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1인칭 슈팅 게임. 즉 ‘FPS’ 라는 장르는 게임 마니아들을 위한 장르라는 것이 보편적인 시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FPS의 게임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캐주얼 게이머들을 위한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게임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그 수가 부쩍 늘어난 캐주얼 3인칭 슈팅 게임(TPS) 역시 그런 시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레드덕에서 개발하고 위메이드가 서비스하는 <찹스 온라인>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는 캐주얼 TPS 게임입니다. /글: 디스이즈게임 필진 Machine
길거리 악동들의 정신 없는 대난투 |
<찹스 온라인>은 기본무기인 토마토와 다양한 1회성 무기들을 사용해서 상대를 쓰러뜨리는 게임입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액션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토마토를 비롯한 각종 무기들을 FPS 처럼 쏴서 던지기 때문입니다.
무기가 총으로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등장하는 공격패턴은 비교적 다양합니다. 근접무기인 글러브부터 맞으면 사방팔방 날아가게 되는 폭탄. 저격용 새총, 움직임을 봉쇄하는 ‘뚜러뻥’까지.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무기들이 등장합니다.
이 게임의 묘미는 이와 같은 각종 다양한 무기들을 정신 없이 사용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뚜러뻥이나 유도견으로 적의 움직임을 묶고, 아이템을 쏟아 부어 순식간에 상대를 쓰러뜨리는 손맛은 캐주얼 게임이라는 편견을 깰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기본 무기인 토마토. 사실 그렇게 대미지가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심하면 순식간에 쓰러집니다.
조작법은 단순 그 자체입니다. WASD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스페이스바로 점프, 마우스 좌클릭으로 공격과 아이템을 사용합니다. 새총이 있을 때는 오른쪽 버튼으로 줌 인을 할 수 있습니다.
3인칭 시점임에도 대시의 개념이 없어서 움직임이 약간 답답하지만, 전체적으로 손맛이 충분하게 느껴지는 직관적인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폭탄을 사용하면 가까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멀리 튕겨나갑니다.
참고로 게임 내에서 기본 무기로 사용되는 토마토의 위력은 실질적으로 대단치 않습니다. 따라서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1회성 아이템 4개를 가득 채운 다음 단숨에 쏟아 붓고 도망가거나 팀원 모두가 뭉쳐 다니면서 적을 각개격파하는 등의 전략이 좋습니다.
컨트롤은 쉽지만 이펙트와 사운드, 상대 캐릭터의 리액션이 무척 잘 만들어져 있어서 신기할 정도로 손맛은 좋았습니다.
SD를 넘어선 대두캐릭터와 동화적인 배경 |
SD로 디자인된 캐릭터들이 보통 머리와 몸의 비율이 1:1이라면 <찹스 온라인>의 캐릭터들은 그 비율을 넘어서 2:1에 가깝습니다. 다시 말해 머리가 몸통의 2배라는 뜻이죠.
FPS와 TPS에서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찹스 온라인>에서는 (조금 과장하면)적중된 토마토는 전부다 헤드샷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얼굴이 큰 만큼 게임 속 캐릭터들의 코믹한 얼굴분장과 표정연기가 단연 돋보입니다. 상대의 낯빛이 얼마나 좋지 않느냐로 체력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죠. 엉망이 된 얼굴을 상대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커다란 고글과 모자를 쓰는 사람들도 종종 만날 수 있었는데요, 직관적이면서도 개성적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폭탄에 맞고 사망하는 모습. 물안경으로는 충혈된 눈까지 가릴 수가 없군요.
동화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다양한 전략을 세울 수 있는 ‘맵의 구성’ 역시 <찹스 온라인>의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새총을 제외한 무기들은 전부 손으로 던지는 것들이라서 포물선으로 날아갑니다. 당연히 높이 있는 사람이 유리하죠. 점프로 열심히 계단을 올라 고지를 점령하거나 성격 급한 사람들은 폭탄이 자신과 팀원들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을 이용해서 발 밑에 폭탄을 던지고 높은 점프를 해서 올라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높은 곳에 있으면 눈에 띄기도 쉬워서 장거리 새총 저격으로 순식간에 쓰러지기도 하기 때문에 언제나 방심은 금물입니다.
이런 기둥은 공격하면 쓰러집니다. 쓰러지는 돌에 맞으면 엄청나게 아프니 주의.
박진감 넘치는 터치다운 모드 |
<찹스 온라인>은 일반적인 팀 대항전(일반적인 데스매치의 규칙입니다)과 개인전을 지원하며, 여기에 기존에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모드인 ‘터치다운 모드’을 지원합니다.
터치다운의 룰은 간단합니다. 캐릭터가 쓰러지면 감옥에 갇히게 되는데, 이런 방식으로 상대편 전원을 감옥에 가두거나 정해진 시간 동안 더 많은 킬 수를 기록한 팀이 승리합니다.
터치다운 장소는 언제나 ‘케찹’ 튀기는 격전지입니다.
감옥에 갇힌 팀원을 구하기 위해서는 맵 중앙에 있는 터치장소에서 3초간 머물러있어야 합니다. 캐릭터가 터치장소에서 사망하더라도 터치다운이 인정되기 때문에 얼마나 팀웍을 발휘하느냐에 따라서 게임의 양상이 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터치다운 모드에서는 왕폭탄을 이용해서 터치장소에 적이 아예 발도 못 붙이도록 하거나 화력을 집중해서 터치를 성공하더라도 반드시 사망하게 만드는 등의 전략이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필자가 <찹스 온라인>을 하면서 터치다운 모드에서 터치존을 서로 점령하기 위해 서로 팽팽하게 밀고 당기기를 하는 대목이 가장 재미 있었습니다. 그만큼 게이머들 간의 경쟁과 심리전이 긴장감 있게 펼쳐지기 때문에 <찹스 온라인>을 해본다면 반드시 터치다운 모드를 즐겨볼 것을 권합니다.
감옥에 갇혀서 손가락만 빨고 있다. 어이~ 나 좀 구해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캘린더 상점 |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이제 캐주얼 게임의 기본개념이라고 할 정도로 당연한 것이 되었습니다. <찹스 온라인>에서도 여러 가지 옷과 아이템을 통해 캐릭터를 개성적으로 꾸밀 수 있습니다. 옷에는 각각 방어형, 공격형, 스피드형의 부가 능력치가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코디에 따라 캐릭터의 능력치가 변화합니다.
모자나 고글같은 아이템에는 능력치가 없지만 자신의 체력을 적에게 노출시키지 않으려면 꼭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력이 별로 남지 않았다는 것을 들키면 새총 저격의 표적이 되기 때문이죠.
눈이 부었다면 조금 맞은 것이고, 꿀밤이 두 개라면 사망직전입니다.
그리고 <찹스 온라인>에는 약간 특이한 상점인 ‘캘린더 상점’이 존재합니다. 하룻동안 플레이한 정도에 따라 달력에 날짜마다 S에서D까지 스탬프를 찍어주는 시스템입니다.
이렇게 모인 스탬프를 캘린더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요, 현재 캘린더상점에서는 캐릭터의 배경화면이나 캐릭터를 꾸며주는 화려한 효과 등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재미요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풍을 쏠 것 같은 파동효과부터 사이비교주가 될 수 있을법한 빛무리까지 다양하게 준비 되어 있습니다.
간단해서 좋거나, 밋밋해서 심심하거나 |
<찹스 온라인>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TPS게임입니다. 캐릭터의 움직임이 별로 빠르지 않고 딱히 일격필살이라 할 만한 공격이 없기 때문에 정교한 순간 컨트롤이나 0.1초의 순발력 같은 능력은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단순한 게임을 원하거나 게임에서까지 피곤하게 여러 요소를 배우고 긴장하면서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밋밋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확실히 전체적인 흐름은 재미는 있지만 딱히 긴장감이나 투쟁심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효과는 확실히 스펙터클합니다. 하지만 눈은 즐겁지만 손가락은 심심하달까요.
찰스의 상큼한 '썩소'. 고급 캐릭터들은 저마다 특수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찹스 온라인>은 저연령층을 타겟으로 한 게임답게 무척 쉬운 조작법과 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그래픽의 질, 아이템과 맵의 밸런스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꼼꼼하게 신경을 쓴 게임입니다.
중화요리에서 가장 만들기 쉽지만 일품으로 맛있게 만들기 가장 어렵다는 음식이 자장면이라고 하던가요? 음식이 단순하여 기교를 많이 부릴 수 없는 만큼 기본기에서부터 작은 차이를 쌓아야 하기 때문이라는데, <찹스 온라인>은 마치 잘 만들어진 자장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의 캐주얼 게임들은 '캐주얼'이라는 말이 무색할정도로 복잡하고 빠른 컨트롤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찹스 온라인>은 정말 '캐주얼다운 캐주얼게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쉽지만 재미있는 캐주얼 게임으로 유저들에게 사랑받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