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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MMOFPS 헉슬리, 그 성공 가능성은?

헉슬리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태무 2007-09-22 17:25:00

그동안 많은 기대를 받아왔던 <헉슬리>가 드디어 공개됐다. 지난주 진행됐던 첫번째 테스트는 999명의 소수 정예 인원을 대상으로 그 동안 알려졌던, <헉슬리>의 새로운 특징인 MMOFPS의 기본 틀을 시험하는 자리. 아직 이 게임의 최종목표라고 할 수 있는 100vs100의 전투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기본적인 전투 시스템과 MMO 시스템이 선보여 앞으로 <헉슬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MMOFPS <헉슬리>의 첫번째 테스트를 체험기로 옮겨봤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웅군


 

MMORPG + FPS, 그러나 본질은?

 

그동안 가졌던 <헉슬리>의 이미지는 FPS였다. MMOFPS라는 장르를 선택하고 ‘언리얼 엔진 3.0’을 이용해 게임을 개발해왔다. 그리고 모든 게임쇼나 발표회에서도 FPS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번 테스트에서는 <헉슬리>가 FPS가 아니라 MMORPG에 더욱 가까운 특징을 갖고 있다고 느껴진다.

 

캐릭터 생성시 얼굴에 대해서도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헉슬리>의 기본 형태는 MMORPG다. MMORPG처럼 캐릭터를 만들고 튜토리얼을 진행하고 맵을 돌아다녀야 한다. 처음 캐릭터를 만들 때는 기존 인류의 모습을 갖고 있는 ‘사피엔스’ 종족과 신인류의 모습을 갖고 있는 ‘얼터너티브’ 종족 중 하나를 선택한다.

 

현 버전에선 두 종족 모두 근거리, 중거리, 원거리의 스타일을 모두 갖고 있어 기본적인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각 캐릭터는 계급에 따라 능력치가 부여되고 스킬과 무기를 선택할 수 있다. 각각의 무기는 해당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먼저 구매해야 사용이 가능하며, 게임 내의 이벤트와 아이템, 무기, 스킬의 구매는 맵 곳곳에 있는 NPC들을 찾아가 구매해야 한다.

 

 

FPS와는 다르게 받아들여야 

 

<헉슬리>는 계급과 능력치, 스킬 시스템 등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계급에서 허용된 무기와 스킬들을 선택한 뒤에야 전투에 들어갈 수 있다. 전투에서 계급과 무기, 능력치의 영향이 큰 만큼 이기기 위해서는 MMORPG처럼 많은 퀘스트와 전투를 경험해 자신의 능력을 상승시켜야 한다.

 

이처럼 많은 시간을 플레이할수록 그만큼 많은 성장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MMOFPS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상점을 통해 다양한 무기와 스킬, 아이템을 살 수 있다. 그 활용도는 천차만별. 

 

반면 일반적인 FPS 게임들은 간단한 과정을 통해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상점에서 몇 개의 무기들 중 익숙한 무기를 구입해 장착하고 방에 입장해 플레이 하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총기에 대한 이해와 조작의 익숙함이다. 계급은 존재하지만, 계급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이다. 계급이 소위라도 실력이 없으면 일병에게 무참하게 학살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때문에 <헉슬리>는 FPS보다는 MMORPG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게임이다. 전투만 FPS로 진행될 뿐, 전체적인 게임의 틀은 MMORPG를 플레이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해야 각 시스템에 대해 이해하고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다. FPS를 플레이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하자면 이상하고 어색해 그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게임이 된다.

 

이런 전제를 깔아두고 <헉슬리>를 MMORPG로 받아들인다면 그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던 테스트였다. 먼저 게임의 전반적인 모습이 일관된 세계관에 맞춰 구현됐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사피엔스’ 종족과 ‘얼터너티브’ 종족의 차이점 및 각 종족별 도시의 특징도 그래픽적으로 확연히 알아볼 수 있도록 표현됐다. 이들이 사용하는 무기나 장비의 표현 방식 등도 근 미래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게임은 대부분 MMO 필드에서 진행된다.

 

게임에 도입한 시스템들도 기존의 MMORPG에서 사용된 시스템을 <헉슬리>의 MMOFPS라는 특징에 잘 어울리도록 개량했다.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 시스템이나 게임 내의 전장 입장 방식, 맵을 돌아다니는 트램 등 다양한 시스템을 선보이고 그 완성도 역시 꽤나 높았다. 전체적으로 게임의 전반적인 구현과 다양한 시스템의 표현은 다른 MMORPG의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보다는 훨씬 규모가 커서 그 뒤에 숨겨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MMO 부분의 엉성한 구성

 

그러나 <헉슬리> 역시 다른 게임들이 가졌던 1차 테스트의 부족함은 그대로 갖고 있다. 도시의 느낌을 주기 위해 방대한 규모의 맵을 만들고 각각의 NPC들을 곳곳에 배치했으나, 실제 플레이에선 이들이 왜 이렇게 흩어져 있는지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퀘스트 하나를 받기 위해서 넓은 맵을 계속 뛰어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 NPC들과의 대화도 그들과의 대화에서 어떤 내용의 이해나 의미를 두기 보다는 단순 인사 같은 의미 없는 대화가 대부분이다.

 

퀘스트는 마치 싱글플레이 FPS 게임처럼 다수의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퀘스트 구성은 패키지 FPS 게임의 싱글플레이를 진행한다는 느낌이 들지만, 퀘스트 목표가 ‘구역 내 NPC 제거’라는 비교적 단순한 내용에, 한번 사용된 맵이 계속해서 반복 등장하고 몬스터도 별로 변하지 않아 진행 자체가 단조로운 느낌이다.

 

2명, 4명 등 여러명이 진행해야 하는 퀘스트의 경우, 몬스터의 난이도가 높다는 점을 제외하면 굳이 다른 사람과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혼자서 리스폰만 계속 무한반복하는 편이 오히려 속편할 때도 많았다.

 

스크립트를 이용한 게임 내 이벤트, 빈약한 내용과 단조로운 구성이 아쉬웠다.

 

 

기존의 FPS와는 다르다는 것이 장점일까?

 

<헉슬리>의 FPS는 그 뿌리가 MMORPG에서 자라나고 있다. 그래서 여태까지의 온라인 FPS 게임들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기존 FPS들이 강조했던 ‘게이머들간의 승부는 FPS 실력으로 판가름 난다’라는 기본명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실력을 겨루는 PvP 방식의 FPS를 채택하면서도, 실력이 아니라 레벨과 스킬, 그에 따른 무기의 성능차이를 둔 것이다.

 

MMORPG에 기반을 두고 있는 <헉슬리>는 플레이한 시간에 따라 차등화가 이뤄지고 이것이 게임의 승패로 연결된다. 레벨 30의 유저는 20의 유저에게 이길 확률이 월등히 높다.

 

과연 여태까지 ‘동등한 조건에서 실력을 겨루는’ FPS에 익숙한 게이머들이 이런 게임룰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물론 <헉슬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후의 테스트에서는 등급에 따라 전장을 나누는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기준이 되는 등급 또한 공평하다고 하긴 힘들다. <헉슬리>는 등급의 차이 외에도 레벨과 스킬의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등급을 나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과연 개발진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앞으로의 테스트가 궁금해진다.

 

 CP와의 대화를 통해 퀘스트 진행 사항을 체크할 수 있다.

 

 

보완이 필요한 스쿼드 시스템

 

<헉슬리>는 시스템적으로 팀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스쿼드’라는 4인 1팀 체제의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적어도 1차 클로즈 베타 기준으로는 별로 재미있지도, 효율적이지 않다. 이는 난전 위주의 게임 플레이와 잘 맞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퀘이크> <언리얼> 등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난전 위주의 게임 플레이에서 팀 플레이는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누가 어떤 역할을 맡는지 보다는, 개인의 전투 스타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빈번하게 죽었다 살아나는(리스폰) 게임 스타일 상, 같은 스쿼드에 등록은 되어 있는 동료라도 함께 뭉쳐서 싸우는 것이 쉽지 않다. 리스폰 장소도 매번 달라지니, 어디서 어떻게 모여야 할지를 모르는 것이다.

 

화면 우측 상단엔 스쿼드가 표시되지만 스쿼드끼리 뭉쳐 싸우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 이번 테스트에서는 ‘팀 플레이’라는 개발진의 기획 의도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았다. 개발팀은 스쿼드를 <헉슬리>의 핵심 시스템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사실 이를 이용해 뭘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제시한 바가 없다.

 

100vs100의 전투? 이번 테스트에서 보인 유저들의 게임플레이나 스쿼드 시스템의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선보일 100vs100의 전투는 그저 넓은 벌판에 200명의 유저를 풀어놓은 것과 전혀 다른 점이 없다.

 

한쪽 진영이 100명이라면 4명짜리 스쿼드가 25개 모여있는 셈이다. 누가 어떻게 이들을 관리하고, 어떻게 서로 채팅을 나눌 것인가? (보이스 채팅이라면 더 심하다. 100명이 한번에 떠드는 광경을 상상해보라)

 

 

현재 버전으로는 부족, 다음 테스트를 기대한다

 

‘언리얼 엔진 3.0’, MMOFPS 장르의 도입 등 숱한 화제를 몰고 다녔던 <헉슬리>는 공개 초기부터 많은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이번 1차 테스트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 동안 쌓아왔던 기대에도 미치지 못했고 그 동안 높아진 눈높이에도 충족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의 모습에서 일련의 가능성을 찾아볼 수는 있었다. MMOFPS라는 장르로써 MMORPG와 FPS의 조합, 그리고 그에 맞춰 시도하는 여러 가지 새로운 게임 시스템 등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가능성뿐만 아니라 그런 개발진의 생각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공개 초기부터 가졌던 많은 기대가, 단지 기대로 끝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헉슬리>가 되기를 바란다.

 

웹젠에서 배포했던 스크린샷. 다음 테스트에서는 이 이미지의 박력과 퀄리티를 게임 속에서 직접 느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