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그 이상의 전쟁' <십이지천2>가 2월 말 2차 CBT를 진행했다. 이번 CBT는 보너스 경치로 인한 빠른 레벨업, 무한 스탯 초기화 등 전체적으로 유저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컨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준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무협RPG가 처음이었기에 게임 자체는 매우 신선했다. 퀘스트 위주의 온라인 게임에 시달리던 차에 몰이사냥으로 인한 광렙은 오히려 즐겁게 느껴졌다. 1시간마다 열리는 '쟁'은 사냥에만 너무 몰두하게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단순한 패턴의 반복, 스킬의 단순함, 불편한 게임 시스템등은 게임을 진행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초보유저를 거의 배려하지 않은 모습에서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그러나 쉽사리 이 게임에서 손을 때지 못했다. 쟁이 즐거웠고 렙업이 즐거웠다. 어느 정도의 불편함과 불친절함은 앞으로 좋아질거라 믿고 넘어가 줄 수 있었다.
이 체험기는 <십이지천>이라는 게임을 처음 접해본 유저의 시각으로 작성이 되었다. 그 점을 어느 정도 감안하고 글을 읽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족하지만 <십이지천2> 베타 테스트 체험기를 시작해볼까 한다. /디스이즈게임 이상학 인턴기자
"전쟁은 화끈하다! 그러나 지루하다?" |
<십이지천2>의 쟁은 레벨별로 나눠져있다. 11~19, 20~29, 30~39 이런 식으로 말이다. 11렙이 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은 초보라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게임을 접하고 하루 만에 본격적으로 쟁에 참가할 수 있는 것이다. 만렙이 되어야 본격적인 쟁 참여가 가능한 타게임에 비교한다면, 꽤 괜찮은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
11렙에도 전쟁참여가 가능하다.
쟁은 거의 1시간마다 열린다. 그리고 마을에 있든 사냥터에 있든, 쟁이 시작된다는 메시지가 10분 전부터 출력된다. 그러나 메시지가 전투창에 함께 섞여서 출력이 되기에 놓치기가 쉽다. 비록 두둥~하는 소리와 함께 출력이 되기는 하지만 다른 음악을 듣거나 소리를 줄인 상태에서 게임을 하는 경우도 많기에 그리 유용하지는 않다.
쟁이 시작되고 성문이 열리면, 화면 중앙에 '참여 의사를 묻는' 창이 뜬다. '확인'을 선택하면 사냥 중일지라도 바로 전쟁터로 이동이 가능해 매우 편리하다.
어디에 있든 전쟁참여 의사를 묻는 창이 뜬다
그러나 불편한 점도 있다. 선택키를 누르기 전까지 다른 키가 전혀 먹히지 않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사냥 중에 물약을 먹지 못해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분명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확인키를 누르면 전쟁터로 이동된다. 기본적으로 <십이지천2>는 정파, 사파, 마교 3개 문파의 대립구도를 가지고 있다. 전쟁의 형식 역시 이3가지 세력이 서로 일정한 목표를 가지고 싸우게 된다.
무조건 상대편을 많이 죽이고 살아남아야 이기는 섬멸전, 각 세력의 성석을 파괴해야 이기는 파괴전, 맵 중간의 진을 5분간 사수해야 이기는 점령전 등이 그것이다.
3개의 문파가 중앙에서 어울려 싸우는 장면은 꽤 볼만하다. CBT 기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다는 점을 감안해도 정신 없이 싸우는 장면이 많이 연출된다.
상대방의 성석을 파괴해야 한다!
특히 자신의 스탯을 어디에 집중해서 찍었는가에 따라 '한방형 캐릭', '몸빵형 캐릭' 등 그 특성이 나뉘기에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상점에서 스탯을 초기화 할 수 있는 아이템을 판매한다) 섬멸전 같은 경우 상대세력 유저를 일점사 하며 한 명씩 제거할 수 있고, 점령전은 오로지 체력에만 스탯을 준 캐릭을 중앙 진에 밀어 넣고 버티는 형식으로 승리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지만, 전쟁터에 들어서고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넉넉지 않기에 현실적으로 힘든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야 이긴다! 섬멸전의 모습
그러나 대부분의 유저들이 한자리에 서서 광역 마법만을 쓰고 있는 모습은 약간의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 물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스킬을 사용 해 ‘킬 수’를 늘리는 이들도 많지만, 대부분은 열심히 물약을 먹으며 광역 스킬 난사에만 몰두하고 있다. 전쟁터에서 소유할 수 있는 물약의 개수가 제한되어 있지 않기에, 마치 스킬이나 컨트롤 싸움이 아닌 '물약싸움'이라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실제로 상대 세력 유저와 1:1이 되었을 시 10분 넘게 물약만 마시며 싸움을 벌인 경험도 있을 정도니 그 정도가 조금 심각하다고 볼 수도 있다.
지금 필요한건 뭐? 광역 스킬과 물약 뿐!
'전쟁, 그 이상의 전쟁'을 모토로 삼은 게임답게 전쟁이 재미는 있었다. 화끈하게 한판 싸움을 벌일수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았다. 전쟁에서 승리했을 때의 보상도 괜찮았다. 경험치 +10%와 일정량의 수익은 더 많은 이들을 전쟁터로 이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위에서 언급한 아쉬운 점들만 어느 정도 해결이 된다면, 더욱 화끈한 전쟁을 경험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몰이사냥으로 더 빠른 레벨업을!"
<십이지천2>는 몰이사냥이 가능하다. 그 수가 5마리로 한정이 되어있긴 하지만, 한 마리씩 잡아야 하는 것보다는 훨씬 효율적이다. 덕분에 렙업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든다. 전쟁도 '저렙'부터 참여가 가능하기에 게임을 천천히 즐길 수 있다.
던전에서는 끊임없이 생성되는 몹들로 인해 물약만 충분하다면 무한사냥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로 인해 필드사냥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것과 던전에서는 사냥하기에 바빠 다른 이들과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쉬운 점 중 하나이기도 하다.
던전에서는 몰려드는 몹 때문에 쉴 틈이 없다~
사냥도 전쟁처럼 물약싸움이었다. 광역 마법 하나만 계속 난사하며 물약만 적절하게 먹어주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이런 단순함이 좋았다. 많은 스킬을 난사하며 탐을 자주 해야 하는 게임보다는, 화끈하게 몰이사냥을 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게임 할 시간이 부족한 라이트 유저에게는 1시간의 사냥만으로도 3~4업이 가능하기에(중·저렙 일 때 해당) 레벨업 부담감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십이지천2>는 퀘스트 위주가 아니기에 사냥코스를 어디로 정해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많다. 결국 마을 주변에서 점점 범위를 넓혀가는 방법밖에 없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하고 싶어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던전의 위치도 혼자서는 알기 어려웠다.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겨우 이동을 할 수 있었다.
지역 이동을 시켜주는 NPC는 있지만, 그 지역에 가기 위한 적정 레벨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일단 가보고 난 뒤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초보유저에겐 불편하기 그지 없는 방식이다.
신규유저의 유입을 위해서는, 그들이 게임을 계속해서 진행하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은 간편하지만 거기가 뭐하는 곳인지는 알수가 없다.
"전작보다 화려해진 그래픽"
게임을 플레이하는 많은 유저들이 전작보다 좋아진 그래픽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요즘 출시되는 다른 게임에 비해서는 뛰어나지 않지만, 확실히 전작보다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몬스터의 모습이 개성 있게 묘사가 되어있고, 캐릭터 역시 장비착용에 따른 변화가 눈에 잘 들어온다. 스킬을 쓸 때의 모션도 화려하다. 특히 광역 사냥 시 사용하는 스킬의 임팩트는 단순한 사냥방식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준다.
<십이지천>(위)와 <십이지천2>(아래)의 캐릭터 생성 화면. 확실한 차이가 보인다.
그러나 스킬의 레벨이 올라가도 모션의 변화가 없다는 점과, 아이템 겉모양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1레벨 스킬이나 10레벨 스킬이나 모션의 변화는 없으며, 아이템 룩 역시 레벨 차이가 많이 나는 장비가 아닌 이상 차이점이 거의 없다. 아이템 획득에 따른 만족감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겉모양의 변화도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십이지천2>는 대규모 쟁이 게임의 주요 컨텐츠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그래픽이 필요하지는 않다. 고 사양 때문에 대규모 전쟁 시 렉이 발생하거나 서버 다운이 되기보다는, 적절한 수준의 그래픽으로 유저들이 즐겁게 전쟁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십이지천2>의 그래픽은 '적정수준'이라 여겨진다.
"깔끔하지만 불편한 게임 시스템" |
화면 구성은 깔끔하다. 개인적으로 화면을 가리는 복잡한 인터페이스를 싫어하기 때문에 <십이지천2>의 인터페이스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시스템은 불편했다. 손가락이 꼬이게 만드는 단축키의 배열이나 장비 착용시의 불편함, 거래 시 번거로움은 약간의 짜증을 불러오기도 했다.
마을에서의 모습. 간편한 인터페이스가 마음에 든다.
우선 단축키의 배열. <십이지천2>의 단축키는 숫자키 1~0과 영자키 Q,W,E,R을 지원한다. 대규모 쟁이나 사냥시 1~4번 키와 Q~R키를 동시에 누를 때 손가락이 꼬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스킬이 그리 많지 않기에 많이 불편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참고 넘어갈 수도 없는 부분이다.
장비 착용과 거래 시에도 불편함이 존재한다. 기존의 장비를 가방에 드래그한 후, 새로운 장비를 다시 착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물건 거래 시에도 마찬가지이다. 마우스 우 클릭 만으로 구입이 가능한 것이 아닌, 직접 물건 하나하나를 드래그해서 가방의 정확한 자리로 놓아야 하기에 '꽤나' 번거롭다.
거래나 장비 교체시 하나씩 드래그를 해야 한다.
이외에도 스킬을 배울 때 그 스킬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지 않다거나, 보조무공 사용시 쿨 타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불편사항이다. 십이지천이라는 게임을 잘 아는 유저가 아닌 이상, 매번 도움말 창을 열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는 것이다. 초보유저도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인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 모두 끌어안아라!"
이번 CBT에 참여한 유저 대부분은 <십이지천>을 플레이하던 유저들이었다. 따라서 기존 게임과의 비교를 통해 게임성을 판단하는 테스터들이 많았다.
달라진 단축키의 배열이나 고레벨 지역 사냥터의 부재등이 주요 불만사항이었다. 게시판 반응도 다양했다. 차라리 전작이 더 재미있다는 분들과, 비록 단점이 보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보인다는 분들 등 많은 의견이 오고 갔다.
이제 2차 CBT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문제점들은 계속해서 개선이 되어가리라 생각된다. 게임성 자체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면, 기존 유저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이 될 것이다.
마을에서 고렙 유저들끼리 비무(1:1 싸움)를 즐기고 있다.
문제는 신규유저의 유입이다. 기존유저를 끌어들이는 것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신규유저들이 <십이지천2>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그리고 게임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상태로는 어려움이 많아 보인다. 비록 도움말 창이 있기는 하지만, 수시로 꺼내보기에는 많은 불편함이 따른다. 게임 자체에 도움말 기능을 추가해 게임플레이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사냥터를 몰라서, 아이템 거래 방법을 몰라서 게임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겨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상세한 설명이 들어있는 도움말 창, 그러나 1분마다 이 창을 꺼내야 한다면?
퀘스트와 레벨업 위주의 게임에만 몰두하던 중에, 빠른 레벨업과 대규모 전쟁은 참신하면서도 매력적이었다. 타 게임을 하다가도 잠시 머리 식히러 <십이지천2>에 접속하는 필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비록 현재 구현되지 않은 시스템도 많이 있고 모든 컨텐츠를 경험해 본 것도 아니지만, 재접속을 하고 싶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선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개발자들이 많은 유저들의 불만사안을 귀 기울여 듣고 개선해 나간다면, 분명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십이지천2>에는 그 게임만의 특성과 배경이 녹아있다. 무협RPG라는 장르는 많은 남성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비록 정통 무협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이지만, 경공을 통한 빠른 이동과 운공조식하는 모습 등은 '꽤 무협 게임답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빠른 레벨업과 대규모 쟁도 유저들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전쟁, 그 이상의 전쟁'을 모토로 삼은 이상 더 많은 유저들이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홈페이지의 초보자 가이드는 '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