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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어설픈 운영, 방치된 게임 라이프온라인

‘라이프온라인’ 오픈 베타테스트 체험기

공명 2008-03-17 17:01:57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요. 변화의 중심, 생활형 RPG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채 118일 오픈 베타를 시작한 <라이프온라인>. 뒤늦게 이 게임을 접하고 난 뒤의 마음은 안타까움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결코 게임성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그래픽이 크게 뒤쳐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기대했던 것과 실제 게임의 내용이 뭔가 크게 엇나간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라이프온라인>에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클로즈 베타 없이 바로 오픈 베타를 시작한다는 점과 <울티마 온라인> 같은 자유도를 추구했다는 개발진의 설명은 주목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사실 오픈 베타 초반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모여들었고, 여러 가지 흥행 지표들도 괜찮게 나왔죠. 하지만 서비스 시작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변화자유를 추구하는 <라이프온라인>. 하지만 애석하게도 둘 중에 어떤 것도 제대로 느낄 수 없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실 지 궁금합니다. 아직 이 게임을 접하지 못한, 혹은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지금부터 제가 느꼈던 <라이프온라인>의 세계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이상학 인턴기자


 

어라, 내 머리가 커졌네?

 

<라이프온라인>의 그래픽은 평화롭습니다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을에서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와 알을 낳는 닭들, 귀여운 캐릭터의 모습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거칠고 화려한 그래픽보다. 귀여운 그래픽을 더 선호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캐릭터 생성 모습. 마치 동방신기의 누군가를 닮은 모습이다.

 

게임 설정을 통해 머리가 커지게 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어 코믹스러운 분위기 연출이 가능했습니다. 게임을 보고만 있어도 절로 입가에 웃음이 맴도는 저를 발견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에픽급 아이템을 얻는 것도 좋지만, 이런 코믹한 요소도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해줄 수 있으니까요.

 

대두가 된 소와 캐릭터. 보고만 있어도 즐겁다.

 

그러나 전투에서 타격감이 느껴지지 않거나, 캐릭터의 옷이 다른 게임과 크게 차별화 되지 않다는 점은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 <라이프온라인>만의 색이 없었습니다. 차별화되지 않은 그래픽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다가왔습니다.

 

익숙했기에 게임에 적응하기 쉬웠지만, 익숙했기에 다소 지루했습니다. 비록 시간대별로 어둡고 밝음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 혼돈 상태일 때는 세상이 붉게 물들었지만 새롭진 않았습니다. 이미 다른 게임에서는 비가 오고 눈이 오는 등 날씨에 따른 변화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낯익은 방패의 디자인… 어디선가 본 듯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픽에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나 평화롭고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좋다면 만족할 수도 있습니다. 닭이 방금 낳은 달걀을 꺼내는 모습에서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지도 모르니까요.

 

 

유저는 <라이프온라인>의 우체부?

 

<라이프온라인>에서 레벨 업을 하기 위해선 퀘스트가 필수입니다. 다른 게임처럼 사냥만으로 레벨 업을 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릅니다. 같은 레벨의 몬스터를 잡을 때도 한 마리 잡고 쉬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게다가 여기저기에서 몰려드는 몬스터들 때문에 항상 주위를 경계하며 몬스터와의 적정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사냥 자체는 피곤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퀘스트와 아르바이트는 많이 있지만, 다른 RPG와 그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정 지역의 몬스터를 몇 마리 잡아야 하거나, 파티플레이를 통해 정예 몬스터를 잡기도 합니다. 그리 힘들진 않았습니다. MMORPG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전형적인 퀘스트에는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이죠.

 

게임 시작하자마자 퀘스트가 주어진다.

 

그러나 당황하게 만들었던 것은 유난히 배달 퀘스트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서류 배달부터 시작해서 세금 회수까지 자질구레한 배달이 많아요. 하루 종일 마을 여기저기를 뛰어다녔습니다. 다행히 그 이동거리가 길지는 않았지만, 짧다고 편하지도 않았습니다.

 

요즘 MMORPG에서는 자동 이동기능까지 나온 마당에 하루 종일 서류 배달만 해야 하는 것이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경험치와 금전적인 보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었죠. 심지어 바로 옆에 있는 NPC에게 배달을 시키는 퀘스트도 있더군요. 귀차니즘의 절정 NPC에게서 볼 수 있는 것이죠.

 

또 다른 아쉬운 점은 퀘스트의 스토리가 그리 탄탄하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말 그대로 퀘스트를 하기 위한 퀘스트’입니다. 후반부에 가면 반복 퀘스트도 존재합니다. 어떤 유저들은 '반복퀘' 덕분에 레벨업이 편했다고 하고, 또 어떤 유저는 반복퀘 때문에 재미가 없다고도 합니다. 게임의 재미를 얻는 부분은 다양합니다. 퀘스트 역시 한 부분이죠. <라이프온라인>의 퀘스트는 목적과 보상이 뚜렷했지만, 수행하는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습니다. 

 

 

성장의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라이프온라인>의 또 다른 특징이 바로 성장이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직업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특정 스킬만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자기가 원하기만 한다면, 그리고 충분한 스킬 포인트’를 갖고 있다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캐릭터를 키울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마검사로 키우기 위해 마법과 검 스킬을 동시에 배우고 있는 상태이니까요.

 

마법사 옷을 입고 방패를 들고 있는, 다른 RPG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

 

하지만 그 자유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릅니다. 여러 가지 스킬을 배우기 위해선 스킬 포인트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 포인트들은 레벨업을 통해서만 획득이 가능합니다. , 레벨을 많이 올려서 넉넉한 스킬 포인트를 확보해야 마검사 같은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낮은 포인트로는 어설픈 캐릭터가 되기 쉽습니다. 또, 인스턴스 던전 플레이에 특화된 능력의 캐릭터가 없어서 역할을 정하기 힘들다는 것도 단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사, 딜러, 힐러의 할 일이 어느 정도 구분이 되어야 하는데요, 자유로운 성장 때문에 모두 어중간한 상태라는 것이 힘든 부분 중 하나입니다.

 

재미는 있었습니다. 멀리 있는 몬스터에 화염구를 쏜 다음 다가오면 검 계열 스킬로 마무리하는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버프도 줄 수 있고, 치료도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만능 캐릭터, 하이브리드 캐릭터를 키울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이러한 캐릭터는 PK나 사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특정 부분에 특화된 캐릭보다 사냥 속도나 강함이 다르기 때문이죠. 자유로운 성장은 가능하지만, 거기에 따른 성장의 어려움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는 순전히 유저 자신의 몫이 되는 것이죠.

 

그러나 신선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캐릭터 성장의 재미를 가질 수 있었으니까요. 앞으로 스킬을 초기화 시킬 수 있는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자유로운 성장은 분명 <라이프온라인>만의 강점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멀리있는 몬스터는 화염구부터 쏘고, 다가오면 검 스킬을 사용한다.

 

 

무한 반복과 확률의 싸움, 생활 스킬

 

채광, 재봉, 요리, 낚시 등은 <라이프온라인>의 생활 스킬도 레벨 업을 필요로 했고, 엄청난 반복 플레이가 요구되었습니다. 기존에 보조 스킬로 사용됐던 MMORPG에 비해서 오히려 그 정도가 더 심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요리 NPC가 주는 우유 수집 아르바이트도 결국 반복 퀘스트다. 

 

일단 생활 스킬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필요한 숙련도가 너무나 높았습니다. 채광 1레벨에서 2레벨까지 가는데 필요한 숙련이 300~400 사이입니다. 더군다나 채광을 하기에 편한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필드에서 광을 발견하고 캐기 시작하면, 주위에 있던 골렘이 쫓아와 유저를 죽입니다. 그는 <라이프온라인> 세계의 채광 수호자였던 것이죠. 그러니 유저들은 자연스레 채광을 하기 전에 주위에 골렘이 없나 둘러보게 됩니다. 혹시나 화면에서 보이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시간이 배 이상 소요됩니다.

 

약초도 마찬가지이다. 골렘이 사라진 후에 약초를 캐야 안전하다.

 

더군다나 제작을 할 때는 그 성공률이 매우 낮습니다. 재봉은 겨우 숙련 1을 올리는 데도 30%의 성공률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 재료는 사냥을 통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결국 무한 사냥을 통해 어렵게 얻은 재료로 50% 미만의 제작 성공률에 희망을 걸 수 밖에 없습니다. 전투가 동반되지 않으면, 그리고 '노가다'를 하지 않으면 생활 스킬의 숙련도는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낚시 성공 확률도 100%가 아니다. 낚시 재료는 사냥을 통해 구해야 한다. 

 

 

 

지금의 <라이프온라인>?

 

자유로운 성장, 생활 스킬 외에도 혼돈 시스템이나 페어스톤을 통한 아이템 강화, 칭호 시스템 등 <라이프온라인>만의 특성이 존재합니다. 나름 고민을 많이 한 것 같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족했습니다. ‘<울티마 온라인> 같은 자유를 외치기에는 단점이 많이 보였습니다. 생활형RPG라고 하기에는 생활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설마 그 생활이 노가다 생활’을 의미하지는 않을 테니까죠.

 

게임을 시작하고 가장 먼저 얻게 되는 칭호는 "약속의 숲을 지킨"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칭호가 있다.

 

오픈 초기에 비해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떠난 것 같았습니다.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의 분위기도 살벌했습니다. 늦은 업데이트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운영자들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더군요. 그러나 <라이프온라인>을 떠나는 이들이나, 남아있는 이들이나 하나같이 외치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바로 “게임은 괜찮은데, 운영에 조금 더 신경을 써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 모습. 많은 질타가 있지만,

게임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정형화되어 있는 현재 MMORPG 시장에서 <라이프온라인>이 작은 변화라도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생각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응원은 힘겹게 보였습니다. 마을에서 유저들이 하나씩 떠날 때 마다, 아쉬워하는 그들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개발자와 운영자에게 고합니다.

 

게임을 개발할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분명 다른 게임과 차별화된 그 무엇을 내보이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 차별화를 지금부터라도 보여주길 바랍니다. <울온>같은 자유는 바라지 않습니다. 생활형RPG인지만 느낄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채광과 제작이 즐거운 생활이 되길 바라며….

 

유저들과의 약속도 지켰으면 합니다. 업데이트 약속, 미루지 않았으면 합니다. 내부사정이 있다면 솔직히 얘기하고 유저들의 이해를 구하기 바랍니다. 침묵만이 해결방법은 아닙니다. 침묵은 온라인 게임의 운영에서 가장 나쁜 선택입니다. 결국 남는 것은 유저들이 떠난 빈 자리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라이프온라인>은 오픈베타 기간입니다. 정식 서비스 시작까지 많은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가능성을 지금부터라도 보고 싶습니다. 48 레벨 몬스터까기 구현 된 상태에서, 67 레벨의 유저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지금 상태로는 발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 보입니다

 

목표하는 게임성에 걸맞는 업데이트와 관리로 떠나간 유저들을 다시 불러오시기 바랍니다. 좋은 소문보다 나쁜 소문이 더욱 퍼지기 쉽습니다. 이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픈 베타가 끝나기 전 <라이프온라인>에 등을 돌린 많인 유저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초기의 그 열정과 관심이 재현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부족한 체험기를 마치겠습니다.

 

보다 많은 유저들이 <라이프온라인> 세상에서 뛰어놀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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