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혼에서 개발하고 구름인터렉티브가 서비스하는 온라인 액션 RPG <트리니티 온라인>이 지난 5월29일부터 6월1일까지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가상 현실 세계에서 인간과 인공지능(AI)이 대립한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이 게임은, SF 세계관에 중세 판타지의 느낌이 섞여 들어간 ‘퓨전 3D 횡스크롤 액션 RPG’를 표방하고 있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베르니티
이태행 씨가 작업했다고 하는 일러스트의 느낌은 한마디로 “Good!”
<트리니티 온라인>의 전반적인 느낌을 살펴보면, 기존의 게임들과 다른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오는 몬스터나 마을의 분위기를 보면 분명히 중세 판타지인데 마을 한가운데에 우주선이 추락해 있는 등 도통 알 수 없는 스타일이 눈에 띈다.
이러한 판타지와 SF가 공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게임의 독특한 시나리오 때문이다. 물론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립이라는 소재는 영화 <매트릭스>와 일본 반다이의 콘솔 게임 <닷핵>(.hack) 등에서 사용되기는 했지만, 온라인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 만큼 유저들은 꽤나 독특한 감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테스트 첫 날의 풍경. 몸매를 과시하는 남성 캐릭터들이 많았다.
■ 참고: 트리니티 온라인 시놉시스 가까운 미래, 혁신적인 뇌파 인터페이스의 구현으로 완벽한 가상현실게임 ‘E-MERS’가 구축되고, 게이머들은 이 새로운 게임에 열광하며 급속도로 빠져들게 된다. E-MERS는 북유럽 신화부터 동양풍의 도깨비 마을, 우주 등을 배경으로 한, SF 세계를 하나로 모은 가상 현실 게임이다. 어느 날 E-MERS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서버가 원인 불명의 이유로 다운되면서 동시간 대에 접속했던 모든 게이머들이 혼수 상태에 빠져버리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한다. 대규모 셧다운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재앙. 이번 사건을 통해 여동생 아웬을 잃어버린 주인공은 그녀를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 만으로 E-MERS를 해킹하여 접속에 성공한다. 그리고 이 혼란스런 가상의 세계에서 여동생 아웬의 흔적을 쫓아 유랑하게 된다.
<트리니티 온라인>은 기본적으로 오락실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던전&드래곤> <천지를 먹다> 같은 ‘횡스크롤 액션 아케이드 게임’의 정석을 따르고 있다.
다시 말해 네오플의 <던전 앤 파이터>(이하 던파)와 유사한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유저들로부터 조작키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로 <던파>와 많은 비교를 받고 있다.
게임은 횡스크롤 게임의 ‘정석’ 이라고 할 수 있는 조작키를 사용한다.
그렇다고 <트리니티 온라인>이 <던파>와 100% 똑같다는 뜻은 아니다.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것들을 몇 가지 들자면 우선 스킬 단축키를 두 줄로 늘려, 여러 가지 스킬을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시킨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 아이템을 줍는 키가 공격 키와 떨어져있다는 점도 색다르다. 덕분에 유저들은 긴박한 공격 도중 엉뚱한 아이템 루팅으로 인해 콤보의 맥이 끊기는 일을 겪지 않아도 된다.
던전 시스템은 <던파>와 마찬가지의 스테이지를 옮겨가며 전투를 벌이는 스타일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맵에 해골로 표시되는 보스방의 경우 근처까지 도달하지 않으면 위치가 표시되지 않는 방식을 사용해서 차별점을 두었다.
마을의 풍경은 평범한 편~
색감이 잘 나타나는 마을 지도.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장비와 아바타 시스템에 있다. <트리니티 온라인>은 ‘보이기 설정’을 통해 장비를 입었다고 해도 외관상 이를 보이지 않게 지정할 수 있다.
즉 고레벨 장비로 중무장을 했다고 해도 보이기 설정을 통해 초보자 장비인 ‘속옷’만 입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뜻. 이런 시스템을 통해 아바타를 자신만의 개성으로 꾸며줄 수 있다는 점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한 스테이지 클리어하고 다음 스테이지로 가는 진행동선을 보여준다.
스킬은 트리의 형태로, 레벨업을 통해 얻은 포인트를 투자해서 배운다.
횡스크롤 액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던전앤파이터>를 오랫동안 즐겨온 필자는 ‘액션’ 게임은 ‘타격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트리니티 온라인>은 타격감을 특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거대한 액션 폭풍’을 슬로건으로 내걸 정도로 이 부분에 많은 어필을 하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트리니티 온라인>의 타격감은 액션 마니아들의 감성을 충족시키기에는 아직 2% 정도 모자라지 않나 싶다. 물론 아직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이기 때문에 앞으로 개선의 여지는 충분히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떤 면을 보완해야 할까?
일단 사운드의 경우 어느 정도 몬스터를 ‘베는 맛’은 있었다. 하지만 다수의 몬스터들을 한꺼번에 공격하더라도 그만큼의 박진감은 주지 못한다는 점이 많은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타격 이펙트도 상당히 많이 부족한 느낌을 주었다. 일례로 검사로 몬스터를 베어버리면 하얀 안개 같은 이펙트가 피처럼 퍼지는데, 이 피(?)로 추정되는 물건이 적을 베는 이펙트를 가려버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취재팀의 담당기자를 통해 알아보니 하얀 안개 같은 이펙트는 피가 맞다고 한다. 이번 1차 테스트 버전이 12세 이용가를 받기 위해서 일부러 피의 색을 없앤 것이라고. 앞으로 18세 버전도 공개가 되면 정상적인 피로 표현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저연령층용 서버를 위해서도 충분히 원래 타격감이 전달될 수 있도록 (단순히 색만 바꾸지 않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다수의 적을 베는 것은 나름 쏠쏠한 맛을 주지만….
타격감은 아직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쉬운 측면이 있었다.
공격 속도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1차 테스트 버전을 기준으로) 전체적으로 다른 액션 게임과 비교해 공격 속도가 빠르지 않아 상대적으로 답답했다. 공격과 다음 공격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고, 딱딱하게 끊어진다는 느낌을 주는 점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게임의 타격감이 마냥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공격버튼 연타만으로도 9~10 콤보가 성립되는 부분은 초보자에겐 상당히 반가운 요소다. 다운판정의 공격도 가능하고, 3D의 장점을 살린 대각선 공격이 있어 스킬을 조합하면 손쉽게 다양한 공격 패턴을 만들 수 있었다. 1차 테스트 버전에서도 평균 이상의 액션을 보여준 부분은 희망적이다.
거대 보스와의 대전도 준비되어 있다.
<트리니티 온라인>은 이번에 무엇보다 ‘전투’ 자체를 집중적으로 테스트했다. 다수의 적을 시원하게 ‘쓸어버리는’ 쾌감과 화려한 콤보는 앞으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앞에서 지적한 아쉬운 부분은 역시 1차 테스트라는 점을 생각하면 개선의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한층 발전된 모습의 <트리니티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