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기어 솔리드>(이하 MGS) 시리즈는 PS3의 등장과 함께 비디오 게임유저들에게 최대의 관심사였습니다. PS3 단독 출시로 결정되고, 프로모션 비디오 및 플레이 화면이 공개되면서 Xbox360과 Wii에 상대적으로 밀리던 상황의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발매 후에는 해외 유명 게임웹진들의 리뷰점수에서 만점 행진, 압도적(?)인 판매량 등 다양한 이력을 남겼습니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4편은 요즘 유행하는 '생각대로'가 되는 잠임액션이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사이
■ 시리즈를 총정리하다
일명 '코지마 사단'은 <MGS4>를 마지막 작품으로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역시나 '솔리드 스네이크'를 할아버지로 만들어 버리는 충격적인 프로모션 영상으로 시리즈의 마지막을 예고했고, 오프닝의 자살 시도 영상을 통해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무참히 밟아 버립니다.
하지만 역으로 이번 작품을 통해 '솔리드 스네이크'의 기나긴 여정을 한 번에 정리해주니, 이전 작품을 다시 플레이 하지 않아도 되는 수고를 덜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늙었지만 카리스마 하나는 끝내준다.
<MGS4>는 스토리의 정리 방향을 블루레이 용량을 최대(?)한 살린 압도적인 분량의 이벤트 신으로 해결하였습니다. 기존에 오타콘과 통신화면을 통해 전달하던 방식은 거의 사라졌지요. 한참 집중해서 플레이를 하다 보면, 자신이 게임 플레이를 하는 건지 영화를 보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게다가 ACT4의 오토바이 신부터 마지막 챕터 까지는 거의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플레이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벤트 챕터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벤트 신은 보통 10분을 넘는다.
문제는, <MGS>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그 명성에 혹하여 플레이 하는 사람은 캐릭터간의 유기적인 관계 및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필자 본인도 <MGS> 1,2,3를 모두 플레이 하긴 했지만, 너무 오래됐고 깊숙이 이해한 상태도 아니었기 때문에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이 있을 정도 입니다. 플레이 완료 후 알게 된 사실은 <MGS4>에 등장한 새로운 조연은 계란 후라이 소녀 '서니'와 무기상 '드레인' 단 두 명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후라이만 부치는 사니.
등장인물이야 대충 넘어간다고 해도 통신 및 이벤트 신을 통해 등장하는 <MGS> 1,2,3 편에 등장하는 키워드들까지 등장하니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전작의 경험 없이 처음 <MGS4>을 접했다면 굳이 모든 것을 알려고 하기보다 '스네이크'를 통해 게임이 말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정도만 파악하는 편이 좋겠더군요.
전작을 해보지 않았다면 100% 이해는 포기하세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이전 작품을 즐겨본 유저에 맞춰져 있긴 하지만, <MGS4>에 와서 모든 수수께끼와 복선들이 실타래가 풀리듯 해결됩니다. 스네이크의 퇴장이 아쉽긴 했지만, 깔끔한 이야기 처리와 메시지 전달 방식에 있어서는 최고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습니다. 코지마 히데오가 인터뷰를 통해 직접 공언한 것처럼 그의 <MGS>는 막을 내렸지만, 또 다른 <MGS>의 등장을 기대해 봅니다.
솔리드 스네이크가 없는 <MGS>는 상상이 안 되지만….
■ <MGS> 이래 최고의 자유도!
<MGS4>는 PS3의 성능을 최대한 살려 이전 작품들의 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서 계승, 발전, 변화의 3요소를 완벽에 가깝게 버무렸습니다. 물론 플레이를 하다보면 아쉬운 부분도 있고 이건 도대체 왜 만들었을까(눕기, C4 폭탄 등)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잠입이라는 모토 아래 넣을 수 있는 모든 기능과 움직임을 구현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필자가 보기에 <MGS4>가 '이전작과는 이점이 다르다'라는 것을 통합해서 말하자면 '궁극의 자유도'가 아닐까 합니다.
목적지는 하나이지만 가는 방법은 수십가지.
앞서 이야기 했듯이 엄청난 이벤트 신의 분량 탓에 정작 플레이 시간은 4~5시간 안팎에 불과 합니다(난이도 노말 기준). <MGS4>는 그런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유저가 많은 생각을 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레벨 디자인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하는데 한두 가지 방법이 최선이 아닌 유저가 최선의 루트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좁은 집안에서의 전투도 맘만 먹으면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이전 <MGS> 시리즈는 난이도가 존재하긴 했지만, 정해진 루트 및 공략에 따라 플레이 하는 길이 최선이었으며 다른 방식은 용납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었지요. <MGS4>의 가장 큰 변화는 수십 가지의 무기, 업데이트된 근접 전투기술, 카모플라쥬(복장변화), 생각대로 바꿀 수 있는 움직임 등이 어우러져 게이머가 원하는 방향을 도전해 볼 수 있게 하는 자유도라고 봅니다.
복장 및 카모플라쥬만 잘 이용해도 편하게 할 수 있다.
■ 아쉽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
거듭 이야기 하지만 <MGS4>는 이벤트 신을 제외하면 플레이 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자유도를 극대화 했다고 하지만, 엄청난 분량의 이벤트를 건너뛰지 않고 첫 플레이를 종료한 상태에서 이런저런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다시 플레이 해야 할 의무감은 생기지 않더군요.
물론 이런저런 난이도가 있고, 과제들이 있기 때문에 재 플레이를 통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결국 자신에게 맞는 최적화된 플레이를 찾게 되고 싱글 플레이의 재미는 3~4번 반복 플레이하는 것만으로 끝나버립니다. 결국 게이머는 짧은 싱글 플레이 시간을 달래기 위해 <MGS 온라인>으로 넘어갑니다.
결국엔 <MGS 온라인>을 안 할 수가 없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과정이 너무도 자연스러웠다는 것입니다. 첫 엔딩을 보고 필자는 “코지마 히데오가 어떻게든 <MGS> 시리즈를 영화처럼 만들어 끝내고 싶었는데, PS2로는 비쥬얼이 받쳐 주지 못하니 대용량의 블루레이의 PS3로 마무리 하지 않았나”라는 다소 삐딱한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 정도 반복 플레이를 한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온라인으로 넘어온 순간 다시 불타올라 플레이를 하게 되더군요.
즉, 싱글 플레이 시간이 짧으니까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싱글 플레이에서 게이머 자신이 원하는 만큼 재미를 얻었다 싶을 때 온라인으로 넘어가면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결국 <MGS4>는 게이머에게 보여주고자, 경험시켜주고자 했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이뤄내 대미를 장식하는데 성공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자막조차 한글화 되지 않은 점은 끝내 아쉬운 부분입니다.