마력 캐릭터라면 힐러도 마력 캐릭터니 내가 고를 수 있는 건 기력 캐릭터로 제한되는 거죠.
꼼신: 이 게임 본연의 재미는 수집형 RPG잖아요. 그럼 게임의 베이스가 ‘수집’이 되야 하는데, 수집 없이 모든 게 된다는 건 뭐가 문제일까요?
한낮: 대체제가 없는 캐릭터가 있어야 해. 유저 입장에서는 좋은 이야기일 지 몰라도 일단 뭔가를 사야 한다는 메리트가 있는 게 없잖아. 눈에 띄는 캐릭터 몇몇 정도인데, 그나마도 대부분 공짜로 구할 수 있지.
스라블: 수집 동기가 부족한 이유 중 하나를 추가하면 전투에서 캐릭터의 개성이 잘 안 드러나요. <소울킹>은 2D인데 캐릭터보다 배경이 더 디테일하거든요. 게다가 전투 화면이 사실 되게 조잡한 편이고 스킬 이펙트는 매우 화려하죠.
그래서 전투 혼전 양상이 되면, 내 캐릭터가 전투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 체감이 전혀 안되죠. 스킬이 화려하고 전투화면이 조잡한 편이라 캐릭터를 보고 수동으로 조작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의 상태창과 적이 사용하는 스킬을 보면서 전체적인 전투 상황을 살피고 전투를 끝내기 때문에 특정 캐릭터가 뭘 잘해서 이겼는지는 느끼지 못하죠. 그래서 딱히 다른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느껴지지가 않고요.
꼼신: 특정 캐릭터가 없어서 스테이지를 못 깨는 거라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거네요.
한낮: 이건 연출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원공유도 문제야.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도 얘가 좋아서라기보다 팀이 좋아서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는 거지. 정작 스킬은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는 데다가 대체할 수 있는 스킬이나 전략이 많으니 누군가를 간절하게 원할 일도 없고.
그러면 그 숱한 캐릭터 중 뻔한 캐릭터 몇 개 이외에는 딱히 당기는 게 없는 거야. 좀 더 다양한 적의 패턴이나 어쩔 수 없이 데리고 가야 하는 아군 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봐.
# 그래서 계속 할 거에요?
스라블: 스토리 모드, 모험을 위주로 즐길거면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다. 다만 자동전투를 지켜보며 육성의 재미를 느낄 거라면 절대 하면 안 되는 게임.
테스커: 스토리 모드와 결투장에는 흥미가 전혀 생기지 않았지만, 전략을 고민해서 파티를 구성하고 적절한 시기에 스킬을 사용하는 <소울킹>의 전투 자체는 재미있었다. 게임은 계속 하겠지만 과금은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꼼신: 맛있는 것도, 맛있어 보이게 차려놓은 것도 알겠는데. 그 진가를 알기까지가 너무 오래 걸린다. 이남자가 좋은 남자라는걸 알려면 열 번을 만나야 하는데, 그 열 번을 꼭 만나야 하는가 고민되는 그런 기분. 마치 바둑이나 야구를 모르는 사람에게 강요하는 기분이다. 알면 재미있는데 말이지.
한낮: 게임성에 비해 흥행성적이 낮은 이유. 그럼에도 마니아층은 확실한 이유가 너무 잘 보이는 게임. 재미의 방향과 비즈니스의 방향이 달라서 아쉽다. 하드코어한 유저냐, 라이트한 유저냐. 한 마리 토끼만 확실하게 노려도 지금보다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듯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