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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난투극과 심리전의 묘미, 퍼펙트KO

‘퍼펙트KO’ 오픈 베타테스트 체험기

Machine 2008-01-29 21:18:10

정통격투의 대중화를 내세우며 등장한 <퍼펙트KO>는 대전격투의 ‘정통성’과 ‘대중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대전격투의 룰을 다시 썼다. 특히 가만히 누르고 있어서는 전혀 방어를 할 수 없는 새로운 방어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룰은 얼마나 대전격투의 정통성을 지켜가며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었을까. 띵소프트가 개발하고 네오위즈게임즈가 제공하는 <퍼펙트KO>의 오픈베타를 살펴봤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Machine


 

‘우선권’에 목숨을 걸어라!

 

<퍼펙트KO>의 싸움은 ‘우선권’을 쟁취하기 위한 심리전의 연속이다. 두 명의 캐릭터가 격돌했을 때, 우선권이 어정쩡한 순간은 없다. 한쪽은 공격패턴을 바꿔가며 때리면서 우선권을 유지하려 들고, 다른 쪽은 맞아가면서 다음 공격의 타이밍을 읽고 반격을 노리는 것이다. 다운된다고 해서 우선권이 제로가 되지 않는다. 쓰러진 쪽이 압도적으로 불리하기 때문. 빼앗긴 우선권은 필살기, 반격, 도망으로만 회복할 수 있다.

 

우선권을 빼앗기면 일단 맞는거다. 방어 그런거 없다.

 

보통 격투게임의 공방은 우선권이 이렇게까지 기울지 않는다. 한차례 공격이 끝나면 우선권이 서로 대등해지고, 다음 격돌에서 또 우선권을 다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퍼펙트KO>의 룰은 조금 다르다. 어째서 목숨걸고 우선권을 사수해야 하는지 간단히 알아보자.

 

① ‘방어’가 아니라 ‘반격’이다. <퍼펙트KO>에는 일반적인 방어의 개념이 없다. A키로 방어를 하지만, 누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공격 한방 한방의 타이밍에 맞춰서 눌러야 한다. 타이밍의 정확도에 따라 방어나 반격이 나간다. 우선권을 되돌리려면 반격에 성공해야만 하며, 실패하면 계속 맞아야 한다.

 

② 다운 당해도 수세는 끝나지 않는다. 다운된 뒤 기상공격의 사정거리가 매우 짧아서 거의 맞지 않는다. 또한 구르기 이후에는 기상공격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일어나는 순간의 타이밍에는 다시 몰리는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눈치를 잘 보지 않으면 일어나면서 공격 당할 가능성도 높다.

 

③ 우선권을 되돌리는 힘 – 필살기 싸움을 하다 보면 '기'가 모이는데, 기를 이용하여 필살기를 쓸 수 있다. 필살기는 맞으면서도 발동할 수 있고, 무조건 상대를 다운시키며,적의 모든 공격을 무시한다. 기 하나를 소모하여 근접한 적을 1회 공격하는 탈출 필살기를 쓰고, 기 두개를 소모하여 전방 난무형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다.

 

④ 콤보를 완성시킨 자의 특권 – 피니쉬 잡기 캐릭터마다 3~4타로 이루어진 한 세트의 콤보를 모두 가격하면 적이 그로기 상태가 된다. 이 때 커맨드를 입력하면 강렬한 대미지의 피니쉬 잡기를 쓸 수 있다. 우선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가장 큰 이유도 피니쉬 잡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다.

 

최태산의 피니쉬 잡기, 질풍연타. 사람 머리만한 주먹으로 사정없이 팬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필살기를 적게 사용하면서 우선권을 자주 얻는 쪽이 게임을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이끈다. 우선권을 빼앗아오는 방식은 캐릭터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선제 공격과 변칙적인 콤보에 유리한 캐릭터, 반격에 능한 캐릭터, 그로기를 잘 시키는 캐릭터, 치고 빠지기에 강한 캐릭터 등 각양각색의 플레이 스타일이 존재한다.

 

켄의 간판기술 승룡권! 운용이 어렵지만 분명 공포의 기술이다.

 

 

혼자보단 둘, 둘보단 셋이 더 재밌다!

 

<퍼펙트KO>는 3:3의 '패싸움'이 되어야 고유의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맵의 특성을 살리는 플레이나 2~3인 협력공격, 범위형 반격 등의 요소가 빛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특성상 3:3으로 싸우는 도중에도 1:1 대치상황은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딱히 긴장감이 떨어지는 일은 없다.

 

공포의 3인 협력기. 집단구타의 끝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2명~3명이 동시에 한 명의 적을 공격하면 확률적으로 잡기 형태의 협력공격이 나간다. 협력공격 도중에는 무적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큰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2명 이상의 공격을 연속 방어하면 탈출 필살기 수준의 능력을 보이는 범위형 반격을 하게 된다. 범위형 반격을 하면 근처의 모든 적들을 다운시킨다.

 

난간 부실공사의 사고현장.

 

온갖 변수와 역전을 만들어내는 맵도 다대다 대전의 묘미중 하나. 난간을 파괴하면 밑으로 떨어지거나 격투 도중 화재가 일어나서 불이 붙은 곳에 닿으면 체력이 떨어지는 등 우연과 실력이 겹쳐서 일어나는 갖가지 돌발상황은 게임을 더욱 즐겁게 해 주는 요소다.

 

화염 위에서 그로기 당하면 터미네이터의 기분을 맛볼 수 있는 닌자방.

 

 

미션전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퍼펙트KO>에는 현재 8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플레이어는 그 중 한 명을 선택해서 게임을 하게 되는데, 게임을 하는 도중 다른 캐릭터와 바꾸거나 새로운 캐릭터를 영입하고 싶으면 미션전을 해서 해당 캐릭터를 이겨야 한다. 이외에도 <퍼펙트KO>의 스토리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미션전도 존재한다.

 

혜당화 조직보스 백경 형님은 3:1로 맞짱을 떠도 의연하시다.

 

최근 대전격투 게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도 지원하고 있다. 모자, 헤어, 장갑, 신발, 의상, 악세서리까지 꽤나 다양하게 입힐 수 있다. 각각의 아이템에는 레벨 제한과 함께 능력치가 부여되어 있어서 캐릭터를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아직은 오픈베타 초기라서 고를 수 있는 옷이 적은 편.

 

 

잘 만든 격투게임. 하지만 2% 아쉽다

 

<퍼펙트KO>는 확실히 잘 만든 격투 게임이다. 저녁 시간대에도 쾌적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서버환경,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심리전, 감칠맛 나는 타격감, 화려한 그래픽까지 갖출 것은 거의 모두 갖췄다.

 

특히 3D로 만들어진 <스트리트 파이터>시리즈의 강렬한 역동감과 <철권>시리즈의 부드럽고 과장된 움직임을 섞은듯한 캐릭터들의 타격감은 찬사를 아끼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퍼펙트KO>에도 문제는 있다. 초기버전에 비해 많이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쉬운 방어’가 없는 게임성 자체가 대전격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높은 진입장벽으로 다가온다.

 

초보들의 경우 거리와 타이밍 조절을 못하기 때문에 자꾸 우선권을 빼앗기고, 필살기를 전부 쓰고 나면 그냥 샌드백이 되기 쉽다. 결국 최소한의 플레이 방식을 이해한 사람과 이해하지 못한 사람의 사이에는 큰 장벽이 존재하게 된다.

 

위험하면 주저없이 탈출 필살기! 그러나 다 쓰고 나면 그냥 샌드백일 뿐….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퍼펙트KO>의 방어 시스템은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대신 공중콤보를 포함해서 거의 모든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 이것은 게임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콤보공격이 점점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일반 채널에서 1:1의 정석적인 공격법은 1~2타 공격 후 잡기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연속공격을 길게 끌고 가면 반격 당할 가능성만 점점 높아지고, 잡기는 반격을 당해도 우선권이 대등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방어싸움이 치열해지는 고수의 영역으로 갈수록 캐릭터들의 개성과는 관계없이 1:1 전투양상이 획일화 되고 있어서 플레이가 다소 단조롭게 느껴진다.

 

타격은 맞기 직전, 잡기는 잡힌 직후가 반격 타이밍이라서 타격중에 잡기를 푸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현재 일반채널 경기방식의 대세는 1:1보다 팀전이며, 팀전의 키워드는 협력 플레이다. 3:3 대전이 시작되면 서로 한 명씩 맞붙어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 일부러 단타성 공격으로 치고 빠지기를 하거나 견제중인 상대 한 명을 순간적으로 무시하고 2:1상황을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협동공격을 해야 한다.

 

게임의 특성상 아무리 실력차이가 많이 나도 혼자서 두 명을 상대하는 것은 매우 힘겹기 때문에 어떻게든 한 명을 빨리 아웃시켜서 균형이 깨지는 것을 노려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마크맨을 1:1로 견제하면서 남는 여력으로 아군을 돕는 것이 승리의 왕도이기 때문에 1:1능력도 팀전에 있어서 무척 중요하다. 또한 1:1경기에서는 거의 완성할 수 없는 한방콤보도 팀전의 아수라장 속에서는 성공하는 경우가 있어서 대세가 되는 공격은 있지만 버려지는 공격은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결국 팀전은 누가 상대의 뒤통수를 더 많이 때릴 수 있는가로 승부가 갈린다.

 

 

정통성도 대중성도 없다. 하지만 새롭고 재미있다.

 

이야기를 처음으로 되돌려 보자. <퍼펙트KO>가 정통 격투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게임인가? 결론을 말하자면 <퍼펙트KO>는 1:1의 밀도높은 심리전을 느낄 수 있는 정통 격투게임도 아니고, 격투게임에 조예가 없는 일반유저가 접근 하기도 쉽지 않은 게임이었다.

 

하지만 새로 발매되는 게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정통성도 대중성도 아니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새롭고 재미가 있은가, 그 여부가 아닐까. 대중성 높은 정통 격투게임을 만들어 봤자 지금까지 나왔던 정통격투의 아류작이 또 하나 탄생할 뿐이다.

 

<퍼펙트KO>의 게임성을 차분히 뜯어보면 분명 지금까지 자주 봐왔던 것들이지만, 핵심 재미가 기존의 게임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겟엠프드>와 같은 엉망진창 난투의 느낌과 <권호>와 같은 고도의 심리전, 콤보의 재미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게임이다.

 

대전격투의 캐릭터로 길거리에서 패싸움을 하는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앞으로 상용화 이전까지 앞서 지적했던 1:1대치상황의 단조로움을 개선하고 꾸준히 컨텐츠를 추가해 나간다면 좋은 온라인 격투게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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