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가볍고 시원시원하다. <천애명월도> 지스타 시연 버전을 플레이하고 난 뒤의 소감이다.
넥슨이 <천애명월도> 국내 계약 발표 1년 만에 시연 버전을 공개했다. 미리 체험한 <천애명월도>는 1년 간 뜸들인 가치가 느껴지는 게임이었다. 논타겟팅 기반의 전투는 다수의 범위 스킬로 시원시원한 진행을 보여줬고, <드래곤볼>처럼 말 그대로 '하늘을 날아다닌' 경공은 게임 특유의 미려한 그래픽과 맞물려 상쾌함을 안겨줬다.
<천여명월도> 지스타 2016 버전을 플레이 하고 느낀 점을 정리했다. 일단 플레이 영상부터 감상하자.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천애명월도> 지스타 버전 초반 플레이 영상
<천애명월도>는 대만의 유명 작가 ‘고룡’이 쓴 동명의 무협 소설을 원작으로 한 PC MMORPG다. 게임은 발표 당시, 중국 게임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미려한 그래픽과 화려한 액션으로 주목 받았다. 개발사 텐센트는 여기에 위안허핑(원화평), 첸커신(진가신) 등 실제 무협 영화 감독들을 초빙해 게임의 스토리 연출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무협 마니아들의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이번 지스타 버전에서는 영화 감독들이 연출한 메인 스토리 대신, 전투•경공 등 <천애명월도>의 주요 시스템을 가볍게 체험할 수 있는 전용 버전을 선보였다.
# 무공술이 이런 느낌일까? 제트기 같은 초고속 경공
시연 버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MMORPG에선 보기 힘든 시원시원한 액션과 움직임이었다.
일단 캐릭터의 조작부터 달랐다. <천애명월도>는 액션 게임과 같은 조작을 보여주는 논타겟팅 MMORPG다. 유저는 W•A•S•D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마우스 움직임으로 시점 조종, 마우스 좌우 버튼으로 약•강 공격을 할 수 있다. <검은사막>이나 <마비노기 영웅전>과 같은 게임을 생각하면 편하다.
게임은 여기에 추가로 피격 시 ‘낙법’을 사용해 위기에서 벗어나거나, 이동 중 간단한 조작 만으로도 달리기 - 경공 모드로 연계되는 등 캐릭터의 유연한 조작과 움직임에 신경 썼다.
특히 말 그대로 ‘하늘을 나는’ 경공은 <천애명월도> 캐릭터 움직임의 백미였다. 유저는 달리기 중 점프키로 경공을 시전할 수 있다. 유사 장르인 <블레이드&소울>의 경공이 <의천도룡기>와 같은 무협 영화의 움직임이라면, <천애명월도>의 경공은 <드래곤볼> 캐릭터들의 ‘무공술’, 혹은 최근 <슈퍼맨> 영화 시리즈에서 크립톤인들이 보여준 움직임을 연상시킨다.
유저는 경공 모드에 돌입함과 동시에 하늘 높이 고공 점프를 하게 된다. 유저는 이렇게 허공에 뜬 상태에서 점프키로 더 높은 하늘로 솟구치거나, 빠른 속도로 하늘을 가르는 등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은 이 경공 액션을 빠른 움직임과 역동적인 카메라 앵글을 통해 더욱 속도감 있게 보여준다.
이런 속도감 있는 연출은 게임 특유의 화려한 그래픽과 맞물려 시너지를 만들었다. 특히 시연 버전의 배경인 열대지방 섬에서 하늘을 나르며 코발트 빛 바다를 보는 것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협 MMORPG에서 전투는 하지 않고, 한동안 하늘만 날아다닐 정도로….
#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논타겟팅 광역 콤보
<천애명월도>의 전투는 MMORPG라기 보다는 MORPG에 가깝다. 일단 마우스 좌우 버튼으로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 기본 공격부터 모두 논타겟팅 범위 공격이다. 여기에 캐릭터들의 스킬 또한 대부분 허공에 쓸 수 있는, 범위 내 모든 적을 공격할 수 있는 광역기다. (타겟팅 스킬도 존재하나 타격 잡기나 보호막 파괴 등 특수 스킬에 치중)
그리고 이런 다양한 광역 스킬은 MMORPG답지 않게(?) 쿨타임이 짧고 스킬과 스킬 사이 캔슬과 연계도 자유롭다. 여기에 스킬 자체의 빠른 모션 덕에 공격을 ‘욱여넣을’ 수 있는 구석이 많은 것은 덤이다.
예를 들어 내가 플레이한 ‘신위’ 캐릭터의 경우 ‘약공격 3연타 → 캔슬 강공격으로 적 다운 → 전방 연타 스킬로 넘어진 적 강제 기상 → 약공격 3연타 → 타격 잡기로 띄우기 → 떨어지는 타이밍 맞춰 충전 스킬로 마무리’와 같은 콤보가 가능했다. 여기에 추가로 콤보가 끝난 후에는 초기에 쓴 스킬의 쿨타임도 끝나 있었다.
MORPG에서나 볼법한 콤보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셈이다. 덕분에 플레이 내내 속도감 있는 전투가 계속됐다. 백미는 이런 콤보가 논타겟팅 게임에서 각종 광역기들로, 게임 특유의 빠른 연계와 공격속도로 몬스터 무리에게 쏟아진다는 것이다.
덕분에 <천애명월도>의 전투는 마치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액션을 MMORPG에서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특히 이런 느낌은 시연 버전 후반부에 배치된 몬스터 웨이브 모드 ‘랭킹전’(가칭)에서 극대화됐다. 스킬 연계 하나하나에 몬스터가 떼거지로 쓰러지니, 약한 타격감에도 불구하고 호쾌함이 절로 느껴졌다.
# 액션 게임 같은 템포 속 ‘MMORPG 보스전’
그렇다면 보스전은 어떨까? 지스타 버전에서는 보스전을 심도 있게 보여주진 않았지만, 얼핏 드러난 요소 만으로도 <천애명월도>만의 특색을 엿볼 수 있었다.
<천애명월도> 보스전의 흐름은 다른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 속 보스 몬스터는 항시 슈퍼아머 상태에, 주변에 수시로 광역기를 뿌려댄다. 그리고 여기에 맞서는 주인공 캐릭터들은 탱커•딜러•힐러 등으로 역할이 나뉘어져 있다. 여기까진 MMO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단, 템포가 다르다. <천애명월도>의 보스는 (적어도 지스타 버전에선) 다른 MMORPG 보스의 2배는 빠른 주기로 광역기를 뿌려댄다. 그리고 유저들은 이렇게 쏟아지는 광역기를 피하며 자기 역할을 해야한다. 마침 각 캐릭터에게 주어진 것은 낙법과 회피기, 무적기 등 1~2개의 쿨타임 짧은 생존기, 그리고 자유로운 논타겟팅 전투와 선딜레이 짧은 스킬들이다.
다른 게임보다 많은 광역기, 다른 게임보다 빠른 캐릭터, 다른 게임보다 자유로운 액션. 전투의 흐름 자체는 기존 MMORPG와 크게 다르진 않지만, 이런 빠른 템포 덕에 전투가 훨씬 역동적이었다.
실제로 지스타 버전의 솜방망이 보스도 시스템에 익숙해져 장판일 피하며 공략하기 시작하니 제법 그럴싸한 '액션 게임'의 보스전이 연출될 정도였다. 추후 정식 콘텐츠가 공개됐을 때의 모습이 기대됐다.
종합하면 <천애명월도> 지스타 빌드는 MMORPG임에도 불구하고 시원시원한 광역기 연계와 자유분방한 경공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무협 장르를 좋아하는 유저로서, 기존의 강호라고 할 수 있는 <블레이드&소울>과는 다른 느낌의 액션을 선보여 더더욱 정식 버전이 기대가 됐다. 무협 MMORPG에 목마른 유저, 시원시원한 콤보 액션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