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해서 돌아온 타격감
<포인트 블랭크>가 지난 CBT 시절과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역시나 타격감을 꼽을 수 있다. 지난 1차 CBT 시절만 해도 다소 담백하고, 절제된 맛이 느껴졌던 타격감은 이번 OBT 에서 다소 과장된, 하지만 제대로 박진감 넘치는 손맛을 제공한다.
적 타격시 나오는 크로스 헤어 반응이나, 쓰러뜨릴 때 나타나는 킬마크, 강렬해진 이펙트 효과도 타격감을 살리는 데 일조하고 있지만, 역시나 가장 크게 느껴지는 변화는 바로 총기 사운드라고 할 수 있다. 총기의 소리가 약간 과장된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박력 넘치는 사운드를 제공하는 것.
수류탄의 소리, 적에게 총이 명중되는 소리, 자신이 총을 맞는 소리, 발자국 소리 등이 모두 잘 구분되어 들릴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어. FPS의 묘미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사운드 플레이’가 확실하게 즐거워졌다.
시원스레 파괴되는 지형지물도 박진감 넘치는 타격감에 일조한다.
안전한 엄폐물은 없다. 상대의 수를 읽어라! |
<포인트 블랭크>에서는 건물 벽 등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제외한 거의 모든 엄폐물이 총알에 의해 관통된다. 또한 소형 자동차들의 경우, 총알을 막아주기는 하지만 일정량 이상의 총알을 받아내면 폭발해 버린다.
이것은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미리 알고 있다면 굳이 정면승부를 하지 않고서도 적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반대로 자신의 동선을 상대에게 간파당하면 받지 않아도 될 대미지까지 입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항상 신경써서 플레이를 해야 한다.
일부 무기의 경우 벽을 뚫고 넘어간 총알이라 해도 맞으면 매우 아프다.
맵의 많은 부분이 총에 의해 관통되거나 파괴되는데다, 맵들은 그나마도 대부분 넓지 않기 때문에 숨어서 적을 노리는 캠핑 플레이는 거의 의미가 없다.
<포인트 블랭크>의 맵은 서비스사의 광고대로 ‘살아 움직인다’고 할 만큼 뛰어나지는 않지만, 좁은 공간 안에서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긴장감 있게 잘 만들어진 맵 구성이라고 보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좁은 문에 돌입할 때는 적이 매복할 만한 각도에 미리 위협사격을 가한다.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총을 골라잡는다 - 총기확장 시스템 |
이전의 FPS에서도 플레이어의 스타일에 따라 총기를 고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포인트 블랭크>는 총기 확장 시스템을 통해 총기마다의 스타일을 더욱 명확하게 구별지었다. 기존의 FPS 게임들이 총기마다 능력치가 다른 것에 그쳤다면 <포인트 블랭크>에서는 능력치와 함께 확장기능까지 부여한 것이다. (이런 확장기능이 붙은 총을 Extend버전의 총이라고 부른다)
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는 Extend버전의 총기들은 마우스 오른쪽 클릭을 할 경우 각 총기마다 가지고 있는 확장능력들을 사용할 수 있다.
서브 머신건으로 중거리전을 가능케 하는 MP7의 도트사이트 뷰
두 개의 탄창으로 난사가 가능한 AK47, 서브머신건의 통념을 깨고 중거리전이 가능하도록 도트사이트를 지닌 MP7, 소음기를 장착하면 집탄율의 극을 보여주는 MP5까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거나 단점을 커버해주는 여러 가지 확장 총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유저들은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총기들을 가지고 플레이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특정한 상황에서 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총기들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평균이상의 위력을 내는’ M4A1이나 SIG550 같은 돌격소총/저격총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특정 무기의 편중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앞으로의 맵 추가나 밸런스 수정 작업에 따라 충분히 고쳐질 수 있는 문제로 보여진다.
많은 무기들이 진열되어 있지만 즐겨 사용되는 총기는 사실 다양하지 않다.
최적화의 결정판을 보여준다! |
<포인트 블랭크>최대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기존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최적화다. 그래픽 수준이 솔직하게 말해 최상급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미려한 그래픽에서 이렇게 가볍게 구동되는 게임은 흔하지 않기 대문이다. 굳이 다른 게임과 비교하자면 <서든어택> 보다 훨씬 훌륭한 그래픽을 보여주면서 정작 사양은 비슷하다고 할까?
또한 1차 CBT에서는 설정할 수 없었던 안티 앨리어싱(계단현상 제거)이 OBT버전에서는 설정 가능해지면서, 옵션을 적용할 경우, 굉장히 훌륭한 그래픽을 보여준다는 것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본 체험기의 모든 스크린샷은 안티 앨리어싱 8배(2Q)를 적용시킨 화면이다.
환경설정에서는 선택할 수 없지만 유저의 컴퓨터에 5.1채널 사운드가 설치되어 있을 경우 자동으로 3D사운드가 지원된다는 점도 눈 여겨 볼만하다.
주변 환경음향도 없이 발소리와 폭음소리, 라디오 메시지만으로 간결하게 구성된 입체사운드는 사실 ‘현장감’ 적인 측면에서는 질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간결한 만큼 소리의 크기와 방향으로 사운드 플레이를 하기에는 좋다. 공간의 표현이 잘 되어 있어서 소리의 방향과 거리를 거의 정확하게 알아챌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 확률로 헬멧 프로텍션이 발동되면 1회에 한해 헤드샷을 보호해준다.
뭔가 허전한 게임모드 |
<포인트 블랭크>는 단체전(데스매치), 폭파미션, 파괴미션의 3가지 게임 모드를 제공한다. 이 중 단체전과 폭파미션은 기존 FPS 게임들에서 보던 방식과 큰 차별점이 없으며, 파괴미션은 각 팀 베이스에 있는 구조물을 먼저 부수거나 제한시간 동안 구조물에 더 큰 피해를 주는 팀이 승리하는 데스매치 방식의 모드를 말한다.
하지만 이들은 기존 게임들의 모드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숫자도 많은 편이기 아니기 때문에 금방 식상해진다는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그나마 차별점이 있어 보이는 파괴미션 또한 사실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데스매치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넓은 맵을 계속 반복적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이유로 인해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맵의 크기가 넓은 편인데 게임 내내 아군베이스에서 적군베이스까지 반복달리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큰 인기가 없는 파괴미션.
온라인 FPS로서 튼튼한 골격, 하지만 그것뿐 |
<포인트 블랭크>는 한국에서 지금까지 인기를 끌어온 온라인 FPS들의 특징을 거의 모두 가져오는 한편, 다른 무엇보다도 ‘기본’과 ‘완성도’에 신경을 쓴 게임이다.
실제로 이번 OBT에서 보여준 게임의 완성도는 이제 막 테스트를 시작한 게임이라고 믿겨 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모습이었다. 여기에 깔끔하면서도 최적화가 잘 된 그래픽과 타격감. 게임에 실용적으로 필요한 소리만을 정확하게 들려주는 사운드는 상당히 인상 깊게 다가왔다.
FPS로서는 잘 만들어졌지만 부가적인 요소와 본 게임만의 특징이 부족하다.
하지만 아직은 ‘뼈대 뿐’이라는 것이 솔직한 감상이다. 맵, 기본 캐릭터, 사운드, 총기, 아이템 등 기본적인 요소들의 완성도는 굉장히 높지만, ‘게임 모드’, ‘즐길 거리’, ‘코스튬’ 등의 주변적인 요소들은 전무했기 대문이다.
또한 “이것이 <포인트 블랭크>만의 특징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요소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사실 무언가 눈에 띄는 새로운 요소가 없다면 <서든어택>이나 기존의 다른 FPS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별로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칼춤을 추고 있는 테러리스트와 진압부대.
어찌되었든 본문에서 거듭 강조했지만, <포인트 블랭크>는 분명 기본적인 완성도가 굉장히 높은 게임이다. 현재의 기본 상태에서 어떻게 살이 덧붙여지는가에 따라 앞으로의 향방이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떤 요소들이 덧붙여져서 완성되어 갈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