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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아이온 시즌3 테스트 최종 리포트

‘아이온’ 시즌3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Machine 2008-08-06 16:36:55

<아이온>을 접하기 전, 필자의 인식은 캐릭터가 날아다닐 수 있고 그래픽 좋은 MMORPG”정도였다. 물론 직접 플레이를 해본 지금 생각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꼭 맞는 이야기도 아닌 것 같다. 비행과 좋은 그래픽도 <아이온>의 특색을 말해주지만 실질적인 플레이 감각을 표현하기엔 부족함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딱히 새로울 것은 없지만 기존 MMORPG의 체계를 완성도 높게 구현해 놓았다는 점은 <아이온>의 매력이다. 분명 <아이온>은 그래픽, 사운드, 조작감, 시스템, 스토리, 연출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구성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높은 완성도와 웅장한 스케일을 지니고 있었다.

 

엔씨소프트가 차세대 MMORPG로 주목받는 <아이온>. 지금부터 시즌3 베타테스트를 통해 접한 <아이온>의 이야기를 해보겠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Machine


 

한국형 MMORPG 위에 차려진 밥상

 

<아이온>은 전형적인 한국형 MMORPG의 결정판이었. 기본적인 시스템들은 기존의 한국 MMORPG(특히 리니지2)를 한 번이라도 플레이 한 경험이 있는 유저라면 순식간에 적응할 수 있을 정도였다. 여기에 <WoW>까지 해본 유저라면 정말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온>은 기존 한국 MMORPG들과는 차려진 밥상의 스케일이 전혀 달랐다. 한마디로 할 일이 많고 플레이가 잘 짜여져 있었다.

 

몬스터 사냥부터 마을상공의 낙석제거까지. 우리의 플레이어는 만능해결사!

 

<아이온>은 넓은 맵을 정해진 길 없이 이동하면서 수많은 퀘스트들을 따라가기만 해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퀘스트의 난이도와 보상이 적절히 높고 대사와 연출이 잘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딱히 새로운 요소는 찾아볼 수 없지만 기존의 요소들을 전부 <아이온>만의 색체로 조금씩 물들였다. 작은 변화들을 모으고 모아서 완성도를 높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몬스터 위의 숫자는 파티장이 표시한 것이다. 작은 차이가 파티 플레이를 재미있게 한다.

 

 

바람을 타고 나르는 글라이더처럼
 

<아이온>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특징이 비행 시스템일 것이다. RvR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어비스 안에서는 어디서나 날아다닐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 필드에서는 비행이 제한되어 있었다. 대신 높은 곳에서 날개를 펼쳐서 마치 글라이더처럼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활강은 어디서나 가능했다.

 

몬스터 소굴을 활강으로 빠져 나오는 재미도 꽤나 쏠쏠하다. 

 

활강은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충격을 줄여주면서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 활강 중에 방향버튼을 떼고 마우스로 조종하면 바람을 타고 멀리 이동할 수 있고, 방향버튼을 사용하면 바람을 최대한 무시하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바람을 타는 것은 약간의 비거리만 있어도 되기 때문에 내리막길에서는 약간의 컨트롤과 운이 따르면 빠른 시간 안에 활강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는 <아이온>의 넓은 맵을 뛰어다니는 지루함을 크게 줄여준다.

  

다만 비행과 마찬가지로 활강도 1분의 시간제약이 있어서 지나치게 높은 곳에서의 활강은 화를 자초할 수 있다. 빨리 아래로 내려가고 싶어도 상승기류에 잘못 걸리면 방향키를 눌러도 계속 떠오르기 때문이다.

 

보통 고도가 높을수록 상승기류도 심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시간계산이 쉽지 않다. 또한 <아이온>에서는 활강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바닥까지 떨어져야 사망하는 것이 아니라 5초 이상 낙하하면 곧바로 사망처리가 되기 때문에 추락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했다.

 

활강은 높은 곳에서만 하는게 아니다. 이런 경사라면 단숨에 날아서 간다.

 

 

황홀하게 아름다운 판타지의 세계
 

<아이온>의 그래픽은 개발단계부터 화제가 되었을 정도로 뛰어났다. 화려하면서도 쉽게 질리지 않도록 잘 맞춰진 색감부터 지형의 형태, 각종 오브젝트의 배치까지 이미지 퀄리티와 기획력 양쪽에 극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한번에 로딩되는 맵의 방대함과 엄청나게 긴 가시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랙(lag)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최적화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지역이동 로딩도 짧은 편. 하지만 다수의 플레이어가 모였을 때 일어나는 네트워크랙 현상은 적잖게 답답했으며, 게임 초기 로딩이 긴 편이다.

 

더운데 무슨 사냥인가그냥 해변에서 일광욕이나~ 

 

양방언의 배경음악은 몽환적이었고, 지역과 맞물리는 구성 또한 탁월했다. 로딩 포인트가 없이 넓은 공간을 이동하는 게임에서는 음악전환을 어색하지 않게 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아이온>은 나름대로 자연스럽게 음악을 전환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지역마다 배경음악은 있어도 전투음악은 같게 마련인데 <아이온>에서는 지역마다 그 곳에 어울리는 전투음악을 따로 지정했다. 음악의 종류도 다양하고 완성도 역시 높아서 클래시컬한 음악부터 남미의 강렬한 퍼커션이 느껴지는 음악, 락 스타일 등 질리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사운드 이펙트도 전체적으로 타격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5.1채널도 지원하고 있어서 소리만으로도 방향과 위치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잘 구성된 그래픽 오브젝트에 비해 별도의 사운드 오브젝트는 전무한 상황이어서 사운드의 현장감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또한 대규모 PvP가 일어났을 때 캐릭터들의 소리가 겹쳐서 듣기 거북하게 소리가 왜곡되는 현상은 아쉬웠다.

 

아름다운 음악도 좋지만 가끔은 환경 사운드가 귀를 간지럽히는 공간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생성은 개성있게! 육성은 획일적으로?
 

캐릭터 생성의 경우 얼굴은 눈, 코, 입 등을 취향에 맞게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다. 체형의 경우 난장이부터 거인, 젓가락부터 비만형까지 자유롭게 만들 수 있었다. 덕분에 유저들이 많은 곳에 가면 갑옷으로 중무장한 삼척동자들을 심심찮게 만나기도 했다.

 

나름대로 자유도가 있는 캐릭터 생성에 비해 캐릭터 육성의 자유도는 무척 적다. <아이온>의 기본직업은 전사, 정찰꾼, 법사, 사제의 4종류이고 각각의 기본직업에서 2가지중 하나를 선택하여 전직하게 된다. 그렇게 총 8개의 직업군이 있다. 그런데 레벨업을 하면서 플레이어가 해야 하는 일은 자기 레벨에 맞는 스킬북을 NPC에게 구입해 사용하는 것뿐이다. 같은 레벨, 같은 직업이라면 누구나 같은 스킬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작으면 적의 눈에 좀 덜 띄지 않을까.

 

 

원하는 스킬을 사서 사용할 수 있는 스티그마라는 시스템이 있기는 하다. 스티그마에는 각 직업마다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액티브 스킬이나 자신이 장비할 수 없는 장비품을 착용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능력이 있다.

 

언뜻 보면 개성을 살린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40레벨을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티그마는 4개 뿐이고 그나마도 각 직업별로 선호하는 스티그마가 정해져 있어서 캐릭터의 육성의 다양성을 만들어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검성의 무기인 창을 어쌔신에 해당하는 살성이 스티그마를 사용해 장착한 후 검성보다 더 높은 효율로 사용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밸런스 붕괴현상도 일어나고 있었다.

 

머리를 싸매며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기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천편일률적인 육성법은 달갑지 않겠지만, 이렇게 자동으로 맞춰진 스킬 밸런스는 혼자 사냥할 때나 파티를 이뤄 사냥할 때나 양쪽으로 모두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스킬 몇 번 잘못 찍어서 캐릭터를 지우는 불상사를 겪어 보았다면 이런 시스템이 싫지만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스티그마 슬롯. 레벨 20에 2, 30에 3, 40에 4개의 슬롯이 열린다.

 

 

연속기? 그거 먹는건가요?

 

개인적으로 <아이온>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을 꼽으라면 바로 전투다. 버그가 있거나 잘못 구현된 것이 아니며, 손맛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지나치게 평범하고 간소하다.

 

<아이온>의 전투에서 가장 내세우고 있는 것이 연속기 시스템이다. 연속기에 해당하는 스킬들은 반드시 묶음으로 순서대로 사용해야 하며, 연속기에도 분기가 있어서 첫 스킬 다음에 무엇을 쓸 지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각각의 선택마다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다르다. 또한 확률적으로 발동하는 연속기도 있어서 가끔 발동되는 대신 큰 대미지를 주기도 한다. 게다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직업의 스킬에 의해 발동되는 연속기도 존재한다.

 

말로 풀어서 쓰면 뭔가 새로운 것 같지만 실제 플레이 감각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 연속기이다. 연속기의 취지 자체는 좋지만 스킬을 1-2, 1-3번으로 연계해서 쓰는 건 그냥 2번 스킬과 3번 스킬을 따로 쓰는 것과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연계에 뭔가 컨트롤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저 누르기만 할 뿐인 연속기는 사실상 있으나 마나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전투를 다이나믹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은 무척 좋았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스킬시전을 보면서 그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는 점이나 치명타로 상대를 쓰러뜨려서 스킬을 취소시키고 잠깐동안 스턴을 거는 등의 요소는 흥미롭게 느껴졌다.

 

연속기를 사용하면 다음에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화면 중앙에 반짝거린다.

 

 

[생산=마우스 노가다]가 아니다!
 

<아이온>의 생활스킬들은 유저의 마우스 단순작업이 최소화 되어있는 한편, 생산한 물품들이 실질적으로 쓸모가 있도록 만들어졌다. 모든 생산의 기본은 채집인데 <아이온>의 경우 생산보다는 채집이 몇 배는 어렵다.

 

각종 동식물과 광물의 정기를 모으는 정기추출은 원하는 아이템을 얻으려면 온갖 필드를 다 돌아다녀야 하고, 연금술이나 각종 장비를 만드는데 쓰이는 오드는 허공에 떠 있어서 채집하다 시간계산을 잘못하면 추락해서 사망한다.

 

조개를 구하려면 해변에~ 나물을 캐려면 산에~ 

 

일단 재료가 모였다면 생산은 매우 간단하다.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갖고 있는 재료의 수가 허락하는 한 얼마든지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성공과 실패는 스킬 레벨과 운으로 결정된다. 생산을 통해 가끔씩 레어급의 장비품이 만들어 지며 음식으로는 강력한 버프를 걸 수 있다. 또한, 어비스 요새전의 핵심인 아티팩트를 발동시키는 아티팩트 발동석도 연금술로 만들어진다.

 

클릭 한 번만 하고 놀고 있으면 캐릭터가 알아서 열심히 만든다.

 

 

약육강식의 비정한 세계, 어비스
 

어비스는 25 레벨 이상의 유저들만 입장할 수 있는 천족과 마족의 분쟁지역이다일반 필드에서보다 더 높은 경험치와 함께 어비스에서만 얻을 수 있는 어비스 포인트를 획득해 어비스 아이템을 구할 수 있다. 어비스 아이템은 <아이온>에 존재하는 장비들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어비스에서 전투를 하는 목적은 궁극적으로 어비스 아이템을 얻기 위함이라고도 볼 수 있다.

 

25 레벨 몬스터부터 50 레벨 몬스터까지 준비되어 있고 퀘스트도 일반 필드와 같이 다수가 산재하지만 PvP 지역이기 때문에 일반 필드와 같은 느낌으로는 플레이 할 수가 없다. 보상이 많은 만큼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에서 공격받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비스로의 진출은 <아이온>의 진정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대규모 전투와 전략의 핵심, 아티팩트와 키스크
 

아티팩트는 어비스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대규모 마법발동 장치이다. 아티팩트가 일단 발동되면 해당 아티팩트가 있는 대륙내의 모든 유저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위력도 강력해서 만렙조차 체력을 회복하지 않으면 쓰러질 수준의 강력한 지속 대미지를 주거나 아군에게 공격속도 50% 상승과 마법 보호막 효과를 동시에 3분간 지속시킨다. 전투의 판도를 단숨에 뒤집을만한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아군 아티팩트가 발동되면 적들은 도망가기 바빠진다. 

 

아티팩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지키는 수호병을 쓰러뜨리고 아티팩트를 점령해야 한다. 또한 아티팩트를 점령한 레기온(길드 같은 개념)의 일원이 아티팩트 발동석을 사용해야 한다. 위력이 강력한 만큼 사용 후의 쿨타임(재사용 대기시간)이 45분이나 된다.

 

아티팩트를 점령하면 아군 NPC들이 그곳을 지키게 되는데, 세력구도의 상황에 따라 NPC의 강함이 다르지만 대체로 유저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력하기 때문에 공성이나 필드전에서는 아티팩트를 거점으로 전투가 벌어진다.

 

아티팩트나 요새를 점령하면 점령한 레기온의 마크가 붙는다. 

 

<아이온>에서는 캐릭터가 죽으면 미리 등록해둔 키벨리스크에서 부활하게 되지만 키스크라는 아이템을 사용해서 일시적으로 자신이 부활할 장소를 지정할 수도 있다.

 

키스크는 공성전이나 대규모 전투를 할 때는 필수적인 아이템으로, 죽더라도 전장에서 마을로 가지 않고 곧바로 재투입 될 수 있도록 해준다. 즉, 요새전 등의 대규모 전투에서는 상대의 키스크를 파괴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요새전 도중 마을에서 부활하게 되면 비행으로 한참 날아오거나 순간이동 비용의 5배가 넘는 거금을 들여서 돌아와야 한다. 그나마 공성측이면 순간이동을 사용할 수 없고, 수성측이라도 전투 중에 순간이동 NPC가 사망하면 꼼짝없이 날아와야 한다.

 

요새 내부에 세워둔 키스크들. 키스크마다 수용 가능한 인원의 용량제한이 있다.

 

따라서 어비스에서의 대규모 전투는 인원이나 레벨의 차이도 중요하지만 아티팩트의 확보와 키스크 보호가 필수적이다. 대부분의 경우 공성측은 아티팩트를 기습적으로 먼저 점령한 다음 키스크를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한다. 이는 병력규모와 컨트롤만으로 승패가 좌우되던 기존 게임들의 대규모 전투 형식과 다른 양상으로 꽤나 재미있는 요소였다.

 

화면 저편 수없이 세워진 키스크를 부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아이온의 백미, 어비스 요새전
 

요새전은 다른 MMORPG에서 흔히 접하는 공성전과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전투 방식은 조금 다르다. 현재 공개된 어비스의 에레슈란타 지역에는 총 9개의 요새가 있는데, 각각 2시간마다 점령 가능한 시간과 점령이 불가능한 시간이 랜덤하게 설정되어 있다.

 

수많은 유저들이 성문을 부수기 위해 공격하고 있다.

 

요새로 들어가는 방법에는 성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것과 요새 천장의 결계막을 돌파하는 것이 있다. 보호막을 돌파하면 체력이 크게 손상되지만 의외의 방향에서 습격이 가능하다. 성문은 체력이 무척 높고 수성측이 조금씩 회복을 시킬 수도 있어서 뚫기가 만만치 않았다. 병력이 요새로 진입해서 결계막 생성사 NPC를 쓰러뜨리면 결계막이 사라져서 수성측에서는 적들의 침입을 막을 도리가 없게 되었다.

 

결계막이 사라진 뒤에는 요새전의 실질적 목표인 수호신장을 쓰러뜨려야 했다. 수호신장은 요새의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데 보스급 몬스터를 잡는 레이드에 가까왔다. 공성측이 지하 입구를 돌파하면 수성측과 공성측의 입장이 바뀐다. 공성측은 요새 지하에 자리를 잡고 적들의 방해를 막기 위해 입구를 봉쇄해야 하고, 공성측은 어떻게든 돌파해서 레이드를 방해해야 했다.

 

수호신장의 포스는 장난이 아니다. 원거리 계열은 한두 방이면 사망직전. 

 

수호신장을 쓰러뜨리면 수호신장을 잡는데 가장 많이 기여한 플레이어가 소속된 레기온이 요새를 차지하게 된다. 요새를 차지한 레기온은 수성에 성공할 때마다 다량의 어비스 포인트와 카나(아이온의 화폐단위)를 얻을 수 있으며, 요새 내부의 NPC들을 사용할 때 사람들로부터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다.

 

요새를 점령한 레기온과 같은 종족의 유저들은 요새경비 NPC 때문에 요새 근처의 사냥터에서 어느 정도 안전한 사냥이 가능했다. 사냥 도중 상대종족의 기습에 대비하여 요새 내부에 키스크를 설치하는 것도 가능했다. 또한, 편의기능 NPC들을 통해 소모품을 사거나 순간이동 하는 특전도 주어졌다.

 

 

상대 종족만 적이 아니다! 용족의 습격

 

용족은 천족과 마족 모두를 적대시 하는 제 3의 종족이다. 그들은 어비스에서가지 방법으로 유저들 앞에 나타났다. 한 가지는 요새가 점령가능한 상태일 때 용족들이 느닷없이 요새 내부로 강습해오는 경우였다. 요새를 지키는 NPC들도 일반 유저들에 비하면 강하지만 용족들은 강력함의 차원이 달랐다. 유저들이 막아주지 않으면 용족이 요새를 점령해 버리는 상황이 펼쳐지기 일수였다.

 

용족은 상당히 강한 대신 보상이 무척 좋은 편이다. 

 

용족들은 그들의 전투전함 드레드기온을 타고 나타났다. 드레드기온은 어비스에서 랜덤하게 등장하고, 다수의 용족을 투하했다. 플레이어가 전함 근처에 접근하면 빔으로 요격하고 드레드기온이 나타나거나 용족이 투하되면 어비스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메시지가 뜬다.

 

드레드기온은 3차 테스트에서 유일하게 공략이 불가능해 의문투성이로 남아있는 존재이다.

 

 

용사에게 주어지는 전리품, 어비스 포인트
 

어비스에서는 몬스터나 적 종족을 쓰러뜨리면 어비스 포인트를 얻는다. 퀘스트를 하거나 요새전에서 이겨도 포인트를 받는다. 이렇게 모은 어비스 포인트를 마을에서 사용하면 어비스 아이템으로 바꿀 수 있었다. 어비스 장비들은 현재 레이드에서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 외에 <아이온>에서 가장 강력한 위력을 지닌다. 어비스 포인트는 위험을 무릅쓰고 어비스에서 전투를 해야 하는 목적 중에 하나인 셈이다.

 

번쩍거리는 장비를 입은 사람들은 모두 어비스 아이템을 착용한 사람들이다.

 

어비스 아이템은 무기와 방어구부터 물약이나 도면 같은 소모품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공성병기의 도면도 어비스 포인트를 사용해서 구할 수 있다. 다만 제대로 된 장비 하나를 사려면 필요한 어비스 포인트가 2만 정도인데, 입수하는 포인트의 양은 턱없이 부족했다. 어비스에서는 몬스터 한 마리에 1~3 포인트, 상대종족을 쓰러뜨렸을 때 15 포인트 내외, 퀘스트를 마쳤을 때 100포인트를 얻었다.

 

결국 요새전이라도 성공하지 않는 이상 어비스 아이템으로 장비 풀 셋트를 갖추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바꾸어 말하면 어비스 포인트를 모으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상대 종족 플레이어를 많이 쓰러뜨리는 것이 된다. 이는 어비스에서 크고 작은 전투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악착같이 상대종족과 전투를 계속하는 것도 어비스 포인트를 모으기 위함이다.

 

 

어디서든 비행가능, 3차원 맵의 진수를 보여준다!
 

적진까지 이동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길잡이를 중심으로 편대비행을 하고, 때로는 높게 솟아있는 바위 위에서 은신한 채로 적들의 동태를 살핀다. 어비스에서 전투를 벌이다 보면 정말 이야기 속에서나 나올법한 그림 같은 상황들이 자주 발생한다. 잘 구성된 3차원 맵과 제한적인 비행이라는 요소 때문이다.

 

아스테리아 요새의 성문을 뚫고 2층으로 돌입하기 위해 일제히 날개를 편 천족들.

 

1분이라는 비행 제한 시간과 5초만 낙하하면 사망한다는 조건은 꽤나 귀찮은 요소지만, 이 정도의 긴장감도 없으면 비행이라는 요소의 재미가 많이 저해될 것 같았다. 대륙과 대륙을 넘는 것에 비행시간이 부족했던 경우가 없으며, 근처에 보이는 지형지물 중에 올라설 수 없는 것이 없었다. 익숙해지면 당연한 요소이긴 하지만 비행을 이용한 이동은 상당한 재미를 선사했다.

 

우측의 링 안쪽으로 날아가면 비행속도가 잠시 빨라지고 비행시간이 약간 늘어난다.

 

 

‘그들만의 잔치만 되지 않는다면…
 

<아이온>에서 빠른 레벨업과 좋은 아이템을 원한다면 어비스에서의 사냥은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일부 힘 있는 유저들 때문에 사냥시 얻는 경험치보다 죽어서 잃는 경험치가 많아질 지경에 이르면 사람들은 어비스를 떠날 수 밖에 없어진다. 모르헤임이나 엘테넨과 같은 일반 필드에도 고레벨 사냥터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반 필드는 적의 방해가 적고 퀘스트가 더 많다는 점에서 레벨업엔 더 좋을 수 있다.

 

또한 레기온 단위로 차지하게 되는 요새전의 보상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아군진영의 플레이어들도 NPC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간접적인 이득을 얻지만, 요새의 주인이 된 레기온의 일원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와 같은 보상이다.

 

몇 번이고 죽을 각오를 하고시간 동안 요새전을 참여하기에는 일반유저들이 얻는 이득은 너무나도 작다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요새전은 몇몇 힘있는 레기온들이 펼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될 공산이 크다.

 

요새전 한 번 참여할 때마다 들어가는 돈도 사실 장난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문제들을 차치하고서라도 어비스에서의 전투는 꽤나 즐거웠다. 키스크를 보호하고 아티펙트를 확보하면서 비행과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상대 병력들의 동태를 살피며 진행해야 하는 다이나믹한 전투는 무척 흥미로운 것이었다.

 

어비스가 일부 유저들만의 제한된 컨텐츠가 아닌 <아이온>을 대표하는 중심 컨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재미를 더욱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솔직히 새롭진 않다. 하지만 잘 짜여져 있다
 

사실 <아이온>에서 어비스의 플레이를 빼면 그저 완성도 높은 평범한 한국형 MMORPG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그만큼 일반필드에서는 딱히 <아이온>만의 특징이라 할 만한 플레이감각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완성도는 높이 쳐주고 싶다. 특히 퀘스트만 따라가도 어비스 입장레벨인 25레벨 근처까지는 별 무리 없이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퀘스트의 구성과 연출, 각각의 미션과 사소한 에피소드까지 정말 많이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앵무새로 변신해서 정찰하는 퀘스트부터 적의 솥단지를 망쳐놓는 미션까지 할 일은 쌓여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아이온>만의 전투 감각이 너무 흐릿하다는 것이다. 2차 테스트 이후 밋밋하다는 지적을 받아 많은 부분을 수정했다고 하지만 3차 테스트에서 <아이온>을 처음 접한 필자가 보기에도 아직 <아이온>의 전투 시스템은 밋밋해 보인다.

 

추가 테스트 없이 오픈 베타테스트가 결정된 지금, 남은 시간 동안 어비스와 전투 등을 더욱 보강한다면 분명 한획을 긋는 국산 MMORPG가 될 것으로 보인다. 뚜껑은 열어봐야 하는 것이지만, <아이온>은 이미 상당한 허들을 넘었다는 점에서 기대를 할만 했다.

 

전투를 하면 신성력을 모아 변신을 할 수 있다. 신성력을 뭔가 다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으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