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너즈>는 '조작'보다 '운영'의 재미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한 게임이다. 함선우 개발디렉터는 올해 3월 '넥슨 모바일데이 The 1st in 2016'에서 <리터너즈>를 처음 공개하면서 "리그 시스템을 특징으로 하는 최초의 매니지먼트 RPG라 자신한다."고 밝혔다.
모바일 MMORPG가 대세인 요즘 같은 때, ‘매니지먼트 RPG’를 표방하는 <리터너즈>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리터너즈>는 <프로야구매니저>, <풋볼매니저>와 같은 운영의 재미를 넣는데 성공했을까? / 디스이즈게임 이영록 기자
# 모든 전투는 자동. 그런데 단순한 ‘자동 전투’는 아니다
<리터너즈>의 영웅들은 ‘체력이 가장 낮은 적’, ‘공격력이 가장 높은 적’, ‘가장 가까운 적’ 등 저마다 고유한 공격 우선 순위(선호 타겟)를 가지고 있다. 영웅들은 전투가 시작되면 자동으로 각자의 선호 타겟을 찾아 공격하고, 자동으로 스킬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플레이어는 선호 타겟을 기반으로 5명의 영웅으로 이뤄진 ‘전략적인’ 파티를 구성하게 된다. 동일한 선호 타겟을 가진 5명의 영웅으로 파티를 구성해 빠르게 한 명의 영웅을 처치하거나, 적 딜러와 힐러를 한 번에 노리는 파티를 구성할 수도 있다. 영웅의 선호 타겟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
파티 구성이 전략의 전부는 아니다. 플레이어는 ‘일점사’와 ‘전술 카드’를 활용해 전략에 또 다른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상대방과 똑같은 파티 구성이라 하더라도 일점사와 전술 카드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
‘일점사’는 각 영웅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선호 타겟을 무시하고 지정한 한 명의 적 영웅을 일정 시간 동안 최우선으로 공격하게 하는 기능이다. 상대 팀의 탱커 영웅을 빠르게 처치하고 나머지 약한 영웅들을 처치하거나, 힐러/딜러를 먼저 처치하고 탱커를 나중에 처치하는 전략을 구성할 수 있다.
전술 카드는 <리터너즈>에서 플레이어가 전투에 ‘직접’ 개입하는 유일한 요소로 ‘공격력이 가장 높은 적 1명의 공격력 감소’, ‘적 2명 5초간 공중에 띄움’, 등 다양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한 전투에서 최대 2장의 전술 카드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전술 카드를 활용해 불리한 전황을 뒤집을 수 있다. 적 영웅의 공격력이 더 강하다면 공격력을 낮추거나, 몇 초간 전장에서 이탈시키는 등 전술 카드를 활용해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플레이어의 ‘직접 개입’은 최소화하면서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요소를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 '현장 지휘관'이 아닌 '감독'
<리터너즈>가 특징으로 내세운 ‘리그’는 다른 플레이어가 등록된 파티와 자동으로 전투를 치르는 PVP 콘텐츠다. 모험 모드(PVE)와 비슷하지만 ‘일점사’, ‘전술 카드’ 등의 전략을 전투 중 실시간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설정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리그는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부터 23시까지 2시간마다 1경기씩 자동으로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리그 경기 시작 전 상대 팀의 파티 구성을 확인하고 미리 전략을 설정할 수 있다.
또 다른 PVP 콘텐츠인 ‘결투장’도 비슷하다. 결투장에서는 3명의 영웅으로 세 개의 팀을 구성해 세 번의 전투를 진행한다. 이 중 2승을 거둔 플레이어가 승리하며 결투장 순위가 오르는 방식이다.
리그에서와 마찬가지로 전투 중에는 직접 개입할 수 없으며 파티 구성과 ‘공격적’ 또는 ‘수비적’ 전투태세만 변경할 수 있다. 결투장에서는 전술 카드를 사용할 수 없지만 3전 2선승이라는 승리 조건 때문에 파티 구성이 조금 더 전략적이 된다.
상대 중 1개 팀이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면 해당 라운드는 패배를 내주고 다른 2개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강한 영웅을 배치하거나, 각 라운드마다 카운터 영웅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플레이어는 직접 전투를 지휘하며 변수에 대처하는 '현장 지휘관'이 아니라 사전에 전략을 짜고 수행하도록 하는 '감독'이 되는 형태다.
# 영웅 수집/육성의 피로도 최소화
<리터너즈>에서는 '영웅 뽑기’가 없다. ‘영웅 조각’이나 ‘영웅 합성’도 없다. <리터너즈>에서 영웅은 오로지 몬스터를 처치하는 탐험 모드 스테이지를 일정 단계까지 클리어하거나 일정 단계 이상 리그에 참여하는 등 특정 조건을 달성해야만 획득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이렇게 모은 탱커, 딜러, 힐러 영웅을 조합해 자유롭게 파티를 구성하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영웅 성장 시스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바일 RPG와 다르다. 탐험 모드에서 몬스터를 처치하거나 경험치 포션을 통해 영웅의 레벨을 올리고 해당 등급에서 최대 레벨에 도달했을 때 ‘초월’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영웅 조각’을 일정 개수 이상 모으거나 같은 등급의 영웅 여러 개 합성하지 않아도 된다. 플레이어가 선호하는 파티 구성과 영웅 수집/성장에 드는 피로도를 최소화했다.
영웅의 성장 또한 빠르다. 단순히 던전을 돌기만 해도 다량의 경험치가 오르며 토벌(원정)을 보내기만 해도 레벨이 빠르게 오른다. 경험치 서를 사용해 던전을 돌지 않고도 레벨을 빠르게 올릴 수도 있다. 영웅의 수집과 육성에 매달리기 보다 전략을 짜고 운영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영웅의 육성이 마냥 단순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룬’을 장착해 기본 스탯을 강화할 수 있고 저마다 조금씩 다른 옵션을 가지고 있는 장비를 장착해 영웅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세팅할 수도 있다. 파티 구성이나 육성에 대한 피로도를 최소화하면서도 영웅 육성의 세부적인 부분에는 파고들만 한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 파티 구성 변경이 전략의 가장 큰 변수, 그런데...
<리터너즈>는 영웅 획득 제한이 낮은 편이다. ‘리그’와 ‘결투장’ 등 다양한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파티 구성을 변경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하지만 영웅을 육성하며 후반으로 갈수록 ‘태그’ 시스템으로 인해 파티 구성 변경에 제약이 생긴다.
<리터너즈>의 영웅들은 각자 ‘특성’ 태그가 붙어있다. 영웅의 공격 타입이 물리라면 ‘공격 타입 물리’ 태그가 붙고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이라면 ‘전설/신화’ 태그가 붙는다. 태그 시스템은 5명의 영웅으로 파티를 구성했을 때 같은 태그가 3개 이상이라면 특정 스탯이 3%씩 강화되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3%라는 수치가 큰 영향이 없기에 태그 버프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영웅이 성장하며 후반으로 갈수록 3%는 플레이어에게 크게 느껴지게 된다. 최고의 효율을 내기 위해서는 태그 버프가 최대한 많이 발동하는 파티에 고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총 영웅의 수가 적은 것도 한몫한다. <리터너즈>의 영웅은 총 40여 명이고 직업군은 탱커, 근접 딜러, 원거리 딜러, 마법 딜러, 힐러로 나뉜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한 직업당 10명이 안 되는 영웅이 존재한다. 한 파티에 5명의 영웅이 쓰인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파티를 구성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적다고 할 수 있다.
결국 파티 구성 변경을 통한 전략적 요소를 강요하면서도 태그 버프와 영웅 수가 적어서 전략이 제약된다는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 매니지먼트 RPG로의 도전?
'매니지먼트 RPG'를 표방하는 <리터너즈>의 첫인상은 참신했다. 다른 수집형 모바일 RPG와 비슷한 모습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미리 전략을 짜야 하는 리그와 결투장, 전술 카드를 활용한 변수 만들기 등 전략과 운영에 초점을 맞춰 게임이 진행된다는 점 등에서 '새로움'을 느꼈다. RPG에서 육성에 대한 장벽을 낮춰 운영에 힘을 실어준 것도, '캐릭터 뽑기'가 당연시된 모바일 RPG에서 영웅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해 전략을 다양하게 짤 수 있도록 한 것에서 '도전 정신'도 느껴졌다.
그런데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이라서일까? 몇몇 부분에서 아쉬움이 느껴졌다. 전략의 폭을 제한하는 '태그' 시스템이나 '전술 카드'의 밸런스, 그리고 부족하게 느껴지는 영웅의 수는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리그'를 메인으로 내세운 '매니지먼트 RPG'를 표방하면서도 리그의 보상이 '결투장'이나 '모험' 등 타 콘텐츠에 비해 좋지 않은 부분도 아쉽다. '리그'가 <리터너즈>에서 '매니지먼트'를 가장 잘 녹여낸 콘텐츠임에도 보상이 좋지 않기에 플레이어는 리그를 '사소한 콘텐츠'로 느끼기 때문이다. 결투장도 리그 방식으로 바꿔 5:5 리그, 3:3:3 리그로 진행하거나 리그의 보상을 추가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은 부분이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리터너즈>는 기존 수집형 모바일 RPG만 즐겨 본 플레이어에게 신선한 게임이다. '액션'과 '조작'보다는 '운영'과 '전략'의 재미가 있다. '영웅 뽑기'와 '육성'에 지친 플레이어라면 <리터너즈>를 한 번쯤 해보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