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의 오픈베타테스트 버전을 플레이한 후, 한국 온라인 FPS게임 시장의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상한다면 너무 심한 과장일까? 단정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전국의 PC방에서 지금의 <서든어택>처럼 <아바>를 플레이하는 모습을 쉽게 구경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처음부터 이런 칭찬으로 <아바>를 추켜 세우는 이유! FPS게임 중에서는 확실한 물건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술트라제
패키지 수준의 그래픽 퀄리티
<아바>의 핵심은 '그래픽'이다. ‘언리얼 엔진 3’라는 고가의 엔진을 사용한 <아바>는 지금까지 등장한 온라인 FPS게임 중 단연 최고의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준다. 물론 그래픽이 가져다 주는 만족감은 시간이 지날 수록 감소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가장 파괴적인 위력을 보여주는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그래픽 퀄리티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수준.
단지 총구에서 보여지는 화염 효과에만 국한되었던 기존 온라인 FPS 게임에 비해, <아바>가 보여주는 광원효과는 화려함 그 자체다. 물론 다소 '과하게' 설정된 HDR 효과와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나올 때의 과장된 빛 표현이 눈에 거슬리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총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염의 빛으로 어두운 곳이 순간적으로 밝아지는 표현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총구의 화염이 어두운 곳을 밝히는 광원효과.
뿐만 아니라, 구겨진 군복과 각종 군장들의 디테일을 살린 캐릭터의 표현 역시 매우 뛰어난 수준이다. 총기의 표현이 매우 사실적이며, 이 모든 것이 '커스터마이징'된다는 점은 <아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또한 야시경을 끼지 않으면 어두운 곳에 위치한 적을 알아볼 수 없다는 점과 이런 주변 환경이 단순히 모니터의 감마 조절(화면을 밝게 하는 조작)을 통해서 해결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다만 너무 과한 광원효과로 인해 어색한 부분도 눈에 띈다.
뛰어난 커스터마이징 표현
<아바>의 커스터마이징은 기존 FPS게임과 비교해 꽤 만족스럽다. 물론 단점으로 지적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체형의 교체가 불가능하고 성별을 선택할 수 없으며 '얼굴'과 '헤어'의 종류가 많지 않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헬멧과 방탄복의 교체를 통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유저 입맛에 맞는 캐릭터 셋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외양과 성능 두 가지를 만족시키는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군장의 교체를 통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
뿐만 아니라 '총기 개조' 시스템을 통해 유저의 취향에 맞게 총기를 사용하면서도, 그 성능을 유저가 바라는 형태로 개조할 수 있다는 점은 '미세한 차이가 승부를 가르는' FPS 게임에서 매우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이렇게 개조된 총기는 게임 내에서 표현되는 외양까지 바뀌면서 유저들에게 또다른 만족감을 선사하며, 이는 유저들에게 단순한 총싸움 이상의 즐거움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커스터마이징 기능은 단순히 '입맛에 맞는 커스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더욱 고급 방탄복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일정 계급'과 '게임 머니'가 필요하다. 이는 <아바>가 단순히 승패의 결정에서 오는 카타르시스 뿐만 아니라, '성장'이라는 재미 역시 선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총기 개조를 통해 성능 뿐만 아니라 총기의 외양까지 바꿀 수 있다.
경험은 성장이 된다
<아바> 가 다른 FPS와 차이를 보이는 점은 '플레이 경험'에 따라서 캐릭터가 성장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전진 키를 두번 따닥 누르면 캐릭터가 보다 빠르게 움직이는데, 이것을 자주 사용할 경우 스프린트 스킬을 얻게 된다. 나이프를 이용해 적을 처치하다보면 나이프 관련 스킬이 생기게 되고, 높은 곳에서 떨어저 낙하 대미지를 자주 입으면 낙하 대미지를 적게 받는 스킬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유저의 플레이에 따라 성장하는 캐릭터 시스템은 유저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오랜 시간 플레이 한 유저들에게는 일종의 ‘보상’으로 작용해 보다 몰입도 높은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스킬의 유무가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끼치지만, 핵심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는 점은 더욱 만족스럽다. 다만 스킬의 획득조건이 비교적 단순해, 보다 다양한 스킬과 획득조건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달려라, 그러면 얻을 것이니...스프린트...
<아바>의 게임성, 카스스타일을 뛰어 넘다!
<아바>는 대테러부대와 테러리스트의 대결 구도를 그리고 있는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흡사한 형태의 게임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다. 6~7년이나 된 '고전적인 게임성'은 <아바> 역시 여전하다.
하지만 여러 번의 라운드를 통해 게임 머니를 모아 다음 라운드를 더욱 유리하게 진행하게 해주는 스타일에서 벗어났다는 점은, 보다 다양한 전술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면에서 기존 FPS와 다르다.
포인트맨과 라이플맨, 스나이퍼 3가지 병과가 존재하는 <아바>는 게임 중에(캐릭터가 죽은 이후 대기시간에) 다음에 플레이할 병과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에 제한이 없다는 점은 매우 편리하면서도 재미있는 기능이다. 또한 '분대장' 시스템을 통해 협력플레이를 유도하고 있다.
사망한 이후에 자신의 병과를 바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편리하다.
분대장은 '레이더'가 다른 유저들에 비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망원경을 통해 얻은 정보를 분대원들에게 전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보다 세부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정찰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총' 보다 '망원경'을 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게임에서 분대장의 플레이를 보는 것이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 이와 같은 시스템은 <아바>를 ‘카스 + @’로 만들어주고 있으며, 이는 유명 패키지 게임의 게임성을 답습하기 보다는 이를 보완하고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국내 FPS 장르의 새로운 발전이라고 생각된다.
전술과 협동플레이가 강조된 <아바>.
단순한 캐릭터 모션이 아쉽다.
<아바>는 화려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멋진 그래픽과 기존 <카운터 스트라이크> 스타일을 발전시킨 게임성을 가진 FPS 게임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화려한 그래픽에 비해 단순한 캐릭터 모션은 기존 게임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쉽다.
캐릭터가 사망하며 쓰러질 때는 물리 엔진의 영향으로 힘과 방향 그리고 지형에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볼 수 있으나, 단순히 전력질주, 달리기, 걷기, 쭈그리기, 회전만 가능한 <아바>의 캐릭터 모션은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 '전력질주'만이 추가되었을 뿐이라는 점에서 아쉽다.
구르기라든지, 빼꼼히 고개를 내밀어 적을 살핀다든지 하는 보다 다양하고 사실적인 액션들이 추가되면 훨씬 재미있지 않을까?
캐릭터 모션이 기존 게임에 비해 발전된 점이 없어 아쉽다.
온라인 FPS 장르의 지각변동
<아바>의 단점은 기존 FPS에 비해 너무나 고사양의 PC를 요구한다는 점이다.이는 분명 게임 중화에 치명적인 단점이다. 하지만 점차 유저들의 PC가 고사양화되고 있고, PC방에도 업그레이드 바람이 불고 있어 <아바>의 대중화는 '느리지만 힘있게'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등장한 온라인 FPS중 가장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 판단되는 <아바>. <아바>는 1년쯤 뒤, 게임트릭스나 각종 매체의 인기 순위의 최상단에 위치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