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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리뷰] 온라인게임의 새 지평 열다! 에이지 오브 코난

안정빈(한낮) 2008-08-12 15:37:12

본격하드코어를 외치며 홀연히 등장한 펀컴의 온라인게임, <에이지 오브 코난>이 몰고 온 파장은 엄청났다. 발매 첫 주 만에 70만 카피를 돌파하는가 싶더니 각종 해외웹진의 리뷰에서 고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3주 만에 100만 카피의 벽을 넘었다. 최근의 온라인게임계에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흥행이다.

 

거기에 특별한 비결은 없었다. 그래픽부터 물리엔진, 전투시스템과 세계관에 어울리는 무분별한 PK조장(!)까지 모든 부분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초반의 완성도에 너무 힘을 쓴 탓일까?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부실해지는 컨텐츠가 아쉬웠다. /디스이즈게임 한낮


※게임의 요구사양이 지나치게 높은 관계로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 옵션을 조절하다 보니 몇몇 스크린샷은 4:3의 비율로 촬영됐습니다. 이점 양해바랍니다.

 

 

■ 직관적인 그래픽과 완벽한 세계!

 

사실적인 그래픽부터 NPC의 대화, 퀘스트, 게임 내의 다양한 문화에 이르기까지 <에이지 오브 코난>의 세계는 최근의 그 어떤 게임보다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에이지 오브 코난>에서는 건물이나 나무의 그림자처럼 어두운 지역에서는 하이딩(숨기)의 효과가 올라가고 벌목한 나무는 끝까지 그루터기만 남는다거나 스킬이 때리는 위치에 따라 각각 다른 부위가 잘려나가는 등 눈에 보이는 각 요소들이 그대로 시스템에 적용돼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픽을 겉보기용으로만 놔두지 않고 게임과 함께 어우러지게 만든 덕분이다.

 

물론 그래픽 자체의 퀄리티도 매우 높다. 특히 낮과 밤의 각종 광원처리와 수면효과, 때릴 때마다 흐르는 피 등은 그야말로 압권!

 

특히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적의 목숨을 잔인하게 빼앗는 페이탈리티 역시 모니터 가득 피가 튀는 그래픽적인 효과만이 아니라 순간적인 흥분 상태에 빠짐으로써 공격력이 오르고 스태미너가 찬다는 그럴듯한 설정을 붙여놨다. 단순한 피니시 연출을 게임 상의 시스템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게 중간옵션! 그래픽은 그냥 말이 필요 없다.

 

 

NPC의 대화나 각종 오브젝트, 주변 배경과 퀘스트에 이르기까지 <에이지 오브 코난>의 모든 곳에 배어있는 각 지역 특유의 문화 역시 <에이지 오브 코난> 세계의 완성도를 올리는데 한몫 거든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처음으로 도착한 해적들의 섬 토르타지는 레드 핸드 해적단의 강압적인 마을 지배에 대해 주민들이 극도의 반감을 품고 있는 섬이다. 해적단이라는 특징에 맞게 마을은 무척이나 폐쇄적인 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이곳에서 얻는 퀘스트 역시 레드 핸드 해적단에 맺힌 원한을 간접적으로 복수하거나 반란(?)의 음모를 꾸미는 게 대부분이다. NPC의 입담도 거칠기 짝이 없으며 생선 몇 마리 때문에 살인청부를 공공연히 의뢰하는 삭막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참고로 이곳에서 마지막 퀘스트를 통해 플레이어는 레드 핸드 해적단에 맞서 봉기를 일으키게 된다. 퀘스트와 동시에 마을의 경비병 임무를 맡았던 레드 핸드 해적단이 몬스터로 나오고 마을의 모든 NPC가 나서서 해적단을 공격하는 등 그 동안의 이야기에 대한 결말도 볼 수 있다.

 

반면 비교적 안전한 성에서는 훨씬 온순한 말투를 쓰며 목걸이 찾기처럼 시시한(?) 부탁을 청하는 NPC들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도 마을에서 신성시하는 뱀을 공격하면 화를 내는 NPC들이나 폐허 위에 자리잡은 몬스터 부족, 국가를 멸망시킨 코난에게 앙심을 품고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종족 등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의 문화와 세계관을 느낄 수 있다.

 

게임의 곳곳에 세계관이 배어있다

 

 

게임을 단순히 예쁘고 아름답게포장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곳에 문화와 사실성, 관련된 시스템 등을 집어 넣음으로써 하나의 그럴듯한 세상을 만들어 낸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도 라데온 계열 그래픽카드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옵션 하나에 따라 그래픽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등 미흡한 최적화가 곳곳에 보인다는 것이 흠이다. 그리고 이후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초반부의 컨텐츠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컨텐츠의 구성이 부실해진다는 단점도 있다.

 

 

■ 탁월한 전투시스템. MMORPG의 새로운 세상을 보다!

 

신선한 시스템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에이지 오브 코난>의 전투시스템은 기존의 그 어떤 게임과도 비교를 불허한다. 복잡한 전투시스템을 설명하기에 앞서 게임의 기본이 되는 가드방향공격방향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자.

 

<에이지 오브 코난>의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좌측상단, 중앙, 우측상단이 표시된 3개의 공격버튼을 갖고 있으며 이 버튼들을 눌러 정해진 방향을 공격할 수 있다(이후 레벨 40이 넘으면 좌측하단, 우측하단의 두 가지 공격버튼이 추가된다).

 

근접캐릭터의 스킬 역시 이 세 공격버튼을 조합하는 연속기 방식으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바바리안의 스킬인 'Wreck Armor lll'를 사용하면 화면에 중앙, 좌측상단, 우측상단의 화살표가 순서대로 나타나는데 이 화살표 순서에 맞춰 성공적으로 공격버튼을 입력해야 'Wreck Armor lll'가 발동되는 것이다. 각 스킬은 스킬 레벨이 올라갈수록 보다 복잡한 버튼입력을 요구하며 최대 5단계까지 이어진다. 물론 스킬의 발동기 및 중간과정과 피니시 기술 역시 누르는 버튼에 따라 각각 공격방향이 정해져 있다.

 

반대로 몬스터의 경우에는 가드방향을 갖고 있다. 몬스터를 클릭해보면 최대 3개까지의 반투명한 보호막(?)이 둘러쳐진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몬스터의 가드방향이다. 가드 하나당 약 10%의 데미지를 막아주며 한 방향에 3개의 가드가 뭉쳐있는 경우도 있다.

 

동시에 여러 적을 상대할 때는 이렇게 예쁘게 모아줄 필요가 있다!

 

 

결국 핵심은 상대방의 가드가 최대한 허술한 부위를 노려서 내 스킬을 명중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에이지 오브 코난>의 묘미가 드러난다.

 

빈 방향을 노려서 공격한다는 말은 쉽지만 몬스터 역시 바보는 아닌 탓에 같은 방향을 계속해서 공격하면 가드방향을 그쪽으로 바꿔버린다. 때문에 중간에 다른 방향을 공격해 주의를 그쪽으로 쏟거나 아예 전신마사지(…)를 해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위에서 말한 'Wreck Armor lll'의 경우 피니시인 우측상단의 공격이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갖고 있다. 때문에 좌측상단이나 중앙을 때려서 가드를 그쪽으로 몰아준 이후 사용하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몬스터에 따라 가드방향이 바뀌는 속도나 플레이어의 공격에 반응하는 강도 등도 다르다.

 

그나마 몬스터가 하나라면 괜찮겠지만 <에이지 오브 코난>의 전투는 대부분 다대일이다. 게다가 자동공격이나 자동이동 등이 지원되지 않으므로 지속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연속기, 혹은 일반공격을 입력해줘야 한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에이지 오브 코난>의 모든 공격은 액션게임의 방식의 범위공격이다. ‘플레이어가 공격버튼을 누른 순간’ ‘플레이어가 보고 있는 방향으로 플레이어의 무기가 갖고 있는 사정거리만큼만공격이 나가기 때문에 계속해서 캐릭터를 움직여가며 적들을 사정거리 내로 몰아 넣어야만 한다.

 

연속기와 일반공격의 대미지 차이가 크기 때문에 때로는

가드 위를 노리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다.

 

 

결국 한 번의 전투에서 적과의 방향과 거리, 적의 현재 가드방향과 가드가 변하는 속도, 내가 가진 스킬들의 공격방향과 쿨타임 여부, 공격범위 내에 있는 적의 숫자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처럼 MMORPG와 액션게임의 특징이 뒤섞인 다양한 변수들 덕분에 반복되는 전투도 지겹지 않을뿐더러 MMORPG에서도 유저의 컨트롤이라는 것이 자리잡을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다. 특히나 유저 간의 극단적인 PvP를 모토로 내세우는 <에이지 오브 코난>에 이 이상 어울리는 전투시스템은 없을 것이다.

 

참고로 이는 어디까지나 PvE를 예로 든 것이다. 플레이어끼리의 전투에서는 여기에 컨트롤 키를 통해 내 가드방향을 바꿀 수도 있으며 도망가는 적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두 번의 연속기를 허공에 날린 후 스프린트를 통해 적을 따라잡고 스킬의 특수효과를 갖는 피니시부분만 맞추는 등 정말 갖가지 방식의 응용이 가능하다. 게다가 대부분의 전투가 10~20초 이내에 끝나기 때문에 순간적인 판단력까지 요구된다.

 

손 떨리는 전투를 맛볼 수 있다

 

 

최근 MMORPG의 외형에 액션게임의 전투를 입히는 것이 유행처럼번져있는데 <에이지 오브 코난>이야 말로 이 두 가지 요소를 완벽히 조합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 무법이 판치는 시대. 강함이 곧 진리다

 

큰 부담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PvP시스템역시 매력적이다. 사실 PvP시스템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것이 <에이지 오브 코난>은 대도시 몇 곳을 제외하고는 완벽한 자유PK지역이다. 몇몇 마을에 경비병이 있지만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면 반응하지 않는데다가 다른 유저를 죽였을 때 얻는 패널티도 없다. 패널티는커녕 오히려 유저 창에 Kill Death 항목으로 전적(?)을 표시해 줌으로써 유저들의 살인(?)을 권장하고 있다. 심지어는 같은 길드원마저 아무런 제한 없이 죽일 수 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레벨 업을 고려하면 이야기는 더욱 끔찍해진다. 레벨 업과 동시에 일방적으로 저레벨 지역에서 고레벨 지역으로 이동하는 다른 온라인게임과 달리 <에이지 오브 코난>은 각 지역마다 저레벨부터 고레벨까지의 퀘스트가 공존하고 있다. 좋든 싫든 다수의 유저가 같은 맵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퀘스트의 대상이 되는 몬스터와 오브젝트들도 얄미울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혼자나 둘 정도가 깰 수 있는 만큼만 준비돼 있다. 때문에 <에이지 오브 코난>에서는 영문도 모른 채 다른 유저에게 맞아 죽는 일이 일상다반사로 벌어진다. 문자 그대로 약육강식의 세계인 코난의 배경을 제대로 구현한 셈이다.

 

약육강식을 알고 싶으면 이리로 오라!

 

 

그러나 이런 무분별한 살육에도 불구하고 유저가 스트레스를 느끼는 일은 많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죽음에 따른 데스패널티를 최소화하고 레벨보정을 낮춰 고레벨 유저가 일방적으로 설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우선 <에이지 오브 코난>에서는 데스패널티가 거의 없다. 다른 플레이어에게 죽었을 때는 맵의 곳곳에 있는 부활포인트에서 아무런 제한 없이 살아날 수 있으며 몬스터에게 죽었을 때도 1%의 명중률 패널티를 30분간 받을 뿐이다. 각 맵에는 최소 4곳 이상의 부활포인트가 있고 부활 후에는 15초가량 무적상태가 지속되므로 부활장소에서 연이은 PK를 당할 염려도 없다. 정말 부담 없는 죽음이 가능한 것이다.

 

오히려 이를 이동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 지나가는 유저에게

'죽여달라'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레벨보정이 거의 없어서 자기보다 10레벨이상 높은 상대라도 기회만 잘 노리면 얼마든지 쓰러뜨릴 수 있다. 실제로 필자 역시 레벨 40 바바리안으로 마을에서 난동을 부리던 레벨 48 네크로맨서를 몇 번이나 쓰러뜨린 경험이 있을 정도다. <에이지 오브 코난>에서는 유저간의 레벨 차가 10을 넘으면 반대로 상대방을 죽인 유저에게 패널티가 가해지므로 사실상 싸움이 벌어지는 레벨 대에서는 일방적인 학살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결국 <에이지 오브 코난>은 동선과 전적표(?) 등을 통해 무차별적인 PvP를 유도하는 한편 컨트롤이나 레벨이 부족한 유저들도 큰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낸 셈이다.

 

 

■ 최고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는 편의성!

 

무차별 PvP 조장게임(…)이라는 별명과 다르게 게임의 편의성이 뛰어나다. 특히 퀘스트와 지도 부분에 있어서는 최고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다.

 

우선 <에이지 오브 코난>에서는 지도 내에 현재 진행 중인 퀘스트와 관련된 NPC나 몬스터의 위치, 이동경로 등을 모두 표시해준다. 퀘스트의 목표가 정해져 퀘스트의 목표가 하나로 정해져 있다면 X표로, 넓게 퍼져있다면 해당 지역에 빗금을 친 원을 그려주는데다가 클릭한 퀘스트는 노란색으로 따로 표시해 주기 때문에 어지간한 퀘스트는 지도만 보고도 해결할 수 있을 정도다.

 

마우스를 가져다 대면 설명과 관련 퀘스트까지 나온다

 

 

뿐만 아니라 전체 퀘스트와 관련된 지도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므로 현재 이 지역이 나에게 맞는 지역인지 아닌지도 순식간에 구분해 낼 수 있다. 표시가 많으면 많을수록 현재 장소에서 할 일이 많다는 뜻이니 말이다.

 

이 밖에도 퀘스트와 관련된 대화는 모두 1번 선택지에 들어간다거나 다른 지역에 있는 퀘스트는 워프장소에 표시를 해주는 등 텍스트를 전혀 읽지 않아도게임하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게다가 레벨 20까지는 NPC의 모든 대사가 풀음성으로(!) 처리돼 있다. 실제로 필자가 게임을 진행하는 도중 폰트충돌로 인해 클라이언트의 텍스트가 모두 깨져서 나온 적이 있는데 이때도 큰 무리 없이 플레이가 가능했을 정도다.

 

 

■ 갈수록 부족한 컨텐츠와 목적성의 결여

 

문제는 후반으로 갈수록 부실한 컨텐츠와 목적성이다노예선에서 빠져 나와 마을봉기를 일으키는 레벨 20까지 <에이지 오브 코난>의 컨텐츠는 전혀 흠잡을 곳이 없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마을의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으며 다른 유저들과 함께 플레이어하는 낮 모드와 메인스토리에 관련된 퀘스트를 혼자 진행하는 밤 모드를 번갈아 가며 게임을 즐기게 된다.

 

앞서 말한 대로 모든 NPC의 대사가 음성처리 돼있는데다가 신선한 방식의 전투에도 맛을 들이는 시기인 만큼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른 채게임에 몰두할 수 있다.

 

딱 여기까지만 최고다.

 

 

하지만 레벨 20 이후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파격적이었던 NPC의 음성은 가뭄에 콩 나듯 있는 데스티니 퀘스트에서만 지원되며 홀로 이야기에 몰두할 수 있는 밤 모드도 사라진다. 게다가 <에이지 오브 코난>에서는 대부분의 발동기를 레벨 20 이전에 배우는 만큼 새로운 스킬을 얻는 즐거움도 없다. 독특했던 전투시스템과 무차별 PvP 역시 슬슬 더 이상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

 

노예탈출과 마을봉기 이후 게임의 중심을 잡아줄 퀘스트 라인도 부실하고 퀘스트의 진행에 따른 다양한 연출도 대폭 줄어든다. 그나마 채집과 제작스킬이 추가되지만 이 역시 막대한 시간과 노력이 드는 탓에 일반 유저가 손대기가 쉽지 않다.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진다. 특히 발매가 된 지 석 달 가까이 지난 아직까지도 <에이지 오브 코난>은 자신의 최종 컨텐츠를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에이지 오브 코난>에서 만렙에 도달한 유저들이 주로 즐기는 컨텐츠는 정작 PvP가 아닌 레이드.

 

물론 거대한 규모의 공성전도 마련돼 있지만 길드 연합 간의 전쟁인 탓에 소규모 길드의 유저들이 끼어들기란 쉽지 않다. 일반유저들을 위한 미니게임도 마련돼 있으나 무한 필드전을 겪으며 자라온 <에이지 오브 코난> 유저들에게 미니게임식 PvP’는 큰 메리트를 갖지 못한다.

 

전쟁을 위한 게임이지만 정작 매우 활동적인 길드만 전쟁을 벌인다는 아이러니함!

 

 

게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직업별 PvP밸런스가 급격하게 어긋나는 탓에 일반 필드에서 가벼운 PvP를 즐기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지금의 <에이지 오브 코난>에서는 레벨을 올린 이후 크고 활동적인 길드에 들어가 공성전을 즐기거나’ ‘소규모 레이드와 필드전을 반복하는 것정도의 선택밖에 없다. 정작 게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PvP를 좋아하지만 크고 활동적인 길드에 가입하지 못한 유저들을 전혀 배려하지 못 한 것이다.

 

 

■ 에이지 오브 고난? 버그 오브 코난

 

에이지 오브 고난혹은 버그 오브 코난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유저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버그 역시 문제다. 여성캐릭터와 남성캐릭터의 공격속도가 별 이유도 없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거나 지도를 켰을 때 회색화면이 나오는 것, 인스턴트 던전인 피라미드 내부에서 퀘스트가 아예 진행되지 않는 등 대표적인 것만 뽑아도 따로 리뷰 한 편을 더 써내야 할 정도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정작 개발사인 펀컴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보다는 새로운 컨텐츠들을 만드는데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게임의 서비스와 동시에 나왔던 캐릭터의 성별에 따른 공격속도 오류는 그 후 석 달이 지난 지금에야 수정사항에 포함됐을 정도다.

 

업데이트는 잦다. 다만 정작 중요한 버그들이 계속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

 

 

덕분에 새로운 컨텐츠들이 빨리 업데이트 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같은 버그를 몇 십 번이나 접하다 보면 아무리 좋은 게임이라도 완성도가 떨어져 보일 수밖에 없다. 다행히 최근 잦은 패치를 통해 대다수의 버그들이 제거되기는 했지만 이미 상당수의 유저들에게 <에이지 오브 코난>은 버그게임 수준으로 인식된 뒤다.

 

 

■ 관건은 중, 후반 컨텐츠!

 

터놓고 말해서 <에이지 오브 코난>은 최근에 나온 그 어떤 온라인게임보다도 신선한 재미가 있었다. 초반지역의 밤 모드에서 진행하는 퀘스트들은 잘 짜인 한편의 영화를 직접 진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으며 규제가 전혀 없고 자연스럽게 유도되는 무차별 PvP 역시 인상적이었다.

 

특히 <에이지 오브 코난>의 전투시스템은 당분간 MMORPG의 전투에서 새로운 시스템이 나오긴 어렵다고 생각했던 필자의 편견을 산산이 부숴버렸다. 앞에서도 몇 번씩 말했지만 레벨 20까지의 진행만 본다면 <에이지 오브 코난>10점 만점에 11점을 줘도 조금도 아깝지 않은 게임이다.

 

<WoW> 이후 가장 성공한 온라인게임이라는 평은 괜히 얻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시간가는 줄 몰랐던 튼실한 초반부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게임의 완성도가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각종 버그에 대응하는 시간도 지나치게 오래 걸렸다. 업데이트의 방향도 제대로 잡지 못 한 탓에 패치 한 번에 직업의 특성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고 주당 2회씩 총 12시간 이상 진행되는 정기점검과 서버다운 역시 정식판매중인 게임이라고는 보기 어려웠다.

 

실제로 만렙 이후의 컨텐츠 부재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어서 만렙 유저들이 속속 등장하던 지난 6월 말 경에는 유저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도 했다. 게임의 기본골격을 멋지게 세워놓고도 정작 유저들의 요구를 수렴/반영하는 운영의 미를 전혀 살리지 못한 것이다.

 

 

다만 시기가 다소 늦기는 했어도 최근에는 잦은 패치를 통해 고질적인 버그들을 해소하고 새로운 컨텐츠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아무리 컨텐츠가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에이지 오브 코난>의 초반에 비해 부실하고 게임이 갑자기 반복된 전투위주로 흐른다는 것일 뿐, 다른 게임에 비하면 전체적인 퀘스트나 즐길 거리도 그렇게 부족한 수준은 아니다.

 

필자는 <에이지 오브 코난>을 통해 액션과 PvP가 함유된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봤다. 그리고 그 충격 하나만으로도 <에이지 오브 코난>은 충분한 값어치를 했다. 최고의 전투시스템과 진정한 PvP가 무엇인지 느껴보고 싶은 유저가 있다면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